미니 픽션은 짧은 분량으로 인생과 세상의 본질을 포착해 날카롭게 드러내는 장르이다. 한상준의 33편 미니 픽션은 지금 우리 주변에 혼재한 다양한 이슈들을 조목조목 짧은 분량 안에 형상화하고 있다. 그의 글은 문제의 본질에 곧장 육박해, 인생과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깊숙이 찌른다. 의미로 충전된 세부 사항 하나가 여러 사건을 장황하게 열거하는 것보다 이야기를 훨씬 풍부하게 만든다.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에 글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4차 산업혁명과 실업, 농촌과 환경 문제 등, 주제가 깊고 무거운 데 비해 이야기는 발랄하고 유머가 있다. 짧은 분량과 그에 어울리는 간결한 서술이 한몫하는 까닭이다. 너무 늦게 침묵하지 않고, 마땅히 서술해야 할 때 말하는 미니 픽션은 작금의 디지털 환경에 더없이 적합한 글쓰기다. 예리한 통찰과 따뜻한 가슴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한상준의 새로운 문학적 시도. 그의 미니 픽션은 길을 찾는 자를 인도하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