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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4
1. 전보를 받다 9 | 2. 찬주와의 만남 12 | 3. 청혼 18 | 4. 약혼 발표 23 | 5. 국밥집 ‘하루’ 31 | 6. 운송정 36 | 7. 요시나리 히로무 49 | 8. 악몽 57 | 9. 칼의 다짐 63 | 10. 운현궁의 아이 73 | 11. 유정순 81 | 12. 비밀한 임무 86 | 13. 후쿠다 야스오 90 | 14. 도쿄시 시부야구 도키와마쓰 초 101번지 98 | 15. 세 사람의 모의 106 | 16. 모모야마 겐이치 113 | 17. 염탐꾼 121 | 18. 꽃으로 오다 130 | 19. 찬주, 정순 133 | 20. 동거 137 | 21.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140 | 22. 결혼 146 | 23. 어둠을 골라 밟다 151 | 24. 소문 158 | 25. 운명 160 | 26. 정관 169 | 27. 발각되다 177 | 28. 절체절명의 위기 182 | 29. 만남 189 | 30. 사동궁 197 | 31. 메이 아주머니 206 | 32. 새로운 임무 214 | 33. 전출 명령 221 | 34.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224 | 35. 유길명 231 | 36. 위험신호 238 | 37. 태항산 협곡 247 | 38. 태항산 전투 252 | 39. 이만덕 254 | 40. 고문 262 | 41.홍성의 간호 266 | 42. 청혼 270 | 43. 거래 273 | 44. 독립군의 승리 277 | 45. 인사 283 | 46. 전출명령서 284 | 47. 다시 히로시마로 294 | 48. 섬광 298 | 에필로그 303 추천사 305 |
은미희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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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아는 일은 나를 아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우리의 삶은, 결코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흘러간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토대를 이루고, 우리는 그 토대 위에 현재의 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 토대는 다시 내일의 토대를 이룰 것이다. 강하든, 약하든. 자랑스럽든, 부끄럽든.
---p.4 “시간이 없습니다. 이 일은 속전속결로 끝내야 합니다. 저들이 제 결혼을 강제로 집행하기 전에 제가 먼저 찬주 양에게 사주단자를 보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약혼했다고 발표하겠습니다.” “사주단자를 보내겠다고?” 이우는 며칠 동안 자신이 밤잠을 설쳐가며 세운 계획을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듣던 아버지 강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것이 가능한 일이냐?” “아버님께서 도와주시면 됩니다.” ---p.24 일본군 장교. 자신의 역할이 참으로 마뜩잖았다. 대한제국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데 일본이라니. 이우는 우울한 심정으로 목까지 올라오는 깃을 바로잡고 지휘도를 찾아 허리에 찼다. 날이 잘 벼리어진 칼날은 사람 목 하나 절단 내는 일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애통하고 찜찜한 것이 그 칼날이 동족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p.63 이우는 그가 내민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돈이었다. 그것도 큰 금액이었다. “아니 이건 돈이 아니요?” 이우가 봉투 안에 담긴 돈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네. 돈입니다. 이걸 전하께 드릴 테니 마땅한 데에 써주십시오.” 남자는 혹여 주변에 있을 듣는 귀를 염려하며 말을 조심했다. “한국의 아버지에게 드려도 될 텐데 굳이 예까지 저를 찾아와서 주시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친께서는 워낙 일경들의 감시가 심한 터라 제가 사동궁을 드나들면 저 또한 그들의 감시 대상에 오를까봐 걱정됐습니다. 하여 일본에 오는 길에 전하를 뵙자 생각했습니다.” ---p.94 이우는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뒤로 숨자니 마땅히 숨을 곳도 없었고 또 숨자니 그것도 우스웠다. 이 밤에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 정순과 맞닥뜨린 이 상황이 어쩐지 거북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 또한 민망할 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우는 사람의 눈을 피해 한밤에 행하는 그녀의 산책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방 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했을 것이다. 딴에는 조심하느라 사람의 눈을 피해 야밤에 나온 산책이었을 텐데 이우는 그것을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숨기에는 이미 늦었음을 이우는 알았다. ---p.122 정순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역 앞에서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고 다가와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정순을 지나쳐 갔고, 눈여겨보지도 않았다. 이미 국제도시로 변한 상해의 풍경은 어지러웠고, 사방이 시끌벅적했다. 넘쳐나는 차량들로 도로는 어수선했고, 성장을 한 여인들의 분내가 코를 간지럽혔다. 한데 그때였다. ---p.184 자신에게 떨어진 명령이 독립군들의 활동을 염탐하고, 회유하라는 것이었지만 이우의 계획은 달랐다. 이우는 행여 자신의 속마음을 일본의 상관에게 들킬까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그곳이라면 보다 더 쉽게 조선의 독립군들과 접촉할 수 있을 터. 전출 명령을 받고, 이우는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덩실덩실, 한국 춤을 추고, 펄쩍펄쩍 신무라도 뛰고 싶었다. ---p.248 이우는 방공호가 있는 곳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말이 관절관절에 옹골찬 힘을 실으며 막 달려 나가려 할 때, 이우는 섬광과 함께 말에서 떨어졌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그 빛,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빛이었다. 그 빛에 말이 고꾸라졌고 우 역시 나둥그러졌다. 세상이 고요했다. 비명 역시 들리지 않았다. 어느 곳에서도. 다만 매캐한 연기와 정적만이 한동안 이어졌을 뿐이다. ---p.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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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조선 황실의 비극과 저항을 그린 역사소설
잊힌 황족의 삶을 문학으로 복원 은미희 작가의 장편소설 『히로시마의 불꽃이 된 조선의 왕자, 이우』가 식민지 조선 황실의 비극적 운명과 한 인간의 치열한 내면 저항을 밀도 있게 그려낸 역사소설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대한제국 황족 이우를 중심에 놓고, 일제강점기라는 격랑의 시대 속에서 정체성과 존엄, 사랑과 저항, 그리고 역사의 상처를 문학적으로 복원해낸다. 작품은 단순히 비운의 왕자를 재조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일본군 장교라는 모순된 위치에 놓인 이우가 끝내 조선인으로서의 자의식과 역사적 책무를 포기하지 않는 과정을 통해, 나라를 잃은 시대에도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내려 했던 품위와 신념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이를 영웅적으로 미화하지 않고, 오히려 “역사를 아는 일은 나를 아는 일이기도 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오늘의 독자에게도 깊은 질문을 던진다. 사랑과 운명, 황실의 비극과 식민지의 상처를 관통하는 묵직한 역사소설 소설은 이우가 일본이 정해준 삶의 궤적을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한 사랑과 관계, 그리고 독립운동 세력과 연결되는 비밀스러운 실천을 통해 내면의 저항을 구체화해 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그린다. 특히 박찬주와의 혼인, 유정순을 매개로 한 기밀 전달, 중국 전선과 히로시마로 이어지는 서사는 한 개인의 서사이면서도 동시에 식민지 조선이 겪은 집단적 비극의 축소판이다.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역사성과 문학성을 함께 확보했다는 점이다. 실제 역사에 기반한 서사 구조 위에,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문장, 비장한 분위기, 입체적인 인물 심리를 촘촘히 얹어 독자의 몰입을 높인다. 초반부의 안개와 까마귀, 죽음의 전령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부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불꽃’의 상징까지, 이 소설은 역사의 고통을 서정성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문장으로 형상화한다. 또한 『히로시마의 불꽃이 된 조선의 왕자, 이우』는 황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해 식민지 시대의 상처를 새롭게 환기한다. 나라를 빼앗긴 왕실의 후손이라는 존재가 단지 몰락한 신분의 표상이 아니라, 가장 첨예한 방식으로 역사와 충돌하는 인간의 초상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작품 속 이우는 적국의 제복을 입고 있으나 끝내 영혼까지는 내주지 않은 인물로 그려지며, 이는 오늘의 독자에게도 역사적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은미희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100년 전의 이야기가 결코 과거형이 아님을 말한다. 작가의 말에서 밝히듯, 흘러간 시간은 오늘의 토대를 이루며 우리는 결코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한 왕자의 비극적인 생애를 넘어, 우리가 왜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지, 또 그 기억이 현재의 우리에게 어떤 윤리적 의미를 갖는지를 되묻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히로시마의 불꽃이 된 조선의 왕자, 이우』는 역사적 비극과 인간적 존엄, 민족의 상처와 개인의 사랑을 함께 응시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소설의 외연을 넓히면서도, 잊힌 존재를 문학으로 다시 호명해낸 이 작품은 오늘의 한국문학 독자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질문을 동시에 건네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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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침묵을 깨는 오얏꽃의 노래
봄이 오면 오얏꽃은 말없이 핍니다. 누군가는 그 꽃이 매화꽃인 줄 알고 지나치고, 누군가는 그 이름조차 잊은 채 스쳐 지나갑니다. 저에게 오얏꽃은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이자 오래전 제 가족들이 품었던 꿈과 눈물, 그리고 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한 나라의 기억입니다. 저는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다섯째 황자이자 독립운동가 의친왕의 종손으로 태어났습니다. 1919년 의친왕 조부님은 ”나는 일제 치하에서 황족으로 사느니, 자유 대한의 평민이 되겠노라”고 독립신문에 선언하시며 대동단 독립선언서에 33인 중 맨 첫 번째로 서명하시고 ‘대한민국 원년’이라고 표기하셨습니다. 큰아버지 이우 황손은 “광복되는 조국은 제국이 아니라 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듯, 오늘날 우리는 두 분이 그토록 바라시던 자랑스러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략) 작가님께서 보내주신 고귀한 원고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제 가슴은 형언할 수 없는 격정으로 세차게 고동쳤고,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슬픔의 둑이 무너져 내려 끝내 눈시울이 붉어짐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누렇게 빛바랜 사진 속에서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이우 큰아버지의 숨결이, 작가님의 수려하고도 예리한 필치를 통해 뜨거운 피가 도는 인간의 호흡으로 제 눈앞에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에서 살아 숨 쉬는 큰아버지는 적의 심장부 한가운데서 푸른 불꽃을 품고 포효하던 한 자루 날카로운 검이었습니다.(중략)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쩌면 오얏꽃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고. 다만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잠들어 있었을 뿐이라고.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 여러분의 가슴속에지지 않는 오얏꽃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 꽃이 우리 역사 속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희생을 기억하게 하는 오래된 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온 마음을 다해 이 작품을 세상에 권합니다. - 이준 황손 대한제국 황실 장손 의친왕기념사업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