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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있다면, 녹색
최백순
이매진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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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레드북스 주인장, 녹색의 스토리텔러로 등극하다|김수민
프롤로그 페트라 켈리를 위한 변명

1장 녹색이라는 이름의 반란
58년 만의 반란, 녹색당의 습격
카를스루에에 나부낀 녹색 깃발
정당 반대 정당, 독일 녹색당
연방 의회를 향한 진군
헤센 연정, 현실주의자와 원칙주의 사이에서

2장 녹색당의 잔 다르크, 페트라 켈리
녹색 잔 다르크의 죽음
평화와 비폭력 저항, 그리고 여성주의
제도권 속으로 대장정을 떠나다
연인 바스티안, 유일한 가족 비열레
타협 20퍼센트보다 나은, 원칙 8퍼센트

3장 적록 연정을 향한 역사적 전진
좌절 그리고 ‘동맹 90/녹색’의 탄생
적록 연정을 향한 실험
탄생, 1기 적록 연정
적록 연정, 위기를 맞다
적록 연정 시즌2
두 번의 실험, 그리고 다시 야당으로

4장 미래가 있다면, 녹색
녹색 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핵 없는 독일의 꿈, 탈핵
태양, 물, 바람의 나라로
녹색 도시를 향한 담대한 기획

5장 녹색 집권을 향한 아주 힘찬 발걸음
자전거를 탄 생태 자민당
사민당을 넘어 녹색 집권으로
녹색당의 미래 지도자들
유럽의 녹색당‘들’

에필로그 녹색과 적색의 변증법적 대화

저자 소개

저자 : 최백순
무늬만 녹색인 구좌파. 현재는 인문사회과학 서점 레드북스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외모만이 아니라 인품까지 담는 카메라가 발명되기를 기다린다”는 고 정운영 선생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5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38g | 140*210*20mm
ISBN13
9791155310007

책 속으로

독일 함부르크에서 보수 정당인 기독민주연합과 연정을 맺어 집권에 성공한 녹색당은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등 실정을 거듭하며 서민의 지지를 잃고 있었다. 30대 실업자에게 “내가 바보인가, 녹색당을 찍게?”라는 소리를 듣는 부르주아(또는 프티) 정당으로 전락했으며, 회색 건물에 얄팍하게 ‘친환경’ 요소를 더하는 정도로 녹색의 특성마저 흐릿해졌다. …… 독일 녹색당이 그렇게 된 이유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긴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을까? 당내 두 가지 경향인 원칙주의(푼디스)와 현실주의(레알로스) 사이의 균형추가 현실주의 쪽으로 기울고 원칙주의 그룹이 탈당한 영향 때문이라는 게 내가 세운 가설이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더해진다. 원칙주의 그룹이 퇴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 그룹 자신의 책임은 없을까? 나는 어렴풋이 원칙주의자들의 정치 전략이 현실주의자들에 견줘 단조롭고 경직된 탓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은 확인하지 못했다. 해외 녹색당에 관한 소개나 연구가 거의 없어 내가 뒤적일 만한 자료가 흔하지 않았다. 세계의 녹색당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독일 녹색당의 속사정을 엿볼 수 있는 책도 페트라 켈리나 요쉬카 피셔의 삶을 다루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중 최백순이 보내준 원고를 받았다. 내가 기다리던 그 내용이다.--- p.10

녹색당 최초로 주 총리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한 빈프리트 크레츠만은 그동안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한발 뒤처진 인물이었다. 당의 핵심지도부하고 정치 노선이 다르지 않지만 주류에 속하지는 않았다.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벤츠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와 포르세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심지어 슈투트가르트 인구 56만 명 중에 자동차 관련 종사자가 2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다. 한마디로 자동차로 먹고사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 총리에 오른 크레츠만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 한 발언은 예상 밖이었다. “저탄소 시대로 가려면 자동차 생산을 줄여야 한다.” 지지자들조차 놀란 이 메카톤급 발언에서는 녹색당의 강한 의지와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pp.31-33

이때 녹색당이 주장한 정책을 살펴보면 재생 에너지 개발에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거나 원전을 폐지한다는 당연한 내용만 있지는 않았다. 고용 형태에 따른 노동 계급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처럼 좌파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지금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때로서는 정책 또한 독특한 게 많았다. 예를 들어 모든 위험한 화학제품 제조 금지, 전쟁과 관련된 장난감 제조 금지 등은 보기에 따라 구분도 모호하고 그때 정서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서독이 재무장을 추진하던 시기인 탓에 나토의 해체와 무기 수출 금지 같은 내용이 전면에 배치되고 강조됐다.--- p.40

1983년 27명의 녹색 전사들이 연방 의회에 입성하면서 가장 먼저 벌어진 일은 ‘문화 충격’이었다. 그동안 연방 의원들은 말쑥한 휴고보스나 질샌더 양복에 페라가모 구두를 신고 연단에 등장했다. 규정은 없었지만 정장 차림을 당연하게 여겼고, 텔레비전에 등장한 정치인들의 그런 모습을 시민들도 익숙하게 받아들였다. 반면 녹색당 의원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청바지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다. 심지어 티셔츠 차림에 개를 끌고 의사당을 어슬렁거리는 의원도 있었다. 집권 기민당이 넥트이를 매지 않고 청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의원을 규제하자고 주장할 정도였다. 한마디로 근엄해야 할 의사당이 소풍을 나온 무리에 점령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녹색당은 기성 질서를 거부하며 사회 운동을 주도한 세대가 상당수인 탓에 의회 활동 방식부터 기성 정당과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틀에 박힌 문화를 거부하는 게 녹색당으로서는 자연스러웠다.--- p.57

연방 의원이 아닐 때도 행동에 거침이 없었지만, 의원 신분은 켈리에게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준 꼴이었다. 유럽공동체 의원들은 일종의 외교 면책에 맞먹는 권리를 부여받는 게 관례였다. 대학 시절부터 보여준 켈리의 돌발 행동은 이제 국경을 거침없이 넘나들었다. 그해 5월 서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핵무기 철폐 총회에 참석한 켈리는 몇몇 의원들과 함께 기습적으로 동베를린으로 넘어 들어갔다. ‘칼을 녹여 쟁기를’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에리히 호네커 서기장 면담을 욕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사건은 서독을 발칵 뒤집어놓았지만, 녹색당 당원들도 이런 튀는 행동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에피소드나 다름없는 이 사건은 드라마처럼 현실이 됐다. 동독 공산당의 호네커 서기장이 핵무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동독을 방문해달라고 켈리에게 정식으로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p.96

선거가 참패로 끝나자 제물이 필요했다. 요쉬카 피셔를 중심으로 한 현실주의자들은 중도주의자들의 손을 잡고 의회 중심의 당 혁신안을 제시하면서 선제공격에 나섰다. 모든 화살은 원칙주의자들에게 집중됐고, 마녀사냥식 비난이 당 전체에 미친듯이 몰아쳤다. 원칙주의자들의 어떤 논리도 먹혀들지 않았다. 구체적인 수치와 시시콜콜한 내용들이 당의 정신을 강조하는 주장들을 압도했다. 1991년 4월에 열린 당대회에서 원칙주의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세력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당과 연방 의회에서 모두 주도권을 거의 상실한 상태이던 유타 디트푸르트를 비롯한 원칙주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하나였다. 진지를 구축하고 반격을 노리던 원칙주의자들이 당을 떠나면서 노선 투쟁은 현실주의자들의 최종 승리로 막을 내렸다.

--- p.121

출판사 리뷰

내가 바보야, 녹색당을 찍게?
해바라기를 들고 바람개비를 날리며
원전 폐기와 녹색 일자리 창출을 무기로
녹색 집권을 꿈꾸는 녹색 바보들!
꼴통 보수와 낡은 진보의 대립을 넘어 투표용지에 대안을 만드는
정당 반대 정당 녹색당 이야기

모두 독일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날씨를 말한다 ― 녹색주의자의 길잡이 독일 녹색당
2012년 창당한 한국 녹색당은 같은 해 총선에서 지지율 0.48퍼센트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생명권, 칼퇴근법, 동반자 제도 등 기성 정당은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정책을 제시했고 핵발전소 폐기를 그 어느 정당보다 강하게 주장했다. 허무맹랑하고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 반대 정당을 기조로 1980년 창당한 독일 녹색당이 세계 최초로 슈타데 원전을 폐기하고 녹색 일자리 창출이라는 녹색 혁명을 앞당긴 사실은 한국 녹색당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종로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고 서점 레드북스의 공동 대표로 일하는 최백순은 해외 녹색당에 관한 소개나 연구가 거의 없는 지금 세계 녹색당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독일 녹색당의 속사정을 들려준다. 창당, 원칙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분열, 녹색 잔 다르크 페트라 켈리의 삶, 녹색당 대표 주자 요쉬카 피셔의 정치 전술, 위기 때마다 독일 녹색당을 살린 날씨, 성공하고 실패한 적록 연정의 사정들. 『미래가 있다면, 녹색』은 녹색에 머물지 않고 적색을 포섭하는 녹색당의 새로운 도전까지 다루면서 한국의 녹색 나아가 적색이 함께 가야 할 길을 묻고 있다. 『미래가 있다면, 녹색』은 우리 시대 진보의 가치와 지향을 대변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이매진 시시각각’의 첫 번째 책이다. 이매진은 ‘다른 시각을 내건 튀는 생각(different seeing, edged thinking)’ 시시각각 시리즈를 통해 우리 삶의 여러 모순을 바라보는 다양한 생각을 한국 사회의 의제로 만들 예정이다.

정당 반대 정당, 녹색 집권을 향한 힘찬 발걸음
『미래가 있다면, 녹색』은 당의 탄생부터 당내 원칙주의자와 현실주의자 사이의 대결, 적록 연정의 출범 과정 등 독일 녹색당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평가한다. 1장 ‘녹색이라는 이름의 반란’에서는 ‘정당 반대 정당’ 독일 녹색당의 창당 배경과 역사를 정리한다. 독일 녹색당은 순환임기제, 당직과 공직 겸직 금지 제도, 여성 강제 할당제, 생태 기금 제도 등 새로운 정당 제도를 제시했고,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 권위적인 연방 의회에 문화 충격을 일으키는 문제아였다. 2장 ‘녹색당의 잔 다르크, 페트라 켈리’에서는 독일 녹색당을 만든 페트라 켈리의 인생 역정을 살펴본다. 페트라 켈리가 평화, 비폭력, 녹색,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연인인 게르트 바스티안, 유일한 가족인 외할머니 쿠니군데 비옐레의 관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3장 ‘적록 연정을 향한 역사적 전진’에서는 통일 뒤 독일 정치의 변동과 통일을 대비하지 않은 독일 녹색당이 맞이한 위기를 다룬다. 이 위기 국면에서 원칙주의자가 당에서 정리된다. 원전 폐쇄 계획 변경, 유고 파병, 세계 최대 노조 베르디 탄생 등 위기 상황 때마다 녹색당을 살린 것은 날씨였다. 4장 ‘미래가 있다면, 녹색’에서는 녹색당의 주요 특징인 생활 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리하고 독일의 주요 생태 도시의 특징을 알아본다. 독일의 원전 폐기 선언은 유럽의 다른 국가도 탈원전을 선언하게 하는 자극이 됐다. 5장 ‘녹색 집권을 향한 아주 힘찬 발걸음’에서는 1세대들하고 다르게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경향으로 우경화된 독일 녹색당 2세대를 소개한다. 3기 적록 연정에 실패한 뒤 독일 녹색당은 노동자를 향한 좌회전과 녹색 시장 경제로 구체화된 녹색 집권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유럽의 다른 녹색당들의 모습도 살펴본다.

녹색과 적색의 변증법적 대화 ― 자본에 저항하는 노동과 적색의 동맹을 향해
녹색당의 자르브뤼켄 창당 강령에는 녹색 의제뿐만 아니라 자주 관리, 민주적 계획 경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처럼 노동에 관한 급진적인 의제도 포함돼 있었다. 이런 적색 의제가 사민당과 적록 연정을 구성하면서 사라졌다가 3기 적록 연정이 실패한 2005년 선거 뒤부터 살아났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녹색과 적색이 동맹을 맺지 않으면, 적색은 자본주의의 본성인 성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녹색은 자본주의 안에 녹색으로 머물고 만다는 최백순의 말은 이런 상황을 매우 예리하게 포착한다. 『미래가 있다면, 녹색』는 독일 녹색당의 역사를 통해 녹색과 적색이 대화를 통해 변증법적으로 동맹을 맺는 게 우리 시대 진보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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