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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4
-봄 9
-여름 33
-가을 51
-겨울 85
-내일의 기도 113
-맺는 글 135

저자 소개 1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2015년 《문예운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시간이 앉았던 흔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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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6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66g | 120*190*20mm
ISBN13
9791187506478

책 속으로

우리의 기도는 긴박하고 간절한 내용이 많아 대개 거칠고 투박합니다. 이런 우리의 기도가 한 개인의 절절함이 담긴 표현으로는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도는 간청일 뿐만 아니라 감사와 경외와 찬양을 드리는 것입니다. 기도란 다만 자신의 필요와 소원을 신청하고 돌아가는 사무적 행위가 아니라, 저 깊은 마음속 울림과 떨림에서 터져 나오는 탄성입니다.

기도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삶을 신앙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진지한 질문과 고백으로 채워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신앙의 진전이 하나님을 더 알아 가고 현실의 도전을 극복해 가는 실력이라면, 이 실력은 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교제로 쌓여 갑니다. 만남과 대화, 묵상과 사색을 통해 길러지는 이 성장 과정은 인격적 교제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진솔하고 신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은 이러한 여정이 모호하고 어리둥절하고 기이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내어 주시고 우리를 인도하시는 길과 방법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칫 혼란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이 흥미진진한 결속과 나눔 속에 담긴 신뢰와 감탄은 결국 시가 되고 노래가 됩니다.

이 책에 실린 기도문은 우리 교회 박나나 권사님이 권사회 회장으로 섬기던 해에 모임을 시작하면서 올린 기도 중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기도들이 서정적이며 진솔하고 아름다워 여러 성도들과 함께 나누어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으로 엮었습니다. 삶이 숫자로만 계랑되는 메마른 사회에서 신자만이 시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우리의 행복은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권리라고 소리 내고 싶습니다.

박영선

책 속으로

봄이 지나간 자리를 만져 보니
주님의 선물로 가득합니다.
무수히 많은 하나님의 손길을 스쳐 지나치고 마는
감각 없는 자가 되지 않도록
우리를 도우시기 원합니다.
우리의 삶에 바람 부는 날, 흐리고 캄캄한 날도 많았지만
그 거센 바람의 뒤척임과 지척을 분간할 수 없던 어두움은
우리를 깊이 만나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손짓이었습니다.
우리가 안고 있던 어둠을 거두어 주시고
그 자리를 무성한 신록으로 장식하여 주소서. -하나님의 손짓

마음을 들춰 보면 추하고 냄새나고 더러운 것들이 쏟아져 나올 테지만
그저 누군가를 뿌리치지 못해 손 밀어 잡아 주었을 뿐인데,
우는 사람 곁에서 딱히 해 줄 말이 없어 어설프게 앉아 있었을 뿐인데,
내가 옳았다는 변명거리를 만들어 준비해 두었다가
무슨 말부터 꺼내야 될지 몰라 그저 머뭇거리고 있었을 뿐인데,
잘했다, 잘했다, 잘했다고 칭찬하셨습니다.
목울대를 타고 사납게 튕겨 나오려는 말 한마디 참은 것을
크게 기뻐하셨습니다. -옆에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운
스산한 가을날입니다.
편들어 주는 부드러운 눈빛이 기다려지는
그런 때입니다.
타인의 허물을 남모르게 가려 주는
성숙한 입술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반석 위에 지은 집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받은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남에게 있는 것 나도 달라고
참 많이 보채기도 했습니다.
죄지을 기회를 틈틈이 엿보는
우리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 주시고
허점투성이인 우리의 실수와 못남까지도
은혜의 도구로 멋지게 사용하소서. -저물어 가는 인생

생각해 보면 우리가 겪은 어떤 환난에서도
하나님은 피할 길을 내어 주지 않은 적이 없으셨습니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도 건져 내신 하나님께서
소망이 없던 절망 한가운데 찾아오셔서
결국은 구하여 내셨고
또한 장차 구하여 내실 것을 믿습니다.
나 혼자 싸우고 이겨 내리라 버티고 있는 헛된 힘을 다 내려놓고
울고 싶을지라도 하나님의 등에 기대어 울게 하소서. -연단과 소망

숲이 바람에 흔들림 같이
요동치기 쉬운 우리 마음을 붙잡아 주시고
피곤한 손을 잡고 연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워 주시니 감사합니다.

때로는 큰 슬픔 덩어리를 보듬고 살 때도 있었습니다.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비틀걸음치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신 놀라운 순간들이었습니다. -내려놓음

인생의 겨울에 다가와서야 숨을 고르고
흔들리며 살았던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희미해진 세월입니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는 살아갈 날들이 더 짧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주의 얼굴빛 안에서 다니게 하시고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신앙 여정이 되도록 도와주소서. -유한한 피조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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