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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Foenki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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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난 세상의 왕이었어. 난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했고, 사람들은 내게서 눈을 떼지 못했어. 계집애들은 꺅꺅 소리를 질러 댔고, 나는 술을 마시고 침을 뱉었어. 난 그 빌어먹을 도시 리버풀을 잠에서 깨워 놓을 작정이었지. 연주를 한 후에 우린 모두 함께 모였어. 친구 중 하나인 이반이 날 만나러 들렀는데, 애송이 하나를 데리고 왔더군. 참하게 생긴 꼬마였어. 난 잠시 그들을 쳐다보고만 있었어. 이반이 이렇게 말했어. 「너한테 누군가를 소개해 주고 싶어. 이름이 폴이야.」 그러자 그 폴이 〈폴 매카트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내게 손을 내밀더군. 그렇게…… 폴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온 게 거기였어. 운명이 은총으로 날 간질인 것도 거기였고. 내가 폴 없이도 그렇게 멀리까지 갈 수 있었을까? --- p.84
피트는 마치 유산된 아이 같았어. 우리는 출산 직전에 그를 퇴출시켜 버렸지. 그는 장장 3년 동안 우리와 함께 연주를 했어. 그런데 첫 음반이 나오기 며칠 전에 팽당한 거야. 어느 누구도 감히 피트와 마주 보고 그 말을 할 수가 없었어. 난 그게 부끄러워. 하지만 록이란 건 개자식들의 집단이야. 우린 브라이언을 전쟁터로 보냈어. 브라이언 말로는 피트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하더군. 피트는 완전히 넋이 나갔는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지도 않았어. 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고, 동고동락한 동료를 그런 식으로 버리는 게 너무 마음 아팠나 봐. 내가 말을 했어야 했어. 내 그룹이었으니까. 하지만 난 언제나 비겁했어. 언제나 책임을 피했지. --- pp.124~125 주방장은 내가 요리에 손을 대지 않아 의기소침해했어. 난 그의 경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손님이었거든. 나와 관련된 것이면 뭐든 기괴할 정도로 중요해졌어. 모르긴 해도, 그는 밤새 자기 마누라한테 이렇게 반복했을 거야. [그것 참, 결국에는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하더라니까.] 이튿날 아침 그는 우리 스튜디오로 딸기 소스를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요리를 배달시킬 수도 있었어. 이렇게 적힌 작은 쪽지를 끼워서. [오늘은 배가 고프시길 희망하며.] 그러고는 이렇게 서명했을 거야. [당신의 가장 열렬한 팬이.] 그들은 모두 이렇게 서명을 해. 그래서 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제발, 누가 가장 열렬한 팬인지 자기네끼리 합의를 봤으면 좋겠어. 보다시피,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타락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 --- p.150 내 입으로 비틀스가 예수보다 인기가 많다고 말한 건 아마 그 때문이었을 거야. 내가 그 말을 한 건 영국 기자 모린 클리브와 가진 긴 인터뷰 도중이었어. 모린과 나는 말이 잘 통했어. 많은 것에 대해 얘길 나눴지. 특히 기독교의 쇠퇴에 대해. 그건 나에게 세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해준 멋진 대담이었어. 그 대담은 전혀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어. 미국에서 누군가 그걸 문제 삼기 전에는. 맥락에서 뚝 떼어 놓은 그 말의 파문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어. 얼마 안 가 세계적인 사건이 되어 버렸지. 난 속으로 그 말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반향을 불러온 것은 그 말에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그 당시 3년 동안 내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는 내 말이 옳다는 걸 절대 알 수 없어. 사람들은 우릴 떠받들었어. 그건 더 이상 음악의 문제가 아니었어. 우린 하나의 종교였어. --- p.153 당시는 사랑의 시기였지만, 분위기는 무거웠어. 미친놈들이 있었고, 떠도는 풍문이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증오가 있었거든. 맞아, 그때는 증오의 시기였어. 요코에 대한 증오. 그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나도 정확하게는 몰라. 하지만 그게 가루가 뿌려지듯 사방으로 번졌어. 그 빌어먹을 영국 놈들은 그토록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었어. 그래서 난 이제 거긴 두 번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아. 난 내 나라가 부끄러워. 그들이 내 생애 단 하나뿐인 여자에게 쏟아부은 그 숱한 비열한 짓거리가 부끄러워. --- pp.201~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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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천재 음악가 존 레논. 1940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나 1980년 미국 뉴욕에서 괴한의 총탄에 사망하기까지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였지만 정작 그 자신은 수많은 상처로 괴로워하며 공허감을 메우기 위해 살아간 한 인간이었다. 작품은 1975년부터 1980년에 이르기까지, 즉 아들 숀을 돌보기 위해 대중에게서 멀어진 시절 존 레논이 한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을 하는 설정이다.
불우했던 유년기부터 비틀스 결성과 함부르크에서의 무명 시절, 기적 같은 성공과 곧이어 찾아온 정신적 공황, 신시아와의 결혼과 이혼, 오노 요코와의 운명적 만남, 비틀스 해체, 그리고 1980년 12월 8일 뉴욕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숨을 거두기까지……. 부모에게 외면받은 아이, 비틀스의 멤버, 평화 운동가, 두 여자의 남편, 두 아이의 아버지, 인간 존 레논의 무수한 모습을 그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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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설정과 섬세한 문장, 진지함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유머로 프랑스의 젊은 작가 가운데 단연 독보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장편소설 『레논』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레논』은 제목 그대로 록 음악의 전설 [비틀스]의 리더 존 레논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작품은 존 레논이 정신과 의사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이 역사상 최고 스타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상처로 점철된 어린 시절, 폴 매카트니와의 만남과 비틀스 결성, 무명이었지만 열정적으로 무대에 섰던 함부르크 시절, 앨범 발매와 동시에 핵폭탄급 폭발력으로 전 세계 청중들을 열광에 빠뜨린 비틀마니아 현상, 영혼의 동반자 요코와의 만남, 기적 같은 성공에 따라온 정신적 공황, 그리고 1980년 12월 8일 뉴욕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 슈퍼스타였던 만큼이나 격정적이었던 인생을 산 존 레논에 관한 자료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열광 속에 살았던 레논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바라봤을까? 이 작품은 팬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그런 궁금증에 대한, 그 자신 역시 또 하나의 비틀스 팬인 작가 나름의 대답이다. [까다로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는 「르 피가로」지의 평처럼, 포앙키노스는 자신의 음악과 인생을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주저하며 말하는 레논의 모습을 섬세하게 되살려 냈다. 레논의 인생을 관통한 키워드 [죽음]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인간 레논의 모습을 감추려 들지도, 그렇다고 부풀리지도 않으며 가감 없이 그려 낸 점일 것이다. 천재 음악가로서의 위대함뿐 아니라 때로는 비겁하고 나약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 레논을 보다 보면, 어느 새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스타가 아닌 여느 사람들처럼 고통과 번민을 지닌 한 인간의 모습에 감동하게 된다. 흔히 예술가는 고통을 밑천 삼아 창작을 한다고 하지만, 레논은 가히 [죽음]이 그의 주변을 끊임없이 맴돌았다고 할 만큼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으로 고통받은 인생이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다시피 했으나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처음 만나자마자 [벼락같은 우정]에 빠져들었던 스튜어트는 뇌출혈로, 리버풀의 촌뜨기 클럽 밴드를 세계적 스타로 탈바꿈시켜 준 매니저 브라이언은 약물 중독으로……. 그가 사랑했고 그를 사랑한 사람들은 너무 빨리, 너무나 젊은 나이에 그의 곁을 떠났고 그로 인해 레논의 삶에는 언제나 죽음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 비극은 결국 그 자신 역시 1980년 12월 8일 암살범의 총탄에 스러지고서야 끝이 났다. 레논과 비틀스를 둘러싼 사건들 레논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긴 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재미는 비틀스와 레논을 둘러싼 여러 인물과 사건들을 레논 자신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폴 매카트니를 처음 봤을 때의 인상은 [숫총각 딱지도 안 뗀 총사처럼 생겨 먹은] 얼굴이라는 것이라든가, 3년간 온갖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던 드러머 피트 베스트를 어떻게 내쫓았는가 하는 이야기, 동성애자였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과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술회, [비틀스는 예수보다 위대하다]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 전시회에서 오노 요코를 처음 보았을 때 작품의 일부라고 착각한 일 등 비틀스의 팬이라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여리디여린 소년 같으며 때로는 천재의 자부심에 찬 목소리지만, 그 바탕에는 한 가지 공통점, 진솔함이라는 일관된 태도가 깔려 있어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언론평 까다로운 도전을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성공적으로 이루어 냈다. - 르 피가로 영리하게 잘 쓰인 소설. 포앙키노스는 자기 우상의 좋은 면만을 말하지 않는 진실함을 보였다. 끝나고 난 뒤의 여운으로 책장을 덮기 어려운 작품. - 카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