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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그림자 유혹
박신애
북산책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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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간호사의 삶으로 세상에 첫 발을 딛고, 시인의 운명으로 자기 길을 건너온 사람이다. 1963년, 박목월 시인의 따뜻하고도 엄정한 호평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이후 삶과 언어를 한 몸처럼 껴안고 오래 걸어왔다. 도미 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며 인간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학문으로 확장했고, 그 질문은 다시 시로 돌아와 한 권 한 권의 시집으로 깊어졌다. 『고향에서 타향에서』로 시작된 그의 시 세계는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 오르지 않으리』, 『엄마는 요즘 그래』, 『지평선』, 『너무 멀리 와서』,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간호사의 삶으로 세상에 첫 발을 딛고, 시인의 운명으로 자기 길을 건너온 사람이다. 1963년, 박목월 시인의 따뜻하고도 엄정한 호평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이후 삶과 언어를 한 몸처럼 껴안고 오래 걸어왔다. 도미 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며 인간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학문으로 확장했고, 그 질문은 다시 시로 돌아와 한 권 한 권의 시집으로 깊어졌다.

『고향에서 타향에서』로 시작된 그의 시 세계는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 오르지 않으리』, 『엄마는 요즘 그래』, 『지평선』, 『너무 멀리 와서』, 『그리움의 그림자 따라』, 『물 그림자 유혹』으로 이어지며, 상실과 그리움, 시간과 존재를 응시하는 고유한 결을 쌓아왔다. 특히 평생 질문하며 매달려온 ‘존재’에 대한 사유를 기도처럼 낮고 깊게 풀어낸 『푸념 닮은 기도』와 『장미의 슬픔』에서는, 시인의 철학이 삶의 체온으로 스며들어 독자를 오래 붙든다.

10년간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며 마주한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은, 그의 언어를 더욱 겸허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한 첫 정신병동 소설 『보랏빛 눈물』은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정직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사모곡 『血의 강』은 인생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고마웠고 사랑했던 어머니를 머지않아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애절한 후회의 기도이자, 가장 개인적인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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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02쪽 | 152*225*30mm
ISBN13
9788994728384

출판사 리뷰

누구나 인생의 황혼에 서게 된다면 문득 가던 걸음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것이다. 더구나 하룻밤 사이 남편을 잃고 이제 자신의 불도 다 타서, 머지않아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면 작가로서는 더욱 무엇인가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충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남편이 이루고자한 보이지 않는 과학의 길, 허망하게 가버리는 단 한 번의 삶으론 부족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 저자는 첫울음부터, 싹트고, 봉오리 맺고, 개화하고, 시들고, 낙화하는, 한 생명 전부를 펼쳐놓는 거대한 시도에 몰입한다.

눈물범벅이 되어 남편이 찾던 무엇인가를 꼭 찾도록 도와주고 싶고 일생을 고통스럽게 살아온 남편을 위로하고 싶어 시작한 과제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어 안타까운 남편을 그리며 50년 함께 한 생명이 그려가는 사색의 무늬와 고운 빛깔에 눈부셔하며 지나온 길을 조각조각 이어간다.

그리고 저자는 남편과 뗄 수 없는 자신의 존재를 재발견하고 자신이 일생을 일렁이는 물 그림자 유혹에 홀려 미친 듯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렁일렁 보일 듯, 만져질 듯, 건져질 듯 했던 잡히지 않는 꿈의 유혹들, 그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생을 통해 시로 적어두었던 것을 펼쳐놓는다.

일찍이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떠나 하버드 박사이던 미국에서 남편과의 첫 만남부터, 촉망받던 이론 핵물리학 과학자로, 한국의 한 시대를 풍미한 [율산]의 탄생에 발 벗고 나서 미국에서 한 시대의 획을 그은 남편으로, 목장 생활을 즐기던 자연인으로, 그리고 병마와 싸우며 그림자의 유혹 같은 자연계와 물질 현상을 어떻게든 증명해보려는 물리학자로 마지막까지 남편의 삶과 고뇌를 담았다. 잘 자라준 믿음직한 네 딸들의 아버지로 농장 생활 등 남편의 헌신과 사랑이 시와 접목되어, 단지 한 인간의 역사가 아닌 미주 이민사이며, 미주 과학자의 역사이며, 드러나지 않은 한국 기업 [율산]의 미국 역사이기도 하다.

글을 쓰는 동안 실제보다 몇 배 더 몰입 되어 커진 슬픔에 힘겨워하면서도 세상에 고마운 작별 인사를 하고, 저물어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어 조바심하며 이 세상 다녀갔다는 증표로 남겨보는 한 개인의 역사, 자신이 살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세워놓기 위해 마지막 본분까지 마침표를 찍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여든 셋을 살아온 한 인간의 삶을 단 한 권의 책에 담아보려는 무모한 도전이나 한편 한 밤의 꿈처럼 짧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저자, 늦둥이 대학생이 되어 고고학자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밤 근무 간호사로 일하며 신장 이식 등 생사를 넘나드는 남편의 병환을 10여년을 지키며 가장으로서의 만만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어차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늘어진 빈 시간을 백지 앞에 자세를 굳히고 “오! 잘 만났다.” 하는 심정으로 기억의 바다에서 낚시질을 한 저자는, 이젠 더 들락거릴 문도 없다는 것을 서글퍼하며 자신의 이름 석 자 안에 숨어있는 '나'를 찾아 헤매는 과정을 거친다.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으로 한 인간의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며, 한 여자의 일생이 얼마나 파란만장하며, 한편 얼마나 단단한 지 알 수 있게 된다. 청천벽력 같은 남편과의 사별 후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경계선에 서서, 깊고 슬픈 밤 홀로 길을 찾으며 너무도 아까운 남편을 부르는 애절한 사부곡, 이 책은 평생을 따라붙었던 그림자만이라도 남겨두고 떠나고 싶은 한 인간이 자신 내면의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 묻고 또 묻는 허무에 대한 간절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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