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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들어가며 1장 / 사랑 없는 섹스, 섹스 없는 사랑 2장 / 사랑을 모르고 살았던 역사상 인물들 3장 /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성이 열리다 4장 / 자위를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5장 / 당신은 여성입니까, 남성입니까 6장 / 진정한 나를 다시 찾을 권리 7장 / 누구라도 잠시 동안은 무성애를 경험한다 8장 /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지 않다고 스카이다이빙 장애일까 9장 /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있는 괴물 10장 / 광기 행성의 예술과 음식 레시피 11장 / 농담에 대해 웃거나 웃지 않거나 12장 / 그렇다면 그냥 그런 줄 알아 나오며 감사의 글 |
ANTHONY F. BOGA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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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에 남은 행동만을 고려해 볼 때,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나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e) 같은 역사상 유명했던 사람들 중에 무성애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뉴턴은 독신으로 고독한 인생을 살았고 동정이었을 가능성이 많으며 과학에만 전념한 듯하다. 비록 뉴턴이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성애자일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그가 동성애와 같은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뉴턴이 여성들과 어울리지 않았던 것은 그가 남성에게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랑을 모르고 살았던 역사상 인물들」
설마! 나에게 정확히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러지 않았다면,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런 반응은 내가 2004년에 발표한 최초의 무성애 연구에 근거해 무성애가 널리 퍼져 있다면서, 무성애 발생률 1%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과 유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무성애자가 1%나 된다는 사실에 의혹을 제기하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설령 내가 무성애자의 비율이 0.00001%라고 했더라도 사람들은 무성애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마저 의심했을 것이다.---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성이 열리다」 사실상 대다수의 사람들의 믿음과는 다르게 일부 전문가들은 두 개의 성은 너무 제한적이며 인간에게는 아마도 다섯 개 정도의 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브라운 대학교의 생물학자인 앤 파우스토 스털링(Ann Fausto Sterling)은 이런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나중에 이것이 반은 농담이었고 좀 더 넓은 관점을 증명하기 위해 주장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넓은 관점이란, 생물학적 성에 존재하는 다양성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이 두 개의 성이라는 엄격한 이원적 체계는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저명한 심리학자이며 성 문제 전문가인 존 머니(John Money) 역시 우리가 한 사람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 명명하는 것은 다양한 생물학적 변수들에 달려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반드시 일관되게 정리될 필요는 없다고 함으로써 생물학적인 성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당신은 여성입니까, 남성입니까」 한 무성애자가 다음과 같이 말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 “에이븐 내에서 특히 성애에 관한 대화를 하는 경우 이외에, 나는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무성애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마치 신을 믿지 않거나, 라틴 아메리카계가 아니거나, 혹은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성애는 그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내가 아니거나 아니었던 것이다. 이 꼬리표는 대체로 유익한 표식이다. 그러므로 나의 무성애 정체성은 특정 맥락에서 중요하며 나는 무성애자가 아닌 나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나에게 특별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를 다시 찾을 권리」 가장 유명한 무성애 웹 사이트인 에이븐의 창립 위원인 데이비드 제이는 그가 이 사이트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 여러 차례 설명했다. 그가 말한 이유들은 앞서 언급한 많은 정체성의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중 한 가지 이유는 사적인 것이었다. 그는 혼자라는 느낌에 시달렸다. 당시 10대였던 그는 인터넷에서 ‘무성애’를 찾아보았지만, 발견한 것이라고는 아메바에 관한 연구들뿐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교육적인 것이다. 다른 무성애자들이 본인 자신에 관해 좀 더 잘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무성애자들이 에이븐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했다.”라고 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 젊은 여성은 에이븐이 자신의 상태를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을 보고 키보드에 엎드려 울었다고 회상했다.--- 「진정한 나를 다시 찾을 권리」 성애자들은 인생에서 섹스가 더 이상 주요 관심사가 아닌 시기를 경험하게 된다. 아마도 직업적인 스트레스, 힘든 공부, 가족의 비극 등이 일시적인 성적 무관심과 같은 증상의 원인일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어진 하루 사이에 매력적인 파트너와 섹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성적으로 완전히 무관심하거나 섹스가 최대의 관심사가 아닌 시간이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날마다 일상적인 삶의 현실에 지배를 받고 있으므로, 어떤 순간에는 섹스가 그다지 절실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섹스가 어떤 순간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심지어 보통의 사춘기 소년이나 젊은이의 성적 충동은 끝없이 샘솟는다고 하지만 그들마저도 성적 충동이 ‘꺾이는 시기’가 있다. 이것은 섹스에 대한 무관심, 혹은 전혀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있음을 지칭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잠시 동안은 무성애를 경험한다」 미국에서 섹스를 하지 않았음에도 대단히 행복하다고 말한 사람이 40%라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중 다수는 자신을 무성애자로 규정하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성적인 매력에 이끌리지 않는다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무성애의 정의에 자신이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런 결과는 성욕의 결핍이 반드시 정신적 건강이나 행복을 연결 짓는 믿을 만한 지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지 않다고 스카이다이빙 장애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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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무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 결혼을 금지하는 연방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린 후, 세계 곳곳에는 축제가 이어졌다. 이는 비단 동성애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시선이 관대해졌음과 그들을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인정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성적 소수자들에 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이다. 자, 그렇다면 낯선 무성애에 대한 관심도 높을까? 책의 저자는 세계 최초로 전 세계의 약 1%의 사람들이 무성애자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이 언론 매체에 공개된 후, 무성애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특히 CNN은 인터넷을 통해 성 정체성과 관련한 여론 조사를 하는 등 무성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약 11만 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성 정체성을 묻는 설문 조사에서 무려 6%의 사람들이 자신을 ‘무성애자’라고 대답했다. 물론 이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 다만, 무성애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성애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 준다. 《무성애를 말하다》는 무성애를 역사적, 생물학적, 사회적 측면에서 고찰할 뿐만 아니라, 무성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정체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 새로운 성애를 이해하는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섹스보다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이 더 좋다! 시대가 바뀌면서 굳이 사랑을 하지 않아도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는 여전히 사랑을 강요한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성 충동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보인다. 그 안에서 성 충동을 갖지 않는 무성애자는 동떨어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성애자가 성을 혐오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도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한다. 다만, 무성애의 상징 중 하나인 케이크가 나타내듯이 그들은 섹스를 하는 것보다 달콤한 케이크를 먹는 것처럼 자신만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할 뿐이다. 이는 금욕을 지향하는 이성애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성애자는 자신의 성욕을 억지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성적 매력을 쉽게 느끼지 못하고, 성에 관심이 없는 것일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골드미스와 같이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사랑과 욕망이 넘쳐나는 사회에 나타난 돌연변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 현상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확장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와 섹스를 해야만 정상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무성애자는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하는 존재임이 틀림없다. 무성애를 정확히 바라보는 순간 다른 성애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폭이 넓어지고,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