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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4
감사의 글 9 서론: 해석의 문제 11 제1장 하이데거는 어떻게 모든 것을 변화시켰는가 31 제2장 다시 떠오른 하이데거 71 제3장 가다머의 〈진리와 방법〉 93 제4장 데리다와 해석에 대한 두 가지 해석 119 제5장 구조주의, 후기 구조주의 그리고 프로그램의 시대 145 제6장 바티모와 로티의 악동 같은 해석학 171 제7장 정의의 부름과 법이라는 권총 189 제8장 가다머 식 간호사 215 제9장 포스트-휴먼이라는 유령 241 제10장 포스트모던, 포스트-세속, 포스트-종교 267 제11장 짧은 회고 297 결론 없는 결론 305 더 읽을거리들 311 옮긴이 후기 321 찾아보기 343 |
John D. Cap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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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배우기 시작한다는 것은 나까지도 집어삼키는 체계의 바다로 잠수하는 것이다. 만일 내가 부정확하게 말한다면, 그 말로 인해 내가 말하려 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난다. 내가 독일에서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었을 때, 어느 날 밤 (물론 말을 유창하게 배우는 데 도움을 주므로) 독일인 친구와 함께 맥주를 마시러 외출하였다. 최고의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맥주를 해치우고 나서도, 목이 말라 시냇가로 뛰어온 사슴처럼 아직 ‘한 잔 더(another)’ 마시기 위해, 나는 바텐더에게 최선을 다해서 독일어로 말했다. “아인 안더러, 비테(Ein andere, bitte), 다른 걸 주십시오.” 남자 바텐더가 내게 어떤 다른 걸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내 친구가 내게 정확한 독일어 표현으로 다른 종류의 맥주를 내가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말하려고 한 뜻이 아니었다. 나는 같은 것으로 하나 더를 뜻하는, “노흐 아인말, 비테(Noch einmal, bitte)”라고 말했어야 했던 것이다. 언어 규칙은 나와는 상관없이, 그리고 나의 목마름과 나의 아주 작은 생각하는 자아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
--- pp.130-131 전적인 몰입―언어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도 규칙의 바다 속으로의 몰입이다. 내가 입을 열자마자, 물려받은 전제들의 전체 역사가, 명시적 의미와 숨은 의미의 해일이 나를 덮치며, 내가 전혀 몰랐던 고대 계보의 홍수가, 고대적 표현들 및 나중에는 직해적 의미로 경화되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표현 방식들의 홍수가 내게 밀려들며, 연상, 암시, 말장난, 각운과 리듬, 은유와 환유, 누적된 내포와 외연, 그리고 일반적으로 나 자신의 의식적인 의도로는 오직 제한적으로만 통제되는 온갖 의도되지 않은 언어적 효과들의 바다가 내게 들이닥친다. 데카르트가 자기의 모든 전제를 내버리겠다고 말하면서 펜을 들고 〈성찰〉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는 착각하고 있었다. 만일 데카르트가 정말로 진지했더라면, 그는 자기의 프랑스어와 라틴어도 내버렸어야 했을 것이고, 펜을 내려놓아야 했을 것이다. 그러면 그는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까? --- p.131 해석적 명령은 끝까지 간다. 그 명령―우리가 해석해가야 한다는 부름이나 명령―은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항상 그리고 이미 아주 집요하게 우리에 대해 소유 권리를 주장한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지 못하는 우리를, 바로 이 무지에 의해서, 바로 이 질문에 의해서 정의되는 우리를, 우리이게끔 해주는 바로 그것을, 그런 것이 있다면,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 p.14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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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포스트모던 해석학: 정보 시대에서의 사실과 해석〉은 존 카푸토(John D. Caputo)의 최근 저작 Hermeneutics: Facts and Interpretation in the Age of Information(2018)을 옮긴 책이다. 원제를 번역하자면 〈해석학: 정보 시대에서의 사실과 해석〉이 되겠지만, 책의 내용을 감안하여 책명을 〈포스트모던 해석학〉으로 옮겼는데 이 책에서 존 카투토가 현대 해석학의 특징을 포스트모던 해석학 또는 근본 해석학(radical hermeneutics)이라는 명칭으로 압축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푸토는 소위 포스트모던 해석학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해석학은 해석의 이론이다. 해석학은 모든 것이 해석의 문제라는 이론이다. 해석은 일차적 행위이고, 해석학은 그런 행위들에 대한 이차적 반성이다. 이때 해석에는 종착점은 없으며 해석은 끝까지 간다. 둘째, 포스트모던 해석학은 해석의 외연이 인문학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 삶의 전 영역에 미친다고 본다. 셋째, 포스트모던 해석학은 데리다 류의 해체주의도 해석학의 한 변형으로 받아들인다. 데리다가 말하는 해체는 우리의 모든 신념과 실천이 끝없이 재해석될 수 있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넷째, 포스트모던 해석학은 근본(radical), 급진 해석학이다. 근본 해석학으로서의 포스트모던 해석학은 지금까지 우리가 등한시하거나 배제해왔던 국외자, 외부인, 주변부의 관점을 중시하고. 동일성보다는 차이를 강조한다. 이것은 우리가 오늘날 탈중심화되어 있고, 다초점적인 포스트모던 문화적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포스트모던 해석학의 전반적인 의미를 해명해주는 서론과 책의 내용을 요약하고 있는 결론을 빼고 나면, 모두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1-4장, 6장은 카푸토가 전형적인 포스트모던 해석학자라고 평가한 하이데거, 가다머, 데리다, 바티모와 로티의 철학을 설명하는 데 할애되고 있다. 5장은 구조주의 언어학과 후기 구조주의 철학이 해석학적 사유와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요약하고 있다. 나머지 7-11장은 포스트모던 해석학이 구체적인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데 할애되고 있다. 7장은 데리다의 해체 철학이 법의 영역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8장은 가다머의 해석학이 의학과 간호학, 교육학 등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다룬다. 9장은 5장과 연계하여 포스트모던 해석학이 과학과 공학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10장은 카푸토의 주 관심 영역 중의 하나인 신학에 포스트모던 해석학의 방법론이 적용되었을 때 신학의 모습이 어떻게 변모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바로 이 10장에서 카푸토의 ‘약한 신학’이 등장한다. 11장은 포스트모던 해석학의 특징을 다시 한 번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