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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선생님, 코로나 양성 판정 받으셨어요
1부 50일간의 입원 생활 코로나 양성 판정, 그럼에도 해야 할 일들 나는 죄인이 되었다 아이스팩과 해열제 한 알, 코로나에 대항하기 위한 모든 것 입원 중 반복되는 코로나 검사 코로나는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가족들의 자가격리 완전히 변해버린 일상, 아니 빼앗겨버린 걸지도… 확진자 동기의 이야기 자가격리된 엄마에게 꽃을 보내드렸다 격리 입원하면 유급휴가 처리된다고요? 나를 버티게 하는 힘 병실을 옮겼다 2부 기다리던 퇴원,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50일간의 입원, 드디어 퇴원 진료비 총 2,500만 원, 내가 낸 돈은 0원 바이러스와의 싸움 뒤, 이제는 세상과 싸워야 했다 나 때문에 격리된 사람들과 그들의 배려 코로나19에 관한 궁금증 코로나 블루 후유증 맺음말: 우리를 버티게 하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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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가 국립중앙의료원에 도착했다. 앞자리에 앉아 있던 의료진이 내려 주변의 다른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더니 내가 타고 있는 칸의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차에 있던 내 짐들을 철제 카트 위에 올리고 대형 분무통에 든 액체를 잔뜩 뿌렸다. 곧 코를 찌르는 락스 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 그리고 도착한 316호. 1인실로 배정된 병실에는 창문과 연결된 내 몸만 한 기계 하나와 냉장고, 환자용 침대, 혈압 측정기, 옷장, 그리고 서랍장이 배치되어 있었다. 간호사는 병실 밖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는 간단한 안내 사항 설명과 함께 갈아입으라며 환자복 한 벌과 수건 한 장을 주고 나갔다. 창밖으로는 작은 공원이 보였다. 창문은 열 수 없도록 나사로 고정되어 있었고, 에어컨은 사용할 수 없도록 비닐봉투로 싸여 있었다. 벽과 바닥을 보니 꽤 연로한 건물의 나이가 짐작되었다.
--- p.35, 「코로나 양성 판정, 그럼에도 해야 할 일들」 중에서 한숨을 내쉬고는 코워킹스페이스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내 상태를 물었다. 괜찮다고 답하자, 역시나 질문이 쇄도했다. “어디에 거주하시죠?” “확진자 번호는 나왔나요?” 순간 멍해졌다. 어디에 거주하냐고? 확진자 번호? 그걸 묻는 의도가 뭐지? 마치 무슨 죄수번호를 묻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앞선 두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알려드렸던 내용을 다시 설명해드렸다. --- p.44, 「나는 죄인이 되었다」 중에서 확진자가 동선 추적을 마친 뒤 입원까지 마쳤다면 그에게는 ‘완치’가 어떤 것보다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병상 위에서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환자는 자신의 사회적 안위와 일자리, 사회적 평판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병원 밖에서는 자신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에 대한 마녀사냥과 손가락질이 자행되고 있다. 과연 나 같은 확진자가 힘든 시기를 지나 일상으로 복귀할 때, 걱정 없이 돌아갈 곳이 있을까? --- p.85, 「코로나는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중에서 대신 아버지와 동생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화면 너머로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다. 그래도 병원까지 오셨으니 직접 내 눈으로 가족을 보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병동 뒤에 공원이 있을 텐데 거기 한번 가보세요”라고 했다. 그러고는 창가에 서서 아버지에게 혹시 병실 창문으로 서 있는 내가 보이는지 물었다. 아버지는 고개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아, 보인다, 보여!”라며 손을 크게 흔드셨다. 나도 덩달아 신나서 연신 손을 흔들어댔다. 영상통화로, 창문 너머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며 통화를 했다. --- p.149, 「나를 버티게 하는 힘」 중에서 열에 시달리던 새벽 3시, 내가 수화기를 들어 열 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할 때면 간호사 선생님들은 그 갑갑한 방호복을 힘겹게 입고 바이러스가 잔뜩 있는 병동으로 들어와 내 손에 약을 쥐어주셨다. 하루 세 번씩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삼시 세끼 환자의 식사를 챙기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병실 구석구석을 닦아내고, 병실을 점검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아 하셨다. --- p.184, 「50일간의 입원, 드디어 퇴원」 중에서 언제부터 출근하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누려는 참에 팀장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병원에서 고생하셨어요. 그런데 회사에 있는 사람들이 지호 씨로 인해 코로나에 옮을까 봐 두려워하네요. 그래서 말인데 우선 재택근무를 3주 정도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멍해졌다. 나오지 말라고? 50일 동안 병원에서의 생활을 마무리 짓고 나는 분명 ‘격리 해제’ 통보를 받고 퇴원했다. 일상을 꿈꾸며, 다시 출근길에 오르는 것을 기대하며 퇴원했다. 7주 넘는 기간 동안 사회에서 단절되어 있으면서 치료에 전념했고, 이제 의학적으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조건에 부합했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오히려 다른 이들에게 더 안전한 존재이고,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상태인 게 맞다. 하지만 회사는 나에게 혹시라도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으니 집에 있는 게 맞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 p.199, 「50일간의 입원, 드디어 퇴원」 중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확진자와 완치자는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역 시스템의 연장선에서 이들을 향한 혐오를 막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확진자와 완치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을 위한 것’과 ‘감염이 확인되었을 때를 위한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세분화되어야 한다. 완치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에는 ‘완치자를 맞이하기 위한 사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이드라인’도 함께 존재해야 할 것이다. --- p.272, 「우리를 버티게 하는 우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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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바이러스와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 확진자의 투병과 완치 후 사회 복귀를 통해 들여다본 팬데믹 시대의 자화상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의 삶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건 역시 당사자들이다. 확진자와 그들의 가족, 친구, 동료들 그리고 의료진까지. 그들의 삶은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확진자들은 확진되는 순간부터 낙인이 찍힌다. “확진자 번호 몇 번이에요?”, “어쩌다 걸렸어?”, “좀 조심하지 그랬어.” 심지어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사투를 끝내고 완치 후 사회에 돌아와도 무섭다고, 부주의했다고, 이기적이었다고, 신뢰를 잃었다며 비난을 받는다. 완치자들은 교묘하게, 때론 적극적으로 사회에서 또 다시 격리된다. 그들은 여전히 확진자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통해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일이지만, 보다 궁극적으로는 완치자들이 사회에 복귀하여 가능한 한 모두가 예전의 일상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배제와 차별, 혐오 없이 어떻게 해야 우리가, 이 사회가 정말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두려움이 낳은 차별과 배제 또 다른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저자는 50일간의 투병 후 완치되어 퇴원했지만, 여전히 확진자의 삶을 살아야 했다. 완치 후에도 모두가 무서워하기 때문에 신뢰를 잃었다는 다소 객관적이지 않은 이유로 재택근무를 계속해야 했고, 결국은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입원 동안 미뤄놓았던 헬스 PT도 방역이라는 이유로 2주 후에야 간신히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다. 모두가 머리로는 완치자에게 항체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안에 불신과 두려움을 키운다. 두려움이라는 또 다른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차별과 배제를 낳는다. 병에 걸리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누구도 의도해서 감염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완치자들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설명하고, 납득시키고, 안심시켜야 한다. 게다가 방역지침에는 완치자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가이드가 없다. 방역의 사각지대에 완치자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작은 틈도 허락하지 않고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전파된다. 누구든 코로나에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이, 아니 우리가 완치 후 안정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제도와 배려가 필요하다. 연대와 협력으로 극복해야 할 때 희망은 바이러스의 강력한 백신이다 코로나 위기가 길어지고 있다. 먹고사는 어려움은 물론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다들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저자도 입원한 동안 밥벌이에 대해 걱정했고, 퇴원 후에도 쉽지 않은 사회 복귀에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우리가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리 사회가 느슨한 듯 긴밀하게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입원한 동안 코로나 양성과 음성의 경계 최전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보며 희망의 기운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방호복에 마스크,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입었다 벗었다 하는 것만으로도 지칠 텐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들의 작은 어려움까지 도와주었다. 고열과 통증에 새벽까지 잠 못 이룰 때에도 환자들의 호소를 외면하지 않고 방호복을 입고 바이러스가 있는 병실로 와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식사 배급에서 병실, 화장실 청소 등 환자들의 환경까지 두루 살펴주어 저자와 수많은 확진자들이 완치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코로나 위기를 서로 도우며 이겨내는 이들이 많다. 기초생활비를 받는 어려운 살림에도 대구의 코로나 위기를 돕고자 기부한 70대 노인, 자신의 아픔보다 공동체의 위기를 헤아려 병실을 양보해준 동산병원의 환자들, 자영업자들의 고통 분담을 위해 월세를 삭감해주는 건물주들까지 그들이 있어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협력과 연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마스크를 꼼꼼히 쓰고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에서부터 연대는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반드시 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한 50일간의 기록 이보다 아프고, 덥고, 치열하고, 처절할 수는 없다 저자는 그야말로 50일간 병실에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했다. 집콕과는 거리가 먼 저자에게 좁은 병실에서의 50일은 그 자체만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게다가 초여름을 맞이한 커튼도, 에어컨도, 선풍기도, 샤워실도 없는 동남향의 병실은 고독한 수행자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환경에서도 긍정의 힘을 놓지 않았다. 고열과 근육통, 인후통의 증상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입원 생활에 적응하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알차게 일상을 보냈다. 그래야 더위도, 바이러스의 공포도, 완치와 복귀에 대한 불안도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와이파이도 되지 않는 병실에서 테더링으로 넷플릭스를 완전 정복한 후 유튜브로 건너가 알고리즘의 노예가 되었다가 업무 관련 동영상을 보며 자기계발에도 매진했다. 퇴원 후 복귀를 위해 간간히 회사 일도 계속했고, 몸매 관리를 위해 과감히 침대에서 벗어나 요가매트 위에서 푸시업과 스쾃도 했다. 묵언 수행에 지쳐 대화가 필요할 땐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그러고도 무료해지자 코로나19 양성 판정 후 입원, 투병의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저자는 전염병의 공포와 완치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특유의 밝은 기운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극복했다. 저자의 이런 태도는 코로나로 인해 지치고, 힘든 우리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버티는 우리들의 이야기 내가 당신이 될 수 있을 때 극복할 힘이 생긴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에는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 지구적 위기인 탓에 세계 곳곳에 있는 저자의 친구들이 공감의 이야기를 전했다. 싱가포르의 친구는 락다운으로 집콕생활을 하는 탓에 저자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스스한 머리를 방치 중이었고, 미국의 친구는 저자와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검사비와 치료비가 걱정돼 자가격리를 하며 해열제로 간신히 버텨야 했다. 부산의 누나는 장기 출혈이 우려되는 질병에 걸린 남편과 생후 1년이 안 된 어린 자녀 때문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집 문을 열지 않기로 결심했다. 또한 저자의 동선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헤어디자이너는 프리랜서인 탓에 당장 월세 걱정부터 해야 했다. 그밖에도 코로나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종사자 친구들과 마스크 대란을 온몸으로 경험한 약사까지, 주변 곳곳에 코로나로 인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버티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 위기는 모두의 위기다. 내 위기가 당신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서로의 고통에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줘야 한다. 그래야 힘들지만 조금씩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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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했는데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피할 수 없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치료를 받으면서도 주변에 미안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50일간의 투병 후 완치됐지만 완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복귀는 만만치 않다. 낙인과 거리두기에 우울해진다. 그럼에도 저자는 낙관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현실에 집중하면 마음을 지킬 수 있다는 심리 치료의 기본을 알려준다. 병원 생활과 지원 제도, 퇴원 후의 생활, 입원 물품리스트도 알려주는 세심한 디테일까지 ‘전지적 확진자 시점’에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다. 저자를 만난다면 토닥이며 말하고 싶다. “이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리고 고마워요. 이 책을 써줘서….” - 하지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고민이 고민입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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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코로나에 걸린다. 하지만 사람들은 ‘걸린 이들’에게 추궁한다. 왜 방심했냐고, 왜 식당에서 밥을 먹었냐고…. 그러니 아픈 것도 서러운 사람이 결백을 주장하기에 바쁘다. 이 안타까움을 스물아홉 살의 확진자가 진솔하게 작성했다. 50일간의 투병 후 일상에 복귀하려는 그가 ‘3주간 재택근무’를 통보받았을 때의 절망감은 ‘K-방역’의 그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주변의 확진자와 완치자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메시지를 보내고, 결코 해서는 안 될 행동과 말을 알게 될 것이다. 코로나 ‘극복’만을 전투적으로 메아리치는 시대에 바이러스와 가까워진 사람들을 어떤 시선으로 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방역지침서’ 같은 책이다. - 오찬호 (사회학 연구자,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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