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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저자의 일러두기 ┃1장┃ “모래톱과 갯벌을 발견하다” 태평양을 건너 ┃2장┃ 순다와 사훌 ┃3장┃ “바다에 흩어진 나비 날개들” ┃4장┃ 섬들의 패턴 포세이돈의 바다 ┃5장┃ 끊임없는 움직임의 세계 ┃6장┃ 목재와 메쿠 돌 몬순 세계 ┃7장┃ 에리트라이 해 ┃8장┃ “대규모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9장┃ “우리는 구름 같은 돛을 높이 펼쳤다” 북방의 사나운 바다 ┃10장┃ 조상들의 바다 풍경 ┃11장┃ “폭풍은 얼음 깃털처럼 고물에 내려앉았네” 서쪽의 태평양 ┃12장┃ 알류샨 열도: “바다가 매우 높아진다” ┃13장┃ “갈까마귀가 물고기를 놓아 준다” ┃14장┃ 불타는 웅덩이와 가시국화조개 ┃에필로그┃ 물고기와 포르톨라노 감사의 말 후주 옮긴이의 말 |
Brian M. Fa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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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인간이 가장 거대한 자연을 정복한 역사
수평선 너머를 최초로 항해한 인류는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왜, 그리고 어떻게 바다로 나아갔을까? 세계적인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브라이언 페이건은 이 책 『인류의 대항해』에서 뱃사람 특유의 시선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고대 해양사를 복원했다. 페이건은 그 자신이 오랜 세월 바람과 인력만으로 세계 곳곳의 바다를 누비고 다녔으며, 혼자서 GPS와 디젤 엔진 없이 영국에서 미국까지 대서양을 횡단하기도 했다. 망망대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대처하고 도전해 나갔을까? 나침반조차 없었던 수천 년 전 고대인이 원시적인 카누로 대양의 머나먼 섬을 정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은 어떻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푸른 수평선 너머로 나갈 용기를 냈던 것일까? 이 책은 바로 우리의 선조들이 그들이 가진 도구와 기술, 사회 조직이라는 조건 아래, ‘바다’라는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고 이겨 낸 매력적인 도전기이다. 바다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남태평양, 북대서양, 지중해, 인도양, 북해, 동태평양 등 세계의 모든 바다를 무대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은 자연과 인간의 끝없는 상호작용과 진화의 과정이었다. 최초의 항해자들은 어떻게 바다에서 길을 찾았을까?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은 대부분의 인생을 육지에서 보내는 이에게 잊지 못할 경험이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해변이나 눈에 띄는 곶 같은 친숙한 지형지물로부터 벗어나, 주위를 둘러싼 수평선이 유일한 우주가 된다. GPS와 컴퓨터, 엔진이 없으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작은 배에서 우리 현대인들은 불안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그리고 선조들이 거쳐 간 거리가 어머어마해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불가능한 항해가 아니었다. 역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그들이 항해를 나섰던 바다 풍경은 결코 어둠과 미지의 세계가 아니었다. 최초의 뱃사람들은 오늘날 우리보다 바다와 훨씬 더 가까웠다. 바다와 인류 사이에 기술이 한 겹씩 늘어날 때마다 인류는 그만큼 바다로부터 멀어졌고, 수천 년에 걸쳐 쌓아온 경험을 잃고 무지해졌다. 선조들의 배는 오늘날의 기준에서 볼 때 보잘것없는 카누와 뗏목뿐이었지만, 그들은 바다에 관한 매우 방대하고 세부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 고대 인류가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을 수천 킬로미터 항해하는 데는 노와 돛이 있는 튼튼한 선박 이상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고대 인류는 별을 보고 방위와 위도를 측정했고 풍향이 언제 바뀌는지를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하며 귀환 가능성을 높였다. 서기 11~13세기 폴리네시아인은 돛 단 카누를 타고 나침반도 없이 수천 킬로미터의 망망대해를 건넜다. 기원전 10세기 안데스인은 오늘날의 에콰도르 해안에서 발사 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가로질러 마야 문명과 왕래했다. 고대인들에게 바다는 어둠의 심연이 아니라 친숙한 삶의 일부였다 오늘날과 달리 인류는 언제나 바다를 두려워했고 존경을 담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육지와 바다는 확연히 구분되는 경계가 아니라 하나로 어우러진 풍경을 이루었다. 바다는 조상과 초자연적 존재가 지배하는 영역이었다. 고대인이 바다를 신화적 질서 안에 놓고 항해에 제의적 의미를 부여한 것은 인류 최후의 낯선 자연을 육지와 연결된 우주론의 일부로 포섭하려는 것이었다. 고대인들에게 바다는 점점 살아 있고 친숙한 것, 인격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인간과 바다는 정신적으로 연결되었다. 항해는 바닷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연안 바다를 탐험하는 것은 강과 호수를 건너는 물가에서의 삶을 연장한 것에 불과했다. 연안 바다는 지형지물을 활용하고 수심과 조수의 흐름을 파악하며 물길을 탐사하는 기본적인 항해 기술이 활용되는 장이었다. 그다음 카누나 뗏목이 육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나아가는 결정적 순간이 찾아왔다. 기원전 1200년 이후 남서태평양에서 라피타인이 카누를 타고 뉴기니 동쪽의 오세아니아 원해까지 진출했다. 더 이후에 인도양에서는 몬순 계절풍을 이용해 홍해와 아라비아, 동아프리카에서 인도 남서부 해안과 그 너머로 항해했다. 기원전 2세기에 이미 그리스인 히팔루스는 아라비아에서 인도까지 직항으로 항해하고 있었다. 15세기 유럽인이 대항해시대를 개막하기 수백 년 전에 이미 북유럽의 노르드인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거쳐 북아메리카 연안에 당도했다. 그러나 그 모든 영웅적인 항해 이면에는 단 한 번도 제대로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연안 항해의 끝없는 움직임이 존재했다. 영구 운동 기관과도 같은 이 교역과 교류의 물결은 인간이 바다로 첫발을 내딛은 이래로 끊이지 않고 이루어졌으며,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