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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1부 그래도 ― 산다는 것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 낙타, 사자, 어린아이 이야기를 돌려드리다 아우라, 왕의 오믈렛과 군대 라면 낭만의 기원과 가치 시를 읽는 이유 푼크툼, 덧없이 흘러 아름다운 인생 사랑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원숙한 늙음을 고민한다 미더운 말은 아름답지 않다 소설을 읽는 이유 2부 그래도 ― 안다는 것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공독(共讀), 마음의 경계를 허물다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 뤼까가 책을 읽는 이유 진정한 독자 타인의 삶과 리빙 라이브러리 에토스(Ethos),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 과거로부터 배우는 지혜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치 독서, 연민과 자기 이해의 여정 3부 그래도 ― 견딘다는 것 스트레스는 중력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가 젊은 날의 방황은 아름답다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 다산 정약용과 체 게바라 우리는 생각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 시간의 놀라운 발견 자전거를 타는 이유 행복의 세 가지 조건 폭력은 인간의 숙명인가 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 소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까닭 4부 그렇게 ― 살아간다는 것 착한 사람들의 사회 우리 시대에 통과의례가 필요한 이유 호기심은 젊다 책연(冊緣) 사람을 알아보는 세 가지 방법 가족이라는 이름의 숙제 부모로 산다는 것 가족음악회의 가치 여자는 남자와 뇌가 다르다 지역 신문이 가야 할 길 신문과 하이퍼로컬 저널리즘 확신은 모든 소통의 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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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어울려 글을 쓰는 사람은 없다. 일고일문(一孤一文), 한 번 고독할 때마다 하나의 문장이 나온다. 그 문장을 빚어내고자 내 일상과 마음에 방을 만들고, 그 방에서 고요히 사유를 가다듬는다. 아무리 힘든 날도, 그 방에 들어서면 그곳에 나와 내 안의 나, 두 사람만이 존재하여 마음이 평온하다. ‘내 안의 나’는 정신분석학으로 보면 ‘무의식’일 수도 있다.
--- p.6 우리 일상이 비루하고 고단하다. 생존의 욕구는 모멸감 앞에서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매일 아침 자신의 존엄성을 집에 두고 우리는 출근을 서두른다. 그럼에도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 있다. 신호등 앞에 늘어선 버스 안에서 문득 쏟아지는 햇살을 휴대전화로 찍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낼 때, 퇴근길 지하철에서 빌리 홀리데이나 이적의 노래를 이어폰으로 듣다 하릴없이 눈물이 날 때, 김사인과 함민복,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누군가에게 읽어주며 함께 감동할 때, 자기 생각과 정서를 소박하게 글로 표현할 때 삶은 예술이 된다. --- p.20 인생은 짧다. 후회는 의무와 도리를 다했고 열심히 살았다는 핑계로 내 삶을 유기한 죄, 그리하여 정작 나를 돌보지 않은 죄에 대한 형벌이다. 낙타로 살아왔음을 깨닫는 순간 내 안의 사자가 깨어나고, 사자의 저항과 파괴를 통해 마침내 자신만의 세계를 찾는 즐거운 어린아이가 된다. 우리 내면에는 누구나 어린아이가 숨어 있다. 낙타의 묵묵한 걸음과 사자의 질주를 거쳐 비로소 사막의 끝에서 내 안의 어린아이를 만나듯, 국밥집에서 만난 어머니를 다시 뵈면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인생이 짧으나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제 어머니도 하고 싶은 거 하며 사시라고. --- p.24 인간의 서사 본능, 즉 이야기를 만드는 본능이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든다. 이번 주말에는 아버지를 뵙고 이야기를 청해야겠다. 언젠가 아버지의 기억이 아스라이 사라졌을 때, 나는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돌려드릴 것이다. --- p.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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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신을 지키며 삶을 버티게 하는 글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불안을 끌어안고 우리는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 불안 속에 삶의 의미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처럼 또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_「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가」 중에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불안, 고통, 슬픔. 지치고, 지겨운 삶 속에서도 견뎌야 하는 이유,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는 매일매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을 지키고 자신을 지키게 하는 글들이 담겨 있다. 저자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깊고 그윽하며 단단하다. 불안, 슬픔, 고독을 부정하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때로는 스트레스와 불안은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외로움도 두려워하지 않으면 고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삶에서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상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 삶을 붙드는 족쇄가 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목표에 연연하기보다 이 순간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고자 한다. ‘저곳’을 꿈꾸지 말고,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이곳’에 충실할 수 있을까. 저자는 ‘저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 실은 바로 ‘이곳’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라 전한다. 이렇듯 힘 빼고 나와 나를 둘러싼 주변을 바라보며 세상과 소통하는 저자의 태도는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문장을 빚어내 일상의 방에 만들다 “소심한 자가 갈팡질팡하며 고민한 흔적들” 예순아홉 살 여학생의 과제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글이 있다. 맏이로 자라, 결혼 후에도 친정엄마를 모시며 동생들 학비를 대고 결혼시키는 동안, 정작 자신의 손에 가락지 하나 없었다는 푸념을 돌아가신 엄마의 사진 앞에서 풀어놓는 글이다. 그녀의 글에서, 사진 속 엄마는 일흔을 앞둔 딸에게 속삭인다. “넌 나의 최고의 딸이야.” 그녀의 글이 그녀의 생을 위로해주었고, 예순아홉까지의 생에 의미를 부여해주었다._「에토스(Ethos),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 중에서 저자는 책에서 “도대체 산다는 게 뭘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니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고, 하루하루가 좋았다”고 고백한다. 또 글쓰기 덕분에 지금 자신의 삶이 온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교수가 돼서도 학생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과 글쓰기의 필요성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강의교수로 여러 번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도 고루한 훈화 대신 책 읽기와 글쓰기로 삶의 변화를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공독(共讀), 마음의 경계를 허물다」,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에토스(Ethos),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 「독서, 연민과 자기 이해의 여정」 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독자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로 나아가길 독려한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하는 일임을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 작가가 내면 깊숙한 곳에서 기어 올린 단어들 슬픔, 늙음, 방황 그리고... 삶은 항상 즐거울 수 없다. 희로애락 속에 자신을 담금질해 가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 일어나는 희로애락을 원숙하게 받아들인다. 기쁨보다는 일상의 균열을 일으키는 부정적 감정을 수면 위로 올려 일상을 움직이는 힘으로 만든다. 저자는 「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에서 슬픔에 대해 말한다. 16년간 함께했던 강아지 ‘별이’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슬픔을 기록하기로 한다. 글쓰기로 애도하며 그리움을 기록하고 그 존재를 기억하고 보존하려는 행위가 진정 애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이별의 순간과 애도하는 시간에 대해 쓴 글은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또 방황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대학 시절 자살 여행을 떠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우연히 가출 소녀를 숨겨주게 된다. 소녀를 쫓던 폭력배들에게 달아나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오는 길 “살고 싶다”라고 느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신을 지킨 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지키려고 애썼던 그 모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과시만이 SNS 계정에 도배되는 요즘, 슬픔도 기록될 수 있고 방황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일상의 균열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곳을 다시 메꾸면서 단단해지고 원숙해지는 법을 나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