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제1부_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 나의 섬/ 우화寓話/ 도동서원/ 접시꽃/ 개나리/ 이팝꽃/ 목련/ 붉은 장미 그대/ 예언/ 입관/ 혼선/ K강변 제2부_ 매화梅花 부용대에서/ 태화루/ 그리움/ 새집/ 문/ 빗속에 갇히다/ 올갱이 줍기/ 어머니의 냉면/ 방류/ 매화梅花/ 해벽 단상/ 언니라는 말/ 의령 세간리 은행나무 제3부_ 냉이 냉이/ 변비처럼/ 팽이/ 밤 목련/ M병원/ 감자떡/ 상속/ 조문/ D의 죽음/ 붉은 단풍잎/ 짱뚱어/ 오락실 바둑 제4부_ 이별학개론 하행선/ 저 높은 곳의 그대/ 과거로 찾아온 그녀/ 거미/ 탐지기/ 칼/ 귀뚜라미/ 이별학개론/ 나팔꽃/ 로션병/ 능소화/ 발아發芽 제5부_ 탱자도 꽃 핀다 벚나무의 옆 사랑/ 나비/ 탱자도 꽃 핀다/ 금낭화/ 곡류하는 금강/ 태양계/ 무당벌레는 등으로 말한다/ 경천섬에 살자/ 전지剪枝/ AI와의 대결/ 그대는 모른다/ 우화羽化 제6부_ 한탄강 파티마요양병원/ 고백에 대하여/ 칼날의 시인/ 터널/ 바둑돌을 고르면서/ 한탄강/ 낙동강철교/ 군북역(폐역)/ 요양병원에서/ 황강에서/ 눈물에 대하여/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2 -두고 온 아내에게- |
|
태양아 작열하라
파도야 거세어라 한 방향 응시하는 세 개의 섬 땅속 마그마가 맺어준 화산섬의 맏형 태안반도 서쪽 55킬로 분연히 날고 싶은 격렬비열도를 아시나요 ---「격렬비열도」중에서 요만치에서 피면 그대가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대는 아니 보이고 산울만 세상을 가렸습니다 아득한 저 높이를 그리움이 이길 수 있을까요? 좀 더 좀 더 까치발 들며 높이 또 높이 꽃을 피우렵니다 ---「접시꽃」중에서 나른 봄날 춘정을 못 이긴 듯 브래지어 삐져나오는 저 뽀얀 젖무덤 봄 풍로에 튀밥처럼 부풀어 오르는 연정의 언어 ---「목련」중에서 가짓수가 줄어갔다 언제나 내게 내놓던 수북한 관습 맞지 않는 퍼즐, 말이 생략되고 육수가 생략되었다 망각처럼 맑은 냉수가 담겼다 열무와 사과도 용도와 윤곽을 잃어갔다 ---「어머니의 냉면」중에서 소백산 돌 알갱이 소백산 돌 알갱이 저마다 자기 산세 이야기해주는 그대여 내캉 같이 경천섬에 살자 밤이면 섬이 헤엄쳐 은하계 밖 유람하고 낮이면 푸르고 아늑한 세월 둥둥 떠내려와 이야기하리니 그대여 내캉 같이 경천섬에 살자 ---「경천섬에 살자」중에서 그의 시 앞에 서면 나는 언제나 긴장이 된다 책장을 뚫고 나온 비수에 간담을 베인 적이 몇 번이던가 오늘은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어본다 ---「칼날의 시인」중에서 |
|
이태기 시인은 ‘바둑’선생이다. 그의 첫 시집 『탱자꽃』은, 마치 바둑판 앞에 앉아 바둑돌을 만지작거리며 묘수(妙手)를 찾는 듯, 세상을 탐미하고 끝끝내 시어를 집어 들어 수를 둔다. 그에게 있어 한 편의 시는 곧 한판의 바둑이다. 세상의 작은 외침과 마음속 가녀린 떨림도 그냥 외면하지 않는다. 더 깊이 귀 기울이고, 더 많이 떠올리며, 시어의 성을 완성한다. 그렇게 시인은 세상에 몰두한다. 자신의 사명은 곧 시를 읽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고, 기억으로 영글어 알알이 맺힌다.
시집 『탱자꽃』은, 시인이 삶을 즐기고 성찰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시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사람을 미덥게 한다. 시인은 시를 통해 더 많은 타인을 자신의 가슴으로 들어오게 하고, 그만큼 세상을 넓게 발화시킨다. 그래서 그의 시는 더욱 빛을 발한다. 사물과 현상을 읽어내는 시선의 구체성과 심오함이 느껴진다. 시인은 사물을 통해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독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말해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