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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무명작가의 문장ㆍ0072장 작가와 혁명가ㆍ0653장 작별ㆍ1514장 골짜기에 잠든 자ㆍ197작가의 말ㆍ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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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CHON,鄭贊, 본명 : 정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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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주침 속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우연의 중첩과 운명적 필연성의 간절함이 깃들어 있지 않겠소.”미친듯이 노래하던 1960년의 가을,우연히 존 레넌의 손에 들어온 한 무명작가의 책과그 우연이 불러모은 세 사람의 거스를 수 없는 만남 비틀스가 인기의 절정을 달리던 1965년의 어느 날, 존 레넌은 한 무명작가의 책 『어떤 무명인의 비망록』을 떠올리게 된다.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에 쓰였다는 사실 외에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는 그 책은 5년 전 레넌이 사랑하던 여인 아스트리드를 통해 접하게 된 것이었다. 비틀스의 음악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럴수록 레넌은 자유를 억압당하고 꿈꾸던 삶에서 점차 멀어지는 듯한 불안을 느낀다. 그런 와중에 떠오른 책이 바로 그 무명작가의 책이었다. 그 책에서 무명작가는 “모든 것이 끝났다. 내가 진정한 작가라면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고 적으며, 머지않아 닥쳐올 전쟁에의 예감과 함께 그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책망한다. 남모르는 고독과 불안 속에서 피폐해져가던 레넌은, 가장 즐겁게 노래하던 시절에 접하게 된 그 책에 다시 한번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고 아스트리드에게 연락한다. 그 책을 아직도 갖고 있는지 묻는 레넌의 물음에 아스트리드가 들려준 대답은 뜻밖의 것이었다. 아스트리드는 우연한 계기로 엘리아스 카네티의 강연을 듣고 바로 그 책 『어떤 무명인의 비망록』이 그에게 무척 소중한 책이었지만 그가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책을 향한 카네티의 순수하고 깊은 애정에 감동해 자신이 갖고 있던 책을 그에게 준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존 레넌과 엘리아스 카네티, 체 게바라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된다. 엘리아스 카네티와 체 게바라가 만나게 된 건 카네티의 딸인 티나가 체 게바라를 따라 혁명전선으로 가고 싶다는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면서이다. 정찬은 카네티와 체 게바라를 ‘혁명’이라는 키워드로 연결하면서, 소설의 맨 처음에 나온 『어떤 무명인의 비망록』의 의미에 대해 우리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작가는, 그가 진정한 작가라면 언어에 자신의 존재를 바칩니다. 참으로 희귀한 희생제의입니다. 이 희귀한 희생제의의 이면에는 작가 자신이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때때로 작가를 갈기갈기 찢는 듯한 힘으로 나타납니다. 인류의 불행에 책임을 느끼고 자기 스스로 속죄하려는 의지입니다.”(62쪽)“난 지금도 모르겠소. 인류를 사랑하는 행위가 왜 비극 없이는 불가능한지를.”전쟁의 참화와 인류의 비극 앞에서 혁명가와 예술가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해야 할까. 정찬은 연결 고리가 없는 작가, 음악가, 혁명가를 한자리에 불러모음으로써 참혹한 현실 앞에서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쉬운 예술의 힘을, ‘언어’의 힘을 끝내 긍정한다. 세계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엘리아스 카네티, 존 레넌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책이 ‘무명작가’의 작품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새겨볼 만하다. 저자의 이름을 ‘무명’으로 설정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자리에는 어떤 사람이든 채워넣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무한대의 가능성은 이름 없는 개인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무한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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