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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가을] 디카페인 리스트레토샷 숏사이즈 아메리카노 끊임없이 낯선 드라마와 달리 1 미감의 밤 드라마와 달리 2 현상 명절의 질감 쉽게 사랑해서 쉽게 놓친 계절 [겨울] 다만 존재를 위한 부재 앞에서 요리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후쿠오카의 밤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 말할수록 아무것도 아닐 것들 당신이 없는 나의 세상 손쉬운 도망 문 너머 [봄] 봄, 눈 지나간 일기 Y로부터 중간이 없는 사람 각자의 사정 착각 엄마와 파스타 파도에서 등대로 [여름] 여름, 열무, 엄마 인사 최초의 여름 입시 학원 실장 잠식 수잔, 커피, 에그샌드위치 나의 적당은 늘 최선이었어 안녕, 나의 여름 |
진서하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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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이 하루 종일 붙어 다니다 보니 할 말이 떨어지기 일쑤였고 그럴 때면 서로에게 ‘우 리 우 정 뽀 렙 ☆’같은 말이나 썼던 것 같다. 우정이 뭔지도 잘 몰랐으면서, 별이나 하트를 예쁘게 그리지도 못하면서 기어이 그런 말들을 고집했고 그 고집이 가장 중요했다. 하여간 남들이 하는 건 다 해야 하는 나이였다.
--- p.27, 「디카페인 리스트레토샷 숏사이즈 아메리카노」 중에서 죽을 때까지 내 껍데기를 거울을 통해 반대로밖에 보지 못하겠지. 그런 생각에 이르면 어쩐지 나는 내가 가장 낯설어져서 한 발짝 거울 뒤로 물러서서 멈칫한다. 그러고 보면 함께한 시간이 길다고 해서 상대를 잘 안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 p.39, 「끊임없이 낯선」 중에서 당신을 너무 사랑하거나 너무 미워하는 일은 자주 동시에 일어납니다. … 순간에 속아 사랑을 저버리는 어리석음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는 매일은 촘촘히 어리석고, 그 틈에서 탈출하는 일은 요원합니다. --- p.93, 「당신이 없는 나의 세상」 중에서 나를 강요당하는 날이 있다. 나는 내게 종종 질식한다. 마주할 자신보다 피해갈 의지가 더 큰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나를 위한 일이랍시고 하는 일은 기껏해야 영양제를 몇 알 챙겨 먹고 간편하게 책 속으로 도망쳐버리는 일이 전부다. --- p.101, 「손쉬운 도망」 중에서 다정이 병인 때가 그러지 못한 때보다 나았다. 다정을 깨닫고서야 외로움을 제대로 감각할 수 있게 된다. --- p.116, 「지나간 일기」 중에서 쑥스럽거나 혹은 미안한 마음에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응원을 당신에게도 전한다. 여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내가 있다고. 그러니 모두 조금은 즐거워져도 괜찮을 거라고. 당신을 응원하는 바람에 내가 더 행복해졌다고. --- p.124, 「Y로부터」 중에서 내 작은 겨드랑이와 엄마의 가녀린 어깨가 착 하고 퍼즐처럼 맞물렸다. 그 느낌이 좋았다. 날 때부터 예고된 듯했던 완벽한 안정감. 그것이 세상이 강요하는 모성에서 온 것이든 나를 주로 돌봐주는 이에 대한 일방적 애정이든 상관없었다. 나는 엄마를 사랑했다. --- p.160, 「최초의 여름」 중에서 때때로 낡은 도서관 한 쪽에 앉아 혼자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 예상 문제 아래에 예상 답변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아니 실은 노트북에서 손을 뗀 채 몇 시간 내내 한숨만 쉰 시간이 더 길었다. 분명 뭔가 계속하면서 살았는데 정작 서류에 남길 만한 건 없었다. 경력 사항에 ‘암환자 간호 2년’을 쓸 수는 없었으니까. --- p.177, 「수잔, 커피, 에그샌드위치」 중에서 변하는 것도 변하지 않는 것도 그저 내버려 둔 채 우리는 우리였다가 각자이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세월을 모른 척 흘려보내자. 지겨운 일상을 지겹도록 지겨워하고, 특별한 큰일은 어디 한 번 호들갑을 떨어보자. 어떤 새벽엔 지치도록 서로를 찾다가 다음 오후엔 없었던 것처럼 멀어지고 싶더라도, 우리 그걸 당연하게 여기자. --- p.190, 「안녕, 나의 여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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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가 〈책읽아웃〉 공개방송에서 언급했던 ‘그 독립출판물’, 동네 서점 서른 번 이상의 재입고, 독립출판물로 제작한 초판본 전량 품절.
“진서하에게 어느 날 내가 불쑥 글을 써보라고 했던 건 갑자기 일어난 사건 같은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운명 같은 것이었다. 운명에 불을 지펴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 _최현주(책방 ‘책봄’ 대표)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얼마나 유명한지를 두고 그 책의 모든 가치를 판단하는 건 섣부르다. 그러나 한 자릿수의 독립서점에서 품절과 재입고를 거듭해 서른 번이라는 횟수를 넘기고, ‘정세랑 작가’라는 시대의 사랑으로부터 추천받았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체 그 책이 뭐길래?” 작고 얇은 독립출판물로 먼저 세상에 나왔던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는 거창한 정의나 거대 담론을 전하지 않는다. 1990년생 여성의 일상과 사색이 담긴, 어쩌면 누구나 겪고 생각할 법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건 언제나 보통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들일 것이다. 마치 나의 이야기 같은, 그래서 더 내 마음을 잘 위로하는 것만 같은 이야기에 빠지고 사랑하고 웃다가 울다가 결국 그 책을 ‘또 다른 나’에게 건넨다.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가 동네 서점에서 그토록 환영받았던 이유는 결국 모든 게 나의 이야기, 즉 내가 바로 ‘또 다른 진서하’가 된 것만 같은 기분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지난 2년간 책으로 연을 맺었던 독자들의 오랜 염원을 담아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 개정증보판을 마침내 펴냈다. 독립출판물로 만들어졌던 초판본에서 차마 다 하지 못한 이야기, 2년의 세월 동안 변화한 생각들, 질감이 달라진 언어와 문장 등 새로운 결로 책을 엮었다. 봄에서 겨울로 가는 통상적인 순서를 바꿔 가을부터 시작하는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에는 총 32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때로는 다정함을, 때로는 서글픔을, 때로는 사랑을 담아 작가의 진심을 조심스럽게 기록했다. 납작하고도 거칠게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거나 너무 미워하는 일은 자주 동시에 일어납니다. _93쪽, 〈당신이 없는 나의 세상〉 중 사랑과 미움은 순서 없이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마음의 수위를 어떤 것이 먼저 넘느냐에 따라 결정될 뿐, 둘을 완벽히 분리한 채 살아갈 수 없다. 이토록 다정한 모순을 진서하 작가는 자기만의 문체로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에 담았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우리는 조금 더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추천평은 그래서 더욱 납득된다. 나를 강요당하는 날이 있다. 나는 내게 종종 질식한다. _101쪽, 〈손쉬운 도망〉 중 작가는 해결사나 조언가를 자처하지 않는다. 당신이 겪는 버거움을 나 역시 겪고 있다며 솔직하게 밝힌다. 쉽게 유행하는 위로들, 그러니까 아무것도 하지 말라거나 쉬엄쉬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당신과 나의 시선은 같은 높낮이로 조율돼 있다는 것만 알릴 뿐 양지를 찾아 이끌지 않는다. 이에 그의 글을 먼저 만나 본 한 독자는 말한다. “나락에 빠져 끊임없이 허우적거릴 때는 백 마디 말보다 나에게 눈을 맞춰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 진서하의 글이 그렇다.” 쑥스럽거나 혹은 미안한 마음에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응원을 당신에게도 전한다. 여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내가 있다고. 그러니 모두 조금은 즐거워져도 괜찮을 거라고. 당신을 응원하는 바람에 내가 더 행복해졌다고. _124쪽, 〈Y로부터〉 중 『돌아오는 새벽은 아무런 답이 아니다』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독자가 부럽다. 아무것도 모른 채 별안간 맞닥뜨리게 될 감동이 얼마나 반짝거릴지 질투마저 난다.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든 진서하를 알게 돼 다행이라고 여길 것이다. 어딘가에서 무작정 나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 빛나는 예민함과 담대한 사랑으로 나의 새벽을 위로해줄 사람. 마음의 바다에 작은 등대를 놓고 싶다면 지금, 진서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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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은 쉬이 읽히지 않고 자꾸 곱씹어 보게 되는데 나에겐 진서하의 글이 그랬다. 어려워서가 아니라 단어 하나하나 입속에서 굴리며 오래 음미하고 싶어서. 좋아하는 반찬을 아껴놨다 가장 마지막에 먹듯이 두고두고 아껴 읽고 싶어서.
진서하에게 어느 날 내가 불쑥 글을 써보라고 했던 건 갑자기 일어난 사건 같은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운명 같은 것이었다. 운명에 불을 지펴 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 - 최현주 (책방 ‘책봄’ 대표) - 최현주 (책방 ‘책봄’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