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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황삼 여인의 정체
42. 주사위를 던지다 43. 솟구치는 불길 44. 몰려드는 위소보의 여인들 45. 통식도에서 세월을 낚다 |
Louis Cha, Jin Yong,金庸,사량용(査良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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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갑자기 오른손을 내밀어 위소보의 뒷덜미를 잡아서 자신의 오른쪽으로 끌어왔다. 그러자 휙, 휙, 휙, 소리가 들리며 탁자에 있던 촛불 세 자루가 이내 꺼졌다. 이어서 맞은편 판자벽에서 탁, 탁, 탁, 빗발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41. 황삼 여인의 정체」중에서 위소보는 손을 호랑이 발톱처럼 하고, 손가락으로 금나수법의 힘을 운용해 붓대를 잡았다. 그러고는 먹물을 잔뜩 묻혀 붓을 들자, 팍 하는 소리와 함께 먹물이 종이 위에 떨어졌다. 위소보는 ‘소’ 자 밑에다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다. 그리고 동그라미 아래에 장대 같기도 하고, 편담扁擔 즉 멜대 같기도 한 것을 그린 다음, 다시 지렁이 한 마리가 그 멜대를 뚫고 들어가는 모양을 그렸다. ---「42. 주사위를 던지다」중에서 이때 갑자기 펑, 쾅 하는 굉음이 요란하게 들려왔다. 이어 백작부 방향에서 불길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허공으로 피어올랐다. 멀리서 바라봐도 대들보의 파편과 기왓장이 허공으로 어지럽게 날아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군호들은 마치 지진이 일어난 듯 발밑으로 진동을 느꼈다. 대포 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백작부에서 치솟은 시뻘건 불길이 10여 장 밖에까지 미쳤다. ---「43. 솟구치는 불길」중에서 그러나 그가 휘두른 칼도 홍 교주의 오른쪽 어깨를 베었다. 홍 교주는 바락바락 악을 쓰며 연신 장풍을 전개했다. 결국 위소보는 등에 일장을 맞고 앞으로 고꾸라지며 두어 번 곤두박질을 쳤다. ---「44. 몰려드는 위소보의 여인들」중에서 바닷속에서 거대한 거북이 한 마리가 솟아올라 목을 길게 뽑고 사람의 말을 했다. “동해 용왕 어르신이 수정용궁에서 너무 심심하고 무료해 특별히 소장을 시켜 위 작야를 모셔오라고 했습니다. 성대하게 주연을 베풀고 주연이 끝나면 신나게 도박을 한판 벌이자고 합니다. 용왕께서는 홍산호와 야명주를 내걸 텐데, 육지의 은표도 통용된다고 했습니다.” ---「45. 통식도에서 세월을 낚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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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정식 출간 완역본
마침내 김용 유니버스의 대미를 장식하다! 전 세계 3억 부 이상 판매를 기록하여 ‘중국문화사의 일대 기적’을 만들어낸 신필 김용의 최후의 대작 『녹정기』. 새로운 무협을 향한 김용의 끝없는 실험의 종지부를 찍는 ‘위소보’라는 안티히어로를 탄생시키며 김용 유니버스의 대미를 장식했다. 청나라 최전성기를 배경으로 역사적 사건을 허구적 상상력과 절묘하게 융합한, ‘신필神筆’의 최고 경지를 이룩한 역작이다. 김용이 창간한 홍콩의 일간지 〈명보明報〉에서 2년 11개월간 연재된 가장 긴 장편소설로, 1972년에 이 작품을 끝으로 절필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번에 출간한 『녹정기』(전 10권)는 김용이 직접 심혈을 기울여 개정한 2005년의 최신본을 국내 최초로 완역한 것이다. 소설은 만주족 황실과 한족 백성들의 항쟁이 계속되던 청나라 강희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소년 위소보가 황실과 백성 양쪽 편을 넘나들며 화려한 언변과 번뜩이는 기지로 천하를 주름잡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협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김용은 중국문학의 금자탑, 중국의 셰익스피어, 중국의 톨킨 등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다. 김용의 작품을 연구하는 김학金學 바람을 일으키며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녹정기』 역시 수많은 무협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안겨준 작품으로 연재 후에 드라마, 영화 등으로 만들어졌고, 양조위, 유덕화, 주성치 등 중화권 톱스타들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다. 최근까지도 수차례 리메이크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무武도 협俠도 없는 민초 영웅 역사를 상대로 도박을 걸다! 전형적인 영웅 형상을 깨고 정형화된 선악 대립의 구조를 벗어던지며 무협의 전통을 하나씩 해체해온 김용은, 마지막 작품에 이르러 ‘무’도 ‘협’도 갖추지 못한 위소보라는 안티히어로를 탄생시키기에 이른다. 비천한 출신에 무공 실력도 형편없는 위소보는 기존 무협의 완전무결한 영웅들과 달리, 갖은 욕설과 거짓말을 달고 살며 이기기 위해서라면 편법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청나라 황제 강희제를 도와 백성과 나라를 위하는 일에 활약하고, 천지회의 편에 서서 한족 백성들의 독립을 지지하며 점차 민초를 위하는 영웅의 면모를 갖춰간다. 김용은 저자 후기에서 “소설은 사회를 반영”하며, “현실사회에선 완벽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위소보의 탄생 비화를 남긴 바 있다. 위소보는 타고난 말솜씨와 잔꾀, 심지어 도박꾼의 능력까지 마음껏 발휘하여 무림 영웅들을 구하고, 역사적 사건들을 해결하며 재미와 통쾌함을 선사한다. 평범한 인물도 세상을 제패하는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위소보의 파란만장한 모험기는 전에 없는 신선한 매력으로 전 세계 무협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생동하는 역사의 틈을 완벽히 파고든 기상천외한 영웅의 활약 『녹정기』는 청 왕조의 안정을 찾고자 하는 강희제 시대의 모습을 상당히 잘 반영하고 있다. 시대적 상황과 무림 세계에 피어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며 탄탄한 서사를 이룬다. 한족과 이민족 갈등에 더해 주변국과의 영역 문제까지 다루면서, 작품의 배경은 중국을 넘어 러시아, 몽골, 티베트까지 발판을 넓히며 원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위소보의 행적을 따라가며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을 발견하는 것 또한 『녹정기』를 읽는 재미이다. 위소보는 청나라 황제 강희제의 신하로서 ‘만주 제일용사’라 불리는 오배, 삼번의 난을 일으킨 장수 오삼계 등과 대립하는데 모두 실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로 이야기에 사실감을 더한다. 실존 인물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는 위소보의 활약은 기록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서 상상력을 자극하며 역사의 빈틈을 완벽하게 파고든다. 천하를 품을 진정한 영웅을 찾아서 김용은 『녹정기』에서 ‘한족 왕조의 정통 관념’이 강했던 초기 역사관을 완전히 벗어던진다. ‘녹정鹿鼎’은 사슴과 솥을 의미하며, 천하를 지탱하는 두 축인 ‘백성과 황실’을 상징한다. 민족 간의 갈등이 첨예한 시대에 만주족 황실과 한족 백성 양편을 넘나드는 위소보의 일대기를 통해 김용은 한족과 이민족의 대립을 무화시킨다. 끝으로 권력의 정통성과 진정한 지도자의 격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천하를 품을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