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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어요. “너, 그림자 아니야? 그런데 그림자도 눈이 있어?” 지훈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물론이야. 그림자도 눈이 있어야 주인을 따라 하지. 나는 조금 더 특별해서 눈, 코, 입에다 귀까지 있지만 말이야.” 나도 모르게 말이 술술 나왔어요. “너, 말도 할 줄 알아?”
--- 본문 중에서 ‘그림자 어둠 사용법은 쉬워요. 먼저 그림자 어둠을 손톱만큼 아주 적게 긁어서 쓰도록 해요. 너무 많이 쓰면 빛으로도 지을 수 없는 그늘이 되니까 조심해요.’ 나는 주의사항을 떠올리며 어둠을 살짝 긁어냈어요. 손톱에 낀 어둠을 얇게 펴서 지훈이의 얼굴에 조심스럽게 발랐어요. 참, 지훈이의 바지 주머니에 벽돌 그림자를 숨겨두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 본문 중에서 다음 날 아침이었어요. 학교 갈 준비하던 지훈이는 거울을 보고 놀랐어요. 얼굴이 거무죽죽한 것이 아주 아파 보였을 거예요. 지훈이는 벽돌 그림자 때문에 한 발 한 발 겨우 움직일 수 있었거든요. 가방을 멘 지훈이는 밖으로 나갔어요. --- 본문 중에서 학교에서도 그림자 어둠 사용법은 통했어요. 담임 선생님은 지훈이의 얼굴을 보더니 지훈이를 보건실로 데려갔어요. “어머. 이 멍들은 뭐야? 지훈아! 누가 널 때렸니?” 보건 선생님이 지훈이에게 물었어요. “아뇨. 친구랑 놀다가 축구 하다가 다친 거예요.” “괜찮아. 지훈아, 선생님한테는 말해도 돼. 선생님이 도와줄게.” 옆에 있던 담임 선생님이 지훈이를 살짝 안아주었어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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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라는 아픈 현실을
담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라서 당선작으로 뽑았다.” -심사위원 김병규(동화작가), 홍종의(동화작가) *샘터 동화상 올해로 창간 51주년을 맞는 월간 《샘터》에서 40여 년 넘게 지속해오고 있는 샘터 동화상은 역량있는 신인 동화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해마다 당선작은 그림책으로 출간되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그림자만 아는 지훈이의 비밀 초등학교 3학년인 지훈이는 오늘도 울고 있다. 아빠한테 맞아 생긴 시커먼 멍을 긴소매 옷으로 숨긴 채…. 지훈이의 아픈 비밀을 알고 있는 건 그림자뿐이다. 지훈이가 아빠한테 맞을 때도, 캄캄한 방에서 혼자 울고 있을 때도 그림자는 모두 지켜보았다. 지훈이의 그림자는 조금 특별하다. 사람과 같이 눈코입도 있고, 말도 할 줄 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훈이를 따라 하는 그림자이기 때문에…. 그날도 지훈이를 따라 울고 있던 그림자는 가여운 마음에 용기를 내어 지훈이를 안아준다. ‘아주 살짝 안아주면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지훈이와 눈이 딱 마주쳐 정체를 들켜버린 그림자. 더 이상 아파하는 지훈이를 내버려 둘 수 없다. 그림자 학교에서 배운 ‘그림자 어둠 사용법 ’대로 그림자 어둠을 조금씩 긁어내 지훈이의 얼굴에 조금씩 바르고 주머니에는 벽돌 그림자도 넣는다. 그러자 다음 날 지훈이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 아이들의 남모를 아픔을 감싸안아주는 동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에 온 나라가 마음 아파했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수많은 아이들이 고통받는 현실, 주인공 지훈이도 아픔이 있는 아이다. 이런 지훈이를 고통 속에서 구해준 건 작은 관심이었다. 동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림자 어둠 사용법’으로 지훈이의 얼굴에 어둠을 묻히자 동네 사람들과 선생님은 그늘진 지훈이를 관심 있게 보게 된다. “얼굴에 웬 그늘이 그렇게 졌대?”“지훈아, 누가 널 때렸니?” 비로소 지훈이가 처한 상황을 알게 된 사람들. 지훈이를 아픔에서 구해준 건 결국 작은 관심이었다. 동화를 읽고 나면 주위를 다시금 둘러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도 이 동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먼저 다가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