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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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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39위 | 국내도서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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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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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420g | 130*187*20mm
ISBN13 9791191824001
ISBN10 119182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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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이 마음들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소설가 김초엽의 첫 장편. 이야기는 ‘더스트’로 멸망한 지구에서 생존을 꿈꾸는 이들과, 이후 재건된 세계에서 묻힌 과거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의 여정을 따라간다. 보통 사람들의 진심을 다한 분투가 어떻게 거대한 절망으로부터 모두를 구하는지를, 흔들림 없이 곧게 그려나가는 소설 -소설MD 박형욱

김초엽 첫 장편소설, 모두가 간절히 기다려온 이야기

이미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김초엽 작가는 더스트로 멸망한 이후의 세계를 첫 장편소설의 무대로 삼았다. 그는 지난해 말 플랫폼 연재를 통해 발표한 이야기를 반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정하면서 한층 더 무르익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장 구성부터 세부적인 장면은 물론 문장들까지 완전히 새롭게 탄생한 『지구 끝의 온실』이 2021년 8월 드디어 독자들을 만난다.

『지구 끝의 온실』은 자이언트북스의 네 번째 도서이다. 김중혁의 첫 시리즈 소설 『내일은 초인간』, 배명훈 장편소설 『빙글빙글 우주군』, 그리고 한국문학의 빛나는 일곱 명의 작가가 ‘즐거움’을 키워드로 쓴 단편소설을 묶은 앤솔로지 『놀이터는 24시』까지, 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응원하며 가장 그다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해온 자이언트북스는 이번 주인공으로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을 출간하였다.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결국엔 마음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김소정 (sjsj0822@yes24.com)
지난달에는 수온이 급격히 올라가 10억 마리의 해양 생물이 떼죽음 당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를 자꾸만 곱씹게 된다. 내가 해안가에 널브러진 해양 생물처럼 떼죽음 당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으니까. 오랫동안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해오던 인간도 재해 앞에서는 다른 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인간의 순서는 과연 몇 번째일까.

김초엽의 첫 번째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내가 그동안 상상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미래다. 닿기만 해도 치명적인 더스트가 지구를 덮치고 인간과 동식물 할 것 없이 모든 생명이 죽어갔다. 재해가 휩쓸고 간 후엔 생명의 활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고요하고 삭막한 땅만 남았다. 인간도 속수무책으로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린 세상, 멸망의 시대를 건너온 사람들의 증언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람들은 더스트를 막아줄 돔을 만들기 시작했고 한정된 자원을 지키기 위해 잔인해져야 했다. 돔시티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은 조그만 마을 공동체를 만들었다. 프림 빌리지도 그중 하나이다. 프림 빌리지는 나름의 규칙과 질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었고 사람들도 더스트를 잊고 평화에 적응하고 있었다. 그곳엔 사이보그이자 식물학자인 레이첼이 살고 있는 유리 온실이 있었다. 하지만 외부의 침입자로 인해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렇게 프림 빌리지 사람들은 레이첼이 개량한 더스트 대항종인 모스바나 종자를 품고 뿔뿔이 흩어졌다.

『지구 끝의 온실』은 시시각각 망해가는 세상에서도 기어이 희망을 찾아 나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과학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복잡한 수식과 데이터로 이루어진 과학적 접근은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2064년에 시작된 세계 더스트대응협의체의 디스어셈블러 광역 살포를 통해 2070년 5월 완전 종식되었다." 이 건조한 문장에서 목숨을 걸고 모스바나를 세계에 퍼트린 프림 빌리지 사람들의 대책 없는 희망과 서로를 향한 마음을 찾아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은 과학의 영광에 가려졌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들을 발굴해낸다. 때론 과학보다 무모한 믿음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모스바나는 공기중의 특정 분자와 결합하여 푸른빛의 먼지를 만든다. 그 빛은 불필요한 돌연변이지만 소설 속 인물인 지수는 군락지를 수놓은 푸른빛을 보며 말한다. “그래도 아름답네.” 과학이 연장시킨 지구의 미래는 언젠가 또 다른 종류의 종말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쓸모 없는 아름다움을 보며 감동하고 온기 어린 대화를 나눌 것이다. 무해하고 따스한 눈빛, 누군가를 우려하는 마음, 곁에 있겠다는 말 한마디와 같이 보잘것 없는 것이 우리를 구원할 거라 믿는다. 그렇게 생각하면 다가올 종말이 덜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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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은 그렇게 느리고 꾸물거리는 것들이 멀리 퍼져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천천히 잠식하지만 강력한 것들,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정원을 다 뒤덮어버리는 식물처럼. 그런 생물들에는 무시무시한 힘과 놀라운 생명력이, 기묘한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영은 어린 시절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 p.82

“좋아요. 딱 한 번만 더 이야기를 해볼게요. 어쩌면 당신이 말한 정원의 주인은 제가 아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당신은 답을 아직 알지는 못하지만, 답을 찾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지요. 그곳으로 가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 p.109

“지금부터는 실험을 해야 해. 내가 가르쳐준 것, 그리고 우리가 마을에서 해온 것들을 기억해.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꾸는거야. 최대한 멀리 가. 가서 또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어. 알겠지?”
--- p.242

어떤 기묘하고 아름다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 현상의 근거를 끈질기게 쫓아가보는 것 역시 하나의 유효한 과학적 방법론일지 모른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대부분은 실패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가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할 놀라운 진실을 그 길에서 찾게 될지도 모른다고, 아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 p.25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악마의 식물이 내 정원에 자라고 있는데, 이거 혹시 멸망의 징조 아니야?”
덩굴식물이 뻗어 나가는 곳, 그곳에 숨겨진 기묘한 이야기


소설은 총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모스바나’에서 독자를 기다리는 인물은 2129년 더스트생태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식물생태학자 아영이다. 그는 느리지만 멀리까지 뻗어 나가는 식물들, 그리고 그 안에 깃든 놀라운 생명력과 기묘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과학자로서의 원칙을 잊지는 않지만, 남몰래 괴담을 좋아하여 ‘스트레인저 테일즈’에 접속하는 게 취미인 그다.
어느 날 아영은 폐허 도시 해월에서 덩굴식물 모스바나가 수상할 정도로 빠르게 증식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알 수 없는 푸른빛까지 목격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어린 시절 이웃에 살던 노인 이희수의 정원에서 본 풍경을 떠올린다. 방치된 듯 잡초가 무성한 한밤의 정원, 그 위에 마법처럼 떠 있던 푸른빛들을. 대체 왜 갑자기 모스바나가 이상 증식하기 시작한 걸까, 그리고 푸른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는 모스바나를 채집하여 분석하는 한편, 스트레인저 테일즈를 통해 이 식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수소문한다. 마침내 그는 더스트 시대에 모스바나를 약초로 활용하면서 사람들에게 ‘랑가노의 마녀들’이라고 불려온 아마라, 나오미 자매에게 닿게 된다. 아영은 그들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반드시 듣고자 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곳이 있는 거예요?
다 죽었다고 생각했어요. 돔 바깥에서는, 모두 다 죽었다고요.”
멸망한 세계 속 유일한 도피처, 그리고 비밀스러운 온실


‘2장 프림 빌리지’에서 독자가 만나는 인물은 2058년 더스트로 멸망해버린 세계를 헤매는 아이 나오미다. 붉은 안개와 함께 찾아오는 더스트는 살아 있는 존재라면 무엇이든 순식간에 죽게 만든다. 사람들은 돔을 씌워 그들만의 도시를 만들고, 유지를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 더스트에 내성을 가진 탓에 피를 원하는 사냥꾼들에게 쫓기고, 실험 대상이 되어 고통받아온 나오미는 언니인 아마라와 함께 소문 속 도피처를 찾아 숲으로 향한다.
마침내 자매는 돔 없이, 내리는 비와 불어오는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서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프림 빌리지에 도달한다. 이곳은 거창한 이념이나 명분 없이 그저 사람들의 충실한 노동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리더인 지수만이 들어갈 수 있는 언덕 위 온실 속에 사는 식물학자 레이첼이 건네는 작물들과 더스트 분해제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나오미는 믿을 수 없이 생기로운 숲속의 마을에 점차 스며든다.
하지만 평화란 영원할 수 없는 법. 프림 빌리지에 침략자들이 나타나고, 지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준비해둔 식물들을 나누어주며 멀리 떠나라고 이야기한다. 숲 바깥으로 가서 식물들을 심고, 또 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라고. 마을을 떠나며, 나오미는 아마도 마음이 평생 이곳에 붙잡혀 있으리라 예감한다.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떻게 이처럼 작은 우리가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걸까?


‘3장 지구 끝의 온실’에서 독자들은 아영을 다시 만난다. 세계가 재건된 이후를 살아가는 아영은 멸망의 시대 한복판을 지나온 나오미의 증언을 들으며, 이제껏 머릿속에 따로 존재해왔던 수많은 퍼즐들이 하나의 온전한 그림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나오미의 증언을 정리하고 데이터들로 뒷받침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아영은 묻혀 있는 진실을 찾아야 하는 과학자로서, 또 내밀한 기억과 마음을 가진 인간으로서 각각 뚜렷한 결론에 도달한다. 독자들이 아영과 함께 이 결론에 다다랐을 때, 마음속에서는 어떤 작용들이 일어날까.
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 품고 있는 것들은 말하자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순수한 탐구심으로 쓸모없어 보이는 대상에 열과 성을 다하는 과학자들, 세대를 달리하는 인물들이 존중과 존경으로 함께 나누는 대화, 세상의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은 식물들의 모습, 매일같이 지구의 위기를 실감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품음직한 태도, 예상하지 못했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 하지만 무엇보다 『지구 끝의 온실』이 향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389쪽)라는 작가의 말처럼 바로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독자들은 이미 작가의 첫 작품집을 통해 그가 얼마나 정확하고 부드럽게 이 마음을 탐구하고, 미처 자신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지점에 가 닿게 하는지 경험한 바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진 우리가, 어떤 마음들 때문에 어긋나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구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지구 끝의 온실』은 구하는 이야기, “탁월한 개인, 위대한 발견,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며 지킨 작은 약속, 매일을 함께하는 동안 다져진 우정, 시간에 깎여나가지 않고 살아남은 사랑”(황예인 문학 평론가)이 서로를 구하게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간절히 원해온 것들은 어째서 울고 난 뒤에야 알게 되는 걸까. 어떤 장면들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훌쩍거리다가 이 망할 놈의 세상이 실은 망하지 않기를 바라왔다는 걸, 인간 환멸이라고 중얼거렸지만 정말로 절망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걸 알아챘다. 김초엽은 세상을 구해내고야 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탁월한 개인, 위대한 발견,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며 지킨 작은 약속, 매일을 함께하는 동안 다져진 우정, 시간에 깎여나가지 않고 살아남은 사랑을 말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이제 그런 의문은 믿지 못하겠다는 의심이 아니라 오히려 믿고 싶은 진심이 만들어낸다는 걸 안다. 그가 보여준 구원의 장면, 끈질기게 뻗어 나가다가 풍경 속으로 스미는 식물을 닮은 그 모습을 오래도록 떠올릴 것 같다.
황예인(문학 평론가)

회원리뷰 (219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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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지구 끝의 온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누* | 2022.12.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님의 지구 끝의 온실 리뷰입니다.평소 김초엽 작가님 작품을 무척 좋아했는데 지구 끝의 온실 나오고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여름 에디션 나와서 삽니다. 홀로그램이 반짝반짝 예쁘더라구요. 비어캔 컵 추가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Sf 소설의 대가 답게 이번 작품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차기작도 얼른 보고 싶네요. 제목도 언제나처럼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님의 지구 끝의 온실 리뷰입니다.
평소 김초엽 작가님 작품을 무척 좋아했는데 지구 끝의 온실 나오고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여름 에디션 나와서 삽니다. 홀로그램이 반짝반짝 예쁘더라구요. 비어캔 컵 추가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Sf 소설의 대가 답게 이번 작품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차기작도 얼른 보고 싶네요. 제목도 언제나처럼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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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북클러버 리뷰_지구 끝의 온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O***E | 2022.1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학자들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 혹은 관측으로부터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확한 분석을 거쳐 귀납적으로 하나의 이론을 이끌어낸다. 그것이 일반적으로 과학이 수행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떤 기묘하고 아름다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 현상의 근거를 끈질기게 쫓아가보는 것 역시 하나의 유효한 과학적 방법론일지 모른다. 실패할;
리뷰제목

 

 학자들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린다. 혹은 관측으로부터 데이터를 축적하고, 정확한 분석을 거쳐 귀납적으로 하나의 이론을 이끌어낸다. 그것이 일반적으로 과학이 수행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어떤 기묘하고 아름다운 현상을 발견하고, 그 현상의 근거를 끈질기게 쫓아가보는 것 역시 하나의 유효한 과학적 방법론일지 모른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대부분은 실패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가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할 놀라운 진실을 그 길에서 찾게 될지도 모른다고, 아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_지구 끝의 온실 中

 

요즘 시대는 과학과 데이터가 중요한 시대이다. 그런 시대에 나는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성과를 분석하고 효율에 따라 개선안을 만들어내다 보면, 그 안에 숨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어렵다. 어느 순간부터 4050 남성이 대출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 1020 여성이 아우터를 구매할 때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여성용품을 구매할 때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은 무엇인지 고민하기보다 이미 효율이 증명된 카피를 쓰고, 성과가 좋은 광고 이미지를 베리에이션해서 시간에 쫓기듯 관성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앞서 열거한 사례들은 내가 실제로 집행했던 광고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관성적으로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데이터 안에 숨은 사람들의 마음엔 귀를 덜 기울이게 된다. 데이터 너머에 마음이 있고 사람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간 소홀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떠올리게 하는 책. 그게 이번 달에 읽은 김초엽 작가님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 이었다.

 

김초엽 작가님은 삭막한 배경으로 설정하더라도 소수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글을 쓰신다고 생각한다. <지구 끝의 온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주요 배경이 되는 프림 빌리지는 소위 '아포칼립스' 시대에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의 터전이다. 위험 요소─더스트─에서 안전한 곳을 거처로 삼았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사람들은 규율을 지켜 살아가고 약자와 공존한다. 무력이 곧 재원으로,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을 약탈하며 살아가는 타 공동체와 대비된다. 그러나 그런 프림 빌리지에도 위험이 찾아든다.

 

나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세계를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프림 빌리지 바깥의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인류 전체의 재건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만큼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 그들은 우리를 착취하고 내팽개쳤다. 그 사실만은 절대로 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왜 버려진 우리가 세계를 재건해야 할까. 
_지구 끝의 온실 中

 

외부자의 위협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며 사람들은 점차 프림 빌리지를 떠날 준비를 시작한다. 그 와중에 해독제의 비법을 어린 아이에게 전승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스트에 대비할 수 있는 식물─모스바나─을 빌리지 바깥에 퍼트리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외부의 위협이 프림 빌리지를 집어 삼킬 때, 사람들은 모스바나를 싣고 프림 빌리지 바깥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리고 프림 빌리지의 사람들은 프림 빌리지를 그리워하며 모스바나를 세계 전역에 심는다. 모스바나가 퍼져나가며 세계의 더스트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타이밍 좋게 연구소의 대응책이 맞물려 더스트는 사라진다. 

 

그러나 단순히 더스트가 사라지는 데에 모스바나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들여다보면, 거기엔 사람들의 그리움이 있다. 프림 빌리지를 그리워했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모스바나를 심은 사람들이 세계를 구하는 데에 어느 정도 일조한 것이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인류애를 잃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단순히 데이터와 과학으로 증명되지 않는 마음이 모스바나를 타고 퍼져나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1, 2부만 읽고 덮어둔 뒤 후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시 한 번 읽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긴 호흡으로 읽어야 진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이지 않았나 싶다. 만약 3부를 읽지 않고 덮어 두었다면 다정한 인류애와 선한 마음을 영영 발견하지 못했을 테니까. 그리고 북클러버를 계기로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게 되어서, 레이첼과 지수, 대니, 아마라와 나오미, 하루, 아영을 알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을 생각하고 내 주변인들의 마음을 한 번 더 떠올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류애가 세상을 지탱하고, 어린 아이에게 상냥한 이야기. 과학과 데이터 너머의 마음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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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율* | 2022.11.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북클러버 첫 리뷰도서였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인상깊게 읽고나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이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역시나 매혹적인 제목과 표지디자인은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더해주었고 책장을 넘기는 시간 동안 기대를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멀지않은 미래,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과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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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러버 첫 리뷰도서였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을 인상깊게 읽고나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이 책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역시나 매혹적인 제목과 표지디자인은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더해주었고 책장을 넘기는 시간 동안 기대를 뛰어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멀지않은 미래,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과욕과 부주의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이 재앙을 피해 세계 곳곳에 거대한 돔을 씌운 돔시티가 세워진다. 그리고 돔시티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중 몇몇은 항바이러스 식물을 연구하는 레이첼과 엔지니어 지수를 중심으로 프림빌리지라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나름의 규율을 지키며 살아간다.
하지만 끊임없이 공동체를 위협하는 외부 침입자와 내부의 의견충돌로 인해 프림빌리지의 결속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다. 그리고 그들이 프림빌리지에서 가지고 간 식물을 저마다의 정착지에 심기로 한 약속을 지킨 것이 결국은 바이러스 종식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바이러스 종식 이후 재건시대의 과학자인 아영이 한 세기 전 바이러스 시대를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면서 바이러스 종식의 숨겨진 원인을 밝히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이다. 그런데 나는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들이 나누었던 마음과 같은 것들에 더 이끌렸다.

 

유능한 연구원이지만 몸의 대부분이 기계로 대체되고 삶을 지속할 의지가 없던 레이첼은 냉철한 판단력과 따뜻한 인간애를 겸비한 지수를 만나 프림빌리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마을의 높은 지대에 위치한 유리온실 속에서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하던 레이첼은 유일하게 소통하는 지수를 향해 점점 자라난 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당황한 지수는 레이첼의 기계뇌를 정비할 때 타인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인위적인 조정을 한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로 인해 레이첼은 크게 절망하고 때마침 침입자들의 습격과 함께 이들은 서로 상처와 죄책감을 가진 채 헤어진다. 

 

그리고 오랜세월이 지난 후 자신을 찾아온 아영에게 레이첼은 이렇게 말한다.

"지수에 대한 나의 감정은 유도된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일까.
유도된 것이라면 왜 수십 년이 지나도, 온실을 떠난 이후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이 마음은 지워지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이렇게 오랜 시간 그를 잊을 수 없다면... 나의 감정은 그 자체로 진실한 것이 아닌지."

 

지수 역시 레이첼에 대해 뒤늦게 깨닫게 된 마음과 죄책감을 가지고 평생동안 살아가다가 죽기 전 프림빌리지에서의 기억을 저장하여 남기고 아영이 그 기억을 확인하게 된다.

 

소설의 마지막에 프림빌리지로 향한 아영은 오래 전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과 숲속의 유리온실에서 밤이 깊도록 오갔을 온기 어린 이야기들을 생각한다. 이 장면에서 나도 아영과 함께 말레이시아의 어느 숲 속에 들어가 위대한 인류의 재난극복 스토리 뒤에 가려진 작은 마을 사람들과 그들이 지킨 일상, 그리고 한 사람의 평생을 흔드는 진실한 마음에 대해 떠올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전작 단편소설집에서도 느꼈지만, SF소설 속에서 오히려 인간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는 점이 김초엽작가의 작품을 읽는 재미인 것 같다. 물론 기발한 상상력과 첨단과학기술의 미래를 엿보는 재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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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기는 했지만 생각 했던거보다 광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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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3 | 2022.12.05
구매 평점5점
김초엽 작가님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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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누* | 2022.12.05
구매 평점5점
HBO는 뭐하는가? 당장 드라마로 만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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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참*샘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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