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단기간의 수익률을 좇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수익률을 이야기합니다.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경제독립, 즉 노후 준비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마라톤을 뛰는 것과 흡사합니다. 단기간의 수익률에 연연하는 것은 마라톤을 뛰면서 100미터 기록에 집착하는 것과 같습니다. 몇 퍼센트의 수익률보다 어떤 펀드 혹은 어떤 주식을 몇 백 주 혹은 몇 천 주를 소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펀드나 주식은 꾸준히 모아가는 것입니다. 훗날 은퇴할 시점에 그동안 모아둔 펀드나 주식의 숫자에 은퇴 시점의 가격을 곱한 것이 내 노후자금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 상당히 놀라운 금액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시장은 항상 일직선으로 우상향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폭등과 폭락을 거듭할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입니다. 기업은 끊임없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그 증가한 과실은 주식을 소유한 투자자의 몫입니다. 단기간의 이익을 바라보고 매매를 자주 하는 사람은 큰 과실을 놓칠 가능성이 큽니다.
---「전면개정판을 쓰면서」중에서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샐러리맨이 부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물론 부동산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도 많지만 부동산투자는 목돈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주식에 비해 열심히 일하지 않는 자산이다. 주식투자는 목돈을 만드는 유용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매달 조금씩 사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큰돈이 된다.
노후를 생각한다면 젊을수록 특히 주식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샐러리맨이 월급만 모아 20년, 30년 후 은퇴에 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월급의 일정 부분을 떼어 주식에 투자한다면 적어도 은퇴 후 재정적인 곤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살아남을 기업의 주식을 사서 10년이나 20년을 기다리면 분명히 주가가 엄청나게 올라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주식투자는 현실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채권이나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을 수밖에 없다.
---「보통 사람들의 유일한 부의 창출 기회」중에서
Q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이나 기관들에 비해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길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주식투자를 해야 할까요?
A 주식은 전문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훈련의 문제입니다.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단지 주변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용기, 오래 투자할 수 있는 용기, 주식의 변동성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철학이 중요합니다.
특히 많이 듣는 말이 “나는 펀드매니저에 비해서 불리하지 않느냐”, “정보가 비대칭적이다”인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잘못 해석하거나 과잉반응하기 때문이지 정보가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넘쳐나는 단기성 정보들이 장기투자를 방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즉 정보가 부족한 게 아니라 정보를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허다한 겁니다. 실은 정보가 너무 많고, 오히려 쓸데없는 정보 때문에 결정을 잘못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10년, 20년 투자할 텐데 어제의 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죠. 주식투자는 정보의 싸움이 아니라 참을성과 철학의 싸움입니다. 즉 시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가 어떻게 이득을 볼 수 있겠느냐, 거대자본을 가진 투자자들과 상대가 안 된다’라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보다 더 똑똑할 수 있어요. 주식투자는 재테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입니다. 훈련이에요. 월급의 10%는 반드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되어야 합니다. 한국에는 연금저축펀드라는 좋은 제도가 있으니 이를 이용한다거나, 퇴직연금을 원금보장성 투자 대신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거나 하는 간단한 몇 가지만 실천해도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존리의 생각 Q&A 」중에서
가계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클수록 미래에 부자가 될 확률이 크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은 15% 정도다. 채권이나 투자신탁, 펀드까지 합해도 30%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의 가계 금융자산은 투자상품이 70~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예금 비중은 1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한두 달 사용할 돈만 은행에 예금하고 나머지 자산은 모두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에 넣어두는 것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역시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 401K로 대변되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주식형 펀드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 미국 기업들이 활발한 구조조정과 주주 중시 경영을 하고, 실력 있는 자산운용회사들이 나오고, 투자자에 대한 교육이 활발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미국보다 훨씬 낮은 금리인데도 예금이 투자로 이동하지 않았다. 주식투자는 불로소득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다. 더욱 큰 문제는, 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부동산에만 집착하는 오류를 범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일본 경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활발하게 주식투자를 시작했던 미국과 지금의 일본을 비교해보자. 그러면 앞으로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이 어떻게 흘러 가야 하는지 답이 나올 것이다. 한국 국민처럼 역동적인 국민이 없다고들 한다. 그런데 투자의 세계에서만큼은 아직 한국인의 영리함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 변화, 특히 장기투자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Q 주식의 가격과 기업의 경쟁력은 무슨 관계인가요?
A 어느 기업의 시가총액이 200조 원인데 주가가 올라서 300조 원이 됐다면, 이 기업의 경쟁력 또한 크게 향상된 것입니다.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기업 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테슬라는 연간 전기자동차 생산량이 100만 대도 안
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주식을 사면서 시가총액이 급격하게 불어났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21년 전 세계에서 자동차 390만 981대를 팔았습니다. 테슬라는 93만 6,172대를 팔았습니다. 2022년 1월 21일 기준 시가총액을 보면 테슬라는 1,194조 4,195억 원, 현대차는 42조 6,268억 원입니다. 판매량은 현대차가 4배 많지만 시가총액은 테슬라가 28배 많습니다. 시가총액이 커지면 자본조달비용이 낮아지고 경쟁력이 향상됩니다.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이 커지면 경쟁력이 증가합니다.
한국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가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도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시가총액이 작다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반면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한국에서도 테슬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면 전 세계의 많은 인재들을 고용할 수 있습니다. 주식으로 보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인수합병(M&A)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테슬라도 자신의 원천기술로 전기차를 만드는 게 아닙니다.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생긴 시가총액의 힘으로 경쟁사나 새로운 기술을 가진 회사를 합병할 수가 있습니다.
Q 미국 시장은 우상향이지만 한국 주식은 박스권에 머무는 기간이 길다는데, 과연 일반인들이 장기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까요?
A 단순히 지수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처음 펀드매니저를 할 때 미국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신흥국가에 투자해야 돈을 벌지 미국 주식은 지루하잖아요. 그래서 당시 미국 주식은 많이 오르지 않았죠.
한국은 IMF와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여러 기업이 도산했습니다. 그것이 지수에 다 포함됐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30개 표본이 아니라 전부 다 포함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장 평균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국 또는 한국이 좋지 않다는 생각보다는, 한국에 내가 투자할 만한 회사가 계속 생기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전체적인 지수가 오르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더 좋은 환경입니다. 발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말이니까요.
한국은 23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연금이 있는데 주식 비중은 3%밖에 안 됩니다. 반면 미국은 40%에 육박합니다. 미국처럼 연기금이 한국 주식에 투자된다면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경쟁자가 그만큼 적다는 뜻이고, 여전히 주가가 싸고, 아직 버블이 오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존리의 생각 Q&A」중에서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래 살아남아 큰 수익을 안겨줄 투자 대상을 찾아낼 수 있을까? 어떤 기업이 불경기나 경제위기에도 건강하게 살아남아 내가 노후자금이 필요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선택해야 성공적인 기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나와 우리 팀이 투자 대상을 고려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공유하려고 한다. 첫 번째, 경영진의 자질을 살펴라. 기업 경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결국 회사의 흥망은 경영진과 직원들이 기업이 성장하도록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영리하고 도덕적인 경영진이 있느냐가 주식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다. 경영진의 자질을 영어로 ‘management quality’라고 한다. (중략) 두 번째, 기업의 확장성에 주목하라. 비즈니스 확장성이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시가총액 증가 속도가 빠를 것이다. 사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소매상을 하는 것보다 도매상을 하는 것이 매출의 증가 속도를 높이는 원리가 될 것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주식가격이 크게 증가한 이유도 미래의 확장성 때문이다. 매출의 증가가 구조적인 이유로 미미하거나 한계가 있는 기업들은 주식 매력도가 떨어진다.
세 번째, 경쟁자가 들어오기 힘든 산업에 속한 기업에 투자하라. 진입장벽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진입하기 쉬운 업종은 경쟁자가 많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이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특허를 소유하고 있거나, 높은 브랜드파워가 있는 기업들이 진입장벽이 높은 예다.
---「성공하는 종목을 어떻게 찾을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