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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문구점 아저씨

: 좋아하는 일들로만 먹고사는 지속 가능한 삶

리뷰 총점9.1 리뷰 24건 | 판매지수 1,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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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24g | 128*188*16mm
ISBN13 9788925577968
ISBN10 8925577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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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1부. 이 담에 크면 문구점 아저씨가 될 거야

오, 이게 어른들이 쓰는 연필인가?
다시 문구점으로 간 꼬마
본격 문구 덕질의 서막이 열리고
이 담에 크면 문구점을 열어야지
신상품, 대체 언제까지 나올래?
지금은 국민 볼펜이 되었지
어떤 펜을 써도 예전만큼 즐겁지 않아
글씨를 교정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네
평범한 나도 유명해질 수 있을까?
글씨를 써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이렇게 저렇게 작가가 되었답니다

2부. 어, 진짜 문구점 아저씨가 됐잖아?

코로나 시국에 문구점을 여는 게 맞는 걸까?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로
개업 준비 중 읽은 책에서 답을 찾아보자
어떤 노트를 만들지 이미 정했으니 차근차근
동백문구점만의 특별한 잉크가 있다면
하루 한 명도 안 오는 문구점이지만 괜찮아
석봉이가 소중하게 내게로 왔다
문구점이 자기 세상인 석봉이
죄송하지만 쇼핑백이 없어요

3부. 그렇게 살면 인생이 재미없지 않나요?

술, 담배, 유흥도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요?
우리가 가면 안 되는 곳이야
요즘 글씨 쓸 일 없잖아?
노트는 다 똑같은 거 아닌가?
다 쓴 노트를 왜 버릴까?
동백문구점이 가장 조심하는 한 가지
가게가 작아서 오히려 좋아요

4부. 어때요, 이렇게 살아가는 삶?

어떤 일 하세요?
인생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 읽다가 재미없으면 어떡해요?
사고 나서 가장 만족스러운 단 하나의 물건
필사를, 메모를 왜 하나요?
악필인 저도 글씨 교정이 가능할까요?
필압이 너무 센데 힘을 빼는 방법이 있을까요?
출퇴근 지하철 이동 시간도 아까워서
잘 안 되면 마음이 편해요
가장 구식(?)인 활동을 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사람
골방에서 글씨만 쓰는 아저씨
불편한 것들이 감성으로 다가오는 이유

에필로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같은 시대에 부의 상징으로 통하던 펜이 있었으니……. 이름하야 ‘파이롯트 하이테크’ 되시겠다. 아마 다들 기억할 거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센세이션하고 엘레강스하며 럭셔리하고 뷰티풀한 펜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같은 회사에서 쥬스업이라는 볼펜(내가 생각하기에 하이테크의 완벽한 상위 호환 버전이다. 잉크 발색도 더 뛰어나고 색상도 다양하고 내구성도 좋고 노크식이라 쓰기도 간편하다. 그립부엔 고무가 덧대 있어 그립감도 좋다)이 나와서 그런지 대형 문구점에 가봐도 예전처럼 하이테크 앞에서 서성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 p.35~36

만년필은 물론 다른 취미를 갖고 있는 분들도 공감할 거라고 생각한다. 입문용이라고 해서 입문했다가 점점 더 좋은 제품에 눈이 돌아가서 하나둘 모으다 보면 ‘아, 그냥 하이엔드 끝판왕 하나 사서 오래오래 잘 쓸 걸……’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끝판왕을 산다고 해도 그걸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끝판왕 모델이 여러 개가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철이 없었죠, 만년필에 빠져 몽블랑까지 사게 되다니.
--- p.51~52

이런 생활을 십 년 가까이 하니까 그냥 내가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트를 만들 때 몇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사이즈는 A5 언저리일 것. 둘째, 표지와 책등에 장식을 할 것. 셋째, 줄 간격은 8mm일 것. 넷째, 줄이 연해서 글씨를 쓰고 나면 눈에 띄지 않을 것. 다섯째, 코팅되지 않은 종이일 것. 크게 이런 다섯 가지 조건으로 파주, 일산, 을지로를 돌며 인쇄소를 알아봤다. 인쇄소 사장님들은 ‘노트 그거 돈 되지도 않는데 왜 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 대놓고 거절했다.
--- p.88

이곳저곳을 봤지만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와 돌아다니는데 임대 문의가 붙은 건물이 보였다. 그것도 망원동 동교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재밌는 생각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앞인데 초등학생이 쓸 문구를 팔지 않고 오히려 다 큰 어른들이 쓸 문구를 파는 문구점이라…… 미스 매치인데?
--- p.92

우선 가장 중요시한 부분은 펜에 넣었을 때 필기감이 좋아지느냐다. 전적으로 필기감을 우선시해 제작하다 보니 색 분리가 된다거나 테가 뜬다거나 펄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는 가장 먼저 배제했다. 이런 경우 필기감이 필연적으로 좋지 않을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글씨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가독성을 중요시해 발색이 대체로 선명한 편이다. 선명한 잉크와 그렇지 않은 잉크의 비율을 2 대 1 정도로 맞춰서 제작하고 있다. 당연히 잉크 색도 기존에 없던 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유니크함과 오리지널리티는 소규모 개인 문구점의 큰 무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116

새로운 잉크병과 라벨 스티커까지 준비됐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제작을 해야 했다. 저녁 일곱 시 반 퇴근 후 열 시까지 잉크를 만들면 50~100병 정도를 만든다. (…) 늦은 밤, 에너지가 고갈되어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 싶은 유혹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아껴야 하기에 터벅터벅 지친 몸을 이끌고 십오 분을 걸어 지하철역으로 걸어간다. 사십 분 동안 지하철을 타고 환승한 뒤 삼송역에서 내려 십오 분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 아침 열 시에 집을 떠났는데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니 밤 열한 시 반이다. 이런 삶이 반복되었다.
--- p.121~122

문구점이 학교 앞에 있다 보니 동교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주 기웃기웃거린다. 초등학교 앞에 있기는 이상한 비주얼인가 보다. 그런 미스 매치를 노렸으니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인가? 아이들끼리 놀다가 삼삼오오 모여 창 안을 들여다본다. 서로 눈치 보며 갈까 말까 이야기하다 결국 안 온다. (…) 아이들도 쎄한 걸 느끼나 보다. 삼삼오오 모여 떠들다가 문구점이라는 걸 보고 들어가자고 했다가 내부를 보고 뒷걸음질친다. 옆에 있는 한 아이가 ‘여기는 우리가 가면 안 되는 곳’이라며 친구를 말린다. 들어와도 되는데 안 들어오는 걸 보면 귀엽기도 하다.
--- p.165

이런 마인드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조언을 주위에서 많이 하지만 돈을 크게 벌지 못해도 이런 삶이 즐겁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백 가지 중 백 가지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한 한 가지로 모든 것을 평가받으면 억울하지 않나. 그렇게 오늘도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쓴다. 끙차, 일어나자. 잉크 만들러 가야지.
--- p.183~18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덕질의 끝은 제작! 찾다 찾다 없어서 직접 만든 나만의 문구점”
21세기 망원동에 등장한 동백문구점 유한빈(펜크래프트) 대표의
매일 읽고 쓰고 만드는, ‘덕업일치’ 라이프를 담은 포토 에세이


요즘 주택가 골목에서 문구점은 쉬이 찾아볼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정갈히 나열된 노트들, 색깔별로 빼곡히 꽂힌 볼펜, 곱게 깎은 연필 같은 ‘아날로그’ 감성도 문구점과 함께 사라져가는 추세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동네 문구점은 대형 온라인몰이 대체한 21세기에 문구점 창업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한 명의 ‘문구 덕후’가 있었으니……. ‘동백문구점’, 이름이나 위치만 보면 영락없는 초등학교 앞 문방구지만 각종 준비물이나 가위, 색종이, 줄넘기 등은 팔지 않는다는(복사나 스캔도 죄송하지만 안 된다는) 수상한 문구점 주인 아저씨(자칭)의 느리지만 유연한 삶의 이야기.

『어쩌다, 문구점 아저씨』의 유한빈 작가는 매일같이 책을 읽고, 필사하고, 손글씨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글씨 교정 강의도 진행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펜크래프트’라는 활동명으로 선보인 정갈하고 아름다운 손글씨로 주목을 받으며 관련 도서도 집필한 바 있다. 이 같은 활자 덕질은 문구 덕질과 나란히 발걸음을 같이해왔다. 십여 년간 전 세계 노트를 섭렵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지 못해 ‘노트 유목민’ 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는 마침내 좋아하는 필기구를 직접 만들어, 마니아층에게 판매하고, 오롯이 자신의 취향만으로 완성한 공간을 꾸려가는 삶으로 들어섰다. 채 열 평도 되지 않는 그의 동백문구점은 양장 노트, 다이어리, 만년필, 잉크 등 직접 제작 및 엄선한 제품들로 가득하고, 아늑하다.

“어떤 날은 하루에 한 명도 안 오는 문구점이지만 괜찮습니다.”
‘인생 문구’를 찾아 헤매다 결국 ‘잡스 병’에 걸린 주인장이 되기까지
노트 한 권을 만들어, 끝까지 써내려가는 마음가짐으로 운영하는 브랜딩 기록


“덕질의 끝은 제조잖아요. 디자인도, 종이의 재질도 마음에 드는 노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직접 만들었죠. 동백문구점이 양질의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제조하는 지속 가능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다, 문구점 아저씨』는 저자의 문구 사랑이 시작된 중학생 시절, 온갖 추억의 문구류를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꿀벌 연필(스테들러 노리스)’, ‘에어 샤프(에어 피트)’, ‘젤리 샤프(유니 알파겔)’, 부의 상징이었던 ‘하이테크’와 이제는 국민 볼펜이 된 ‘유니 제트스트림’을 색깔별로 사 모으던 ‘덕심’은 마침내 끝판왕인 몽블랑 만년필까지 가닿았다. 이후 활자 중독 수준으로 책을 읽고 필사를 하던 시간들이 밥벌이 수단이 되어준 시절들을 지나, ‘직접 사용하지 않을 거면 만들지 않는다’, ‘안 팔리면 내가 평생 쓰겠다’는 깊은 애착과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양이 ‘석봉’이와 함께하는 문구점을 창업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꿈꾸며) 유지해나가는 중인 현시점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오늘도 숨 가쁘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느릿하지만 명확한 본인만의 라이프 스타일과 패턴을 지켜가고 있다. ‘잘 안 되면 마음이 편해요’, ‘가게가 작아서 오히려 좋아요’라고 소박하게 말하며 자신을 ‘골방에서 글씨만 쓰는 아저씨’라고 정의한다. 덧붙여 이 책은 소위 ‘잡스 병’에 걸려버린 주인장이 좋아하는 것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만들어버리는 진심 어린, 다소 집요한 일상을 담았다. 일기마저 키보드로 심지어 모바일 SNS에 남기는 디지털 시대임에도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하며, 애정으로 갖은 불편을 감수하는 한 사람의 열정적인 슬로우 라이프를 포토 에세이 형태로 기록했다.

회원리뷰 (24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서평)어쩌다, 문구점 아저씨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j*****7 | 2023.0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리뷰제목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연필보다 볼펜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어느새 컴퓨터니 모바일이니 해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드물어졌다. 얼마전 은행에 가서 이런 저런 종이에 주소와 이름을 적는 것도 너무나 낯설어 은행 직원에게 흰소리로 했는데 지금도 책 후기를 자판 키보드를 두드리며 입력하지 않는가. 

 

어린 시절 학교 앞엔 여지없이 문구점 하나는 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고 딱히 뭔가를 살 돈은 없었지만 조막만한 손으로 새로 들어온 장난감을 주물럭거리고 플러스틱 고유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았다. 특히 후각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서 그런지 지금도 문구점안으로 첫 걸음을 들이밀때 나는 종이, 플라스틱과 고무, 그리고 잉크등으로 혼재된, 뭔가 알싸하면서도 기계적인 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겪었던 어린시절의 펜에 대한 추억에서 시작해 글씨 쓰기를 업으로 삼고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노트와 잉크를 판매하는 사장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소위 오타쿠로서의 면모가 다분한데 꼼꼼함을 넘어선 정리벽이 어느 정도 있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 정도의 아이템을 다루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노트를 만드는 과정이나 잉크병을 주문제작하는 것을 포함해 대중적인 것인 문방구가 아니라 알음알음 찾아와 주는 적은 수의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영업을 하고 있다. 

 

그가 직접 필사 해놓은 글씨를 보면 도저히 따라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작가의 책 한 권을 모조리 필사해 자기가 만든 귀티나는 노트에 꽉꽉 채워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책 대문에 적시한 "좋아하는 일들로만 먹고사는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문구처럼, 소위 덕업일치로 살 수 있음에 나에겐 없는 재주를 가진 그가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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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이 업이 된 부러운 삶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가* | 2022.12.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실제 표지를 보고 싶은 책이다. 표지가 너무 예쁜데다가 '문구점'이라는 설레는 단어가 제목에 있다니. 어렸을 적부터 문구점에만 가면 그 특유의 냄새와 아기자기한 여러 펜과 노트 등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었는데. (저자와 이 부분은 비슷하지만 나는 문구점을 차리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10대, 그리고 굳이;
리뷰제목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실제 표지를 보고 싶은 책이다. 표지가 너무 예쁜데다가 '문구점'이라는 설레는 단어가 제목에 있다니. 어렸을 적부터 문구점에만 가면 그 특유의 냄새와 아기자기한 여러 펜과 노트 등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었는데. (저자와 이 부분은 비슷하지만 나는 문구점을 차리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10대, 그리고 굳이 성별로 분류하자면 그 중에서도 '여성'이라면 문구에 진심인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침 8시도 전에 학교에 도착해서 0교시라는 엄청나게 비인간적이고 인간말살(?)적인 수업을 졸음을 쫓으며 들어야했고,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이라는걸 해야 했으니 하루의 대부분을 감옥같이 생긴 학교라는 곳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니 펜과 노트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좋은 펜에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아닐까. 대학생 때 외국에 잠깐 연수 목적으로 지냈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문구에 진심인 국민은 한국인, 일본인 정도였다. 뭐랄까... 위에서 말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인생에서 문구를 진심 좋아해서 좋아한다기보다는 관심 가질만한게 제한적이다보니 관심을 갖게 된게 아닐까.

 

  망원동에 작고 단촐한 크기의 가게에 문구점을 차린 이제 갓 서른이 된 남자 이야기이다. 어쩌다가 문구점을 차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과 저자가 그 외에도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아쉬운 점은 문체가 너무 가볍고, 블로그 수준인 점이다. 좀 더 문장을 다듬었으면 좋았을텐데. 어쨌든 읽으면서 느낀건 어딘가모르게 좋아하는 것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저자와 비슷하게 나 또한 문구를 좋아하는 만큼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성격이 내향적이다. 실제로 만난다면 매우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다. (책 속에서 손편지를 문구점에 보내면 반드시 답장을 보내준다고 써있어서 솔깃하기도 했다.) 나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나는 악필은 아니지만 글씨체가 아주 예쁜 편도 아닌데, 저자의 글씨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예쁘다. 이 글씨쓰기로 온, 오프라인 강의까지하고 유튜브까지 하다니. 역시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결국은 밥벌이와 연관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와 같이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결단력이 중요하지만 말이다.

 

  동백문구점에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구에 있어서는 거의 전문가인 저자가 선별한 노트의 질감은 어떤 것이며 어떤 펜을 진열해 놓았는지 궁금하다. 또 완벽주의에 가까운 저자의 성격이 어떻게 가게를 예쁘게 꾸며놓았는지도 구경해보고 싶어진다. 

 

  막연히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이용해서 '업'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늘 비관적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용기가 생긴다. 남의 말이 정답은 아님을 지금까지 남의 말만 들으며 나의 진짜 속마음을 스스로 감춘 채 살아온 후 깨달았다. 십 년 후, 나 또한 책 덕후로서 한 가게의 사장이 되어 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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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어쩌다 문구점 아저씨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j*****7 | 2022.12.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리뷰제목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연필보다 볼펜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어느새 컴퓨터니 모바일이니 해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드물어졌다. 얼마전 은행에 가서 이런 저런 종이에 주소와 이름을 적는 것도 너무나 낯설어 은행 직원에게 흰소리로 했는데 지금도 책 후기를 자판 키보드를 두드리며 입력하지 않는가. 

 

어린 시절 학교 앞엔 여지없이 문구점 하나는 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고 딱히 뭔가를 살 돈은 없었지만 조막만한 손으로 새로 들어온 장난감을 주물럭거리고 플러스틱 고유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았다. 특히 후각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서 그런지 지금도 문구점안으로 첫 걸음을 들이밀때 나는 종이, 플라스틱과 고무, 그리고 잉크등으로 혼재된, 뭔가 알싸하면서도 기계적인 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겪었던 어린시절의 펜에 대한 추억에서 시작해 글씨 쓰기를 업으로 삼고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노트와 잉크를 판매하는 사장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소위 오타쿠로서의 면모가 다분한데 꼼꼼함을 넘어선 정리벽이 어느 정도 있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 정도의 아이템을 다루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노트를 만드는 과정이나 잉크병을 주문제작하는 것을 포함해 대중적인 것인 문방구가 아니라 알음알음 찾아와 주는 적은 수의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영업을 하고 있다. 

 

그가 직접 필사 해놓은 글씨를 보면 도저히 따라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작가의 책 한 권을 모조리 필사해 자기가 만든 귀티나는 노트에 꽉꽉 채워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책 대문에 적시한 "좋아하는 일들로만 먹고사는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문구처럼, 소위 덕업일치로 살 수 있음에 나에겐 없는 재주를 가진 그가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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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c*****l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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