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6월 20일 |
---|---|
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24g | 128*188*16mm |
ISBN13 | 9788925577968 |
ISBN10 | 8925577968 |
발행일 | 2022년 06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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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24g | 128*188*16mm |
ISBN13 | 9788925577968 |
ISBN10 | 8925577968 |
프롤로그 1부. 이 담에 크면 문구점 아저씨가 될 거야 오, 이게 어른들이 쓰는 연필인가? 다시 문구점으로 간 꼬마 본격 문구 덕질의 서막이 열리고 이 담에 크면 문구점을 열어야지 신상품, 대체 언제까지 나올래? 지금은 국민 볼펜이 되었지 어떤 펜을 써도 예전만큼 즐겁지 않아 글씨를 교정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네 평범한 나도 유명해질 수 있을까? 글씨를 써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이렇게 저렇게 작가가 되었답니다 2부. 어, 진짜 문구점 아저씨가 됐잖아? 코로나 시국에 문구점을 여는 게 맞는 걸까?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로 개업 준비 중 읽은 책에서 답을 찾아보자 어떤 노트를 만들지 이미 정했으니 차근차근 동백문구점만의 특별한 잉크가 있다면 하루 한 명도 안 오는 문구점이지만 괜찮아 석봉이가 소중하게 내게로 왔다 문구점이 자기 세상인 석봉이 죄송하지만 쇼핑백이 없어요 3부. 그렇게 살면 인생이 재미없지 않나요? 술, 담배, 유흥도 없이 무슨 재미로 살아요? 우리가 가면 안 되는 곳이야 요즘 글씨 쓸 일 없잖아? 노트는 다 똑같은 거 아닌가? 다 쓴 노트를 왜 버릴까? 동백문구점이 가장 조심하는 한 가지 가게가 작아서 오히려 좋아요 4부. 어때요, 이렇게 살아가는 삶? 어떤 일 하세요? 인생 책은 몇 권이나 될까? 책 읽다가 재미없으면 어떡해요? 사고 나서 가장 만족스러운 단 하나의 물건 필사를, 메모를 왜 하나요? 악필인 저도 글씨 교정이 가능할까요? 필압이 너무 센데 힘을 빼는 방법이 있을까요? 출퇴근 지하철 이동 시간도 아까워서 잘 안 되면 마음이 편해요 가장 구식(?)인 활동을 하면서 미래지향적인 사람 골방에서 글씨만 쓰는 아저씨 불편한 것들이 감성으로 다가오는 이유 에필로그 |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연필보다 볼펜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어느새 컴퓨터니 모바일이니 해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드물어졌다. 얼마전 은행에 가서 이런 저런 종이에 주소와 이름을 적는 것도 너무나 낯설어 은행 직원에게 흰소리로 했는데 지금도 책 후기를 자판 키보드를 두드리며 입력하지 않는가.
어린 시절 학교 앞엔 여지없이 문구점 하나는 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고 딱히 뭔가를 살 돈은 없었지만 조막만한 손으로 새로 들어온 장난감을 주물럭거리고 플러스틱 고유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았다. 특히 후각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서 그런지 지금도 문구점안으로 첫 걸음을 들이밀때 나는 종이, 플라스틱과 고무, 그리고 잉크등으로 혼재된, 뭔가 알싸하면서도 기계적인 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겪었던 어린시절의 펜에 대한 추억에서 시작해 글씨 쓰기를 업으로 삼고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노트와 잉크를 판매하는 사장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소위 오타쿠로서의 면모가 다분한데 꼼꼼함을 넘어선 정리벽이 어느 정도 있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 정도의 아이템을 다루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노트를 만드는 과정이나 잉크병을 주문제작하는 것을 포함해 대중적인 것인 문방구가 아니라 알음알음 찾아와 주는 적은 수의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영업을 하고 있다.
그가 직접 필사 해놓은 글씨를 보면 도저히 따라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작가의 책 한 권을 모조리 필사해 자기가 만든 귀티나는 노트에 꽉꽉 채워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책 대문에 적시한 "좋아하는 일들로만 먹고사는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문구처럼, 소위 덕업일치로 살 수 있음에 나에겐 없는 재주를 가진 그가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실제 표지를 보고 싶은 책이다. 표지가 너무 예쁜데다가 '문구점'이라는 설레는 단어가 제목에 있다니. 어렸을 적부터 문구점에만 가면 그 특유의 냄새와 아기자기한 여러 펜과 노트 등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었는데. (저자와 이 부분은 비슷하지만 나는 문구점을 차리고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는 10대, 그리고 굳이 성별로 분류하자면 그 중에서도 '여성'이라면 문구에 진심인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침 8시도 전에 학교에 도착해서 0교시라는 엄청나게 비인간적이고 인간말살(?)적인 수업을 졸음을 쫓으며 들어야했고, 밤 10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이라는걸 해야 했으니 하루의 대부분을 감옥같이 생긴 학교라는 곳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니 펜과 노트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좋은 펜에 관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아닐까. 대학생 때 외국에 잠깐 연수 목적으로 지냈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문구에 진심인 국민은 한국인, 일본인 정도였다. 뭐랄까... 위에서 말한 학창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인생에서 문구를 진심 좋아해서 좋아한다기보다는 관심 가질만한게 제한적이다보니 관심을 갖게 된게 아닐까.
망원동에 작고 단촐한 크기의 가게에 문구점을 차린 이제 갓 서른이 된 남자 이야기이다. 어쩌다가 문구점을 차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과 저자가 그 외에도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소개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아쉬운 점은 문체가 너무 가볍고, 블로그 수준인 점이다. 좀 더 문장을 다듬었으면 좋았을텐데. 어쨌든 읽으면서 느낀건 어딘가모르게 좋아하는 것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저자와 비슷하게 나 또한 문구를 좋아하는 만큼 책을 좋아한다. 그리고 성격이 내향적이다. 실제로 만난다면 매우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이다. (책 속에서 손편지를 문구점에 보내면 반드시 답장을 보내준다고 써있어서 솔깃하기도 했다.) 나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나는 악필은 아니지만 글씨체가 아주 예쁜 편도 아닌데, 저자의 글씨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예쁘다. 이 글씨쓰기로 온, 오프라인 강의까지하고 유튜브까지 하다니. 역시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결국은 밥벌이와 연관될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와 같이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결단력이 중요하지만 말이다.
동백문구점에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구에 있어서는 거의 전문가인 저자가 선별한 노트의 질감은 어떤 것이며 어떤 펜을 진열해 놓았는지 궁금하다. 또 완벽주의에 가까운 저자의 성격이 어떻게 가게를 예쁘게 꾸며놓았는지도 구경해보고 싶어진다.
막연히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이용해서 '업'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늘 비관적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용기가 생긴다. 남의 말이 정답은 아님을 지금까지 남의 말만 들으며 나의 진짜 속마음을 스스로 감춘 채 살아온 후 깨달았다. 십 년 후, 나 또한 책 덕후로서 한 가게의 사장이 되어 있을까?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 연필에 대한 추억은 몇 개씩 있을 것이다.
디지털이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인지라 흰 종이위에 새로 산 연필을 곱게 깎아 뾰죽한 흑심을 굴려가며 써내려간 글씨에 만족해 하던 시절, 글씨 잘 쓰는 아이에겐 지우개나 공책을 선물로 주기도 하던 시절. 없는 집이라 연필 한 다스가 생일 선물로 들어오면 먹는 것을 받는 것보다 기뻤다.
나이가 들면서 연필보다 볼펜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졌고 어느새 컴퓨터니 모바일이니 해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드물어졌다. 얼마전 은행에 가서 이런 저런 종이에 주소와 이름을 적는 것도 너무나 낯설어 은행 직원에게 흰소리로 했는데 지금도 책 후기를 자판 키보드를 두드리며 입력하지 않는가.
어린 시절 학교 앞엔 여지없이 문구점 하나는 있었다. 그곳은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고 딱히 뭔가를 살 돈은 없었지만 조막만한 손으로 새로 들어온 장난감을 주물럭거리고 플러스틱 고유의 냄새를 맡아보는 것도 좋았다. 특히 후각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서 그런지 지금도 문구점안으로 첫 걸음을 들이밀때 나는 종이, 플라스틱과 고무, 그리고 잉크등으로 혼재된, 뭔가 알싸하면서도 기계적인 냄새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본인이 겪었던 어린시절의 펜에 대한 추억에서 시작해 글씨 쓰기를 업으로 삼고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노트와 잉크를 판매하는 사장으로서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소위 오타쿠로서의 면모가 다분한데 꼼꼼함을 넘어선 정리벽이 어느 정도 있지 않고서는 하기 힘들 정도의 아이템을 다루고 있다. 직접 디자인한 노트를 만드는 과정이나 잉크병을 주문제작하는 것을 포함해 대중적인 것인 문방구가 아니라 알음알음 찾아와 주는 적은 수의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영업을 하고 있다.
그가 직접 필사 해놓은 글씨를 보면 도저히 따라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작가의 책 한 권을 모조리 필사해 자기가 만든 귀티나는 노트에 꽉꽉 채워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책 대문에 적시한 "좋아하는 일들로만 먹고사는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문구처럼, 소위 덕업일치로 살 수 있음에 나에겐 없는 재주를 가진 그가 더 없이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