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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하야부사 소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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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692쪽 | 754g | 135*195*35mm
ISBN13 9791138477888
ISBN10 113847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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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득 뜬 별이 조용히, 소리도 없이 움직이고 있다. 아무리 바라봐도 질리지 않는 밤하늘이다. 도쿄에서는 이렇게까지 맑은 하늘을 볼 수가 없다. 별들은 밝은 하늘의 상자에 박힌 채, 마치 생명이 깃든 것처럼 반짝이고 있다. 나무들을 흔들고, 이른 봄의 싸늘한 바람이 목덜미를 쓰다듬는데도 불구하고 미마 다로는 2층 베란다에서 하늘을 계속 올려다보고 있었다. 타로가 하야부사 지구로 이사 온 것은 불과 한 달 정도 전이다. 이곳은 주부 지방, U현 S군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야오로즈면. 이 ‘야오로즈(八百万)’는 야오요로즈가 아니라 약간 발음이 바뀐 야오로즈라고 읽는다. 이 면에 있는 여섯 지구 중, 해발 500미터 고원에 있는 것이 이 ‘하야부사 지구’다.

작년 봄. 다로가 이곳을 찾아온 것은 수십 년 만이었다. 쓰던 소설을 취재하기 위해 이웃 현을 방문했다가 온 김에 문득 생각나서 이 면까지 온 것이다. 취재하러 간 곳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드라이브를 했다. 그리고 다로는 이 산촌의 끝없는 매력에 빠져버린 것이다.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초목. 잠깐 들른 ‘길가의 역’에서 만난 이 지역 사람들과의 소박한 교류.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니 솔개가 유유히 날아다녔고, 침엽수 숲 너머에는 골프장이 보였다. 메마른 풀에 흙냄새가 약간 섞여 있었고, 때때로 어딘가에 있는 것 같은 축사 냄새가 약간 감도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1장 벚꽃 저택의 주민」중에서

급속도로 수압 때문에 부풀어오른 호스는 뒤틀린 중간 부분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몸부림쳤고, 간스케가 그제야 눈치채긴 했지만 이미 늦었기에 엄청난 기세로 모리노의 발치를 후려친 것이다. 앞쪽으로 몸을 숙인 채 자세를 잡고 있던 모리노가 다리에 충격을 받고 뒤쪽으로 쓰러진 것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에 일어난 일이었다. 세차게 뿜어져 나온 물이 표적에서 크게 빗나갔을 뿐만이 아니라 하필이면 내빈석을 일자로 휩쓸었다. 터무니없는 소동이 일어났다. 면장 같은 사람들이 앉아 있던 내빈석은 물난리가 났고, 몇 명은 물의 기세에 밀려서 뒤로 넘어졌다. 그중에는 온몸이 흠뻑 젖은 아야도 있었다. 접이식 의자와 함께 뒤쪽으로 넘어진 노부오카를 직원들이 부축해서 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눈에 엄청난 분노가 깃든 채 운동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응원석에서는 미야하라가 마치 혼이 빠져나간 인형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다로는 직원들이 아야에게 수건을 건네며 내빈석 밖으로 안내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있었다. 하야부사 분단 C팀은 채점 불가능, 실격당했고, 그렇게 다로네 팀의 소방 대회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3장 소방 기술 대회의 전말」중에서

죽은 히로노부가 오르비스 테라에 기사단에 들어갔었다면 어떨까. 그리고 히로노부는 그 교단에서 탈퇴하려 했다. 그래서 살해당했다――, 그런 가설도 성립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죽인 사람이 아야일지도 모른다. 히로노부의 죽음이 사고인지 사건인지는 아직도 알아내지 못했다.

반대로 아야가 예전에 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는 사실을 히로노부가 어디선가 알아냈을 가능성도 있다. 히로노부는 야쿠자와 관련이 있었다. 그 사실은 장례식에 야쿠자가 왔다는 사실만 봐도 분명하다. 그리고 그 야쿠자는 예전에 아야가 취재했었다. 누군가에게 그녀가 오르비스 테라에 기사단의 신자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협박 소재로 이용하기 위해 히로노부에게 말해주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녀가 히로노부를 가쓰라강으로 불러내서 죽였고, 시체는 나중에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장례식에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야쿠자가 나타났기에 그녀는 매우 동요했다. 그리고 히로노부에게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예전에 자신이 취재했던 야쿠자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7장 추리와 알리바이」중에서

“슬슬 가볼까요.”
에니시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선 것은 거의 저녁이 되어서였다. 현관 앞에서 에니시가 타고 온 경트럭이 언덕길을 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겐사쿠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럼 나도 가겠네.”
그는 그렇게 조용히 말한 다음, 뜰에 세워두었던 차에 탔다.

다로는 발에 달라붙는 듯한 피로와 나른한 감각을 느끼며 한동안 12월의 싸늘한 추위 속에서 겐사쿠의 자동차 엔진 소리가 멀어져 가는 것을 듣고 있었다. 조만간 오르비스 십자군의 범행은 전부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살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노부코의 속마음이 빛을 볼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인생과 운명 사이에 낀 채 살아온 한 여자의 삶을 생각하며 조용히 기도를 하려다가 문득 떠올렸다. 노부코를 위해 기도해야 할 신앙은 대체 어디에 있을까. 거기에 그 여자의 진짜 불행이 있는 게 아닐까, 다로는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최종장 성지로 이어지는 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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