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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중군자 장계향
여성 인물 도서관-03이동
김경옥 글 / 안혜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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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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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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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라 하면 보통은 꽃을 생각할 터이지만 나는 왕유가 지은 시 〈춘계문답〉에 나오는 것처럼 얼마 못 가 지는 봄꽃보다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고 그 향기도 좋은 계수나무 계 자를 써서 계향이라 지었소. 부디 우리 딸아이가 고난을 겪는 이웃을 격려하고 바른 삶을 살면 좋겠소.”
“계향, 참 좋은 이름입니다. 생강과 계수나무는 껍질이 오래될수록 매워지는 성질이 있지요. 심지가 곧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단단한 아이가 될 겁니다.”
흥효는 아기를 바라보며 이름을 불러 보았다.
“내 딸 계향아, 세상에 태어나 줘서 고맙구나.”
--- p.13~15
“귀복아, 네가 그토록 해 보고 싶은 일이라면 도전해 봐.”
뜻밖의 말을 들은 귀복은 계향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눈이 커다래졌다.
“하지만 난 여자야. 그게 가능할까?”
“여자라고 못 할 게 어디 있어? 네 능력을 펼쳐 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도전해 보는 거지.”
귀복은 감히 도전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었는데 계향의 말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계향아, 그럼 나보고 무예를 배워 무과 시험에 도전해 보라는 거야?”
“네가 진정으로 원한다면 용기를 내 보는 거야. 나는 너를 응원할게.”
--- p.53~55
충효당 앞에는 늘 걸인들이 몰려들어 배고픔을 달래고자 했다. 아침이면 대문 앞으로 줄을 서서 한 끼 식사를 구걸하였다.
“밥 좀 주시오. 이 댁에 가면 얻어먹을 수 있다 하여 멀리서 왔소.”
계향은 충효당의 며느리다운 넉넉한 품으로 이들을 결코 그냥 보내지 않았다. 계향은 오후가 되면 아예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 두 개를 걸고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쌀과 나물 또는 곡식 가루를 넣거나 주워 놓은 도토리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끓인 죽이었다.
--- p.84
계향은 배고픈 자들을 위해 날마다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 죽을 끓이고 끼니를 챙겼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을 돕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 계향은 시아버지 운악 앞에 앉았다.
“아버님, 충효당 앞에는 일 년 내내 걸인들과 배고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으나 곳간의 양식은 정해져 있어요. 무작정 식량을 퍼서 그들에게 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한 얻어먹는 자의 자존심도 생각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나도 그게 늘 고민이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느냐?”
“굶어 죽는 것도 무섭지만 추위에 얼어 죽는 것도 큰 고통이에요. 없는 자들은 최소한 걸쳐야 할 따뜻한 옷조차 없어 참 안타깝습니다. 도토리죽이라도 쑤어 주기 위해 도토리를 주워 오게도 하지만, 그와 더불어 길쌈 노비들과 함께 옷감을 지어 그들이 얼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계향, 참 좋은 이름입니다. 생강과 계수나무는 껍질이 오래될수록 매워지는 성질이 있지요. 심지가 곧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단단한 아이가 될 겁니다.”
흥효는 아기를 바라보며 이름을 불러 보았다.
“내 딸 계향아, 세상에 태어나 줘서 고맙구나.”
--- p.13~15
“귀복아, 네가 그토록 해 보고 싶은 일이라면 도전해 봐.”
뜻밖의 말을 들은 귀복은 계향의 말이 믿어지지 않아 눈이 커다래졌다.
“하지만 난 여자야. 그게 가능할까?”
“여자라고 못 할 게 어디 있어? 네 능력을 펼쳐 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도전해 보는 거지.”
귀복은 감히 도전이라는 말을 쓸 수가 없었는데 계향의 말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계향아, 그럼 나보고 무예를 배워 무과 시험에 도전해 보라는 거야?”
“네가 진정으로 원한다면 용기를 내 보는 거야. 나는 너를 응원할게.”
--- p.53~55
충효당 앞에는 늘 걸인들이 몰려들어 배고픔을 달래고자 했다. 아침이면 대문 앞으로 줄을 서서 한 끼 식사를 구걸하였다.
“밥 좀 주시오. 이 댁에 가면 얻어먹을 수 있다 하여 멀리서 왔소.”
계향은 충효당의 며느리다운 넉넉한 품으로 이들을 결코 그냥 보내지 않았다. 계향은 오후가 되면 아예 마당에 커다란 가마솥 두 개를 걸고 죽을 쑤어 사람들에게 대접했다. 쌀과 나물 또는 곡식 가루를 넣거나 주워 놓은 도토리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끓인 죽이었다.
--- p.84
계향은 배고픈 자들을 위해 날마다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 죽을 끓이고 끼니를 챙겼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을 돕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 계향은 시아버지 운악 앞에 앉았다.
“아버님, 충효당 앞에는 일 년 내내 걸인들과 배고픈 사람들이 줄을 서 있으나 곳간의 양식은 정해져 있어요. 무작정 식량을 퍼서 그들에게 준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한 얻어먹는 자의 자존심도 생각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나도 그게 늘 고민이었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느냐?”
“굶어 죽는 것도 무섭지만 추위에 얼어 죽는 것도 큰 고통이에요. 없는 자들은 최소한 걸쳐야 할 따뜻한 옷조차 없어 참 안타깝습니다. 도토리죽이라도 쑤어 주기 위해 도토리를 주워 오게도 하지만, 그와 더불어 길쌈 노비들과 함께 옷감을 지어 그들이 얼어 죽지 않게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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