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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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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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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3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176g | 188*257*20mm
ISBN13 9791155816288
ISBN10 1155816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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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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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과정을 그처럼 철저히 통제하는 감독은 세상에 몇 되지 않는다. 그는 매번 컬러 활용 계획과 옷감 선택, 정밀한 카메라 움직임을 자세히 밝힌 연출 전략과 무드 보드가 담긴 시나리오를 제작진에게 직접 전달한다. 캐릭터의 의상과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은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드러낸다.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의 승무원들은 비니를 제각기 약간 다른 각도로 쓰고 있는데, 앤더슨은 모자의 위치를 일일이 잡아주었다. 그는 분자 수준에서 영화를 만든다. 그의 영화들은 각각이 나름의 생태계다. 수면에는 빛이 어른거리지만, 그 아래로는 깊고 어두운 대양이 흐르고 있다.
--- p.10

웨스 앤더슨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무척이나 질서정연한 프레임에 담긴 엉망진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초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가짜처럼 느껴지지만, 감정만큼은 진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는 자신의 삶과 관련된 내용을 작품에 담고, 스토리텔링의 씨줄과 날줄에 자기 정체성을 무척 많이 투여한다. 다녔던 학교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고, 실제 친구와 지인, 동네 커피숍 주인을 배우로 캐스팅하고, 오랫동안 흠모해온 작품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오마주한다. 그러므로 앤더슨이 다른 사람이 쓴 시나리오를 연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별나고 개인적인 이야기에만 봉사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그를 작가주의 감독auteur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 p.14

“냉소주의의 기미가 전혀 없는 영화가 여기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바틀 로켓]을 희귀한 작품으로 묘사하며 쓴 글이다. 스코세이지는 [바틀 로켓]을 1996년 최고의 영화 10편 중 하나로, 앤더슨을 신세대 영화감독의 선봉에 선 인물로 꼽으며 DVD로 재탄생한 이 영화에 지지를 보냈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이 영화의 섬세하고 사려 깊은 면에 끌렸으며, 스토리에 담긴 인간적인 감정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불확실하고 위험한 것을 감수하는 것만이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무리. 그들은 그저 자기 본연의 모습이 되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는 것을 모른다.”
--- p.30

앤더슨과 윌슨은 집이 강도한테 털린 상황을 연출했다. 강도가 제대로 잠기지 않은 창문을 통해 아파트로 침입했고, 물건을 챙겨 튄 것처럼 꾸민 뒤 범죄가 일어났다며 지역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집주인은 속지 않았다. 그는 ‘내부 소행’으로 보인다고 주장했고(사실이었다) 창문도 수리해주지 않았다. 비록 원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 시도는 다른 쪽에서 반가운 결실을 맺었다. 이 실패한 범죄 시도를 시나리오로 발전시킨 것이다. 둘은 화려하게 확 타오른 뒤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싸구려 불꽃놀이를 가리키는 속어 ‘바틀 로켓’을 시나리오의 제목으로 붙였다. “그 영화는 당시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 생활에는 좀 체계가 없었죠.”
--- p.35

이야기 속 이야기라는 형식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부터 시작됐다. 이 영화는 무대에 설치된 커튼을 여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로얄 테넌바움]은 책 속의 이야기이고, [판타스틱 Mr. 폭스]는 로알드 달의 책을 바탕으로 한다. [문라이즈 킹덤]은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무뚝뚝한 기상학자의 일기예보가 중심 이야기를 감싸고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영화와 같은 제목의 책을 읽고 있는 한 소녀에게서 시작한다. 이러한 프레이밍은 작품의 톤을 설정한다. 관객에게 이어질 이야기의 분위기를 넌지시 알려주고,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 p.59

[문라이즈 킹덤]은 그가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에서 보여준 ‘로맨틱한 충동’으로 되돌아가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앤더슨 영화 치고는 별나게도 정확히) 1965년이고, 공간적 배경은 뉴잉글랜드 앞바다에 있는 가상의 섬 ‘뉴펜잔스’다. 왜 섬이었을까? 앤더슨은 관객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공간을 원했다. 그는 『피터 팬』의 네버랜드와 비슷한, 실종된 아이들이 부족을 만들어 살아가는 마법적인 공간을 상상했다. “여자아이는 여행 가방에 판타지 책을 잔뜩 넣고 다니죠. 그렇게 상상하던 중 문득 영화 전체가 그 가방 안에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가방에 든 책 중 한 권이 될 수 있는 거죠.”
--- p.125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제로가 M. 구스타브 H.에 대해 말하던 표현을 떠올려보자. “그의 세계는 그가 존재하기도 한참 전에 사라졌어. 하지만 그는 그 환상을 근사하고도 품위 있게 지켜냈지.” 이 대사는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에 대한 정확한 묘사다. 그 또한 자신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근사하고도 품위 있게 지켜낼 것이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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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보는 기쁨과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들어줄 만족스러운 책. 앤더슨의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다.
- 뉴욕 저널 오브 북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필수 소장해야 할 책. 웨스 앤더슨의 컬러풀한 상상력 속으로 풍덩 빠져든 느낌이다.
- 하이 브로우 매거진
웨스 앤더슨의 작품들을 사랑하는지, 사랑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가장 사랑하는 영화는 어떤 것인지 이 책을 고른 사람들과 밤새 이야기하고 싶다. 천진한 듯 비애를 띤 그 영화들이 어떻게 움트고 빚어졌을지 궁금했던 이에게, 이 책은 현장으로의 초대장이 되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게 해준다. 각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영화 못지않게 극적이기에, 영화를 보고 매혹된 이들이라면 맘을 졸이며 읽게 될 것이다. 외로움은 있어도 냉소는 없는 웨스 앤더슨의 독보적인 세계를 한껏 누비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 정세랑 (소설가, 『시선으로부터,』 저자)
영화가 아닌 매체로 영화를 다시 보는 일이 충족감을 주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영화 글’이 영화 팬들에게 오차 없이 가닿는 순간을 (독자로서나 필자로서나) 희구하는 이들에게 『웨스 앤더슨』은 하나의 온전한 체험이 되어줄 것이다. 데뷔작 [바틀 로켓]부터 [프렌치 디스패치]까지 10편을 망라한 이 책은 웨스 앤더슨의 스타일과 감수성, 컬러 팔레트를 책의 물성 자체로 구현해낸 야심으로 반짝인다. 베테랑 영화 기자가 탄생시킨 이 정확한 애호의 보고서 속엔 심미주의자 웨스 앤더슨을 말할 때 곧잘 간과되곤 했던 세밀한 정신의 풍경화도 담겨 있다. ‘앤더슨 터치’가 담긴 숏의 기법, 다양한 비주얼 모티프, 지금의 예술가를 만든 영화사의 다양한 계보를 비밀 쪽지처럼 엿보는 동안, 쓸쓸한 노스탤지어가 도사린 영화의 깊은 내면이 나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는 잠시나마 웨스 앤더슨 세계를 채우는 앙상블의 일원이 되는 경험이다.
- 김소미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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