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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4년 03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12g | 138*190*15mm |
| ISBN13 | 9791193811054 |
| ISBN10 | 119381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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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쩌면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나일지도 모른다.
어제저녁 나는, 학교에서 이미아 선생님을 만났다.
--- p.11
“학준아.”
내가 바라보자, 선생님이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학준이는 참 예쁜 아이야. 가능성도 무한하고. 그거 잊지 마.”
--- p.35
십 분. 내가 선생님을 만난 때는 선생님의 힘겨웠던 십 분과 얼마나 가까웠을까. 내가 그 십 분 안에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선생님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힘내시라고 한마디를 건넸다면, 선생님은 지금 살아 계실까?
--- p.53
“엄마, 엄마가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잘못했으면 반성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바로잡으면 된다고.”
“응…… 맞아. 근데 너무 쉽게 얘기했나봐. 막상 내가 하려니 쉽지가 않네. 그리고 이미아 선생님은…… 이미 돌아가셨잖아.”
--- p.95
노수미도 수험생 시절 임용시험만 합격시켜 주면 학교의 잡초 뽑기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었다. 누구나 그만큼 간절하게 합격을 바란다. 그런데 이미아가 이런 대답을 했다는 것은 지금 힘들다는 뜻이다.
--- p.127
교감은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
“처음에는 그저 교감의 의무로 갖다놓았는데 점점 딸 생각이 났어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과 괴로워하는 젊은 선생님들을 보고 우리 딸이 미래에 학생들을 가르칠 학교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p.161
노수미는 오늘 처음으로 미소 지었다.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 p.164
강범준은 거실로 나왔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슈도 선점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펨에게 돈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근데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기도 했다. 특히, 아무것도 못 봤다면서 도망치던 남학생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강범준은 팔짱을 낀 채 중얼거렸다.
“걔는 대체 뭘 본 걸까?”
--- p.195
“그렇긴 하지. 〈라쇼몽〉같네.”
“〈라쇼몽〉?”
“옛날 일본 영화야.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조사를 하는데 목격자들의 증언이 다 달라. 심지어 당사자조차 말이야. 왜 그런 줄 알아?”
강범준이 고개를 젓자 이성한이 대답했다.
“각자의 사정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 거야.”
어제저녁 나는, 학교에서 이미아 선생님을 만났다.
--- p.11
“학준아.”
내가 바라보자, 선생님이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학준이는 참 예쁜 아이야. 가능성도 무한하고. 그거 잊지 마.”
--- p.35
십 분. 내가 선생님을 만난 때는 선생님의 힘겨웠던 십 분과 얼마나 가까웠을까. 내가 그 십 분 안에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선생님은 아무 잘못이 없으니 힘내시라고 한마디를 건넸다면, 선생님은 지금 살아 계실까?
--- p.53
“엄마, 엄마가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잘못했으면 반성하고 사과하고, 그리고 바로잡으면 된다고.”
“응…… 맞아. 근데 너무 쉽게 얘기했나봐. 막상 내가 하려니 쉽지가 않네. 그리고 이미아 선생님은…… 이미 돌아가셨잖아.”
--- p.95
노수미도 수험생 시절 임용시험만 합격시켜 주면 학교의 잡초 뽑기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었다. 누구나 그만큼 간절하게 합격을 바란다. 그런데 이미아가 이런 대답을 했다는 것은 지금 힘들다는 뜻이다.
--- p.127
교감은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였다.
“처음에는 그저 교감의 의무로 갖다놓았는데 점점 딸 생각이 났어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과 괴로워하는 젊은 선생님들을 보고 우리 딸이 미래에 학생들을 가르칠 학교가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p.161
노수미는 오늘 처음으로 미소 지었다.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이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세상에 알릴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 p.164
강범준은 거실로 나왔다.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슈도 선점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펨에게 돈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근데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기도 했다. 특히, 아무것도 못 봤다면서 도망치던 남학생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강범준은 팔짱을 낀 채 중얼거렸다.
“걔는 대체 뭘 본 걸까?”
--- p.195
“그렇긴 하지. 〈라쇼몽〉같네.”
“〈라쇼몽〉?”
“옛날 일본 영화야.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조사를 하는데 목격자들의 증언이 다 달라. 심지어 당사자조차 말이야. 왜 그런 줄 알아?”
강범준이 고개를 젓자 이성한이 대답했다.
“각자의 사정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모두가 거짓말을 한 거야.”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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