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소리의 황홀

소리의 황홀

: 윤광준의 오디오 이야기

[ 개정판 ]
리뷰 총점8.0 리뷰 4건
베스트
예술 top100 2주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2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8720393
ISBN10 89587203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전문서평 위원 표정훈
386세대로 일컬어지는 연령층이라면 워크맨에 대한 향수를 지닐 법하다. 워크맨은 본래 일본 소니사가 개발하여 1979년에 처음 출시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별칭이다. 제품의 정식 이름은 사운드어바웃(sound-about), 즉 '주위를 둘러 싼 소리'이다. 외국어 단어를 가지고 신조어를 만드는 일본인들의 각별한 취향의 결과이기도 하다. walk(걷다)와 사람(man)을 합쳤으니, 걸어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정도의 뜻이다.

그런데 나는 워크맨과 고급 오디오 기기의 음질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다. 고급 오디오 기기의 소리가 훨씬 더 웅장하다는 정도 이외에는 그다지 각별한 차이를 못 느낀다. 물론 남들보다 귀가 어두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소리를 감별하는 데에 무척 둔감한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오디오 시설을 갖추고 계신 친척 어르신 한 분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했다. 그 분은 오디오 시설이 있는 방에 가족들의 출입도 금한다. 그 '자기만의 방'에서 더 없는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산소 이외에 음악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다고 말씀할 정도이니, 소리광, 소리 도락가를 뜻하는 사운드파일(soundphile)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사진작가이자 오디오 칼럼니스트 윤광준 씨의 『소리의 황홀』덕분에 나는 앞서 언급한 친척 어르신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에서 사운드파일을 언급했지만, 아닌게 아니라 일본식 조어인 오디오매니아 대신에 오디오파일(audiophile)이라는 말이 점점 더 빈번하게 사용되는 추세라고 한다. 저자의 드넓은 오지랖과 책글이 아닌 말글에 가까운 글쓰기가 나 같은 문외한에게 친절로 다가온다. 작가 윤대녕의 짧지만 인상적인 추천의 글이 저자의 풍모와 살아 온 내력을 가늠하게 해 준다.

오디오에 빠지면 왜 헤어 나오지 못하는가? '대가 없는 일이 주는 자기 만족과 희열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 빛나고 스스로 아름답고 스스로 난해한 삶의 시간을 갖는 일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 난해한 삶의 시간의 한 사례는 다음과 같다. 저자는 빅토리아 뮬로바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음 뒤에 숨어 있는 공기의 울림을 문제삼고, 소리가 아닌 연주 공간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씨름했다.

이에 스피커 스텐드에 볶은 모래를 넣어보기도 하고, 몇 십만 원 하는 은선 케이블을 꼬아보고 풀어보며 노심초사하다가 날이 훤하게 밝았다. 두께가 얇은 아파트 문짝의 공명으로 음이 탁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아예 문짝을 봉해버리기도 하고, 쿠션의 솜을 뜯어내 방 구석구석에 쑤셔 넣기까지 했다. 그렇게 애쓴 끝에, 빅토리아 뮬로바가 연주하는 연주홀의 크기를 연상할 수 있는 소리의 울림을 만들었고, 그 순간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저자 자신만의 음악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저자는 그만한 도취의 심연을 대신할 이 지상의 놀이를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아날로그 LP에서 CD로 '변절한' 골수 아날로그파들을 목격한 저자는, 메이커가 만들어주는 기계를 군말 없이 쓰는 대중의 수동성이 불가항력임을 인정한다. 이른바 A/V 시스템의 경이로움을 체험하고 난 저자의 통찰이다.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아무래도 생산자의 몫이며, 더 나아가 새로운 것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은 인간뿐이라는 보다 넓은 통찰로까지 이어진다. 순수 오디오의 종말에 대한 저자의 조금은 우울해 보이는 통찰.

나처럼 워크맨과 고급 오디오 기기의 음질 차이에 둔감한 사람, 오디오의 세계에 초발심을 낸 사람, 모름지기 음향 기기란 소리만 나오면 됐지 그 무슨 유난이냐고 생각하는 사람, 오디오 마니아들의 속내를 홈쳐보는 불온한(?)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 목록에 무언가 새롭고 각별한 것을 추가시키고 싶은 사람.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속인의 귀에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소리의 어떤 신성함을 찾는 구도자 아니 구음자의 모습, 그런 모습과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바로 이 책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오디오는 음악과 기기, 인간의 세 축으로 이루어진다. 음악성이 빠진 오디오는 공허하다. 오디오적인 섬세함이 빠진 음악도 마찬가지다. 이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나는 진정한 주체다. 오디오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운드의 완성을 통해 음악의 도취를 이끌어내는 작업이다. 결국 인간의 문제다.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고뇌가 얽혀있는 오디오는 그 이면에 숱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p.10, 글을 시작하며)'
--- p.10
어쨌든 열심히 그리고 미친 듯이 음악을 들었다. 친구들이 길거리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며 화염병과 깨진 보도블록으로 진압대를 향해 돌팔매질을 해대고 경찰의 닭장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가 뜬 눈으로 밤을 새울 때, 나는 그 울분을 낡은 레코드 판이나 돌리며 달래고 있었다. 존경하는 선배가 찬 콘크리트 바닥에 내팽겨쳐져 피범벅이 되도록 맞고 있을 때 나는 숨죽여 흐느끼며 존 바에즈의 <우리 승리하리라>, 피터 폴 엔 메리가 부르는 <탈주병>, 밥 딜런의 <블로잉 인더 윈드>를 들었다. 동료들이 온몸으로 저항하고 자신의 미래를 저당잡히는 동안, 나는 위대한 아티스트들로부터 자유와 희망, 절망과 고독을 하나씩 배워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는 치졸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아편 중독자처럼 매일매일 단위를 높여 음악과 오디오 속에 몸을 숨겼다. 내 인생의 반 정도는 이때의 비겁함과 두려움을 자양으로 삼고 있는지도 모른다.
--- p.26
수천 년 전 돌판에 새긴 로제타스톤이나 파피루스에 쓰인 상형문자의 내용을 지금 바로 읽을 수 있는 것은 문자라는 아날로그 기호 때문이다. 만일 이것이 디지털로 기록되었다면 변환 코드를 일치시키지 않는 한 그 자체는 오래된 돌멩이나 갈대 잎 정도의 가치밖에 없다. 문자는 어디에 새겨 넣든 시공을 초월해서 그 자체로 바로 읽히는 직독 개념의 기록이다.

또한 여기에 새겨진 내용은 문자가 갖는 상징과 은유로, 적은 분량으로도 많은 의미를 포함할 수 있다. 반대로 이를 판독하는 방법은 쉽다. 문자를 읽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한다. 판독의 질이 문제가 되겠지만, 고도의 지적 능력과 상상력이 결합된 판독이라면… 이건 문제가 달라진다. 기록해놓은 사람도 몰랐던 새로운 의미의 발견과 새로운 해석의 여지는 전적으로 읽는 쪽의 능력에 달려 있다.

기록 밀도가 높은 함축된 정보를 비교적 간단하게 담는 건 역시 아날로그가 유리하다. 1972년 발사된 행성 탐사선 파이오니어 10호에 실린 미지의 외계인에게 보내는 지구인의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로제타스톤' 같은 아날로그다. 얇은 알루미늄 판에 금박을 입힌 편지에는 불과 몇 개의 그림만이 담겨 있다. 이 그림엔 외계인에게 지구와 지구인을 소개하는 수많은 내용들이 담긴다. 지구인보다 훨씬 높은 문명 수준에 도달해 있을 외계인에게 읽힐 수단이란 게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란 점이 흥미롭다.
--- pp.162~163
마크 레빈슨은 하나의 신화다. 단지 제품의 완성도만으로 신화가 유지된다면 그 이후 만든 더 우수한 성능의 앰프들도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겠지만, 마크 레빈슨이 기억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개념의 앰프를 처음 만들어냈다는 점 때문이다. 마크 레빈슨은 과거의 답습을 거부하고 독창적인 양식을 만들어, 끊임없이 완성도를 높여갔다.

여기 담긴 한 인간의 이상 추구와 집념의 실현은 가히 한편의 드라마다. 막연히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던 것,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것을 가능한 현실로 만든 사람이 마크 레빈슨이다.
--- p.199
때론 그것이 아니면 안되는 물건이 있다. 그 물건을 선택하는 건 자기가 사랑하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표시이다. 사소하게 보이는 물건에 담긴 보이지않는 의미는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 p.62
그 많은 레코드를 언제 듣느냐고 물어보지만 한번도 시원하게 대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레코드 래크의 빈틈을 보면 거기에 채워 넣을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느라 여념이 없다. 레코드 컬렉터들은 빈틈에 무엇인가 채워넣는 테트리스 게임을 잘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레코드를 모으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 확인에는 이상하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 p.8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