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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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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90g | 148*210*30mm
ISBN13 9788993824469
ISBN10 8993824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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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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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과 지리산 행복학교, 그 벗들의 이야기
소망이 두려움을 넘어설 때 우리는 지리산 행복학교로 간다


어느 날 지리산으로 떠나버린 우리들의 친구들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행복학교를 짓는다. 도심 속에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즐기는 작가는 서울을 떠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든 요절복통, 즐겁고 명랑한 행복학교 엿보기에 빠져드는데…….

누구나 일상을 벗어나는 상상에 빠지곤 하지만 도시를 떠나 오지에 가까운 지리산행을 결정하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작가의 친구들인 낙장불입 시인, 버들치 시인, 고알피엠 여사, 최도사 등은 도시에서 살다 지리산에 여러 이유로 모여들었다. 모여든 사연은 제각기 다르지만 그들 모두 필연적 인연으로 엮이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지리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꽁지 작가는 그들의 행복은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다른 곳에서 이루어짐을 배운다. 꼭 지리산이나 섬진강이 아닌 그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삶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때론 박장대소하고 때론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도회의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잠시나마 아늑한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지리산 행복학교의 개교
2. 버들치 시인의 노래
3. 낙장불입 1
4. 낙장불입 2
5. 40년 山사람 함태식 옹
6. 그곳에서 집을 마련하는 세 가지 방법
7. ‘내비도’를 아십니까
8. 낙장불입 시인 이사하다
9. 버들치 병들다
10. 화전놀이
11. 기타리스트의 귀농일기
12. ‘스발녀’의 정모
13. 그날 밤, 그 모텔에선
14. 그 사람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15. 다정도 병인 양 1
16. 다정도 병인 양 2
17. 정은 늙을 줄도 몰라라
18. 시골생활의 정취
19. 나무를 심는 사람
20.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21. 처음으로 국가자격증 따기
22. 그 여자네 반짝이는 옷가게
23. 기타리스트의 가이드 알바
24 그 사람이 없어도 괜찮아
25. 낙시인과 장모의 ‘살가운 여름’
26. ‘소풍’ 가실래요.
27. 소망이 두려움보다 커지는 그날
28. 지리산 노총각의 ‘비가’
29. 불교 3총사 ‘수경스님의 빈자리’
30. ‘섬지사 동네밴드’ 결성 막전막후
31. 학교종이 땡땡땡
32. 지리산 행복학교의 저녁풍경
33. ‘행복학교’를 지키는 동창생 이야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굳이 그들이 누군가 알려고 하지 않으시면 더 좋겠다. 다만 거기서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느긋하게 그러나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것, 그래서 서울에 사는 나 같은 이들이 도시의 자욱한 치졸과 무례와 혐오에 스스로를 미워하게 되려고 하는 그때, 형제봉 주막집에 누군가가 써놓은 싯귀절처럼, “바람도 아닌 것에 흔들리고 뒤척이는” 도시의 삶이 역겨워질 때. 든든한 어깨로 선 지리산과 버선코처럼 고운 섬진강 물줄기를 떠올렸으면 싶다. --- p.14

“아부지 생각에 세상은 바뀐다. 낭구라 카는 거는 십년 멀리 내다보는 기 아이라. 이십 년 삼십 년을 내다보는 기라. 아부지가 지난해에 밤을 심었는데 이제는 매화낭구를 심어 매실을 얻을 끼고 그 담엔 차를 심을끼라. 그라믄 차를 따겠제. 지금 마을 사람들이 아부지 낭구 심는 거 보고 뭐라 캐도 너거는 신경쓰지 말그래이. 봐라. 아부지가 매일 낭구를 심으면 우부지가 죽기 전에 가져갈 것은 실은 아무것도 엄다. 그러나 너거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여기서 수많은 것들을 얻을 끼고 너거들이 낳은 아그들, 그러니까 내 손주들 대에는 이 산의 나무만 가지고도 그냥 살 날이 올기다. 아비의 생각은 마 그렇다.” --- p.226

“문수 스님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어. 보통 분신한 사람이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있다가 죽게 되는 것과 다르지. 그 이유는 그분이 내장까지 완전히 연소하도록 석유를 드셨기 때문이야. 그러면서도 가부좌를 틀고 입가에는 미소까지 지은 채로 돌아가셨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것은 생과 사가 이미 하나이고, 중생과 내가 이미 하나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야. 그분은 최근 3년 동안 벽만 보고, 넣어주는 하루 한 끼 밥만 먹고도 그걸 깨달으신 거야. 이제 내가 죽어야 할 차례인 것 같은데 낙시인, 나는 아직도 죽음이 두렵다. 그러니 나는 신도들에게 절을 받을 자격이 없는 중인거야.”
--- p.23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소망이 두려움을 넘어설 때 우리는 지리산 행복학교로 간다.

어느 날 지리산으로 떠난 우리들의 친구들은 자발적 가난을 선택하고 행복학교를 짓는다. 도심 속에서 인터넷으로 쇼핑을 즐기는 꽁지 작가는 서울을 떠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만든 요절복통, 즐겁고 명랑한 행복학교 엿보기에 빠져드는데...

공지영과 그 벗들의 이야기
이 책은 꽁지 작가가 그 벗인 낙장불입 시인, 버들치 시인과의 인연으로 지리산을 찾으면서 만나기 시작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도시를 떠나온 사람들. 인생의 막장을 지리산에 의탁한 사람부터 스스로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까지. 그냥 그렇게 살 수는 없어서 모인 사람들은 지리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책의 말미에는 지리산 학교가 만들어 지는 분주한 풍경이 담겨있다. 하지만 작가가 명명한 것처럼 이미 그들은 '행복학교'에 살고 있었다.
이 책 속에서 만나는 공지영의 글은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고 강건하며 새로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우리들 자신임을 알 수 있고, 가볍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의 의미를 깨쳐가는 기쁨과, 용서 받을 수 없거나 영원할 것 같은 비극의 그림자도 결국 시간의 품속에서 생명을 빛이 깃드는 벅찬 감격을 만날 수 있다.

왜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인가?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라는 제목을 풀어보면 ‘공지영이 바라보는 지리산 행복학교’다. 그 이유는 50 만원만 있으면 1년은 버틸 수 있는 지리산에서 살지 않고 저자는 아직도 서울에 거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꽁지 작가는 화자로 직접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하게 주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버들치 시인의 단잠을 깨우는 '서울 것'이나 등불에게 저주의 대상이 되는 '눈 큰 서울 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목마른 자가 샘물을 찾듯이 일상의 풍상에 사람이 그리울 때 그녀는 가방을 싸고 지리산을 찾는다. 그 때마다 얼굴도 사연도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 제각기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산을 지키고, 나무를 가꾸며, 식당을 열고, 사진을 찍고, 옷장사를 시작한다. 그들에게는 어떤 믿음이 있으며, 그 믿음 속에서 꽁지 작가는 어렴풋이 행복을 본다. 그 곳에서 사람들은 '지리산 학교'를 만들 때 꽁지 작가는 그것을 '행복학교'라고 말한다. '지리산 행복학교'가 아니라 이 책의 제목이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인 이유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
도회의 일상은 경쟁의 연속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런 삶 속에는 어쩌면 승자도 패자도 없다. 쳇바퀴 도는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갈구하는 것은 그래서 모든 도시인의 꿈이다. 하지만 상상의 일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아무나 지리산으로 떠날 수는 없는 것이다. 모여든 사연은 제각기 다르지만 지리산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그들은 모두 필연이든 우연으로 엮이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지리산을 등지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버들치 시인의 친구인 최도사는 주차관리요원으로 연봉은 2백 만원이다. 서울로 떠나 비워진 빈 집을 거처로 삼고 기거하며 꽃을 심어, 연못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고 술을 담근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만사를 꿰뚫는 도사라고 생각한다. 그의 친구 버들치 시인은 제법 유명한 시인이었다. 하지만 지리산에서 살면서 슬픔을 잃어, 이제는 시를 쓸 수 없다. 그는 닭을 키우고, 버들치를 돌본다. 두 사람은 각각 스쿠터를 타기로 하고 원동기면허 시험을 보기도 한다. 어느 날 버들치 시인은 원고료를 받아 식당에서 밥을 사려하는데 최도사는 한사코 '사리'를 주문한다. 시인이 무슨 돈이 있냐면서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그들 모두 도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그저 없는 사람들, 즉 가난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눈치를 봐야할 상사도 없고, 짚 밟고 일어서야할 경쟁자는 더더욱 없다. 그들 스스로를 돌보고, 또 그들끼리 서로를 돌본다. 그래서 일까 그들에게는 슬픔의 존재감은 없다. 슬픔이 없는 곳에 행복이 있는 것일까? 꽁지 작가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행복의 의미를 되새긴다. 작가는 말한다. 도시의 삶 속에서 힘겨울 때, 그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라고, 아마도 청명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회원리뷰 (94건) 리뷰 총점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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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a | 2020.1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도시의 잘나간다는 직장을 다니다가 어느 날,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나?" 생각했고 "돈을 쓰지 않아도 삶을 살 수 있다면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너무도 쉬운 깨달음"을 얻고 산골로 들어왔다는 버들치 시인. 그는 봄이면 나물을 뜯어 말리고 손바닥만 한 밭에 자신의 오줌;
리뷰제목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도시의 잘나간다는 직장을 다니다가 어느 날,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살고 있나?" 생각했고 "돈을 쓰지 않아도 삶을 살 수 있다면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너무도 쉬운 깨달음"을 얻고 산골로 들어왔다는 버들치 시인. 그는 봄이면 나물을 뜯어 말리고 손바닥만 한 밭에 자신의 오줌을 거름으로 주는 농사를 지으며 이 싱싱하고 맛난 것을 혼자 먹는 것이 죄스러워, 한 줌도 안 되는 소출을 손수 접은 어여쁜 종이봉투에 담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혹여 독신인 자기가 죽기라도 하면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까 두려워 통장에 관 값 2백만 원을 넣어두고 어쩌다 조금이라도 거기서 넘치는 돈은 시민단체에 기부하며 그렇게 살고 있었다.

 

 

두 부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논과 밭으로 갔다. 딴에는 열심히 일찍 일어나 얼른 밥 먹고 세수하고 일터로 나간 것이었는데 여름 아침 9시만 되어도 땀에 옷이 비 오듯 젖었다. 그들이 열심히 풀을 뽑고 있으면 옆집 노인이 지나가며 말했다. "야유 젊은 사람들이 부지런도 허네 그려."

 

유기농 좋고 땅을 살리는 것도 다 좋고 생명과 함께하는 농업 좋은데 그 두 부부는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밤이면 생활 한복 입고 이웃의 귀농자들과 모여 농촌을 이리 살려보고 저리 살려보느라 컬컬한 목을 여러 잔의 술로 축이노라면 동이 훤하게 텄다. 이웃 농부들이 부지런히 일터로 가는 소리가 들리면 얼른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토피는 나았지만 잡초에 지쳐가던 아내가 말했다.

 

"여보 자연은 살리는데 내가 죽겠다. 이러니 제초제 뿌리는 농민들 이해가 가……."

 

그리고는 어제 한 사람의 귀농자가 여기를 떠났다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 내가 묻자 그는 태연히 대답했다. "다른 데는 몰라도 부지런한 사람은 여기서는 못 버텨."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그가 다시 말했다.

 

"부지런히 일해서 악착같이 모으려면 서울서 살지 뭐 하러 여기 오냐고. 놀멘 놀멘……그런 사람들이 여기 귀농에 성공하는 거여."

 

 

하지만 곧 돈이 다 떨어지고 각종 고지서들이 쌓이고 휴대폰이 발신 금지가 되었다. 남편은 여전히 작품 구상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다시 조각도를 잡았다. 부회장여사가 반색을 하자 남편이 말했다. "낼부터 착신도 금지래. 그럼 안 되지." 그의 말에 따르면 "주문을 받아야 하니까 전화는 받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대개는 기타리스트 집에 병아리 사왔다고 한잔, 버들치 시인 집에 차 덖는다고 가서 한잔하자는 전화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

 

 

게다가 나무도 없는 민둥산, 거저 준대도 가져가지 않을 사람이 많을 그럴 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관을 설득해 논이나 상가 대신 그 산을 얻어낸 것이었다.

 

그날부터 오늘까지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의 하루 일과는 한결같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단정히 옷을 입고 아침을 가볍게 먹은 후 산으로 간다. 그 산의 입구에는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그곳이 그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곳이었다. 그는 우선 그 바위 위에 양초를 켜고 계곡에서 기른 맑은 물을 한 그릇 올려놓은 후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천지신명과 한울님과 조상님과 나무와 물과 바람과 비의 정령 그중 누구에게 기도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는 늘 감사하다고 했다 지나온 모든 일과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는 지게를 지고 산에 올랐다. 그가 지고 가는 지게에는 코스모스보다 가녀린 묘목들과 주먹밥 두 덩이가 실려 있었다. 그는 나무를 심기로 한 것이었다. 나무를 심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젓가락보다 조금 큰 묘목을 심어놓고 나면 솔직히 약간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의 나무도 그럴진대 하물며 생계를 잇는 논을 주고 얻은 산에 심는 나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고집스러웠다. 그는 그렇게 밤나무부터 시작했다. 오늘날 화개 밤이 유명한 것은 그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그렇게 힘닿는 데까지 날마다 나무를 심었다. 동네 사람들의 비웃음은 이제 더 노골적이 되었다. 10년 후면 큰아이가 시집갈 나이인데 그때까지 산이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일까. 시장에서 몇 푼을 주면 한 지게를 살 수 있는 장작 같은 나무들을 왜 심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돈이 싫다는 사람도 있네, 사람들이 웃었다. 그는 외로웠을 것이다.

 

 

수경의 잠적 소식은 낙시인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렇게도 낙천적이고 그렇게도 대담하던 분이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이후에 거의 표정을 잃고 입을 다무셨다고 했다. 문수 스님의 다비식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고는 이후에 밥을 먹어도 토할 정도로 깊은 충격을 받으신 듯했다고 한다.

 

"문수 스님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어. 보통 분신한 사람이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있다가 죽게 되는 것과 다르지. 그 이유는 그분이 내장까지 완전히 연소하도록 미리 석유를 드셨기 때문이야. 그러면서도 가부좌를 틀고 입가에는 미소까지 지은 채로 돌아가셨지.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것은 생과 사가 이미 하나이고 중생과 내가 이미 하나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야. 그분은 최근 3년 동안 벽만 보고, 넣어주는 하루 한 끼 밥만 먹고도 그걸 깨달으신 거야. 이제 내가 죽어야 할 차례인 것 같은데 낙시인, 나는 아직도 죽음이 두렵다. 그러니 나는 신도들에게 절을 받을 자격이 없는 중인거야."

 

 

소풍 주인이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온 지 10, 무엇이 변했는지 한번 돌아보았죠…….시간, 시간이었어요. 서울에서의 시간은 내 것이 아니었는데 이곳에서의 시간은 내 것이에요. 이게 제일 큰 변화더라고요……. 조각을 하고 싶으면 하고, 팥빙수를 팔고 싶으면 팔고 가게를 다고 몇 개월씩 순례를 떠나고 싶으면 떠나죠. 지리산은 참 이상해요. 누가와도 어울려요. 조선백자처럼요. 조선백자는 베르사유 콘솔에 올려놓아도 시골집 뒤주에 놔둬도 어울리잖아요. 중국의 자기도 일본의 도자들도 그렇지는 못하죠. 지라산은 백자처럼 누구라도 품는 그런 산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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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삶* | 2014.09.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낙장불입)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
리뷰제목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이원규(낙장불입)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 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 폭포의 물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은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화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낙장불입 시인(이원규)의 시이다. 난 뭐 이름이 낙장불입이라길래 또 머리 기르고 대충 지리산에 처박혀 도인입네 시쓰네 하는 겉멋 든 사람인 줄 알았더니 웬걸!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시를 쓴 사람이었다니 인상에서 비롯된 편견으로 사람을 보는 버릇은 언제쯤이나 고쳐질는지.

이 책은 서울살이와 작가생활이 고달파질 때면 언제든지 내려가서 위로를 받곤 한다는 지리산과, 지리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원래는 신문에 실리는 칼럼이었는데, 워낙에 재미도 있고 사람들의 반응도 좋아서 단행본으로 묶어 내는 것이란다.

 

지리산을 두고 어느 시인은 반란의 고향이라고 했다지만 이 책 속에서의 지리산은 세상 속에서 엄청 깨지고 온 사람이든, 평범한 인간들보다 독특한 인간이든, 아니면 평범한 인간이든 간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기 속에 품어주는 푸근한 존재이다.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온 이들을 비빔밥 섞듯 쓱슥 비벼서 서로 어깨 겯고 함께 살도록 이어주기도 하는 신비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 사는 이 도시와는 어울리지도 않고, 또 여기서는 살 수도 없을 것만 같다. 돈도 없고 직장도 없지만 집에 찾아와서 모시겠다는 여자가 끊이질 않는, 하지만 소년같이 순수해서 그들로부터 도망다니는 버들치 시인, IMF로 모든 것을 잃고 달랑 50만원을 들고 지리산으로 들어와 집도, 시도, 마누라도 얻게 된 낙장불입 시인, 그리고 바로 그 마누라 고알피엠 여사, 40년 째 노고단 산장을 지켰다는 함태식 옹, 겨울 두 달 주차 아르바이트를 해서 연봉 무려 200만원을 버는 최도사 등등 읽고 있노라면 이들의 순진한 모습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빠져 지금 당장 지리산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한다.

 

이들을 관통하고 있는 삶의 원칙(원칙을 워낙 싫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내비도.’하고 할 수 있겠다. 이른바 최도사가 이 내비도의 교주인데, 싸우는 사람도,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사람도 최도사에게 물으면 이런 대답을 내려준다. 내비도라고. 연봉 200을 받는 사람도 이렇게 여유있게 사는데, 연봉 수천만원도 모자라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눈에 불을 켜고, 나랏님은 전 국토를 갈아엎고 뒤집고 메우고 하니 지리산이 보면 코웃음칠 일이다.

 

이렇게들 소박하게 또 행복하게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겪은 삶의 질곡 끝에 얻은 깨달음과 더불어 그 깨달음을 모두 어루만지도 새 살을 돋게 하는 지리산의 푸근한 신비로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욕심없이, 서로 어울려 사는 세상이, 그곳이 바로 행복학교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 책. 끊임없는 경쟁과 경쟁 속에 사는 모든 이들과, 나랏님께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다.

 http://youtu.be/EO4o8dv3aDU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지리산에서 배우고 싶은 것들, 지리산행복학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멋***리 | 2014.07.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과연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무렵 책 속에는 어김없이 인증샷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산이 좋고 도시 생활에 진저리가 쳐진다면 아마 이 책이 지리산을 디디는 첫 발걸음이 될 것 같네요. 자신의 집을 손수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멀고 먼 이웃들의 이야기이고, 돈없이도 산다는건 어깨가 무거울것만 같았는데, 그곳 악양에서는 집짓는다하면 이웃들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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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무렵 책 속에는 어김없이 인증샷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산이 좋고 도시 생활에 진저리가 쳐진다면 아마 이 책이 지리산을 디디는 첫 발걸음이 될 것 같네요. 자신의 집을 손수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멀고 먼 이웃들의 이야기이고, 돈없이도 산다는건 어깨가 무거울것만 같았는데, 그곳 악양에서는 집짓는다하면 이웃들과 함께 스윽 짓고, 경제적인 고달픔은 측정조차 되지 않다니...섬진강변의 은모래빛을 볼 수 있고, 지리산 품안에서 한잔 술과 노을빛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무엇보다 마음을 나눌 이웃이 있다는 것, 참말로 아름다운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과연 이 동화같은 이야기를 현실로 받아들일 수가 있을지..여성성까지 지닌 섬세한 시인 버들치아저씨를 만나보고도 싶고, 오토바이 부릉부릉 타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의 낙장불입시인도 한번 뵙고 싶고, 짱구엄마 봉미선을 연상시켰던 고알피엠여사님과 수다도 떨고 싶어지고, '내비도'의 교주이신 최도사님에게 신수도 한번 물어보고 싶고, 카페 소풍에 들러 이 여름 시원한 오천원짜리 팥빙수도 먹어보고 싶고, 강병규작가님의 사진도 구경하면서 형편이 된다면 작품도 하나 사오고 싶어졌습니다.  

 

  가진 것도 별로 없지만 고것조차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은데, 지리산 행복학교에 등장하시는 모든 분들은 내려놓아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자발적 빈곤이란 말이 스윽 마음에 스며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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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소망이 두려움을 넘어설 때 우리는 지리산 행복학교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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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 2020.11.10
평점5점
지리산에서 개성있는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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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 2017.03.29
평점5점
그저 첫장부터 지리산을 가고 싶어집니다 대단한 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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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토* |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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