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오늘의책
미리보기 공유하기
리뷰 총점7.8 리뷰 6건 | 판매지수 612
베스트
시/희곡 top20 2주
정가
9,000
판매가
8,100 (10% 할인)
소중한 당신에게 5월의 선물 - 산리오 3단 우산/디즈니 우산 파우치/간식 접시 머그/하트 이중 머그컵
MD의 구매리스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5월 전사
5월 쇼핑혜택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52g | 128*205*30mm
ISBN13 9788932035307
ISBN10 893203530X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시작詩作 40년
한국 시의 뜨거운 이름, 김혜순의 신작 시집


몸으로 시를 쓰는 시인, ‘시하는’ 시인, 하여 그 이름이 하나의 ‘시학’이 된 시인이 있다.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김혜순이다. 그가 전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이후 3년 만에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다.

김혜순에게 여성은 “자신의 몸 안에서 뜨고 지면서 커지고 줄어드는 달처럼 죽고 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여성의 몸은 무한대의 프랙털 도형”이라 했던 시인은 자신의 시가 “프랙털 도형처럼 세상 속에 몸담고 세상을 읽는 방법을 가지길 바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문학동네, 2002). 그렇게 그는 ‘몸하는’ 시를 쓰고, ‘시하며’ 40년을 걸어왔다.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에서 김혜순은 또다시 독창적인 하나의 시 세계를 이루어냈다. 김혜순의 시적 상상력이 이번엔 작별의 자리에서 ‘새하기’를 통해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해갔다.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 그리지 않는” 김혜순의 목소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므로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뜨거울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인의 말

1부 사랑하는 작별
새의 시집
고잉 고잉 곤
쌍시옷 쌍시옷
날개 환상통
새의 반복
날개 냄새
찬란했음 해
새는 물음표 모양으로 서 있었어요
바닥이 바닥이 아니야
비탄 기타
이별부터 먼저 시작했다
얘야 네 몸엔 빨대를 꽂을 데가 많구나
10센티
오감도 31
안새와 밖새
새들의 영결식
Korean Zen
양쪽 귀를 접은 페이지
새의 호흡기 질환에 대하여
새, 소스라치게
티라누스 멜랑콜리쿠스

2부 나는 숲을 뾰족하게 깎아서 편지를 쓴다
우체통
숨을 은
almost blue
불쌍한 이상李箱에게 또 물어봐
불안의 인물화
그믐에 내용증명

몬스터
송곳니
어느 작은 시
더 여린 마음
우체국 여자
엄마의 팽창
미리 귀신
이 소설 속에서는 살고 싶지 않아
뾰족한 글씨체

3부 작별의 공동체
작별의 신체
이 상자에 손을 넣을 수는 없다
날아라 병원
레시피 동지
새를 앓다
우리에게 하양이 있을까
피읍 피읍
새의 일지
찢어발겨진 새
이 나라에선 날지 마
새 샤먼
그 사진 흑백이지?
부사, 날다
해파리의 몸은 90퍼센트가 물이다

4부 여자들은 왜 짐승이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화장실 영원
사라진 엄마 사라진 부엌
들것
않아
중절의 배
물구나무 팥
마취되지 않는 얼굴
폭설주의보
합창대
할머니랑 결혼할래요
흉할 흉
올빼미
원피스 자랑
수레의 컴컴한 덮개 아래 흑단으로 만든 화려한 관들이 검푸른 털로 빛나는 장대한 암말들에게 바삐 끌려가고 있다
자폐, 1
자폐, 1000
구속복
낙랑의 공주
여자의 여자
최면의 여자

제5부 리듬의 얼굴
리듬의 얼굴

해설 ‘새-하기’와 작별의 리듬 ? 이광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신발을 벗고 난간 위에 올라서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면
소매 속에서 깃털이 삐져나오는
내게서 새가 우는 날의 기록
새의 뺨을 만지며
새하는 날의 기록

공기는 상처로 가득하고
나를 덮은 상처 속에서
광대뼈는 뾰족하지만
당신이 세게 잡으면 뼈가 똑 부러지는
그런 작은 새가 태어나는 순서

새하는 여자를 보고도
시가 모르는 척하는 순서
여자는 죽어가지만 새는 점점 크는 순서
죽을 만큼 아프다고 죽겠다고
두 손이 결박되고 치마가 날개처럼 찢어지자
다행히 날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종종 그렇게 날 수 있었다고
문득 발을 떼고
난간 아래 새하는
일종의 새소리 번역의 기록
그 순서

밤의 시체가 부푸는 밤에
억울한 영혼이 파도쳐 오는 밤에
새가 한 마리
세상의 모든 밤
밤의 꼭지를 입에 물고 송곳같이 뾰족한
에베레스트를 넘는 순서

눈이 검고 작아진 새가
손으로 감싸 쥘 만큼 작아진 새가
입술을 맞대어도 알아듣지 못할 말을 중얼거리는 새가
새의 혀는 새순처럼 가늘고
태아의 혀처럼 얇은데
그 작은 새가
이불을 박차고 내 몸을 박차고
흙을 박차고 나가는 순서

결단코 새하지 않으려다 새하는 내가
결단코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라고 말하는 내가

이 삶을 뿌리치리라
결단코 뿌리치리라

물에서 솟구친 새가 날개를 터는 시집

시방 새의 시집엔 시간의 발자국이 쓴 낙서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연필을 들고
가느다란 새의 발이 남기는 낙서
혹은 낙서 속에서 유서

이 시집은 새가 나에게 속한 줄 알았더니
내가 새에게 속한 것을 알게 되는 순서
그 순서의 뒤늦은 기록

이것을 다 적으면
이 시집을 벗어나 종이처럼 얇은 난간에서
발을 떼게 된다는 약속
그리고 뒤늦은 후회의 기록 ---「새의 시집」중에서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그 콩 두 개로 꿈도 보나요?)

지금은 식사 중이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는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걸어가면서 머리를 올립니다
걸어가면서 피를 쌉니다

그 이름, 새는
복부에 창이 박힌 저 새는
모래의 날개를 가졌나?
바람에 쫓겨 가는 저 새는

저 좁은 어깨
노숙의 새가
유리에 맺혔다 사라집니다

사실은 겨드랑이가 푸드덕거려 걷습니다
커다란 날개가 부끄러워 걷습니다
세 든 집이 몸보다 작아서 걷습니다

비가 오면 내 젖은 두 손이 무한대 무한대

죽으려고 몸을 숨기던 저 새가
나를 돌아보던 순간
여기는 서울인데
여기는 숨을 곳이 없는데

제발 나를 떠밀어주세요

쓸쓸한 눈빛처럼
공중을 헤매는 새에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들어오면 때리겠다고
제발 떠벌리지 마세요

저 새는 땅에서 내동댕이쳐져
공중에 있답니다

사실 이 소리는 빗소리가 아닙니다
내 하이힐이 아스팔트를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중에서

새와 새가 대화를 나누었다. 나무 위에서 지붕 끝에서 피뢰침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었다. 너무 추운 날이었고 몸은 따뜻한 방 안에서 왠지 울고 있었다. 새의 대화 속엔 몸이 없었다. 몸에서 떨어진 두 손처럼 새 두 마리가 서로 바라보았다.

새는 이별부터 먼저 시작한다는데, 이별과 이별은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눌까. 새는 몸속에서 몹시 떨었던 적이 있다. 파닥거린 적이 있었다고나 할까. 새는 이미 이별부터 시작했으므로 미래가 없다고 했다. 새는 미래를 콕 찍어 먹고, 미래를 콕 찍어 먹고 정겹게 대화를 나누었다.

해탈한 스님은 늘 같은 나무 아래, 새는 늘 같은 스님 머링 위에 있었다.

새와 몸은 서로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나는 몸이 너무 아픈 날 새 한 마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몸은 새가 다녀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고 했다. 오늘은 새가 내 몸을 데리고 제일 어두운 골짜기로 갔다. 몸이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고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번쩍 떴다. 새는 가버렸다.

금요일엔 저녁에 길이 막히고 한강대교 위 자동차 안에서 꼼짝을 못 하고 있었다. 엄마가 눈 수술을 끝내고, 두 눈에 붕대를 감은 채, 홀로 누워 있었다. 새가 먼저 날아가 엄마의 두 눈을 쓰다듬었다.

그때 엄마가 내 이름을 불렀다 했다.
---「이별부터 먼저 시작했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김혜순의 시집을 관통하는 “고유의 실존적 목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그 실존의 실체는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로 그리지 않는’ 파동”이라고 설파한 이는 11년 전, 김혜순의 아홉번째 시집 『당신의 첫』의 해설을 쓴 평론가 이광호였다. 그는 이어서, 그 파동의 흔적들이 “1980년대 이후 한국 시에서 하나의 강력한 미학적 동력을 제공해왔다”고 역설했다. 그리하여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시학’이며, ‘김혜순 시학’은 하나의 공화국임을 확인하였다. 멈추지 않는 상상적 에너지로 자신을 비우고, 자기 몸으로부터 다른 몸들을 끊임없이 꺼내온 ‘김혜순 시학’은 단지 여성 시의 전범이라는 한정적인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독창적인 상상적 언술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며 언제나 자기 반복의 자리로부터 몸을 빼냈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서 다시 한번 해설을 쓴 이광호는 김혜순이 문학 제도 안에서 시를 쓰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지난 40년간의 한국 문학의 변화를 살핀다. 그리고 1980년대의 급진적인 도전들과 1990년대의 다른 감수성의 등장, 그리고 최근 페미니즘의 요동치는 시간들에 이르기까지, 김혜순의 시는 그 국면들을 뚫고 돌파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음을 짚어낸다. 차라리 광폭한 것이었던 그 시간에, “김혜순은 저 제도화된 역사들과 가장 먼저 작별하는 시적 신체의 최전선에 있었”으며, “그의 시는 ‘미시 파시즘’과 싸워야 할 이유가 선명해진 ‘촛불과 미투의 시대’, 그 근원적인 층위에 가장 먼저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의 시가 당대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시대를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자 “적어도 지난 40년 동안 문학 언어의 정치적 급진성에 있어 김혜순보다 뜨거운 언어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신발을 벗고 난간 위에 올라서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면
소매 속에서 깃털이 삐져나오는
내게서 새가 우는 날의 기록
새의 뺨을 만지며
새하는 날의 기록
-「새의 시집」 부분

시집의 처음에 놓인 시 「새의 시집」은 이번 시집으로 들어가는 중요한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5부로 나뉘어 총 72편의 시가 실린 이번 시집에서 김혜순은 “시가 나를 ‘새하게’ 했다”고 밝히고 있다. ‘새하다’라는 말은 자연스럽지 못하게 들린다. 그러나 ‘새’의 위치가 주어도 목적어도 될 수 없거나 혹은 둘 다 될 수 있는 이 모호함이 이 문장을 시적인 것으로 만든다. 주어와 목적어, 주체와 객체 사이의 저 완강한 문법적인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김혜순만의 언어가 이렇게 또 한 번 탄생한다. 주체와 대상 혹은 인간과 동물의 위계를 지워버리는 이 강력하고 매혹적인 수행문은 이 시집을 관통하는 동력 장치이다.
김혜순은 새의 실체를 재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는 이 시집을 새가 태어나는 리듬을 드러내는 공간으로 삼는다. 인용한 시의 뒷부분에 나오는 “새하는 여자를 보고도/시가 모르는 척하는 순서” “여자는 죽어가지만 새는 점점 크는 순서”라는 구절에서 ‘새’가 여자로부터 탄생했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것은 ‘여자’라는 정체성의 범주를 벗어난다. 젠더가 그런 것처럼 ‘새’의 정체성 같은 건 없기 때문이다. 이광호는 이번 시집에서 ‘새’가 무엇인지를 묻는 일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실패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새’는 ‘새하다’라는 수행문을 통해 비로소 구성되기 때문이다. “‘새하다’는 참과 거짓, 진실과 허구 같은 경계를 넘어서는 수행적 사건”이며, 이는 시의 뒷부분에 나오는 “이 삶을 뿌리치리라/결단코 뿌리치리라”라는 구절에 이르러 ‘내’가 ‘나’를 뿌리치는 행위와 연관된다.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밖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 부분

표제작 「날개 환상통」에서 ‘나’와 ‘새’는 애도의 권력을 가진 자들로부터 추방당한 채 ‘환상통’을 겪는 존재이다. 서로 구분되지 않는 ‘나-새’가 화장실에서 은밀하게 애도를 수행하는 것은 애도의 권력을 저격하는 제의적인 장면을 만들어낸다. “땅에서 내동댕이쳐져/공중에 있”는 ‘새’와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나’의 모습은 하나의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김혜순의 ‘새하기’는 어쩌면 환상통을 겪는 과정과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편 ‘3부 작별의 공동체’는 14편의 시가 하나의 장시를 이루고 있다. 이것은 ‘아빠의 죽음’에 관한 시이면서, 작별의 존재론에 관한 시이기도 하다. “아빠, 네가 죽은 방에서 나는 새가 된다”로 시작하는 시 「작별의 공동체―새의 일지」에서 보듯, 아빠의 죽음은 새의 출현 혹은 ‘새―되기’의 잠재성을 실현하는 계기가 된다. 모든 공동체는 작별의 공동체이며, 이 작별은 끝이 아니라 다른 잠재성의 출현이라는 존재론적 사건이다. 또한 ‘5부 리듬의 얼굴’도 같은 제목의 장시 한 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리듬을 통해 생성과 작별의 운동 방식을 보여준다.

김혜순의 시에서 작별은 리듬으로서의 작별이며, 리듬은 작별하는 리듬이다. [……] 리듬이 만드는 사건은 시간에 대한 구획을 넘어서는 무한의 영역에 진입한다. 리듬은 비유보다 원초적이고 급진적으로 ‘시적인 것’이다. 리듬의 세계에서 시는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파동의 사건이다. 감각과 몸의 영역에 작용하는 리듬은 해석도 인식도 필요하지 않다. 김혜순의 리듬은 주체와 객체,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하는 언어의 파동을 통해 ‘현전’의 미학에 이르는 시적 에너지이다.
―이광호 해설, 「‘새-하기’와 작별의 리듬」에서

등단 40년이 되는 해에 펴내는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에서 김혜순은 또다시 독창적인 하나의 시 세계를 이루어냈다. 김혜순의 시적 상상력이 이번엔 작별의 자리에서 ‘새하기’를 통해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허물고, 젠더와 상징질서의 구획을 돌파해갔다.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 그리지 않는” 김혜순의 목소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므로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앞으로도 계속 뜨거울 것이다.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7.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날개환상통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능*화 | 2021.03.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혜순 시인님을 알게된 건 그린핀 시 문학상 수상 기사를 본 이후였다. 아시아 여성 첫 수상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운데 생각보다 잠잠해서 놀랐던 기억이..) 아무튼 그래서 구매한 날개환상통. 솔직히 처음엔 도통 무슨 소리인지 좀 어려웠다. 그냥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문장 속 새가 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새'하며 나는 더이상 '나'가 아닌 '새'로 향해가는 기분. 죽음의;
리뷰제목
김혜순 시인님을 알게된 건 그린핀 시 문학상 수상 기사를 본 이후였다. 아시아 여성 첫 수상이라니! 정말 자랑스러운데 생각보다 잠잠해서 놀랐던 기억이..) 아무튼 그래서 구매한 날개환상통. 솔직히 처음엔 도통 무슨 소리인지 좀 어려웠다. 그냥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벗어나 문장 속 새가 된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다. '새'하며 나는 더이상 '나'가 아닌 '새'로 향해가는 기분. 죽음의 자서전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런 시를 만난다는 건 정말 큰 행운! 김혜순 시인님 다음 작품도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게요:)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날개 환상통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m******1 | 2020.05.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문득 세상살이가 지긋지긋해 질 때면 언젠가 읽은 김헤순 선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하철을 타고 근무하는 학교로 매일 출근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나머지 시간에 시를 쓴다는. 출근하는 김혜순은 일상인의 부분이고 시를 쓰는 김혜순은 영적인 부분이라 내 마음대로 나누어 본다. 일상의 삶에서 시어를 발견하고 호명하며 어떤 '하기'로 옮겨놓기 까지 김혜순의 삶은;
리뷰제목

문득 세상살이가 지긋지긋해 질 때면 언젠가 읽은 김헤순 선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지하철을 타고 근무하는 학교로 매일 출근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나머지 시간에 시를 쓴다는. 

출근하는 김혜순은 일상인의 부분이고 시를 쓰는 김혜순은 영적인 부분이라 내 마음대로 나누어 본다. 

일상의 삶에서 시어를 발견하고 호명하며 어떤 '하기'로 옮겨놓기 까지 김혜순의 삶은 실은 '시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하이힐을 신은 새 한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섭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 중.


이번에는 '새 하기'로 탄생했다. 시를 쓰는 것은 사람인데 왜 '새'가 되어 울고 꿈을 꾸고 말을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겠다. 사람이 사람의 말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배반하고 의심하는 세상에서 새나 되어 쪼아보자는 걸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시를 쓴 지 40년 된 선생이 계속 무엇인가를 '하기'로 작정한다면 나는 그저 따라 가며 읽을 수 밖에 없다. 나는 선생의 일상은 잘 모르지만 시는 의심하지 않는 착한 독자다. 그것이 내가 그의 시에 보낼 수 있는 최고의 고백이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모호함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미*리 | 2020.01.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엄청 두껍길래 궁금해서 샀습니다!인터넷에서 구입할 때는 페이지를 확인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 가늠하기 힘들지만 서점에서는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이 진열돼있는 책꽂이를 보면 눈에 띌 정도로 두꺼워요언어의 모호함이 잘 전달되는 시집이라고 생각해요알쏭달쏭 재밌게 읽고있어요아래는 지금까지 읽었던 김혜순 시인의 시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않아입니다~!*김혜순, 않아음악이;
리뷰제목
엄청 두껍길래 궁금해서 샀습니다!
인터넷에서 구입할 때는 페이지를 확인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라 가늠하기 힘들지만 서점에서는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이 진열돼있는 책꽂이를 보면 눈에 띌 정도로 두꺼워요
언어의 모호함이 잘 전달되는 시집이라고 생각해요
알쏭달쏭 재밌게 읽고있어요
아래는 지금까지 읽었던 김혜순 시인의 시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않아입니다~!

*

김혜순, 않아

음악이 없으면 걷지도 않아

레이스가 없으면 슬립을 입지 않아

?

때리면 피가 나는 드럼이 있어

맞으면서도 춤추는 데를 떠나지 않아

?

무너진 바다에 무너진 배 무너진 밤

무너진 배는 떠나지 않아

?

교황 아버지 앞에선 촛불을 들고 춤을 춰야 해

물 속에 비친 촛불은 흐르는 피를 닦지 않아

?

출렁출렁 고통밖에 없는 고통이 흐릿한 뼈를 일으키는 밤

이 생의 모든 내 얼굴이 나를 불러도 돌아보지 않아

?

물 속엔 메아리가 없어서 울지도 않아

내가 여기 없어도 나는 떠나지 않아

?

아직

않아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8.4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4점
잘 읽고 있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골드 이**우 | 2021.11.07
구매 평점4점
새가 될 수 있을까 시가 될 수 있을까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능*화 | 2021.02.26
구매 평점4점
새의 일기, 새의 관찰기, 새가 되기 그 모든 것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박*현 | 2020.03.0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8,1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