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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느끼한 산문집

: 밤과 개와 술과 키스를 씀

리뷰 총점9.1 리뷰 16건 | 판매지수 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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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찾습니다] 미리 만나는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 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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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9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64g | 128*188*16mm
ISBN13 9791188248995
ISBN10 1188248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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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

첫 월급 96만 7,000원
모두가 함구해온 청춘의 자화상을 그리다

강이슬의 글은 솔직하다. 그리고 쫄깃하게 재미있다. 첫 월급 96만 7,000원. 보증금 2,000에 68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동생, 친구와 셋이 월세를 나눠 내는 현실을 담백한 시트콤처럼 펼쳐낸다. 작가는 어떠한 숫자에도, 어떠한 가난에도 머뭇거림이 없다. 가난한 건 내 탓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까,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 보증금을 쫓느라 헐떡거려도 밤이 되면 개와 술과 키스로 청춘을 알차게 소모한다.

강이슬의 젊음만큼이나 이 책의 글들도 롤러코스터 같다. 유머와 눈물이 교차하고 육두문자가 춤을 춘다. 하지만 한 번도 괜한 ‘시발’은 없다. 그것은 닳아빠진 인간의 발악이 아니라 포기를 많이 겪어보지 않은 자만이 내뱉을 수 있는 탄성에 가깝다. 작가는 그 속에서 사뿐히 청춘의 한을 날리고 일터로 나간다. 체념과 변명에 익숙한 사람의 말문을 막아버리고 무색하게 한다. 읽는 동안 우리는 기성세대의 문법을 깨부수는 이 젊은 작가의 질문 덕에 ‘당연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고, 케케묵은 느끼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

첫 월급 96만 7,000원
모두가 함구해온 청춘의 자화상을 그리다

강이슬의 글은 솔직하다. 그리고 쫄깃하게 재미있다. 첫 월급 96만 7,000원. 보증금 2,000에 68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동생, 친구와 셋이 월세를 나눠 내는 현실을 담백한 시트콤처럼 펼쳐낸다. 작가는 어떠한 숫자에도, 어떠한 가난에도 머뭇거림이 없다. 가난한 건 내 탓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까,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 보증금을 쫓느라 헐떡거려도 밤이 되면 개와 술과 키스로 청춘을 알차게 소모한다.

강이슬의 젊음만큼이나 이 책의 글들도 롤러코스터 같다. 유머와 눈물이 교차하고 육두문자가 춤을 춘다. 하지만 한 번도 괜한 ‘시발’은 없다. 그것은 닳아빠진 인간의 발악이 아니라 포기를 많이 겪어보지 않은 자만이 내뱉을 수 있는 탄성에 가깝다. 작가는 그 속에서 사뿐히 청춘의 한을 날리고 일터로 나간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우리가 아프거나 망하지 않기를

1부
보증금,
너에게
청춘을 바친다


혼란의 여름: 성인방송 작가
상실의 순기능
좌충우돌 상경기
보증금, 너에게 청춘을 바친다
아빠 없는 밤
우리 집 개스키
막내 작가 생존기
바람처럼 스쳐가는 정열과 낭만아
My father is so hot
소개팅에서 대참패하는 법
적당히 속상한 이별
버려진 것들의 가치
엄마는 매일 아침 사과를 갈았다
건성으로 하는 위로
이불 서점
미워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바보와 호구와 무녜코 데 바로

2부
완전한
타인에게만
말할 수 있는
비밀


이노센트 패륜아
이별의 오답 노트
네가 남긴 작은 발자국들도 곧 사라질 텐데
옥탑방과 총알오징어와 친구들
두근거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여자들
너무 값싼 숙소는 숙소가 아니었음을
자정에 우리 집에서 축구 볼래요?
바나나우유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황도 한 캔의 무게
프로 고백러
제목 없음
징그럽게 맛있는 먹물새우깡
완전한 타인에게만 말할 수 있는 비밀
행복한 식고문
이 터널의 끝에는 뭐가 있을까

에필로그
나는 존나 짱이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우리는 2리터짜리 빈 페트병 여덟 개를 챙겨 1층에 있는 상가 화장실로 물을 받으러 갔다. 물을 받는 동안 생각했다. 내년에도 이 짓을 해야겠지.
수도가 얼면 변기 물도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1층 화장실에 온 김에 마렵지 않은 오줌도 미리 싸야 했다. 한겨울에 오줌 한번 싸자고 벗어놓은 브라와 니트와 패딩과 바지와 양말에 꾸역꾸역 몸을 넣고 4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것은 죽기보다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몇 명의 엉덩이가 닿았는지 모를 술집 변기에 엉덩이를 붙였다. 엄청나게 차가웠다. 소름과 비참함이 등줄기를 타고 몰려왔다. 내 집에서 오줌도 마음 놓고 쌀 수 없다니.
뒈지게 무거운 생수병을 이고 지고 집으로 돌아와 전기포트에 받아 온 물을 데웠다. 그 물로 세수와 양치를 한 다음 남은 물로 발을 씻고 욕실 바닥의 비눗물을 헹구었다. 로션을 바르고 잠자리에 누우니 오줌이 마려웠다. 죽고 싶었다.
2년 전, 지금 살고 있는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68만 원짜리 옥탑으로 이사를 왔다. 1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쪼개고 쪼개 3년간 바득바득 모은 돈 800만 원과 박이 회사에서 대출받은 1,500만 원을 합쳐 마련한 집이었다. 전에 살던 보증금 300에 월세 25만 원짜리 반지하에 비하면 궁궐 같은 곳이었다. 이사를 온 날 박과 나는 축배를 들었다. 비록 옥탑이었으나 전과 비교하자면 이곳은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천국에 훨씬 가까웠으므로.
반지하 집에 비하면 해도 들고 평수도 넓었으나 옥탑은 옥탑이었다. 여름이면 숨이 막히게 더웠고 하수구에서는 똥 냄새가 올라왔다. 겨울이면 영하 5도만 되어도 수도가 얼었고, 전기장판과 보일러를 아무리 빡세게 틀어도 외풍 때문에 코가 시렸다. 오래된 이 빌라는 무너져가는 중인지 우리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바닥 중 새로 꺼진 곳을 발견했다. 노후된 수도 배관이 터져 공사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보일러 배관이 터져 거실 바닥에서 송골송골 물방울이 올라왔다. 계단 벽에 생긴 균열도 길어지거나 벌어지고 있었다. 이 건물의 구석구석이 목숨을 건지고 싶으면 빨리 나가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우리는 돈이 없었다.
태풍이 불던 날, 지진이 났던 날, 강풍이 몰아치던 날. 아무튼 그런 종류의 날이면 박과 나는 두려움에 떨며 진지하게 생존 방법을 모색했다.
“야, 시발. 진짜 이 집 무너지면 어떡하지? 옥상으로 나가야 되냐?”
“옥상으로 나가면 백퍼 뒈져. 옥상도 존나게 후졌잖아.”
“만약에 지진 나면 나는 호랑이 챙길게. 너는 집 계약서 챙겨.”
이런 식의 이야기는 늘 ‘돈을 열심히 벌어서 빨리 이사 가자’로 마무리되곤 했는데 우리가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은 둘 다 아는 사실이었다. 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가 상경한 뒤로 최선을 다해서 한 것이 있다면 바로 보증금 모으기였다. 얼마 되지도 않는 한 달 월급으로 월세 내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보험 및 휴대전화 등 고정비를 지출한 뒤 남은 돈으로 코딱지만 한 적금을 붓고 나서야 다음 달 카드값을 당겨 치킨집에 가 기분을 좀 냈을 뿐이다. 우리는 맹세코 무료입장이 아닌 클럽에는 발 들인 적도 없고, 사치품도 하나 없다. 나는 샤넬 가방은 고사하고 립스틱도 없단 말이다.
--- 「보증금, 너에게 청춘을 바친다」중에서

96만 7,000원.
〈SNL〉 막내 작가 시절 피, 땀, 눈물을 사무실에 뿌려가며 주말도 없이 일해 벌어낸 월급이었다. 통장에 96만 7,000원이 찍히자마자 월세 30만 원, 휴대전화 요금 8만 원, 이런저런 보험료 10만 원, 주택청약예금 5만 원이 빠져나간다. 40만 원 정도의 잔액을 보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뒤 20만 원을 비상금 통장에 송금한다. 비상금을 모아놔야 방송이 쉬는 기획 기간을 살아낼 수 있다. 석 달마다 돌아오는 기획 기간 동안 들어오는 월급은 겨우 40만 원. 말 그대로 비상사태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통장에 난리 법석으로 출금 내역이 찍히고 나면 잔액은 20만 원. 비참해서 눈이 질끈 감긴다. 애써 눈을 떠 남은 20만 원으로 다가올 한 달을 살아볼 궁리를 한다.
우선 밥값. 나는 거의 매일 출근하므로 30일 치의 점심값이 필요했다. 건강을 포기하고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고 하면 한 달에 필요한 밥값은 약 10만 원. 에라이. 점심값을 제하고 나면 겨우 10만 원 남는다. 시발.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과장이 아니고 100원 단위를 아껴가며 살아야 했다. 가만히 있어도 혀가 나올 듯 더운 여름은 물론 칼바람에 볼이 썰릴 것 같은 겨울에도 나는 40분씩 걸어서 출퇴근했다. 버스 카드를 찍을 때 나는 ‘삐빅’ 소리, 그 돈 먹는 소리가 사람 잡는 찜통더위나 칼바람보다 훨씬 무서웠다. 나는 없는 중에도 어쨌든 살아내야 했으므로 세트장에 남아 버려질 운명인 소품과 도시락 들을 매주 챙겼다. 남들 눈에는 쓰레기 더미인 현장이 내 눈에는 노다지였다.
어느 가을 새벽, 소품이었던 2킬로그램짜리 잡곡 일곱 봉지를 욕심껏 이고 지고 끌며 집으로 걸어가는데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그래도 엉엉 울면서 끌고 온 곡식들로 따뜻한 잡곡밥을 지어 먹을 때는 행복해서 웃었다.
새벽까지 야근하던 날, 우리가 시간 대비 버는 돈을 동기들과 따져보았다. 최저 시급의 반에도 못 미쳤다. 그 초라한 금액을 똥 싸는 시간도 아껴가며 최선을 다해 벌고 있다니……. 목사님 딸인 동기 가을이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노래방 도우미 아르바이트라도 뛰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우리는 그냥 웃었다. 그날 새벽, 야간 할증이 붙은 택시비가 무서워서 캄캄한 거리를 한 시간이나 걸어서 퇴근했다. 유난히 많은 노래방이 눈에 띄었다. (중략)
제작진이나 스태프 앞에서 한없이 야박한 방송국 돈은 엄한 곳에서 줄줄 샜다. 어느 날에는 방송에 말하는 앵무새가 필요했다. “안녕하세요”였던가, “반갑습니다”였던가, 아무튼 다섯 마디 남짓 할 줄 아는 앵무새를 두 시간 정도 섭외했고 그날 앵무새는 80만 원을 벌어 갔다. 그 사실을 안 뒤로 나와 동기들의 목표는 ‘앵무새만큼 벌자’가 되었다. 앵무새이고 싶었다. 나는 30일을 밤낮없이 일해도 96만 7,000원을 버는데 앵무새는 시급이 40만 원이라니. 우리 엄마 아빠가 나 대신 새를 낳았더라면…… 아, 그래. 이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다.
--- 「막내 작가 생존기」중에서

나에게 ‘미워한다’는 것은 감정이나 기분이라기보다 고통에 훨씬 가깝다. 생생한 감각과 온도와 통증으로 온몸에 빠르고 깊게 퍼진다. 심장은 빠르게 뛰고, 꽉 쥔 손은 부들부들 떨리며,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른다. 손, 발, 몸통, 귀 끝으로 미처 도달하지 못한 미움들은 눈가에 고여 땅으로 떨어지거나 가슴팍 안쪽에서 오래도록 싸하게 맴돈다.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기를 꽤 오랫동안 꿈꾸며 살아왔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잠자리에서 베개를 고쳐 눕는 동안 여러 번 기도한다. 하나님, 미워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제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미워한다는 못생기고 추한 과정에 쏟아붓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기도를 마치고 나면 이번에는 누군가를 열심히 미워한 나 자신이 미워서 견딜 수가 없다. 누군가를 미워하면서 미워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미워했던 나를 강도 높게 미워하는 그런 마이너스의 시간들에 자주 갇힌다.
‘미워하기’라는 행위에 쏟은 에너지는 여간한 행복으로는 다시 거둘 수 없다. 작은 것에서 찾은 행복 속에 충분히 잠기기엔 나는 너무 썩었고 위태롭고 하찮다. 미워하기는 너무 쉽고 행복하기는 무척 어려운 날들을 살면서 마음은 자꾸만 가난해진다.
미워하는 마음은 하강 코스에서 완전히 고장 나버린 롤러코스터처럼 확실한 파괴를 향해 감속 않고 돌진한다. 아무리 애를 쓴들 멈출 수 없는 상태, 그 예고된 결과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장 난 마음이 멈추기를 기도하며 기적을 바라든가, 혹은 예고된 파괴를 등지고 눈을 질끈 감아 외면하는 것뿐이다. 기적은 확실함에 가까운 확률로 일어나지 않고, 외면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는다.
미워함의 대상과 계기와 이유 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중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내가 사랑하는, 내가 사랑했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기. 사랑받으며 미워하기. 한때 서로 사랑했음을 기억하는 가운데 미워하기. 부디 접점이 없어야 할 ‘미움’과 ‘사랑’ 두 단어는 언젠가 기어이 만나 하이파이브를 치고야 만다. 그 둘이 맞부딪치며 내는 ‘짝’ 소리의 파동은 크레셴도로 커지며 온몸을 휘젓다가 명치를 파고들어 흉한 흔적을 남긴다.
서로의 비밀을 빠짐없이 공유한 친구를, 내 평생을 돌봐준 부모를, 사랑을 속삭였던 연인을, 평생 존경할 거라고 믿었던 은사를 미워하고 원망하다가 종내에는 싫어하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너무 사랑하기에 서운하고, 서운하다 보니 밉고, 미워해서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미워하지 않을 수 없는 시간들을 어찌할 바 모르고 보낸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미워할 일도 없을 테고 나는 아프지도 않을 텐데 내 마음은 쓸데없이 물렁하고 담벼락도 하찮아서 늘 아무나 마음에 들이고 듬뿍 사랑에 빠져 괴로운 결말을 보고야 만다.
--- 「미워하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중에서

박과 몇 주 동안 다양한 동네의 부동산을 돌았다. 돌고 돌아 우리 형편으로 살 수 있는 전셋집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다. 우리가 보증금 1,000만 원을 올리고 살 수 있겠느냐고. 집주인은 집을 내놓은 지 한 달이 되도록 문의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잘되었다며 반색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집에서 다시 살게 되었구나. 차라리 몰랐다면 더 좋았을걸.
며칠 후, 집주인과 만나 1년 연장 계약을 했다. 당장 1,000만 원이 없었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받는 두 달을 기다려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두 달 동안 월세를 10만 원씩 더 내면 된다는 대답을 들었다. 10만 원은 별게 아니니 우리를 믿고 계약서에 적지 않겠다고 말하는 집주인에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빠져나갈 20만 원 때문에 속이 쓰렸다. 계약서를 접으며 집주인이 박과 나에게 고향이 서울이냐고 물었다. 우리는 전라도에서 상경했다고 답했다. 그는 웃으며 젊은이들이 서울살이에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카페를 나와서 과연 내년에는 이사를 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올해 열심히 일하고 덜 쓰면 내년에는 옥탑이 아닌 곳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아, 내년에는 또 집값이 오르려나. 우리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똑같은 내년을 맞이하려나.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담배를 한 대 태우는 동안 가난을 팔아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가 차고 넘치게 품은 이 가난을 싼값에라도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골목길에서 밥 짓는 냄새가 났다. 합정역 뒤편에 있는 메세나폴리스가 전보다 더 높아 보였다. 필터만 남은 담배를 세게 털고서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나의 가난은」을 크게 부르며 내가 사는 옥탑방을 향해 괜히 더 씩씩하게 걸었다.
--- 「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중에서

넋을 놓는 것조차 피로해지자 집착적으로 책을 읽었다. 엄마가 어린 나에게 해줬듯 소리를 내어가며 글자를 읽는 날이 많아졌다. 중요한 막대기가 모조리 제거된 최후의 젠가처럼 위태로웠던 내 옆구리에 채워 넣을 것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방에 값싸게 널려 있는 활자들을 끼워 넣었다. 다섯 살의 왕따가 숨어들었던 피난처가 스물일곱에도 오롯하여 안도했다. 스케치북 위에 크레파스로 알록달록한 동시를 쓰는 대신 노트북을 펼쳐 흑백의 내 이야기를 썼다. 피와 땀과 눈물로는 키보드를 두드릴 수 없어서 열 손가락으로 글을 썼다. 속에서 곪아가던 이야기들을 세 장짜리 A4용지에 뱉어내니 후련했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것 같은 글들을 아무도 읽지 않기를 바라며 썼다. 때문에 각기 다른 마음으로 쓴 대부분의 글은 ‘제목 없음’이라는 똑같은 제목을 가지고 이름도 없는 폴더에 버려지듯 저장되었다.
조급하거나 불안해지는 날이면 노트북을 켜고 한글 프로그램의 흰 화면에 걸러지지 않은 글자들을 쏟아내었다. 내 안에 들어찬 욕심과 수치 들을 날것의 글자들로 까불어 엎어낼 때도 있었고, 행복의 순간들을 수를 놓듯 가다듬어 쓸 때도 있었다. 스스로도 보기에 부끄러운 글들이 많았지만 괜찮았다.
그보다 부끄러운 일들은 앞으로 살면서 훨씬 많을 것이므로. 때로는 우스운 글을, 때로는 욕이 가득한 글을, 때로는 미래를, 때로는 과거를 A4용지 세 장만큼 썼다. 쓰고 난 뒤엔 딱 A4용지 세 장만큼 회복되어 조금 튼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 「제목 없음」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아프거나 망하지 않기를”

이상하고 혼란스런 청춘의 질문들
그 속에서 캐낸, 알짜배기 행복을 말하다


이 책은 작가가 성인방송국에서 일했던 어느 여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SNL〉 작가로 일하며 야한 이야기에는 잔뼈가 굵었다고 생각했던 작가는 그 이상한 ‘일터’에서 혼란을 겪는다. 진정한 성 평등과 직업 정신 등 기존의 상식이 전복되는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을 품는다. 작가는 결코 우회하지 않고, 그때의 현장을 날것의 언어로 펼쳐 보이며,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독자를 끌고 간다. 마지막에는 결코 건너뛸 수 없는 덫을 놓고 질문을 던진다. 독자는 발이 걸려 넘어지듯, 작가와 함께 그 질문에 골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작가의 질문은 지금 청춘들이 당면한 모순된 현실과 닮은 듯 느껴진다. 이미 세팅된 이상한 현실 속에서 ‘진짜 옳은 것’이란 무엇인지를 묻는 것만 같다.

혼란하고 심란한 청춘이지만, 강이슬 작가는 마냥 아파하는 대신 연대하며 즐거움을 찾는다. 밤과 개와 술과 키스는 이 가난한 청춘이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그것들 속에서 작가는 어떤 느끼한 목표나 희망보다 당장의 행복을 꺼내 쓴다.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 열렬히 행복을 나눈다. 웬만한 고난과 역경엔 굴하지 않고 ‘나는 존나 짱’이라고 솜씨 좋게 멘탈을 유지한다. 읽으면서 우리는 이 담백한 청춘에게 엄지를 척 들어 올릴 수밖에 없어진다. “그래! 네가 짱이다!”

회원리뷰 (16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밤과 개와 술과 키스 내용 평점1점   편집/디자인 평점1점 A***e | 2021.02.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익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며 고시원 생활을 하고,졸업후엔 내가 본 적이 없는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를 하고있다.혼자서 경제적 어려움을 몸소 헤쳐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다.방송 작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싶지만, ‘현실이다’ 이 한 마디로논란이 무의미해진다. 새삼 서울이 뭔가싶다. 대학 입학후 친하던 친구왈, 왜 서울로 오냐고?이제 그 대답이 내게 하나 있다.;
리뷰제목
익산에서 서울로 대학을 다니며 고시원 생활을 하고,
졸업후엔 내가 본 적이 없는 프로그램의 방송 작가를 하고있다.
혼자서 경제적 어려움을 몸소 헤쳐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방송 작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갈 의미가 있을까싶지만, ‘현실이다’ 이 한 마디로
논란이 무의미해진다. 새삼 서울이 뭔가싶다. 대학 입학후 친하던 친구왈, 왜 서울로 오냐고?
이제 그 대답이 내게 하나 있다. 소소한 즐거움을 위해 책을 봐도 서울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서울의 어느 거리, 장소를 모르면 느끼기 힘든 이야기란거다. 이 책도 일부 그렇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안 느끼한 산문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g****a | 2021.01.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 카카오 브런치 대상작이라니 많은 사람들을 끌리게 하지 않았을까 해서 보게 됨. 제목이 좋다...안 느끼한.. 책소개 <b>“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br/><br/>첫 월급 96만 7,000원<br/>모두가 함구해온 청춘의 자화상을 그리다<br/></b><br/>강이슬의 글은 솔직하다. 그리고 쫄깃하게 재미있다. 첫 월급 96만 7,000원. 보증금 2,00;
리뷰제목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 카카오 브런치 대상작이라니 많은 사람들을 끌리게 하지 않았을까 해서 보게 됨.

제목이 좋다...안 느끼한..

책소개

“가난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면”

첫 월급 96만 7,000원
모두가 함구해온 청춘의 자화상을 그리다


강이슬의 글은 솔직하다. 그리고 쫄깃하게 재미있다. 첫 월급 96만 7,000원. 보증금 2,000에 68만 원짜리 옥탑방에서 동생, 친구와 셋이 월세를 나눠 내는 현실을 담백한 시트콤처럼 펼쳐낸다. 작가는 어떠한 숫자에도, 어떠한 가난에도 머뭇거림이 없다. 가난한 건 내 탓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까, 날이 갈수록 올라가는 보증금을 쫓느라 헐떡거려도 밤이 되면 개와 술과 키스로 청춘을 알차게 소모한다.

강이슬의 젊음만큼이나 이 책의 글들도 롤러코스터 같다. 유머와 눈물이 교차하고 육두문자가 춤을 춘다. 하지만 한 번도 괜한 ‘시발’은 없다. 그것은 닳아빠진 인간의 발악이 아니라 포기를 많이 겪어보지 않은 자만이 내뱉을 수 있는 탄성에 가깝다. 작가는 그 속에서 사뿐히 청춘의 한을 날리고 일터로 나간다. 체념과 변명에 익숙한 사람의 말문을 막아버리고 무색하게 한다. 읽는 동안 우리는 기성세대의 문법을 깨부수는 이 젊은 작가의 질문 덕에 ‘당연한 것들’로부터 멀어지고, 케케묵은 느끼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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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혼자를 기르는 법』을 『안 느끼한 산문집』으로 읽은 독서후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m******6 | 2020.08.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https://blog.naver.com/mate3416/222054881490< 책방 하고싶은 면서기 >   두어 해 전까지만 해도 ‘청년’이라는 사회집단에 내가 속할까 아닐까 (괜히 나 혼자) 생각해보곤 했었다. 이런저런 구차한 구실을 붙이면―이를테면 어느 농촌마을에서는 70세까지는 청년회라더라 하는―다소 억지스럽지만 끼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리뷰제목

 

https://blog.naver.com/mate3416/222054881490

< 책방 하고싶은 면서기 >

 

  두어 해 전까지만 해도 청년이라는 사회집단에 내가 속할까 아닐까 (괜히 나 혼자) 생각해보곤 했었다. 이런저런 구차한 구실을 붙이면이를테면 어느 농촌마을에서는 70세까지는 청년회라더라 하는다소 억지스럽지만 끼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완전히 글렀다.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청년기본법이 이달 5일에 시행되었다. 청년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법제화한 것은 (아주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 연령의 범위를 명확히 하여 각종 정책과 사업에 있을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한 것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하지만 좀 섭섭하다. 누가 물은 적도 없고, 억지스럽다는 것 잘 알지만 그래도, 혹시나, 어쩌면, 좀 찔리지만, 나도 청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낭랑한 미련을 빼앗겨버렸으니 난감하고 속상하다.

 

   푸릇한 기운과 설렘, 무한한 가능성과 싱싱한 체력, , , 맑고 깨끗하게 바깥세상으로 나아가는 발음조차 유혹적인 청년의 시절.

   하지만 요즘 들어 자꾸만 그 시절을 넘어선 나의 지점을 고맙게 여겨야 할 것 같아진다. 직장생활 15년차, 결혼 11년차, 육아 10년차. (현실감 없는 대출금과 꼬박꼬박 갚아나가는 이자에 고단하지만 어쨌거나) 집도 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이유들로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미안해해서, 딱하게 여겨서 또 미안하다.

   청년시절이 고생스럽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느냐, 어른들이 물을지 모르겠다. 그들에게는 그리 물을 자격이 있다. 내가 본 모든 사진 속 젊은 그들의 기름기 없는 몸에는 잉여 칼로리 대신 절대 빈곤이 있었고, 내가 들은 모든 사연 속 젊은 그들에게는 가족부양과 몸과 마음을 바쳐야하는 조국충성의 의무가 있었다. 얼마나 지긋지긋 했을까, 종종 생각한다.

   그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청년들이 답할지 모르겠다. 노력하면, 포기하면, 애쓰면 무언가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이지 않았습니까,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아무런 대답도 질문도 내놓지 않을 것도 같다. 무서운 일일 텐데, 정말 아무것도 답하지 않고 묻지 않는다면.

 

 

   『안 느끼한 산문집은 막내 방송작가로 사회초년을 살아가는 강이슬의 에세이다. 혼자를 기르는 법은 강이슬과 비슷한 시기를 홀로 살아가는 20대 여성을 그린 웹툰의 단행본이다. 이 두 청춘은 서울이라는 어른의 세계, 돈의 세계, 기회와 패배와 희망과 포기의 세계로 터를 옮겨 청년시절을 시작한다.

 

   “우리가 충분히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은 둘 다 아는 사실이었다.”

                                            - 안 느끼한 산문집보증금, 너에게 청춘을 바친다

   수도가 얼어 수많은 엉덩이들이 닿았을 술집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강풍이 불면 생존을 두려워해야 하는 옥탑방에서 강이슬과 동거인 친구는 , 시발. 진짜 이 집 무너지면 어떡하지?” 목숨을 위태로워하며 열심히 돈을 벌자 다짐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 바닥이 꺼지지 않은 집, 똥 냄새가 나지 않는 집에서 살 수 있다고 말해줄 수 있을까. 버스의 교통카드 인식음이 두려워 볼이 썰릴 것 같은겨울에도 40분을 걸어 일터에 가고, 방송 소품으로 쓰다 버려진 도시락을 챙겨와 냉동실에 넣어두고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열심히 살라 말할 수 있을까.

 

   『혼자를 기르는 법 1단념이라는 이름의 어댑터편은 서로 다르게 생긴 어댑터들이 잘 가! 모두 맞는 길을 찾길 바랄게!” 인사하며 각자의 길로 힘차게 뛰어가는 컷으로 시작한다. 자기에게 맞는 콘센트를 찾아 걷는 이들에게 어른들이 말한다. “다 맞추면서 사는 거다. 세상 일이 네 맘대로 될 것 같냐. 맞는 거 하면 행복할 것 같지?”

   흩어졌던 어댑터들은 결국 한 자리에서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눈다. “아무 데나 들어가면 됨?” “어어, 일단 맞는 척하래.”

 

   “웃긴데 짠해.” 동생에게 책을 권하던 메시지를 짠한데 웃겨로 보낼 걸 그랬나 싶다. 그 말이 그 말 아니냐 묻을 수 있겠지만 어쩐지 나는 아닌 것 같다. 아니었으면 좋겠다.

 

 

   학교교육 지원과 장학사업 업무를 하면서 여러 학생과 연을 맺었다.   고등학생에게 다양한 직업군의 진로탐색과 직업인 멘토링의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아이들이 진심을 다해 꿈을 꾸고 희망에 부풀기를 소망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이들의 미래를 축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들, 청년의 시절을 시작하여 이제 곧 어른이 되어야 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마음이 무거웠다. 작곡을 공부하는 ○○가 꿈꾸는 큰 무대를 들려주었을 때, 국문학과의 △△가 이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했을 때, 뇌과학을 전공하는 □□가 우리 지역에 연구소를 차리고 싶다했을 때, 컴퓨터공학과의 ◇◇가 백신을 개발할 거라 했을 때 마음이 참 어려웠다. 나는 진심으로 이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미안했고 마음이 아팠다.

   “저 서류 붙었어요!” “취업 스터디 하고 있는데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인턴 한 달 남았어요. 세 명 중에 한 명만 사원 된대요.” “알바 시작했어요.” “저 그냥 군대 왔어요. 힘든데 제가 잘 버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심정으로 겪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누구나처럼 세상을 몸으로 배워가는 청춘들에게서 가끔 안부가 오면 반가운 마음이 달려나간다. 면접을 앞두고 긴장한 청춘에게 뜨끈하고 푸짐한 감자탕을 사먹이고, 낯선 공장에서 수습을 하고 있다는 청춘에게 치킨 쿠폰을 보내고,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 풀죽은 청춘에게 내가 얼마나 썩은 몰골로 그 시절을 보냈는지도서관의 먹을 것들을 훔쳐가던 거지 아줌마가 나를 보고는 으이그하면서 에이스랑 레쓰비를 내밀었던 굴욕을이야기 해준다. 너희 모두를 내가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그러니 다 잘 될 거라고 주문을 걸며 단톡방에 랜덤 선물을 띄운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는 애쓰는 청춘들을 위해 여러 정책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근로장려금, 구직활동비, 직업훈련비를 지원하고 직업능력 교육이나 도제식 교육훈련, 해외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마다 청년 창업이나 주거, 복지 정책을 만들어 시행한다. 물론 자격요건과 예산의 한정이 있으니 모두가 혜택 대상이 될 수는 없을뿐더러 이런 몇 가지 사업을 통해 청년세대의 삶이 하나같이 꽃다울 수는 없다. (‘하니까 생각났는데, 도서관 거지 아줌마에게 과자 받아먹던 시절, 엄마가 친구분에게 얘는 이 나이에 피지도 못하고 이렇게 확 졌잖아.”라고 나를 소개했었다. 나도 그런 청년시절을 보냈다.) , 세부기준을 들여다보면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다. 면사무소에 찾아와 장려금을 받기 위한 소득 자격기준을 보고는 그럼 장려금 계속 받으려면 일하지 말라는 거네요?” 어처구니 없어하며 신청서를 쓰고 간 청년의 비아냥이 가시지 않는다.

 

   모르겠다. 잘은 모르겠지만, 더디긴 해도 정치와 행정, 언론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 움직임이 일고 있고 지금의 청년들 역시 어느 시절의 젊은이들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여러 것을 포기한 세대라고 하지만 대의를 찾고 소중히 여기는 분야가 다른 것뿐일 수도 있다. 독재 타도 대신 환경과 생태와 동물권을 중히 여기고, 조국에 충성을 바치는 대신 나의 육체와 감정에 충만한 생을 바치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청춘들에게 주어진 소명일지도 모르겠다. 소명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시대적 흐름과 뚝 떨어져 있어도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없다.

 

   두 권의 독서후담이 과도한 감상을 벗을 수 있도록 시간을 두어 기다렸다. 조금 정리가 된 듯하다.

청년이 아닌 나는 강이슬의 이유있는 시발들과 웹툰 주인공 이시다의 치사량까진 아닌 밤에 과하게 공분하지는 않는다. 무한히 딱해하지도 않는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할 감상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피드백을 실천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청년이 아니라 청년인재를 영입하는 정당의 포퓰리즘을 비판하는 정치인의 칼럼에 호응하고,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들의 허점 보완을 건의하는 것, 우선은 내가 일하는 지역의 청년들만이라도 행정기관과 지역공동체로부터 쓸모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내 할 바를 하는 것이 소용없는 분노와 동정보다 필요치 않겠는가 생각한다.

   다만 너무 딱딱한 건 또 별로니까, 자신의 매일을 나름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을 위해 기꺼이, 두 팔 높이 들어 그들의 충만한 날들을 축복하는 것을 잊지 않겠다. 취업과 사회생활에 어떤 팁도 될 수 없겠지만 누군가 정말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보내는 것이 그들에게 나쁠 것도 없으니 그렇게 축복하련다.

 

 

- 청년기본법2조 제1

이 법은 청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며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다.

 

- 청년기본법2조 제2

기본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

1. 청년 개개인의 자질향상과 능동적 삶의 실현

2. 청년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대한 참여 촉진

3. 교육, 고용, 직업훈련 등에서 청년의 평등한 기회 제공

4. 청년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환경 마련

 

  부디, 이 약속이 청춘들의 삶에서 실재하기를 바란다.

 

  덧붙여,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 중년中年    마흔 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아니 뭔 중년의 시작이 이렇게 빠르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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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t*******k | 202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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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듯 하다가도 웃음킥킥 눈물찔끔 공감되는 따뜻한 책이다 물론 느끼하지도 않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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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8 | 2021.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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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g****a |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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