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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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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9.1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2만자, 약 2.1만 단어, A4 약 39쪽?
ISBN13 979119038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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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텀블벅 에세이 분야 1위 기록,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쓸쓸함, 외로움, 불안함… 모른 채 흘려보냈던 내 마음에 대한 이야기”

설명할 수 없는 마음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기 위하여. ‘모든 마음에게는 이름이 있다’는 김버금 작가는 낡은 국어사전을 펼쳐 기역부터 히읗까지 마음과 관련된 단어들을 빼곡히 모으며 글을 시작했다. 늦은 밤,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답답해 뒤척일 때,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이 미움인지 그리움인지 슬픔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때, 작가는 마음의 이름을 찾아 불러주었다. 그리고 묻는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습관처럼 찾아오는 마음부터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마음에 이르기까지, 나의 마음부터 당신의 마음까지, 더듬어 알아가는 울림의 글들. 텀블벅 에세이 분야 1위, 펀딩률 338% 달성, 3천 편의 지원작 중 에디터가 뽑은 단 10편의 글,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_내게 있는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1. 서글픈 마음
처연하다_꽃은 왜 밤에 더 아름다운가
홀가분하다_젖은 신발은 다시 젖지 않는다
서글프다_여기, 사람, 삶
미워하다_오늘 또 헤어졌습니다
미안하다_이 길을 혼자 돌아갔던 그 밤의 너에게
먹먹하다_붙이지 못한 편지
쓸쓸하다_시시콜콜해서 쓸쓸한 비밀들
철렁하다_왜 어떤 말들은 기어코 혼잣말이 되는가
슬프다_아빠가 첫 해외여행을 떠나기까지 걸린 시간
바라다_그렇게 살게요, 할머니
저미다_할머니의 유가사탕

2. 애틋한 마음
낯없다_나는 얼마나 많은 의자를 아끼며 살았는가
애틋하다_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생일선물
사랑하다_꿈, 밤
편안하다_포옹하는 시간
불안하다_엄마보다도 어른이 되는 일
뭉클하다_한 발 느린 자전거 수업
부끄럽다_고양이를 훈련시키는 완벽한 방법
이해하다_이해라는 이름의 친절한 위선
소중하다_생애 한 번뿐인 생일
속상하다_잘 가, 우리 강아지
이상하다_삶과 죽음의 이해
익숙하다_당신의 가장 빛나는 날

3. 서툰 마음
자유롭다_언제나 인생은 설명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
괜찮다_어둔 밤에는 도자기를 빚는다
당당하다_나에게 가장 무례한 사람
서툴다_스마트폰과 스마트하지 않은 일상
의연하다_벚꽃 나무 동산으로
겉돌다_말의 감정
천연하다_나는 더 어른스러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꿋꿋하다_쓸모없음의 쓸모
충분하다_네가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위로하다_네가 누구든 얼마나 추하든
무색하다_문득 손 내밀 듯이
창피하다_이 흉터에 대한 엄청난 이야기가 있는데요

4. 그리운 마음
든든하다_사람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외롭다_공연한 외로움이 나를 찾아올 때
고맙다_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설레다_여름, 백사장
아련하다_아빠의 여자 친구에 대한 단상
포근하다_축 폐업기념
다정하다_가을, 기다림
걱정하다_우리의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즐겁다_붕어빵 예찬론
씁쓸하다_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 사이
낯설다_템플스테이를 가서 깨달은 한 가지
사위다_새벽에는 우습게 생각했던 것들을 묻고 싶어진다

에필로그_눈물은 아프지 않다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텀블벅 에세이 분야 1위,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작!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많은 연습을 하지만, 정작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에는 서툴러요. 이 책을 쓰며 내 마음을 읽는 연습을 했듯, 독자들도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내밀한 감정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해 독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받은 김버금 작가. 크라우드펀딩 ‘텀블벅’에서 에세이 분야 1위를 기록하고 높은 펀딩률을 달성해 독립출판으로 출간에 성공했으며, 이후 브런치북 6회 대상 수상에까지 이르렀다. 늦은 밤, 자리에 누웠을 때 문득 이유 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답답해 늦도록 뒤척이던 날, 이 감정을 무어라 부르고 싶은데, 그래야 마음이 잠잠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내 마음의 이름을 도무지 모르겠을 때, 작가는 글을 썼다. 설명하기 어려운 자신의 마음에게 이름을 붙이는 과정은 나 자신과 좀 더 가까워지는 일이었고, 타인에게만 쏟던 관심과 배려를 나 자신으로 돌리는 시간이었다.

“모른 채 외면했던 마음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 너는 불안이구나. 너는 외로움이구나. 오랜만이야, 슬픔아. 모든 마음에게는 이름이 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나는 마음에게 이름을 불러주고서야 알았다.”_프롤로그 중에서


낡은 국어사전을 펼쳐 들고 기역에서부터 히읗까지
마음을 더듬더듬 읽어간 기록들
“내게 있는 이 마음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김버금 작가는 ‘글’이라는 길을 걷기 위해 대학에서 국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문예창작을 배우고 있다. 마음과 글을 잘 영글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역대 최다 응모작(8만여 편)이 지원한 6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그녀의 글은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는 힘이 있다’는 평을 받으며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낡은 국어사전을 펼쳐 들고 기역에서부터 히읗까지 읽으며 마음과 관련된 단어들을 노트에 따로 옮겨 썼다는 김버금 작가. 사전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모두 천 개가 넘는 마음의 이름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사랑의 시작과 끝에 대해, 전과 같은 눈으로 바라볼 수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상처와 기억, 다짐과 문득 솟아오르는 작은 깨달음에 대해 작가는 형용사 하나, 동사 하나를 붙여 풀어냈다. 애틋하다, 서글프다, 설레다, 낯없다, 아련하다, 겉돌다, 사랑하다, 처연하다, 저미다… 등 47개의 단어와 47편의 글은 읽는 이들에게 알려준다. 당신의 마음에게도 이름이 있다고, 그 이름을 찾고 불러주라고, 그렇게 알고 보듬어주라고.
“내가 매일 불안한 이유는 내가 나의 마음의 이름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내 마음의 이름을 찾아 불러보세요. 기적처럼 기분이 좋아지진 않더라도, 내가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김버금 작가의 말처럼, 쉽사리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글들은 마음을 꺼내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헤어진 게 처음도 아니면서 처음 헤어져본 사람처럼 허둥거리던 때가 있었다. 친구를 불러다 날이 새도록 한탄을 했더라면 좀 나았을까. 아니면 청승맞게 실컷 울기라도 했으면 괜찮았을까. 처음이 아닌 이별 앞에서 나는, 울음 하나도 제 마음처럼 울지 못했다.
그 마음을 도무지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라 매일 정처 없이 걷고 또 걸었다. 이따금 눈물이 흘렀으나 금세 차가워졌다. 겨울이었고 자주 뺨이 텄다. 모르던 사람이 다시 모르는 사람이 되었을 뿐이라고, 그런 것들을 위안처럼 나에게 말했다. 사실은, 사랑도 그런 것이었다. 떠나는 순간부터 차가워지는.
-13쪽, 〈처연하다_꽃은 왜 밤에 더 아름다운가〉 중에서

겉돈다는 말의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했던 적이 있다. 겉이 있고 속이 있어 두 편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 결코 화해할 수 없을 만큼 단단한 겉과 속의 경계를. 뒤늦게 그 말에 담긴 감정을 느낀 건 내가 겉의 세계에 속하게 되었을 때였다. 단단한 경계의 바깥에 서서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무수히 맴도는 걸음을 걸어야 했을 때. 그 무거운 외로움을 홀로 져야만 했을 때. 겉돈다는 말의 감정은 ‘겉’이 아니라 ‘돈다’는 사실에 있다는 걸, 나는 그때야 알았다.
-160쪽, 〈겉돌다_말의 감정〉 중에서

얼마 전, 한 친구와 오랜만에 안부를 물었다. 서로 안녕했던 소식보다는 안녕하지 않았던 소식들을 나누었다. 그리 길지 않은 대화 끝에 그에게 힘을 북돋아주려 힘내, 다 잘될 거야, 라고 말하려다 차라리 삼키는 것을 택했다. 힘을 내는 사람은 어쩐지 계속 힘을 내야만 하는 삶을 산다. 뜻 없는 나의 습관적인 인사로 또다시 그가 힘을 내게 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잠시의 망설임 끝에 말했다. 나는 네가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낯선 인사말에 고맙게도 친구는 고맙다는 인사를 돌려주었다.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 좋은 날이기를. 너의 내일은 힘내지 않아도 충분하기를.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인사말 대신 정반대의 말을 해주고 싶다는, 그런 생각을 했던 날이 있었다.
내일은 당신이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도 충분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173쪽, 〈충분하다_네가 힘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중에서

방 안에서 몰래 울고 있는데 할머니가 방문을 벌컥 열며 들어오셨다. 저녁내 또 무언가를 찾으러 돌아다니셨는지 어수선한 얼굴이셨다. 할머니는 무언가를 물으시려다 말고 문고리를 잡은 채로 잠시 못 박힌 듯 서 계셨다. 그러곤 황급히 눈물을 닦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다 방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한참 뒤 다시 방으로 들어오시더니 이번엔 내게 유가사탕 한 움큼을 불쑥 내미셨다. 엉거주춤하게 일어나 사탕을 받는데 할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셨다.
“야아, 니도 조심혀라. 나 또 도둑맞았어야.”
도둑맞았다는 건 사실일 리 없지만 어쩐지 그 말에 담긴 할머니의 마음은 진실 같아서, 나도 모르게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뭐를 도둑맞으셨어요?”
말할 듯 말듯 주름진 입 안에서 한참을 우물거리던 대답이 툭 튀어나왔다.
“몰러.”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그냥 병 때문에 그러시는 거야, 하는 생각으로 고개를 돌리려는데 할머니의 마지막 말이 나를 붙잡았다.
“나도 도둑맞아서 몰러.”
할머니는 잠시간 우두커니 서 계셨다. 그리고 불을 끄고 나가셨다. 나는 바로 잠에 들었던가. 아니다. 그날 나는 오래 뒤척였던가. 사탕을 잠시 쥐어보았던 것은 기억이 난다. 얼마나 오래 쥐고 계시다 주셨던 건지 사탕이 다 뜨끈했다. 사탕을 까서 하나를 먹었던가. 베개 밑에, 아니, 서랍 안에 넣어놨던가. 사탕을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우리 할머니에게 처음 받았던 그 사탕, 어디에 두었을까. 나는 그날 유가사탕을.
낡은 전기장판을 치우고 무릎을 굽혀 부스러기를 쓸었다. 힘을 주어 사탕을 떼어낸 자리에 사탕의 둥근 모양대로 누런 자국이 남아 있었다. 물티슈를 가져다 문지를수록 물기를 머금은 자국이 점점 더 선명해졌다. 이상하게도, 할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홀로 물건을 숨기고 다시 그것을 찾으러 다니셨을 모습이.
매일 밤, 잠에 들 때마다 캄캄한 밤이 또 무엇을 가져갈까 봐 다시 하나를 잃은 채로 아침을 맞을까 봐 매일 불을 켜두고서 선잠을 주무셨던 할머니. 손쓸 수 없이 하얗게 덮쳐오는 아침이 기억을 사라지게 할까 봐 방 안에만 꼭꼭 숨어 계시기를 택하셨던 할머니.
어쩌면 할머니에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무언가를 잃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잃고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른 채로 견뎌야 하는 영겁과 같은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창밖으로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납작하게 눌어붙은 유가사탕을 주워 손에 꼭 쥐었다. 아직도 따뜻한 것만 같았다.
-66쪽, 〈저미다_할머니의 유가사탕〉 중에서

오로지 나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상태의 나는 불안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나와 친하지 않구나.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를 하고 눈을 맞추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웃고 때론 울며, 차츰 친해져가는 시간. 그동안 나는 나에게 어떻게 대했던가. 다른 사람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나는 나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나의 감정을 헤아릴 줄도 알아야 했는데. 여태 다른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할 줄만 알았지, 정작 나 자신과는 친해지려고 노력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드는데 창밖에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나와 친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여전히 감정을 다루는 데에는 익숙하지도 능숙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다시 또 한순간에 낯선 감정이 불쑥 다가올 때에 그 감정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그런 나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나를 단단하게 해줄,
나의 한 조각인걸.
밤의 한 편린인걸.
그 어떤 마음도 이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껴안는 일,
사소한 감정들까지도 오롯이 나로 받아들이는 일,
그것이 나에게로 가까워지는 첫 걸음이었다.
-240쪽, 〈낯설다_템플스테이를 가서 깨달은 한 가지〉 중에서

선생님은 터진 반죽을 잠시 살펴보더니 갈라진 부분에 물?몇 방울을 떨어뜨리고선 손가락을 굴렸다.
“괜찮아요. 이럴 땐 갈라진 쪽을 이렇게 만져주면 다시 괜찮아져요.”
선생님의 손을 따라 손가락에 힘을 빼고서 갈라진 표면을?동그랗게 굴렸다. 물을 먹어 부드러워진 반죽의 틈이 서서히 메워졌다. 괜찮아요, 다시 괜찮아져요. 완성으로의 순간은 완벽하게?해낼 때가 아니라, 다시 괜찮아질 때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갈라진 도자기를 빚으며 갈라진 마음을 빚는 어두운 밤을?떠올린다. 완벽에만 집착하느라 완벽하지 않은 것으로 폄하하였던, 나의 다친 마음들을 둥글게 헤아리는 시간을. 삶에서 생긴 실금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흔적이 아니라 완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흔적이다. 완성은 완벽함이나 완전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무사히, 끝까지, 지켜내는 데에 있으니까.
겨울이 길었다. 따뜻한 봄에는 완벽하지 않은 마음에게도 기꺼이 손 내밀어 보듬을 수 있기를. 오래 외면했던 숱한 밤들도 환하게 밝힐 수 있기를. 아주 느린 시간을 들여 빚은 동그란 그릇 하나. 그 그릇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생각했다.
“괜찮아, 우리는 다시 괜찮아.”
-140쪽, 〈괜찮다_어둔 밤에는 도자기를 빚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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