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미리보기 카드뉴스 공유하기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696
베스트
감성/가족 에세이 77위 | 감성/가족 에세이 top20 6주
[단독] 시와 X 요조 〈노래 속의 대화〉 북콘서트
11월의 굿즈 : 시그니처 2023 다이어리/마블 캐릭터 멀티 폴딩백/스마트 터치 장갑/스마트폰 거치대
2022 올해의 책 24권을 소개합니다
책 읽는 당신이 더 빛날 2023: 북캘린더 증정
소장가치 100% YES24 단독 판매 상품
쇼핑혜택
현대카드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74g | 128*188*17mm
ISBN13 9791196820046
ISBN10 119682004X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20대 손녀가 쓴 90대 할머니의 치매 일기
할머니의 마지막 일상을 지키기 위해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는 20대 손녀가 90대 치매 할머니를 직접 돌보며 쓴 2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텔레비전 앞에 방치된 할머니에게 새로운 취미를 찾아드리려 하고,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할머니에게서 의미 있는 언어를 얻기 위해 말을 걸고 귀 기울인다. 마카롱이라는 낯선 외국 과자를 작게 잘라 입에 넣어드리고, 습관적으로 텅 빈 밭에 나가는 할머니 곁에서 잡초를 뽑으며 언제 사라질지 모를 할머니의 일상을 지키려 애쓴다. 때론 할머니의 낡은 생각에 화를 내기도 하고, 고된 돌봄노동으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저자는 할머니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며 얼마 남지 않는 할머니의 시간을 기록한다.

며느리를 착취하기만 하는 것 같은 할머니는 70년 동안 남편의 부모와 형제, 자식과 손자를 돌보며 그 ‘당연한 노동’의 폭력을 감내한 희생자였다. 또한 할머니의 피해자인 줄만 알았던 엄마는 올케가 아픈 어머니를 돌보지 않자 비난을 서슴지 않는 가해자가 된다. 저자는 가정 안에서 감당하기 힘든 치매 환자 돌봄이 어떻게 여성에게 흘러드는지를 이야기하며, 전통적 가족의 여성들이 돌봄을 중심으로 피해와 가해를 주고받는 현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할머니를 어리석은 병에 걸린 노인이 아니라, 한 시대를 용감하게 살아낸 여성으로 명명하는 저자의 글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1928년생 우리 할머니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의 겨울
할머니의 간병인이 되었다 / 할머니, 나 누구게? / 생전 처음 맛본 마카롱 /
할머니의 집 / 고모의 속사정

2018년 봄과 여름
할머니는 슈퍼우먼 / 마실꾼 안 오니? / 아흔 살의 취미 찾기 / 할머니가 사라졌다 /
내가 놓쳐버린 할머니의 언어 / 라떼는 말이야 / 죽고 싶다

2018년 가을과 겨울
할머니의 단 한 가지 후회 / 며느리는 당연하고 손녀는 대견하다 / 할머니의 걱정 /
죄지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 돌보는 마음 / 가족이 일상을 되찾는 방법 /
왜 소리를 지르실까 / 아가 / 차라리 잊는 게 나을까 /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야

2019년 봄과 여름
이건 얼마니? /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지 / 몸을 잃어가는 할머니 /
앉으나 서나 밥걱정 / 마지막까지 남는 이름 / 외할머니

2019년 가을과 겨울
죽음을 마주하며 / 보내드리는 마음 /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마치며 모든 지워진 여성들을 기억하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할머니의 직업은 농부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평생 농사를 지어온 할머니에게 직함을 붙여주지 않았다. 그냥 ‘시골에서 농사짓는’이라는 수식을 할 뿐,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식들조차 내 어머니는 못 배운 사람이고 농사만 지을 줄 안다며 괄시했다. 그러나 내가 볼 때 평생 농사를 짓고, 경작 영역을 확장해가며 수익을 만들어낸 할머니는 꽤 능력 있는 농부였다. --- p.45, 「할머니는 슈퍼우먼」 중에서

“할머니, 하고 싶은 거 없어? 심심하잖아.”
나는 할머니를 위해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었다. 할머니는 하고 싶은 게 없냐는 내 말에 답답한지 화를 내셨다.
“개코같은 소리. 나물 뜯으러 돌아댕길 수도 없고. 일 말고 뭘 해. 하고 싶은 게 뭐가 있어. 글도 모르고.”
할머니는 하루 종일 멍하니 창밖의 구름을 보거나 의미 없이 움직이는 텔레비전 속 사람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며칠 할머니를 지켜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할머니의 취미를 찾아드려야겠다 다짐했다. --- p.61, 「아흔 살의 취미 찾기」 중에서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해서, 남편의 어머니와 한집에서 살아온 나의 엄마는 25년간 이 집안의 모든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책임졌다. 쉰이 한참 넘은 며느리에게 치매 걸린 시모를 돌보는 노동이 추가되었을 때도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토록 오랜 시간 저평가되어왔던 엄마의 돌봄노동은 아이러니하게도 할머니의 핏줄인 나에게 왔을 때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 p.101, 「며느리는 당연하고 손녀는 대견하다」 중에서

몸으로 땅을 일구고 살림을 돌보고 자식들을 낳아 기른 할머니. 몸으로 채워진 할머니의 삶은 그 몸이 생명력을 다하자 서서히 비워졌다. 들리지 않는 귀를 두 손 두 발로 채워가며 살아온 할머니는 이제 그 손발마저 잃으며 집 한구석에 놓였다. --- p.191, 「몸을 잃어가는 할머니」 중에서

할머니를 기록하며 할머니의 며느리가 보였고, 할머니의 딸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가 보였다. 나의 세상이 어떤 희생으로 만들어졌는지 직면하게 되었다. 나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90년대 중반에 태어나 자란 여성이다. 가부장제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삼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따뜻한 온기와, 사회가 인정한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안정감을 충분히 느끼며 자란 수혜자이기도 하다. 그 가정의 화목을 만들어내기 위해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애써 외면하며 살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 믿었다. 그 희생은 자연스럽게 또 다른 상처를 낳았다.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있는데 상처를 주는 사람은 없다. 가해자는 없는데 피해자만 있다.
--- p.252, 「모든 지워진 여성들을 기억하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대학을 마치고 취업준비생이 되어 8년 만에 돌아간 고향집. 평생 농사와 집안일을 하며 자식과 손주들까지 키워낸 구순의 할머니는 이제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스물넷 손녀는 취업을 잠시 미루고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할머니를 돌보기 시작한다.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는 20대 손녀가 90대 치매 할머니를 직접 돌보며 쓴 2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텔레비전 앞에 방치된 할머니에게 새로운 취미를 찾아드리려 하고,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할머니에게서 의미 있는 언어를 얻기 위해 말을 걸고 귀 기울인다. 마카롱이라는 낯선 외국 과자를 작게 잘라 입에 넣어드리고, 습관적으로 텅 빈 밭에 나가는 할머니 곁에서 잡초를 뽑으며 언제 사라질지 모를 할머니의 일상을 지키려 애쓴다. 때론 할머니의 낡은 생각에 화를 내기도 하고, 고된 돌봄노동으로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저자는 할머니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며 얼마 남지 않는 할머니의 시간을 기록한다.

딸의 시선으로 본 가부장제 여성의 ‘당연한 노동’
당사자가 쓴 여성 돌봄노동의 현실


매일 할머니의 식사와 목욕을 챙기고, 대소변까지 치우면서도 저자는 “효녀다”, “대견하다”라는 칭찬을 거부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건 할머니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똑같이 해줬던 일이며, 자신의 어머니가 피 한 방울 안 섞인 시어머니를 위해 하던 일이라며 손녀의 돌봄은 칭찬하고 며느리의 돌봄은 당연하게 여기는 세태를 비판한다.
며느리를 착취하기만 하는 것 같은 할머니 역시 70년 동안 남편의 부모와 형제, 자식과 손자를 돌보며 그 ‘당연한 노동’의 폭력을 감내한 희생자였다. 또한 할머니의 피해자인 줄만 알았던 엄마는 올케가 아픈 어머니를 돌보지 않자 비난을 서슴지 않는 가해자가 된다.
저자는 가정 안에서 감당하기 힘든 치매 환자 돌봄이 어떻게 여성에게 흘러드는지를 이야기하며, 전통적 가족의 여성들이 돌봄을 중심으로 피해와 가해를 주고받는 현실을 일깨운다.

어리석은 환자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사람으로
앞선 세대 여성의 삶에 대한 긍정


‘어리석을 치癡’와 ‘어리석을 매?’가 결합된 단어, 치매癡?. 어리석은 병,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며 저자는 미처 알지 못했던 할머니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할머니는 ‘시골에서 농사나 짓는 못 배운 노인네’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로 경작지를 넓히고 수익을 창출해낸 능력 있는 농부였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대가족을 먹여 살리고 집안 살림과 가족 돌봄을 책임진, 소위 ‘슈퍼우먼’이었다. 여자라는 이유로 글을 배우지 못했고 귀까지 다쳐 일찌감치 언어를 잃어버린 탓에 ‘몸의 노동’으로 평생을 산 할머니. 저자는 몸으로 채워진 할머니의 삶을 긍정하며, 어쩔 수 없이 ‘슈퍼우먼’이 되어 어려운 시대를 살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모든 여성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할머니를 어리석은 병에 걸린 노인이 아니라, 한 시대를 용감하게 살아낸 여성으로 명명하는 저자의 글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앞선 세대 여성의 고된 삶과 가족 내 여성의 위치에 대한 20대 여성의 고민은 세대를 뛰어넘은 여성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인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20대 손녀가 90대 치매 할머니의 마지막 2년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고 가치있다. 할머니를 돌보는 일상 속에서 겪는 혼돈과 자책과 성찰을 치밀하지만 따뜻한 문체로 담아낸 생생한 르포르타주다. 저자는 전통적 가족상의 희생자이자 가해자이가도 한 할머니를 역지사지하면서도, 엄마 이모 언니로 대변되는 가부장제 속 여성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최현숙(구술생애사 작가, 『작별 일기』 저자)

회원리뷰 (4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이재 씨에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m******6 | 2021.05.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올봄에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자주 만났어요, 이재 씨. 돌아가신 할머니는 흰나비가, 할아버지는 노란나비가 되셨다고 믿거든요.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옆에 누가 있거나 말거나 꼭 인사를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반갑게 손을 흔들고 모처럼 웃음을 지어요. 할머니가 나를 보러 왔어, 할아버지가 나를 보러 오셨어!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거든요. (두 분은 외할머니,;
리뷰제목

 

  올봄에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자주 만났어요, 이재 씨. 돌아가신 할머니는 흰나비가, 할아버지는 노란나비가 되셨다고 믿거든요.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옆에 누가 있거나 말거나 꼭 인사를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반갑게 손을 흔들고 모처럼 웃음을 지어요. 할머니가 나를 보러 왔어, 할아버지가 나를 보러 오셨어!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거든요. (두 분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세요. 아빠의 부모는 ‘친’이고 엄마의 부모는 ‘외’인 게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바깥 외’라뇨.)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언급이 늘면서 이재 씨 책을 알게 됐어요. 청년의 가정 돌봄노동?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취업이 안 돼서 그랬겠지 했어요. 미안해요. 한창 나이의 청년이 집안에서 노인을 맡아 돌본다는 게 낯설어 못난 짐작을 했어요. 육아건 봉양이건 거의 모든 돌봄노동은 청년은 아닌 여성의 몫이니까요. 이재 씨 말처럼 그 노동의 현장에서 아빠, 남편, 아들, 사위, 할아버지는 안타까워는 하지만 몫을 하지는 않는 방관자가 되고 엄마, 아내, 며느리, 딸, 할머니는 독박의 신세가 되죠. 경제적 신분 이동을 위한 계층 사다리도 중요하지만 가정노동, 돌봄노동의 폭력성이 오르내리는 사다리를 어깨에서 어깨로 대물림해 온 여성들의 고난도 분석의 대상이 되고 사회발전의 지표가 되어야 해요. 애도의 본질은 제쳐두고 남성만을 기본값으로 치는 장례 산업계의 퇴보도 함께요. 그들이 말하는 ‘원래’는 이제 유물로 남겨두고, 고인과 유가족이 맺어온 ‘원래’의 특별함과 애틋함으로 이별해야죠, 이제는 정말.

  떠나실 때가 다 된 할머니에게 친구 할머니께서 하셨다는 말씀, “어여 가. 그동안 고생했어.”를 읽으며 우리 할머니의 마지막을 오래 생각했어요. 돌아가실 때가 가까워지자 할머니는 무척 괴로워하셨어요. 고통에 몸을 뒤트는 할머니의 얼굴을 만지며 “나 할머니 사랑해. 많이 사랑해. 그런데 할머니가 너무 아프면, 그래서 그만 끝내고 싶다면 내가 하느님한테 기도할게. 할머니 그만 아프고 돌아가실 수 있게 해달라고.” 속삭였던 기억. 아프네요.

  1928년에 태어나 백년 가까운 세월을 살아내셨지만 기록되지는 못할 할머니를 역사에 새겨두려 했다는 이재 씨의 마음, 초면에 정말 죄송하지만 기특하고 신통하고 장해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내 몸으로 성실히 일해 가족을 먹이겠다는 할머니의 철학과 그런 할머니에 대한 이재 씨의 사랑과 존경은 이렇게 책으로 세상에 실재하게 되었어요. 돌아가신지 십년이 된 지금도 추억과 그리움으로만 할머니를 만날 수밖에 없는 저로서는 너무나 부러운 일이에요. 기후위기로 나비가 사라지면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아픈 몸과 마음이 처음이었던 이재 씨의 할머니는 아픈 당신을 돌보는 게 처음이었지만 잘 해낸 가족들 덕에 분명 덜 외롭고 덜 두려우셨을 거예요. 하늘나라에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랑 친구 맺으시면 좋겠다.

  각성의 언어로 변화하고 싶다는 이재 씨를 응원할게요. 건강히 잘 지내세요.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80을 바라보는 슈퍼우먼 엄마를 존중하게 한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s*****r | 2020.11.10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치매에 대하여 77세 김여사인 엄마가 접촉 사고를 내셨다. 엄마는 내가 놀랄까봐 가볍게 긇었다고 보험회사 부르라고 하셨고 나는 급하게 엄마에게 달려가면서 보험회사를 불렀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두 차로 인해 정체가 되고 있었고, 김여사는 차안에 꿋꿋이 앉아계셨다. 현장 사진을 찍고 상대 운전자와 간단히 이야기 한 후 차를 뺏다. 큰 소리 치시는 엄마의 진술은 오히려 불리했;
리뷰제목
치매에 대하여

77세 김여사인 엄마가 접촉 사고를 내셨다. 엄마는 내가 놀랄까봐 가볍게 긇었다고 보험회사 부르라고 하셨고 나는 급하게 엄마에게 달려가면서 보험회사를 불렀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두 차로 인해 정체가 되고 있었고, 김여사는 차안에 꿋꿋이 앉아계셨다. 현장 사진을 찍고 상대 운전자와 간단히 이야기 한 후 차를 뺏다. 큰 소리 치시는 엄마의 진술은 오히려 불리했다. 엄마를 내 차에 타시도록 한 후 처리를 마치고 집으로 왔다.

얼마전 읽었던 ‘아흔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의 20대 저자는 할머니의 치매와 소천을 지켜본 글을 책으로 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평생 일만하신 슈퍼우먼 할머니는 취미생활도 하고싶은 일도 오로지 밭일이었다. 우리 엄마도 평생 일만하신 만만찮은 80을 바라보는 슈퍼우먼이다. 아흔살 유퍼우먼은 아무것도 심지 않은 밭에 땡볕에서 풀을 뽑으신다. 손녀는 소리치면서 데리고 들어오기를 반복했고 할머니 지키기가 너무 힘들다 표현했다. 그 후 할머니의 치매가 점점 심해지자 기력도 없어지면서 욕창이 염려될 정도로 누워계셔야했다. 그 때 저자는 할머니가 밭에 나가 풀이라도 뽑을 때가 좋았다 한다.

요즘들어 엄마의 청력은 내 언성을 높아지게 한다. 사고처리를 하고 집으로 와서 나는 큰소리로 엄마에게 엄마 이제 운전 ‘절때로’ 하지마 !!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먹는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로 밭에 거름과 에너지를 쏟으시는 엄마에게 ‘사먹는게 더 나아’라고 말하지 않는다. 엄마는 사고도 좀 내시면서 밭일에 에너지를 쏟으시면서 활동하는게 엄마에게 더 행복이라 생각이 든다. 엄마가 건강하시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운전하지 않고 밭일도 하지 않고 집에 편히 계신다고 엄마가 더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흔 슈퍼우먼을 알고 난 후 엄마가 집에 조용히 계시다보면 기력이 더 쇠퇴할지도 모르고 그러면 그 20대 손녀처럼 ‘쓸데없이 밭에 나가 풀 뽑는 엄마’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든다.

요즘 나도 의도치 않게 향수향이 짙어진다. 화장하기 전에 뿌려놓고 화장을 마치고 향수를 뿌렸는지 안뿌렸는지 기억이 나지않아서 행여 나의 체취가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까봐 다시 뿌리고 나온다. 어쩌면 나도 그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댓글 0 2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
나의 할머니를 추억하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0 | 2020.10.2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017년 12월.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던 손녀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8년 만이었다. 시골의 고향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구십 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어린 아이가 되어가는 길목에 선 할머니였다. 그녀에게는 어린 시절 자신을 보듬어주셨던 분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게다가 마침 집안에서 유일하게 그녀만 매일 어디론가 나갔다 오지 않아도 되;
리뷰제목
2017년 12월.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던 손녀는 고향으로 내려갔다. 8년 만이었다. 시골의 고향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구십 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어린 아이가 되어가는 길목에 선 할머니였다. 그녀에게는 어린 시절 자신을 보듬어주셨던 분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게다가 마침 집안에서 유일하게 그녀만 매일 어디론가 나갔다 오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숙식을 제공받고 무급으로 주5일 근무하는 할머니의 간병인이 되었다.
.
2017년 겨울에서 2019년 겨울까지. 이 이야기는 할머니의 마지막 2년을 곁에서 살핀 손녀가 직접 기록한 할머니의 이야기, 아니, 가부장제가 깊숙이 뿌리 내린 과거의 한국을 살아낸 여성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동시에 그 시대를 딛고 일어나 앞으로를 준비하는 새로운 세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한 챕터를 다 못 읽고 눈물이 터져 버려 덮어두었다 다시 용기를 내어 끝까지 읽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나의 할머니와 나의 엄마의 얼굴이 계속해서 겹쳐졌다. 두 분은 저자의 할머니에 비하면 교육도 많이 받으셨고 하고 싶은 것도 하면서 사신 인생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대 여성들이던 할머니와 엄마도 지금의 나에 비하면 하고 싶었지만 못했고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해야만 했던 일들을 그저 당연한 일처럼 통과해가며 살아온 인생인 것은 분명했다. 그 생각을 하니 안쓰럽고 고마운 마음에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
할머니 생각이 특히 많이 났다. 부모님이 모두 직장을 다니셨기 때문에 나와 동생은 한 집에 살던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나도 동생도 할머니 옆에 누워야 잠을 잘 수 있었는데 부모님이 난생 처음 침대를 사주셨던 날에도 처음엔 기쁨에 겨워 침대 위에 누웠다 일어났다 했지만 잠잘 때가 되자 결국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할머니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할머니를 사이에 두고 누웠다. 우리가 누울 자리까지 미리 펴두고 계셨던 할머니는 기다렸다는듯 불을 끄고 어서 자라고 하셨다.
.
불을 끄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엄습하지만 이내 눈은 어둠에 적응해 주변의 익숙한 사물들부터 찾아내곤 했다. 나는 옆에 누운 할머니의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할머니의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다. 저 움직임이 계속되는 한 나의 할머니는 살아계신 것이었다. 할머니가 너무 좋아 그런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할머니의 가슴이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 편히 잠들곤 했다.
.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장례를 다 치르고 난 뒤의 일이었다. 그때 나는 울낭군의 공부 때문에 미국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도 어차피 당장 한국으로 오기 힘들텐데 괜히 마음만 아파할까봐 염려하는 마음에 가족들이 나에게는 장례식을 다 마무리하고 연락을 하기로 했다 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나는 마지막 인사도 드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연락을 받았으면 갈 수 있었는데. 꼭 갔을텐데. 울음이 멈췄다가도 미국으로 떠나기 전 찾아뵈었던 할머니가 나와 울낭군의 손을 꼭 잡고는 싸우지 말고 잘 살라고 말씀하셨던 게 자꾸만 떠올라 계속 울음보가 터지곤 했었다.
.
1919년에 태어나셨던 나의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어느덧 7년이 되었다. 고향집에 가면 할머니가 지내시던 방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예전에는 눈물이 나서 그쪽을 바라보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안녕하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인사도 드릴 수 있는 내가 되었다.
.
저자의 할머니가 그러하셨듯 일제시대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그저 열심히 살아내주신 나의 조부모 덕분에 지금의 나는 이렇게나 편히 살고 있다. 언젠가 할머니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꼭 피겨스케이팅이라는 걸 배워보고 싶다고 하셨었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도 관심이 많아 매일 아침 조간신문을 활짝 펴놓고 돋보기를 쓴채 꼼꼼히 살펴보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손재주가 좋아 그림도 잘 그리셨다. 똑똑했지만 시대상황 때문에 하고 싶었던 공부며 일을 다 하지 못하셨던 우리 할머니가 하늘에서라도 아쉬움 한톨 없이 본인이 원하는 것 다 하고 계시면 좋겠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좋은책이었습니다.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dada_libro
.
윤이재『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다다서재, 2020)
.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10.0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치매 할아버지를 엄마와 함께 돌보는 입장에서,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l**********t | 2022.04.01
구매 평점5점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로얄 s******h | 2022.02.22
구매 평점5점
공감도 되고 주변에 읽어보면 좋을거 같아 선물용으로 여러권 구입했음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l******1 | 2020.11.0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6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