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1년 12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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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558g | 153*200*30mm |
ISBN13 | 9788970596105 |
ISBN10 | 8970596100 |
출간일 | 2011년 12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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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558g | 153*200*30mm |
ISBN13 | 9788970596105 |
ISBN10 | 8970596100 |
기자들 사이에서도 글 잘 쓰는 기자로 정평 난 책벌레 여행 기자의 묵직한 문장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매혹적인 독서기이며 지적인 여행기이다. 저자 최병준은15년간 경향신문 여행 기자로 살며 참 많은 곳을 다녔다. 그 가운데는 지중해 곁에 자리한 그리스의 휴양 마을이나 호화로운 호텔들이 들어선 두바이처럼 쾌적하고 고급스런 여행이 있는가 하면 전쟁의 흔적이 묻어나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이나 죽음의 기운이 느껴지는 나미비아 나미브 사막처럼 일상적이지 않은 장소도 많았다. 책벌레 여행 기자는 그 모든 곳에서 책을 펼치고 가장 근원적이고 일상적인 여행의 방법에 대해 사색한다. 『여행의 기술』에서 예술가들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을 탐구했던 작가 알랭 드 보통처럼, 최병준은 다양한 작가들을 벗 삼아 그들과 대화하며 여행한다. 다만 알랭 드 보통이 일상을 벗어나 자유를 찾아 여행을 떠난 것이라면, 최병준은 여행을 통해 일상을 통찰하고 여행과 일상을 묶는다. 미사여구 없는 간결한 키워드와 담담한 문체로 여행을 말하고, 책을 말하고, 삶을 이야기하는 저자와 함께 독자들은 공감백배 독서여행의 즐거움과 함께 자기만의 여행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여행의 시작 공항 | 호텔 | 관찰 여행의 풍경 개 | 고양이 여행의 체험 미술관 | 건축 | 사진 여행의 친구 커피 | 맥주 | 담배 여행의 여정 걷기 | 열차 | 택시와 버스 여행의 아름다움 밤 | 백야 | 로맨스 여행의 즐거움 에티켓 | 패스트푸드 | 슬로푸드 여행의 가르침 종교 | 탐험가 | 우주여행 |
여행을 다니다보면 여행지마다의 이야기 말고도 그냥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큰 줄기는 잡아놓았는데 글로 풀어낼 시간 여유가 없는 것이 아쉬운 참이었는데, 딱 그런 느낌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과 여행과 고양이>는 경향신문에서 여행전문기자로 15년을 일하면서 여행을 즐겨온(?) 최병준 기자님이 여행경험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로 여행을 가는 것과 그저 쉬러 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과 여행과 고양이>에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을 시작(공항, 호텔, 관찰), 풍경(개, 고양이), 체험(미술관, 건축, 사진), 친구(커피, 맥주, 담배), 여정(걷기, 열차, 택시와 버스), 아름다움(밤, 백야, 로맨스), 즐거움(에티켓, 패스트푸드, 슬로푸드), 가르침(종교, 탐험가, 우주여행) 등의 주제마다 세 꼭지씩의 관찰대상을 나누어 담았습니다. 그 가운데는 저도 생각했던 관찰대상과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다녀본 곳이 저보다 훨씬 많고 여행경험 역시 저보다 많은 까닭에 다양한 관점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개인의 취향도 무시할 수 없는 점이겠구요.
문장은 한 마디로 끝내줍니다. 여행경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영화면 영화, 책이면 책, 다양한 영역에서의 앎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책 읽는 흐름도 참 좋습니다. 여행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글만으로서 풀어내다보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마렵입니다. 그래서 사진이 곁들여지면 뭔가 있어 보이고 글 읽는 재미에 작가와 함께 여행지에 동행하는 듯한 느낌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특정한 여행지가 아니기 때문인지 이 책에는 사진이 그리 많이 곁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주제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설명이 붙어있거나 아니면 설명이 없습니다. 어쩌면 독자가 상상의 날개를 펼쳐내도록 여유를 던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 역시 다양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일과 관련된 사진의 경우는 찍는 사람이 아니면 사진에 담겨진 내용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자의 경우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정지된 장면 하나만 보여주지 않는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뇌세포들은 앞뒤 기억을 모두 꺼내 기억메모리를 가동시킨다.(…) 사진 한 장이 뇌의 회로 속에서 시작도 끝도 애매모호한, 추억의 영화 한편을 돌려준다(116쪽)’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은 찍는 사람의 기억을 도와주는 외장하드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이 찍은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왜 찍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들은 것 혹은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대목도 스마트폰의 쓰기 앱을 이용하여 메모를 합니다. 단순한 메모 수준을 넘어서 문장이 연결되도록 느낌까지 담아서 적는 편입니다. 이렇게 적은 기록은 사진보다 훨씬 기억을 되돌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여행기로 정리하는 작업은 여행을 다녀온 뒤로 1년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과 메모가 여행기를 정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는 것입니다.
영화 <터미널>의 주인공이 톰 행크스가 아니라 로빈 윌리엄스라고 적은 것이라거나, 크로아티아라는 나라가 나무젓가락처럼 길쭉하게 생겼다거나 하는 대목은 잠시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브로브니크에 대한 인상이 낡고 허름한 느낌을 받았다는 대목도 저와는 다른 인상을 받으셨던 모양입니다. 제가 샅샅이 구경해보지 못한 대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잘 정리되어 깔끔한 인상이었습니다. 대리석으로 된 스트라둔이 오랜 세월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하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스트라둔와 성벽 사이에 숨어있는 집으로 연결되는 좁은 골목까지도 깔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만 유고내전 당시 세르비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진 곳들이 여전히 복원되지 않고 방치된 모습이 안타깝기는 했습니다.
어떻든 다양한 관점에서 여행을 돌아보고 다양한 지역에서의 느낌을 비교해 설명하는 방식의 여행기도 충분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고 참 많이 다니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가지 못한 곳이 얼마나 많은지... 늘 아쉽기만 해서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여행에세이를 넘어서 여행을 좋아하는 아는것도 많고 많은걸 겪고 느꼈고 이제는 정말 그의 말처럼 몸뿐만 아니라 영혼마저 자유로운 여행을 하는 그런 분과 대화를 하는 듯 한 책이였다. 처음에는 사진이 정말 많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보니 사진은 딱 필요한 순간에 등장한다. 지역별로 개의 모습들이 다름을 이야기하다 햇살을 여유있게 즐기는 개의 사진을 보며 웃을수 있는 그런 책이다.
대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책이였다. 여행중 작가가 만났던 것들을 하나의 테마로 삼아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가 여행중 느꼈던 풍경뿐 아니라 그의 생각을 공유할수 있는 시간이 마냥 행복했다. 특히 많은 작가들과 소설 역사 등등이 소개되는데... 요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을 읽으며 베르나르베르베르에 이어 다시 한번 프랑스 작가에 흠뻑 빠지게 되었는데... 바로 그 작가 미셸 투르니에.... 그리고 늘 그의 책을 읽으면 그 풍부한 지식을 엮어내 딱딱할수 있는 이야기를 풍부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알렝드보통... 이 두 작가의 글이 많이 언급되서 행복했던 시간이였다.
두바이를 가서 건축은 실용적인것 정치적인것 두가지의 목적이 있다로 시작되어서 고딕양식에 대한 고찰 높이에 대한 추구등등 여러 이야기를 돌고 돌아 건축의 힘은 언어의 힘과 같다던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까지 흘러갔을땐 마치 작가와 함께 여행을... 특히 그의 머리속을 여행하는 듯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고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랄까...
난 이런 책들이 좋다. 세상엔 너무 많은 지식이 존재하고 난 그것을 다 접할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기만 해서일까... 그래서 작가가 만들어낸 상상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거리를 나에게 알려주는 책들은 너무나 고맙기만 하다.
전에 읽은 박준의 "책여행책" http://blog.yes24.com/document/4277324 이 생각나기도 했고, 이 책은 여러모로 여행에 대한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든다. 제목이 "책과 여행"이었으면 더욱 적절했을 것 같은데, 너무 평범해서 '고양이'를 덧붙인 것일까?? 아무튼 책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둘 다 고마운 소재이다. 저자는 알랭 드 보통의 책처럼 사소한 소재도 논문 쓰듯이 다른 책 저자들의 목소리를 논거로 들어 깊이 있으면서도 설득력 있게,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히도록 쓰고 있다.
지난 2년 간 여행에 맛을 들이면서, 여행이란 세계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만나는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움은 힘이 세다" http://blog.yes24.com/document/2560880 라는 책에서 볼 수 있듯 우리는 삶 속에서 사람, 자연, 예술의 아름다움을 만나는데, 여행은 그러한 경험을 극대화 시켜준다.
'아름답다'의 어원에 대해 대표적으로 두 가지 설이 있단다. 하나는 알다(知)라는 동사 어간에 '-음' 접미사가 붙은 알음(知)에 '-답다' 접미사가 붙었다는 견해이다. 또 하나는 '아름(抱)'의 명사에 '-답다'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었다는 견해이다. 전자는 세계를 제대로 알아야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는 의미로, 후자는 세계를 끌어안아야 아름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세계를 제대로 알고, 그것을 온전히 끌어안을 수 있으면 아름다워진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행이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의 여행 에세이들이 종종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행에서의 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에 빠진 그 글들이 독자에게 어떤 공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책에서 만난 객관성을 띤 지식을 자신이 실제로 여행에서 어떻게 만났는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균형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문장에서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독자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자칫 개인적일 수 있는 여행의 경험을 다같이 공유,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관심사도 비슷해지는 것일까??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의 여정을 따라 사전식으로 단어를 정해놓고 그에 대해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주제 하나 하나가 너무 좋았다. 이를테면 관찰, 미술관, 맥주, 걷기 같은 것들... 내가 세계를 내 몸으로 직접 만나면서 쌓은 여행의 기억은 언제나 생생하게 다시 꺼내 음미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단하고 무섭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는 순간 순간 영국, 프랑스, 스위스, 체코, 핀란드들에서의 기억이 떠올라서 머릿속에서 다시 여행을 하는 듯 기분이 좋았다. '걷기' 장에서 스위스 뮈렌, 제주도 올레길을 트레킹하던 것이 많이 생각났다.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으로 빠져든다. (182쪽에 인용한, 다비드 르 브루통, "걷기예찬")
...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 본질적으로 '걷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 중 늘 발을 위한 시간을 남겨둔다. 세상을 발로 보고 발로 만지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 하면서 훌쩍 바라보는 바다는 파도의 높이와 크기, 다가오는 속도조차 가슴 속에 남지 않는다. 백사장을 걸으며 발로 볼 때 바다는 다르다. 브르통에 따르면 걸을 때 경험의 주도권이 인간에게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걷는 것은 차원이 다른 경험이라고 했다. (183쪽)
저자 소개에는 그가 '경향신문'의 여행 담당기자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써 있다.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명쾌하다. 책의 내용은 쓸데 없는 문장 없이 꽉 차 있다. 글 쓰는 능력을 이렇게까지 다듬으려면 기자로 지내는 동안 얼마나 참고 노력했을까. 비록 '출장'의 형식이었지만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세계를 바라보고 끌어안을 수 있는 저자의 지평은 얼마나 넓어졌을까. 채널예스가 나에게 쥐어준 이 책,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