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0년 10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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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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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80.2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 약 8.6만자, 약 2.9만 단어, A4 약 54쪽? |
ISBN13 | 9788954675529 |
KC인증 |
출간일 | 2020년 10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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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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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80.2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 약 8.6만자, 약 2.9만 단어, A4 약 54쪽? |
ISBN13 | 9788954675529 |
KC인증 |
매일 쓰는 몸과 마음의 힘 [일간 이슬아] 작가의 글방 이야기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의 이슬아 작가 신작에세이이다. 저자는 지금처럼 연재노동자로 살기 전부터 수년간 ‘글쓰기 교사’로 일해왔다. 처음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글쓰기를 가르치고 싶다는 전단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한 ‘글쓰기 교사 이슬아’의 이력은 KTX를 타고 여수 글방을 열고, 어린 형제들을 위한 작은 글방, 망원동의 어른여자 글방, 청소년 글방 등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하여 파주 자신의 집에서 코로나 시국에 허송세월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헤엄글방을 열고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은 이슬아 작가가 글쓰기 교사로 일했던 글방들에서 그가 가르치고 또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더이상 글쓰기에서 재능의 유무를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누구나 잘 쓸 때와 못 쓸 때가 있는데, 글방에서 더 많은 글을 꾸준히 가져오고 타인의 의견을 많이 들은 사람이 그만큼 잘 쓴 글을 남길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이슬아 작가는 그 스스로가 ‘반복’과 ‘꾸준함’의 힘으로, 독자를 만날 수 있는 자기만의 판을 열어젖힌 작가였다. 꼬마부터 청소년, 남중생, 성인 여성에 이르기까지 이슬아 글방에 온 제자들이 담긴 빛나는 문장들부터 그들에게 전한 ‘글쓰기의 비밀’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한 사랑』은 글쓰기와 삶에 대한 영감과 사랑으로 가득한 에세이이다. |
프롤로그_부지런히 쓸 체력, 부지런히 사랑할 체력 _05글방의 시작나의 어린 스승들에 관하여 _13믿어지는 문장들 _17재능과 반복 _23음식과 글쓰기 _27형제 글방오, 형제여 _33소년의 마음으로 쓰는 소년의 글 _46탄생과 거짓말 _51여수 글방무엇이 야한가 _57문제 해결의 경험치 _64주어가 남이 될 때 _69잡담과 간식 _75몸의 일기 _79여수 아이들에게 쓴 편지 _83글투의 발견 _134쉬운 감동, 어려운 흔들림 _140청소년 글방건전 교사 _147남중생과 나 _155재능과 운명 _159그날 입은 옷 _167그리움과 디테일 _171긴장과 눈물 _175나의 유년과 어딘 글방으악 너무너무 무섭다 _183일기 검사 _190해명하지 않을 용기 _203먼저 울거나 웃지 않고 말하기 _207어른여자 글방언니들의 문장 _213코로나 시대의 글방코로나 시대의 글쓰기 교사 _227어린이의 허송세월 _231만날 수 없잖아, 느낌이 중요해 _261입체적인 타인들 _265남의 고달픔을 쓰는 연습 _269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 _275에필로그_나의 오랜 스승으로부터 _280 |
이슬아님의 글은 편하고 푸근하달까요.
예전에는 구독서비스를 통해서 읽기도 했었는데요.
그냥 저냥 편안해요 친구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느낌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알려주면서 오히려 더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작가님의 열린 마음도..
뭔가 저로 하여금 배우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하였어요.
이슬아 작가님의 세계관이나 가치관, 웃음, 말투 이런것이 좋아서 신간이 나오면 편안히 읽고 있습니다.
은근 중독성 있어요
비건을 함께 시작하긴 했는데 요새 저는 좀 미적미적한 상태입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보고자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논술 교사로 일했다. 고속버스를 타고 무려 왕복 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왕복 두 시간이 무슨 대수냐고 하겠지만 지방에서 두 시간은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출퇴근 시간이다. 이동 시간만 두 시간이지 일어나서 씻고 김밥 한 줄을 사서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을 더 하면, 휴. 어쩔 때는 가기 싫어서 울기도 했다. 월급은 90만 원이었는데 그중에 차비로 30만 원이 깨졌다.
프랜차이즈 논술 학원이었다. 책 한 권을 읽고 교재를 풀어 나가는 식이었다. 책의 내용과 느낌을 묻고 주제에 맞춰 글을 써 내면 끝나는 얇은 교재로 가르쳤다. 훌륭한 교사는 아니었다. 훌륭해야 하는데 나는 학원의 문을 열기 전에 지쳐 버렸다. 차 멀미를 느끼며 뱃속으로 김밥을 욱여넣느라 땀이 났다. 구두를 신고 뛰어오느라 숨도 찼다. 원장은 학부모들 눈이 있으니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장과 구두를 강요했다.
『부지런한 사랑』은 글쓰기 교사로 일했던 이슬아의 몇 년간의 시간을 다룬다. 글 속에 이슬아는 내가 가지지 못했던 글쓰기 교사로서의 훌륭함과 다감함, 세심함을 가지고 있는 교사였다. 카페 알바와 누드모델 일로 생계를 꾸려가는 게 여의치 않은 이슬아는 전단지를 붙여 글쓰기 수업을 받을 학생을 모집한다. 두 살 터울의 형제를 첫 고객으로 모셨는데 강력한 포스를 가진 형제님들이었다.
서울에서 여수로 KTX를 타고 왕복 여덟 시간이 소요되는 글방의 교사로도 일했다. 여수 글방에서 만난 아이들의 글이 『부지런한 사랑』 안에 담겨 있다. 원고지에 쓴 아이들의 글. 때론 놀랍고 신기롭기까지 한 시선에서 쓰인 글. 글쓰기 보다 밖에 나가 노는 것이 더 즐거웠겠지만 아이들은 글을 써야 하는 순간에는 최선을 다해 네모 칸의 자신의 마음을 담는다. 스물다섯 살의 이슬아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역시 그들을 향한 애정이 담뿍 담겨 있다.
열두 살 김시후는 자신이 쓴 글을 낭독하면 종종 내가 좋아진다는 말을 한다. 열두 살의 그 아이는 알까. 나이를 먹으면 자주 내가 싫어진다는 것을.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느라 시간을 다 허비한다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열두 살의 시후에게 글쓰기가 종종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이어서 일면식도 없는 내가 다행으로 느낀다는 것을. 『부지런한 사랑』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슬아와 함께 했던 어른들의 글쓰기의 장면도 포착되어 있다.
장비빨을 내세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문구점에 가서 연필과 연습장을 사는 일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 돈이 들지 않는 일 중에서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일. 응미, 응숙 자매님의 말처럼 '녹슨 몸을 실감하지 않고도 배워볼 수 있는' 일은 글쓰기. 책을 한 권씩 읽고 느낌을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뭐라도 쓰겠다는 심정으로 리뷰를 쓴다. 문장을 잘 쓰겠다는 주제를 완벽하게 끌어내겠다는 생각은 오래전에 버렸다. 그저 나를 위한 일로써, 쓴다.
글을 쓰고 나면 조금 괜찮아진다. 성취라는 보이지 않는 업적을 쌓은 것 같아서. 재능보다는 꾸준함으로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것 같아서. 학원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문예지를 읽었다. 괜찮은 문장이 나오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막상 아이들을 보면 문장은 머릿속에서 휘발되었다. 겨우 찾아낸 문장을 들려주어도 아이들은 심드렁했다. 오해가 생겼고 그 오해를 풀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잊고 싶었던 시간이었는데 『부지런한 사랑』을 읽으며 차라락 떠올랐다.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든 글을 쓰는 나 자신으로 그래서 내가 좀 더 좋아지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 기회를 찾아 도전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누가 불러 주지 않아도 누가 알아 주지 않아도 나의 시간을 쓰고 싶다. 용기 있는 자들이 써 내는 글을 읽으며 내가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적힌 글을 읽는 배움의 자세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