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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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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28위 | 소설/시/희곡 top100 4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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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와 물거품 (큰글자도서)
[도서] 재와 물거품 (큰글자도서)
김청귤 저 안전가옥
0% 24,000
재와 물거품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164g | 102*182*13mm
ISBN13 9791191193114
ISBN10 11911931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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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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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파도가 잔잔하기를.

직일 때마다 색이 달라지는 투명한 꼬리에서 쉬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꼬리 위쪽 하반신은 밤바다처럼 검으면서도 꼬리처럼 색색의 빛을 내는 비늘이 뒤덮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만져 보니 매끄럽고 단단했다. 무녀가 홀린 듯이 비늘을 쓰다듬자 바닷속에서 얼굴을 내민 상서로운 존재가 소리 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함부로 만진 게 부끄러워 얼굴이 불타올랐는데,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본 순간 열기가 온몸으로 옮겨붙은 듯 너무 더워졌다. 자신에게 이렇게 웃어 준 존재가 있었던가? 마음이 떨려 오고 눈이 멀 것 같았다.
--- p.17

무녀는 사람과 바다를 이어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려서는 안 됐다. 사람이라기보다 마을 중앙에 있는 거대한 소나무나 그 옆에 있는 우물처럼 귀하고 중요한 무언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런 취급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감내하고 이겨 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 무녀라서, 혼자라서 느끼는 괴로움과 외로움, 서글픔까지도 모두 자신을 성장시켜 줄 밑거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 p.24

“내가 그렇게 좋아?”
“응. 내 목숨보다 더. 영원히 사랑할 거야.”
“영원은 없어.”
“내가 있다는 거 알려 줄게.”
… 이번에는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다. 아직도 도망가라는 소리가, 마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 채 물속으로 가라앉는 사이 점점 멀어졌던 그 비통한 소리가 시시때때로 들린다. 이번에는 절대 마리를 혼자 두지 않을 것이다. 멀어지는 마리의 얼굴을 잡고 키스했다.
“사랑해.”
--- p.61

저 사람은 죽어도 마땅한 사람인가? 남자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든지, 어쨌든 친절하게 마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남자는 자신을 끌어안고 조금 쓰다듬기만 했을 뿐 아직 별다른 일은 벌이지 않았고, 끝까지 별일 없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자신을 얌전히 놔준다고 해서 자신이 느꼈던 공포가 사라지는 걸까? 그리고 정말, 결국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을까?
--- p.72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섬사람들을 대신해 바다에 기원을 올리는 무녀, 마리는 아름다운 인어 수아에게 매료되어 가까이 가려다 바다에 빠진다. 마리를 구한 수아는 인간의 말을 하지 못함에도 호기심 어린 태도와 다정한 면모로 마리를 사로잡는다. 늘 혼자였던 두 존재가 애틋하게 가까워지는 사이 섬에는 ‘무녀와 요괴가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다’라는 소문이 퍼지고, 태풍이 불어닥쳐 마을에 큰 피해가 생기자 섬사람들은 비난의 화살을 마리와 수아에게 돌린다. 마리를 태울 장작불과 수아를 찌를 작살이 마련된 그때부터 진정한 사랑을 향한 둘의 오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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