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8월 27일 |
---|---|
쪽수, 무게, 크기 | 560쪽 | 632g | 142*210*28mm |
ISBN13 | 9791158791681 |
ISBN10 | 1158791682 |
발행일 | 2021년 08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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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60쪽 | 632g | 142*210*28mm |
ISBN13 | 9791158791681 |
ISBN10 | 1158791682 |
1부 현재 2부 꿈이 현실로 3부 영원한 절친 4부 눈에도 보인다면 |
"죽음이 오고 있어! 죽음이 바로 여기 와 있어! 우린 크리스마스에 죽을 거야!" 1권 p.99
케이트는 만 7살 아들 크리스토퍼를 데리고 제리에게서 도망을 쳤다. 이제 더 이상 그를 참아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리가 곯아떨어진 사이 케이트는 아들을 깨워 짐과 얼마 안 되는 돈을 챙겨 차를 몰고 미시간을 떠나 펜실베이니아의 '밀그로브'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그 마을은 출구와 입구가 하나뿐인 작은 도시라 피난처로 삼기엔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크리스토퍼는 난독증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 어렵다. 거기다 공부도 잘하지 못해 괜스레 주눅이 든다. 그러다 학교에서 자신을 놀리기로 작정한 브래디 콜린스와 제니 허초그 때문에 낭패를 본 날, 도서관에서 사서 헨더슨 부인의 컴퓨터로 뭔가를 보다가 갑자기 들어온 메시지를 발견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아는 상대방이 뭔가 이상했고, 학교가 끝난 뒤 엄마가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리던 중에는 하늘의 구름마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그러다 택지 개발로 출입이 금지된 미션스트리트 숲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그 후 엿새 동안 크리스토퍼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이레가 되던 날 밤, 신실한 메리 캐서린은 부모가 정한 통금시간에 늦을 것 같아 과속을 하게 된다. 운전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이러다 사슴을 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 숲에서 나오는 어린 소년을 보고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엿새 동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크리스토퍼는 이후 난독증이 고쳐진 것은 물론이고 속독까지 하게 됐으며, 셈하는 것조차 못하던 아이는 만점을 받을 정도로 똑똑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는 비밀들까지 모두 꿰뚫어볼 수 있게 된다.
나는 어떻게든 너를 보호할 테지만 네가 여기서 죽으면 현실 세계에서도 죽는 거야.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없으면 여기 오지 마. 밤에는 절대 안 돼. 그리고 혹시 우리가 헤어지면 큰길을 벗어나지 마.
큰길을 벗어나지 않으면 그 여자가 너를 잡을 수 없어. 1권 p.278
소설은 50년 전의 데이비드 올슨이라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로 먼저 시작되었다. 밤에 누군가가 소년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이불 밑에 베개를 숨겨두고 집 밖을 나왔을 땐 엄마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섬뜩한 목소리도 들렸다. 데이비드가 미션스트리트 숲으로 향하는 모습으로 프롤로그가 끝이 났다.
곧바로 케이트가 크리스토퍼를 데리고 남자친구 제리에게서 도망쳐 밀그로브 마을로 향했다. 크리스토퍼는 너무나 착하고 엄마를 사랑하는 아들이었는데, 여느 아이들보다 배움이 더딘 편이라 조금 걱정이 됐다. 케이트는 크리스토퍼가 글자의 순서를 바꿔 읽고 셈을 못하는 건 몇 년 전 욕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빠를 발견한 이후에 생긴 후유증이라 생각했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으나 도와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조금은 남아 있었고, 아들이 처음으로 그를 발견한 것 역시 안타깝게 여기며 닦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토퍼는 언제든지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응원해 주는 엄마였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가난하기만 했고, 제리에게서 도망친 이후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못해 다른 이들 몰래 모텔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토퍼와 케이트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다정한 모자였다.
그러다 크리스토퍼가 엿새 동안 실종된 후 돌아오면서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다. 크리스토퍼가 단순히 글을 잘 읽게 됐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됐고, 그들 모르게 위로를 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크리스토퍼가 처음으로 만점을 받은 수학 시험의 답으로 복권을 사게 되는데, 놀랍게도 1등에 당첨되어 그들의 형편은 훨씬 괜찮아졌다.
문제는 복권에 당첨된 돈으로 산 집 바로 가까이에 미션스트리트 숲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크리스토퍼가 기억을 잃고 엿새 동안 헤매던 숲이었다. 아이는 밤마다 '착한 아저씨'의 목소리를 듣고 숲으로 향했고, '뱀 같은 여인'에게서 아저씨를 구해주기 위해 나무 집을 짓게 된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워서 단짝이 된 스페셜 에드와 쌍둥이 마이크, 맷과 함께 자신들만의 집을 지었다.
하지만 집을 짓는 과정에서 온갖 일이 일어났고, 착한 아저씨가 뱀 같은 여인에게 고문과 감금을 당해 크리스토퍼가 구해주기 위해 상상 세계에 겁도 없이 뛰어들기도 했다.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가려움증을 동반한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고, 분노와 증오가 그들 사이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상상 세계 속 선과 악으로 대변되는 두 캐릭터의 싸움으로 크리스토퍼는 물론이고 그의 엄마 케이트, 선한 마음을 가진 보안관과 앰브로즈 할아버지까지 개입하게 된다.
온 세상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 크리스토퍼는 그런 사랑, 그런 희망, 그런 고마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끈에 연결된 사람들 하나하나. 그는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사랑과 희망과 꿈을 알았다. 그는 그들을 알았다. 그가 그들이고 그들이 그였다.
"당신은 이제 자유예요."
(……중략)
여전히 전쟁 중이었고 착한 사람들은 계속 싸울 것이다. 착한 사람들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2권 p.461
소설이 어디까지 흘러갈 건지 예상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7살 아이의 상상 세계라고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잔인하고 끔찍한 행위들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에 예측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어진 선과 악의 대립은 2권 중반이 지나 큰 비밀이 밝혀져 과연 선한 사람들이 이길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어린아이가 주인공인 판타지 장르 소설의 결말은 대부분 해피엔딩이기에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마음도 한구석에 존재했다. 모두가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악은 무엇을 해도 선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 현실에서는 악이 판을 치니 소설에서나마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 이기는 게 대리 위안이 됐다.
읽으면서 왠지 스티븐 킹 옹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분량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상상 세계를 머릿속에 재미있게 그리지 못했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그 중 1권을 우선 읽었다. 1권만 559쪽에 64챕터로 구성된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분량에 압도되지만 몰입감이 높은 문장들로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다. 자유롭고, 감각적이었던 영화 <월플라워>을 쓰고 만들었던 그가, 감동적이었던 영화 <원더>의 감독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두 편의 영화만으로도 작가가 추구하고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듯하다. [보이지 않는 친구]는 방황하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삶의 방향과 따뜻함을 선사하고픈 작가 스티븐 크보스키가 <월플라워>를 쓰고 20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고 한다.
폭력을 일삼던 애인으로 부터 완전히 멀어지기 위해 케이트 리스는 아들 크리스토퍼와 함께 야반도주를 하고 '미션스트리트'라는 숲에 둘러싸인 소도시 '밀그로브'에 정착한다. 아이는 이전부터 앓던 난독증으로 새로운 학교에서도 힘겹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교 후 학교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크리스토퍼는 연기처럼 사라져 엿새 후 숲에서 발견된다. 외상 없이 멀쩡하게 발견된 크리스토퍼는 그동안 자신을 힘겹게 했던 난독증이 사라진 걸 알게 된다. 게다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겹던 모자에겐 복권 당첨이라는 행운까지 겹쳐 거처할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숲에서 살아 돌아온 후 아이는 자신을 구한 '착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그를 위해 숲에 나무집을 만들며 상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혼돈한다. 아이가 발견 된 숲에서 생매장된 뼈가 발견되며 숲은 점점 더 기괴하고 미스테리해진다.
우리가 두려움을 삼키지 않으면, 두려움이 우릴 삼킬 거야.
[보이지 않는 친구-1/ p.208}
두려움이란 무서워하거나, 불안해 하는 마음이다. 하얀 비닐봉지의 외형으로 아이에게 뱀같은 여자에 대해 경고하는 '착한 아저씨'는 두려움을 삼키기 않으면, 두려움이 우리를 삼켜버릴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독자에겐 '착한 아저씨'의 존재도 뱀같은 여자 만큼이나 믿을 수 없는 두려운 존재이다. 그래서 그 '보이지 않는 친구'를 맹신하는 크리스토퍼가 불안하다. 주변 사람들의 모든 불안과 두려움을 알아보며, 크리스토퍼에게도 그런 능력을 준 그의 존재가 과연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타인이 숨기고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알게 된 아이는 그들의 두려움을 흡수하며,꿀떡꿀떡 먹는 것처럼 보인다. 두려움은 삼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지하는 순간 압도되기 때문이다. 뱀같은 여자가 데려갈거라며 아이를 잠들지 못하게 하고, 아이를 열에 들뜨게 하고, 아이를 병에 걸린 것처럼 간지럽게 하며, 아이와 접촉한 사람들을 모두 광기에 휩싸이게 한 것은 크리스토퍼의 '보이지 않는 친구' 이다. 그 친구는 과연 좋은 친구일까? 숲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데이비드 올슨은 누가 생매장 시킨 걸까? 우유곽에 새겨진 실종된 아이 에밀리 버토비치는 어디 있는 것일까? 숲에는 어떤 잔인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스티븐 킹 스타일'의 호러라는 말에 매혹되었다. 자신의 작품에 누군가의 이름으로 수식어가 붙는 것은 영광일 수도 있고, 피하고 싶은 일일 수도 있다. 작가 스티븐 크보스키는 어땠을까? 스티븐 킹의 작품들처럼 따뜻한 사람들의 슬픈 처연함도 느껴지고, 스티븐 크보스키만의 독특한 결도 느껴진다. 그만의 독특한 결은 다양한 복선과 인물들 모두가 자신만의 서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1권에서 여기저기 흩뿌려 놓은 다양한 사건과 복선을 과연 어떤 방식으로 2권에서 작가가 마무리 지을지 궁금하다. 어떤 놀라운 반전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1권을 뛰어넘는 가독성과 몰입도를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