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1장 호스피스 병동 소개- 호스피스 병동과 사람들-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의 하루2장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변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전환- 호스피스 돌봄 계획 수립의 한계- 다학제적 돌봄의 어려움- 가족의 방문도 제한하는 방역 수칙- 간호 업무의 변화와 딜레마- 달라진 임종과 사별가족 돌봄3장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다: 세 명의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대담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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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권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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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호스피스 병동입니다. 임종이 가까운 환자가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대신하여 신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의학적 치료에 더해 심리적, 사회적, 영적인 부분을 돌보는 곳이죠.
--- 「1장 호스피스 병동 소개」 중에서 권신영: 호스피스 병동에 있었던 환자들은 대부분 컨디션이 안 좋은데 감염병 때문에 전원해야 한다고 하니 환자 가족 반응은 어땠나요? 간호사 2: ‘확진자만 환자냐’ ‘우리는 이곳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제 어떻게 하느냐’ 하시면서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 자체를 이해 못 했어요. 처음에는 ‘이곳에서 임종하겠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저항이 심했어요. 오죽하면 ‘어떻게 하면 빨리 임종을 할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환자 가족도 있었고요. --- 「2장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변화」 중에서 간호사 5: 저희 환자 중 어린 자녀가 있는 분이 있었는데,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학교 구성원 전체가 자가격리를 해야 했어요. 엄마가 병원에 있고, 아빠는 직장에 다니며 밤에는 엄마를 간병하는 상황이니까 아이들 둘이서 자가격리를 하게 된 거예요. 초등학생인 큰아이가 유치원 다니는 동생을 돌보면서 지냈던 거죠. 환자가 임종이 가까워지고, 아이들도 계속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고. 그래서 저희가 보건소와 감염관리실에 계속 통화하고 알아봐서 아이들이 자가격리를 일시적으로 면제받아 엄마의 임종을 할 수 있게 했어요. 물론 며칠 걸리기는 했지만, 담당 간호사와 아이들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임종실에 들어갔어요. --- 「2장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변화」 중에서 간호사 1: 최근에 임종한 환자도 가족이 외국에서 들어왔어요. 격리 기간을 끝내기 전에 환자가 임종을 앞두게 되었고, 그래서 격리 중이었던 가족이 관할보건소 직원, 감염관리팀 직원과 함께 저희 병동에 왔어요. 임종실에는 격리 중이었던 가족만 레벨D 방호복을 입고 들어갔는데, 격리를 마친 게 아니라서 환자를 만질 수가 없었어요. 환자를 가까이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지요. 임종실 문은 다 열어놓고 저희 직원이 밖에서 감시하듯이 봤는데, 그때 그 상황에서 환자의 배우자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많이 마음 아파했어요. --- 「2장 코로나19 발생 이후의 변화」 중에서 박명희: 저는 이 시기에 마음이 무디어지는 것이 제일 걱정이에요. 요즘에 저도 마음이 무디어지지 않도록 기도를 하고 있어요. 20년 넘게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로 일하며 내 호스피스의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던 저조차 최근에는 ‘나는 뭘 하는 사람이지?’ ‘나는 왜 존재하고 있지?’ ‘호스피스가 뭐가 필요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 「3장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