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대로 된 투자를 한 지 이제야 4년, 주식 고수도 유명한 투자자도 아닙니다. 저만의 비기나 특별한 기술 같은 것도 없습니다. 운이 좋았죠.
그래도 나름의 원칙은 갖게 되더군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제 방식을 알려주고 관심 종목을 공유해봤습니다. 대부분 결과가 좋았고 큰 수익을 본 사람도 생겼습니다. 다들 더 활기차게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걸 보면서, 이 경험을 나눠봄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제가 나눠준 비결은 큰 것이 아닙니다.
“장기투자 하지 마라.”
“5거래일 안에 승부 나는 종목을 찾아라.”
주식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소위 ‘물리는’ 주식은 90% 이상이 ‘가치주’입니다. 스스로 해당 종목이 내재 가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기다리다가 아차 하는 사이에 물리고, 비자발적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거죠.
버티면 결국 수익을 보지 않느냐고요? 평범한 직장인이 그러기란 쉽지 않습니다. 매일 계좌 들여다보며 한숨짓죠. 또 대부분 여윳돈이 없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할 때는 못 버티고 팔았다가, 시세 분출할 때는 손가락만 빨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가치주를 거래하고 있는데도 수익을 못 내는 ‘가치주의 함정’입니다. --- pp.6-7
사람들이 ‘직장인에게 주식은 도박’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주식하면 이익을 볼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 있습니다. 주식으로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는 거죠. 노력이 엄청 필요한 데도요.
책 읽을 때도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고, 영화도 어떤 영화 볼지 고민하고, 부모님 뵈러 갈 때 연차 계획부터 가족 스케줄 다 고민하죠. 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훨씬 큰돈이 들어가는 주식은 영화 보는 것보다 고민 안 하고 팔랑귀가 되어 사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식으로 주식을 한다면 당연히 도박이 되죠.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벌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공부는 필수입니다. 그리고 장담하건대, 공부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 pp.26-27
삶의 변동성에 대해서 언급했었죠. 주식은 안정적인 월급에 비해 변동성이 워낙 커서 수익과 손실에 따라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투자자는 이 변동성을 견딜 ‘마음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요. 처음에는 워밍업처럼 자신이 아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소액으로 주식을 시작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자본금’ ‘시드머니’ 운운하는 사람들은 출발부터 잘못된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만일 주식을 딱 10만 원만 가지고 한다면, 손해를 볼 것 같나요 수익을 볼 것 같나요? 아마 후자일 겁니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가지고 시장을 보면, 많은 것이 더욱 명확하게 보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욕심 가득 찬 눈으로 시장을 보는 순간 진실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말이죠. 시드머니는 200만 원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적어도 상관없고요. --- p.42
“개미에게 온 정보는 쓰레기다. D급이다.” 일단 이렇게 외우고 주식을 합시다. 먼저 ‘나한테 올 정도의 정보라면 얼마나 퍼진 정보일까? 잃을 확률이 높겠구나’라고 생각하세요. 앞서 말했지만, 본인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보세요. 미안하지만,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높으면 A급에 가까운 정보를 얻을 테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가 낮다면 당연히 D급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아깝죠? 정말 이번 정보가 열 번 중에 한 번 있는 그런 기회일지 모르는데요. 또 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차트 분석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차트 속에는 이 정보가 언제 퍼진 건지, 지금 그 정보가 나오면 주가가 얼마나 떨어질지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무수하게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남에게 듣는 정보에 대한 환상을 버리세요. 차트 속에 이미 고급 정보가 다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깨닫게 되실 겁니다. 물고기 낚는 방법을요. --- p.54
이 박스피, 변동장은 개미에게 불리한데요. 박스권이기 때문에 물리면 또 사서 물 타고, 더 물리면 더 사서 물타기를 하며 반등을 기대합니다. 기관, 외인은 물리면 돈이 충분하기 때문에 그냥 더 사거나 버팁니다. 그런데 개미는 돈이 없어요. 총알에 한계가 있죠. 물타기할 돈도 떨어지면 긴 낙폭에서 버티지 못하고 결국 손절하게 됩니다. 버텨서 나중에 수익 혹은 본전, 약손절로 나오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잘못된 착각을 하게 돼요. 이른바 ‘존버 정신’이죠.
“주식은 버티면 먹는다.”
저 마인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가져야 할 마인드입니다. 개미가 저거 가지면 망합니다. 망한다는 게 뭐냐? 은행 이자보다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말입니다. 마이너스 아니면 손해 안 봤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버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 주식하지 마세요. 채권이나 펀드를 하세요. 그게 낫습니다. 주식하지 말고 지금 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세요. 회사에서 인정받아서 인센티브 받고 연봉 올리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 pp.59-61
흔히 몇 퍼센트에서 손절하라 등등 참 쉽게들 얘기하지만 당사자 입장이 되면 정말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손절은 빨라야 합니다. 10% 단위 손절 몇 번이면 계좌가 반토막, 반의 반토막 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이걸 명심하세요.
첫째, 손절은 빨라야 한다
둘째, 자신의 평균 단가를 위협하는 움직임에는 바로 매도 포지션을 취한다
셋째, 손실 상태로 당일 청산을 못하고 다음 날까지 끌고 갈 때는 일단 비중을 줄인다
넷째, 세 번째 상황에서 다음 날이 됐는데 음봉으로 출발한다면, 필사적으로 오전 내에 모두 청산한다 --- p.199
보통 초심자들은 거래량이 평균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제 기준은 ‘천만’입니다. 물론 매일이 아니라 이슈가 생길 때, 즉 호재 뉴스나 공시가 났을 경우 거래량이 천만 건 이상 터지는 종목을 말합니다. ‘천만’이 의미하는 바는 사기에도 팔기에도 편한 상태, 빠른 매매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단타에게는 최적이죠. 이 ‘천만’의 법칙은 주당 가액을 가리지 않습니다. --- p.223
제가 분명히 매수 전 3원칙은 (1) 거래량 (2) 차트 (3) 재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설명도 순서대로 드렸지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반복해서 말해도 꼭 재료를 가장 우선시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주식에서 절대 결코 네버 성공 못 하는 사람들입니다. 정보나 재료에 휘둘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초심자는 언제나 달콤한 재료 찾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러나 거래량, 그리고 차트를 보는 눈을 기르지 못하고서는 확신의 크기도 그만큼 커지지 않기 때문에 베팅 실력이 늘 수 없습니다. 첫째, 거래량. 둘째, 차트. 셋째, 재료. 이 순서입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p.233
프롤로그 ‘다음 단계’를 보여드릴게요
그때 왼쪽 눈에 실명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날짜도 기억합니다. 2018년 4월 30일. 월 10억을 찍는 순간이었습니다. 매수 버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잠을 자지 않아서 생긴 염증 증상이라고 했습니다. 주식을 시작한 이후 그날까지 가장 많이 잔 날이 3시간 정도였습니다. 저는 태생적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
인 줄 알았습니다. 이날부터 수면 시간을 늘렸습니다. 오후 8시에 자서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매일 밤 쓰러져 잠들 때까지 주식 공부를 했는데, 그걸 통째로 바꿨어요.
시력이 걸리니까 습관은 단번에 바뀌었어요. 하지만 버는 속도는 확연히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초조함이 생겼습니다. 주식으로 돈 버는 실력을 갖췄지만,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은 없었던 거죠. 주식이 불로소득이라고요? 정신노동의 극치가 주식 투자입니다. --- p.5-6
2장 나만의 투자 메커니즘 - 지식, 투자의 핵심
어떤 키워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거에 큰 시세를 준 사실이 시간이 지나 오늘 다시 비슷한 사례로 발생한 것을 감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즉, 지식을 바탕으로 없다가 생긴 것, 있다가 없어진 것,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구별해내는 겁니다.
또한 남들보다 먼저 알고 있던 ‘지식’이 어느 순간 남들도 알고 있는 ‘정보’가 되어 있다면, 바로 그때가 매도할 순간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 뉴스화된다든가 공시가 난다든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로 등장하는 등 별다른 수고 없이 정보를 알 수 있는 때가 되면 주저 없이 매도해야 합니다. 그 순간이 수익인지 손실인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애초에 고점에서 매도하려는 욕심을 갖지 마세요. 신도 최고점에서 팔 수 없습니다.
--- p.50
2장 나만의 투자 메커니즘 - 감지, 오픈 마인드를 유지해야 보인다
‘견해를 바꾸는 것에 감정을 섞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올라간다는 지표를 보여준다면 애써 부정하지 마세요. 시장이 언제나 옳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가져가는 동시에 제 감정을 매매에 분명히 참고합니다. 제가 어떤 종목을 매매할 때 나도 모르게 굉장히 낙관적이거나 큰 수익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은 ‘과열’이라고 판단하고 무조건 비중을 50% 줄입니다. ‘익절’하는 거죠. 반면 제가 해당 종목에
대해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끼면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소액이라도 정찰병을 보냅니다.
제가 아무리 매매를 오래 했다지만 여전히 호구개미 본능이 깊숙이 남아 있다는 걸 스스로 알기 때문에 원초적 기분에는 반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심리적 함정에 자주 걸린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거죠.
--- p.64
3장 시그널을 보는 눈 - 종목 히스토리 정복하기
다시 정리하자면, 종목 히스토리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합니다. 회사의 홈페이지, 사업 내용, 전자공시,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지배 구조 등 모든 걸 다 알아야 합니다. 아주 기본이에요.
하지만 실전에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PR, 즉 언론에 어떻게 포장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언론 뉴스로 회사의 주가가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외 부에 알려지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요. 이는 단기 매매에서 중요도가 커집니다.
스윙과 장기 투자, 펀드 투자의 경우에는 당장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보다 그 사실이 미래에 더 커질 것인지를 봐야 하죠. 즉, 유동성을 불러일으키고 실적을 향상시키는지, 그리고 큰 그림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 p.103-4
4장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 2022년 시장 전망
한국은 바이오 강국이니 게임 강국이니 IT 강국이니 하지만 사실 자기 위안하는 소리에 가깝습니다. 한국 지수는 오로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시작하는 ‘반도체’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 한국 시장은 결국 반도체에 달린 거죠. (중략)
제가 보는 히든카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텔의 DDR5 지원 CPU 12세대가 나오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나가면 2023년 정도에는 DDR5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지수 상승 ‘기대감’ 재료로 적합해 보입니다.
둘째, 메타버스는 2022년 최대 화두일 뿐 아니라, 인터넷 혁명 다음으로 오는 ‘빅 체인저’입니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몇 배에서 몇십 배의 클라우드가 필요합니다. 삼전하닉의 D램이 필요한 순간이죠. --- pp.129, 133
10장 추세가 바뀔 때 산다 - 추세 전환 확인하는 지표, RSI
저는 종목 진입이나 매도할 때 꼭 보는 기준이 있어요. 바로 매도와 매수의 강도입니다. 어떤 종목을 봤을 때 여전히 매도 추세라면 매수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 너무 과하게 매수 추세일 때도 매수하지 않습니다. 저는 매도 추세가 매수 추세로 바뀔 때를 즐겨 매매합니다.
이때를 편하게 알아차리는 방법이 있어요. HTS에서 보조지표인 ‘RSI’를 설정해두고 지켜보면 됩니다. 이 지표를 쓰는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이해하고 쓰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요.
저는 과매도에서 매수를 시작하고 있죠. 가장 즐기는 매매는 과매도 상태에서 더 이상 매도가 나오기 어려울 때입니다. 대개 RSI30을 하향 돌파할 때 분할 매수를 시작합니다. 어찌 보면 ‘(매도가) 있다가 없어질 때’라고 할 수 있겠죠?
--- 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