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신부가 훌륭한 탐정일 때는 그가 경험을 무시하는 시인일 경우이다. 위대한 탐정답게 그는 직관을 중요시한다. 이성을 바탕으로 한 직관. 그것은 시인의 눈이다. 그러한 허허로운 상태에서 그의 이성은 최고조로 활동하며 무엇보다 경험의 졸렬한 결합인 상식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DJUNA (소설가)
성직에 종사하는 명탐정들을 우리는 몇 명 알고 있다. 윌리엄, 캐드펠, 그리고 이 방면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브라운 신부. 자신이 사건을 해결하는 비결은 다름이 아니라 ‘그 모든 사람들을 죽인 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라는 브라운 신부의 고백은, 연역적이며 직관적인 동시에 종교적이다. ‘범인의 심정이 되어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그의 방식은 종교적인 고행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탐정 자신을 비롯해 모든 인간들에게 카인의 유전자, 살인자의 유전자가 잠자고 있다는 조용한 고해처럼 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진산 (무협작가)
낡고 큰 우산을 번번히 잃어버리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브라운 신부는 추리사가 엘러리 퀸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세 명의 탐정 중 하나이다. 별 볼일 없는 작은 교구의 어수룩한 이 신부는 어떤 불가해한 사건이라도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정리해낸다. 물론 범죄자의 사악한 마음을 구원하는 성직자로서의 도리도 잊지 않는다. 브라운 신부는, 저술가로서 잘 알려진 G. K. 체스터튼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말하는 방법이다. 작품 하나하나 모두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며, 창의성으로 빚어진 빛나는 격언과도 같다. 추리소설 독자들에게 '파더 브라운'의 쟁쟁함은 '마더 테레사'에 견줄 만하다. 추리소설이 얼마나 매력적인 장르인지, 브라운 신부는 그 특유의 무심한 어조로 우리에게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온전한 모습의 브라운 신부는 추리소설 독자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Decca (나우누리 추리문학 동호회 시삽)
이십 년 전, 브라운 신부를 처음 만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 멀리서도 광채가 나야 할 명탐정이, 작고 통통한 몸매에 거무튀튀한 얼굴이라니...... 홈스에 버금가는 명탐정이라고는 차마 믿을 수 없었다. 그뿐인가. 아무리 읽어도 브라운 신부의 소재가 묘연하다. 끝까지 가보니,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던 바로 그 사람이다. 할 수 없이, 탐정에게 동화되는 것을 포기하고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순간, 브라운 신부는 이미 위대한 거인이 되어 눈앞에 서 있었다. 브라운 신부는 불꽃이 튀는 홈스나 뤼팽과는 다르다. 다사다난한 모험의 와중에서도 브라운 신부에게는 여유로움과 웃음이 있다. 사실 웃음이 없는 모험이란, 대결이란, 얼마나 각박하고 숨을 조이는가.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 브라운 신부를 만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렇게 나이가 든 지금이라면 더욱.
김봉석 (영화평론가)
브라운 신부는 죽음과 악을 현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추리 소설의 영역을 넓혔다.
도로시 세이어스 (영국 추리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