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7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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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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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53.88MB ? |
ISBN13 | 9791190090025 |
KC인증 |
발행일 | 2019년 07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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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53.88MB ? |
ISBN13 | 9791190090025 |
KC인증 |
MD 한마디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차세대 SF 작가의 화려한 등장을 알린 김초엽의 첫 소설집으로, 그야말로 올해 가장 핫한 작가이자 책입니다. 읽은 분이라면 누구나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란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실 겝니다. 한국 SF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작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 소설MD 김도훈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007 스펙트럼 ·057 공생 가설 ·09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45 감정의 물성 ·189 관내분실 ·219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273 해설 | 인아영(문학평론가) 아름다운 존재들의 제자리를 찾아서 ·321 작가의 말 ·337 |
어쩌다가 달이 뜨는 곳보다 높은 곳에 살게 되었다. 때론 별도 낮게 떠있다. 진짜 그렇다고 믿는 건 아니겠지. 산과 인접해 있는 높은 곳이라 달과 별의 위치가 그렇게 보일 뿐이다. 착각이어도 이런 생각을 하면 좋다. 나는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산다. 달도 별도 모두 내 아래에 있다는, 바보 같은 생각. 얼마 전에는 엄마의 기일이었다. 무얼 해보지도 못한 죽음이었다.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물었다. 엄마, 잘 있지?
끝이 아닌 시작
김초엽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으며 우리의 죽음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닐까 의심해 보았다. 살아있다는 착각으로 살아가다가 죽을 때가 되면 겨우 깨닫는다. 이 삶은 내 것이 아니었어. 다시 깊은 망각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 죽음. 나는 엄마가 죽기 전까지 진지하고도 깊게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그저 먼 곳의 슬픔. 허구의 서사 안에서 극적인 장치. 그 정도로 죽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닥치지 않으면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부정하고 외면한다. 죽음이란 그런 것이었다. 내게 만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무모하게 여기고 있었다. 「스펙트럼」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존재를 만나고픈 열망을 그린 소설이다. 우리는 정말 이 거대한 은하계 안에 혼자인지를 물으며 떠나는 탐사선. 기체 결함으로 혼자 다른 행성에 고립된 할머니 희진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지구인 외에도 다른 존재는 있었다. 희진은 탐사선의 신호를 찾으며 무리인들과 지낸다. 죽으면 영혼이 전달되는 방식으로 다시 사는 루이들에게서 보호를 받으며 말이다. 죽음이 다른 죽음에게 전생의 삶을 넘겨 주는 방식으로 무리인들은 살아간다.
「관내분실」은 사람의 영혼을 데이터로 만들어 도서관에 보관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발상으로 쓰인 작품이다. 미래가 도래한다면 애도의 형식도 세련되게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전에 그 사람의 기억과 마음을 인덱스화해서 보관해 놓는 기술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도서관에 와서 죽은 이와 만날 수 있다. 소설은 엄마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을 담는다. 처음부터 엄마는 엄마가 아니었다. 그걸 모른 체 엄마의 역할과 의무를 강요해왔다. 무조건적인 모성애란 허위임을 「관내분실」은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그려낸다. 지민은 엄마에게 꼭 해야 할 말을 위해 '세계 속에서 분실된 엄마'를 찾아 나선다.
두 소설에서 그려내는 죽음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욕심과 미련을 두고 살지 않으려고 내내 죽으면 끝이라고 자위해왔다. 먹고 싶은 치킨을 먹고 사고 싶은 옷을 사자. 죽으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으니 살아 있을 때 누려보자. 얄팍한 마음이 쌓여갔다. 다시 마음을 고쳐먹는다. 죽은 다음에도 생은 이어질 것이라고. '영혼이 이전 개체에서 다음 개체로 이어진다고' 믿는 무리인들의 서사. 죽은 나를 찾아올 누군가를 위해 특정한 기억을 모을 수 있는 미래의 어느 시간. 김초엽은 죽음이 무섭지 않을 것이라는 이상한 위로를 소설로 옮겨 놓았다.
꼭 지구여야만 해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해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미래 사회인 유토피아를 그린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낯설게도 사랑을 말하고 있는 소설이다. 개조인과 비개조인으로 나누어진 지구. 지구를 그렇게 만든 과학자는 정작 자신이 가진 유전적 결함을 고치지 못하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그들만의 세상을 꾸려간다. 완벽해질 수 없는 인간들이 모인 행성에서는 성년이 되면 지구로 순례길을 떠난다. 그들 중에는 돌아오지 않는 자들이 있었다. 지구라는 별은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위험한 곳인가. 소피는 궁금하다. '그들은 왜 지구에 남을까? 이 아름다운 마을을 떠나, 보호와 평화를 벗어나, 그렇게 끔찍하고 외롭고 쓸쓸한 풍경을 보고도 왜 여기가 아닌 그 세계를 선택할까?' 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게 아닌 지구에 남아야 할 이유가 생겨 버린 진실을 목도한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서 현재의 내가 꾸는 꿈이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격려를 받는다. 그저 개척자로 불리는 누군가가 닦아 놓은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로봇과 비슷한 신체가 되어 우주 바깥을 향해 가는 두 명의 여자 비행사를 통해 이 세계의 바깥이 아니어도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해준다. 좁아터진 지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행성과 미지의 생명체를 찾아 나서지만 지구라는 별에 무사히 안착해 살아가는 행복을 잊지 말라는 당부를 듣는다. 자존감이 낮은 이유를 꼽아본다. 내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골몰했다. 여기가 아닌 거기에 주목했다. 그러니까 도착하지 않은 미래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수신하느라 현재가 주는 빛을 꺼버렸다. 지구에는 쑥스럽게도 사랑과 내내 반짝일 별이 있다. 잊어서는 안 된다.
빛의 속도가 아니어도 좋아
「공생가설」은 다른 별에서 온 존재가 지구인 아기들의 뇌 속으로 들어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다는 가설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살던 별이 망하자 과거를 끌어안은 채 지구인들에게 이타심과 정의, 윤리적인 인간애를 가르친다. 우리 대부분은 일곱 살 이전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착상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가정이라는 기초적인 사회화 기관에서 밥 먹고 인사하고 대화하는, 타인과 교류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었다. 과거뿐인 기억을 안고 현재와 미래를 지구에서 보내기로 한 그들로 인해 지구인들은 문명 시대를 열 수 있었다.
내내 종종 자주 빈번하게 계속 우울하다. 이렇게까지 부사를 남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다. 우울감은 깊어질 뿐이고 한 번 시작된 우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감정. 나의 감정. 보이지도 않아 찾을 수도 없다. 형체가 있다면 쓰다듬어 주고 말려주고 아껴줄 텐데. 「감정의 물성」은 기발하다. 감정을 형상화한 제품에 대한 이야기. 공포, 우울, 설렘 등의 감정을 딴 물건을 만지면 그와 같은 감정을 느낀다.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물건을 보며 잡지사 에디터인 주인공은 한심해한다. 유사 과학을 이용한 사기가 아니겠느냐고. 주인공의 연인이 우울체를 사들이는 걸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감정임에도 형태를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음을 인정한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그럼에도 가야 한다. 소설은 가족이 있는 행성 슬렌포니아로 가기 위해 100년 동안 동면했다 깨어나기를 반복한 과학자의 오랜 기다림을 그리고 있다. 김초엽의 첫 소설집의 표제작인 이 소설은 깊은 감동과 먹먹한 슬픔을 동시에 안겨준다. 자원이 풍부한 제3행성 슬렌포니아로 남편과 아들을 먼저 보낸 안나는 딥프리징이라는 냉동 수면 기술을 연구했다. 지구에 남아 기술 개발에 매진하던 안나는 결국 슬렌포니아로 가는 우주선을 타지 못했다. 그동안 연방은 먼 우주로 갈 수 있는 웜홀 항법을 찾아냈고 그렇게 되면서 슬렌포니아는 '아주 먼 우주'가 되어버렸다. 마지막 우주선을 타지 못하고 스스로 개발한 냉동 기술로 깊은 잠에 빠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긴 시간만이 남았다. 소설의 결말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다.
나를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사라진다. 죽음을 유예하면서까지 사라진 이들을 만나러 가려고 하지만 기다림만이 곁에 남는다. 죽음을 향해 빛의 속도로 달려가려는 무모함으로 슬픔을 이겨낸다. 김초엽이 상상한 미래 세계에는 죽음과 아득한 그리움이 자리 잡고 있다. 별의 과거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미래라는 시간은 죽음이 전부임을 잊지 말라고 경고하듯이. 죽음은 시간의 소멸이다. 기억의 삭제다. 그와 함께 울고 웃었던 미워하거나 사랑했던 시간과 기억을 가지고 떠나버린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 내가 받아들인 사실에는 한 가지 희망이 존재한다. 죽음으로 시간과 기억을 잃어버렸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그리움이 찾아올 것이라는.
짧은 편지
엄마가 잘 지내고 있다고 믿기로 했어. 나의 남은 삶이란 엄마라는 사람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엄마가 쓰던 특유의 말투, 관용 표현, 심지어는 욕까지 그대로 따라 하고 있어. 나는 엄마와는 다르게 살겠다고 다짐까지 했는데. 지금까지 우리의 거리는 '먼 우주'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아니야. 빛의 속도를 이겨내는 웜홀 항법이 도입될 거래. 여기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엄마가 있는 그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줄 거야. 깊은 잠을 잘 필요도 없어. 1147일 전으로 만나.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리뷰입니다.
처음엔 sf소설이라길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까 걱정했는데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서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읽어봤습니다.
너무 재미있네요.
sf가 이렇게 사람 벅차오르게 하는 장르였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읽고나서 여운이 많이 남네요. 재미있었습니다.
김초엽 작가님의 소설을 읽었습니 . 사람들이 왜 그렇게 칭찬하면서 리뷰를 남긴 이유가 궁금해서 읽었는데 저도 그 칭찬 대열에 끼겠습니다. 첫 시작인 순례 단편을 읽으면서 이 소설은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란 감이 왔어요. 소설은 sf 배경과 설정을 빌려서 삶의 그늘진 곳을 비춤과 동시에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이 삶이, 지구가, 우주가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는 우리이기에 누군가의 빛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