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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양장 ]
김초엽 | 허블 | 2019년 06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456건 | 판매지수 71,604
베스트
소설/시/희곡 84위 | 국내도서 top100 5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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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우리 시대의 소설' 선정 도서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496g | 130*198*30mm
ISBN13 9791190090018
ISBN10 119009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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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가작을 동시에 수상하며 차세대 SF 작가의 화려한 등장을 알린 김초엽의 첫 소설집으로, 그야말로 올해 가장 핫한 작가이자 책입니다. 읽은 분이라면 누구나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란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실 겝니다. 한국 SF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작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 소설MD 김도훈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007
스펙트럼 ·057
공생 가설 ·09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45
감정의 물성 ·189
관내분실 ·219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273


해설 | 인아영(문학평론가)
아름다운 존재들의 제자리를 찾아서 ·321
작가의 말 ·337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이 편지가 네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내가 떠났다는 소문이 퍼진 이후이겠지. 어른들이 많이 화가 났을까. 그동안 나처럼 성년이 되기 전에 마을을 뛰쳐나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전히 그분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야. 너도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시초지’로 가고 있어.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중에서

떠나겠다고 대답할 때 그는 내가 보았던 그의 수많은 불행의 얼굴들 중 가장 나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중에서

밤마다 떠오르는 다섯 개의 위성들은 이곳이 지구가 아님을 증명하듯 빛났다. 기록장치만이 희진에게 익숙한 지구식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었다.
마침내 그들을 만났을 때, 희진은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있었다. 이족 보행을 하는, 팔다리를 가진 사람들. 누군가 드디어 희진을 구하러 온 걸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이곳은 낯선 행성이다.
--- 「스펙트럼」중에서

세 번째 루이는 이전의 루이들처럼 그림을 그렸고 희진을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했다. 세 번째 루이도 다른 무리인들보다 몸집이 작았고 팔이 두 개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전의 루이들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다 죽었다.
--- 「스펙트럼」중에서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행성의 실존과는 무관하게 그런 이름으로 합의된 어떤 세계가 있었다. 류드밀라가 기억하는, 류드밀라가 가보았던, 류드밀라가 창조한, 류드밀라가 일관적으로 그려내는 분명한 세계.
--- 「공생 가설」중에서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중에서

“나는 내 우울을 쓰다듬고 손 위에 두기를 원해. 그게 찍어 맛볼 수 있고 단단히 만져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보현은 우울체를 손으로 한번 쥐었다가 탁자에 놓았다. 우울체는 단단하고 푸르며 묘한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동그랗고 작은 물체였다.
--- 「감정의 물성」중에서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 「감정의 물성」중에서

죽은 엄마는 이 도서관에 기록되었다. 엄마의 사망 소식 이후에 지민이 우편으로 받은 수십 장의 마인드 매뉴얼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지민은 한 번도 도서관을 찾지 않았다. 죽은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엄마가 이렇게 허탈하게 사라져버릴 줄 알았더라면 늦기 전에 이곳을 찾았을 텐데.
--- 「관내분실」중에서

재경은 수많은 소녀들의 삶을 바꿨을 것이다. 최후에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재경이 바꾸었던 숱한 삶의 경로들이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다. 가윤이 바로 그 증거 중 하나였다. 가윤은 한때 재경을 보며 우주의 꿈을 꾸던 소녀였고, 이제 재경 다음에 온 사람이었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정세랑(소설가)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배명훈, 김보영으로부터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을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까지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거친 결과, 작가와 작품은 스스로 쨍하게 아름다워진다. 이 글 「관내분실」처럼”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어쩌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인생과 생명을 걸고 그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이 작품(「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감동을 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등단작 「관내분실」은 “모성애라는 쉬운 답을 피해 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그 과정 끝에 놓인 장면이 정말이지 ‘SF적’으로 참 아름다워서, 적어도 우리가 ‘이런 SF’마저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졌다”(문학평론가 황현경, 『문학동네』 2018년 여름호)라는 평을 받으며 SF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그 결과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 김연수(소설가)

김초엽의 소설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면서도 소설가 김연수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의 세계를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고 투명하게 담아낸다. 그 세계는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한편, 소설에는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그리고 사랑도 없는 행성인 ‘마을’이 함께 그려진다. 이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마을’은 일종의 ‘유토피아’를 상상케 한다. 성년이 되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문을 빼면 말이다.
“마을이 유토피아라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 물음은 장애를 비장애로,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간편하게 뒤집는 대신 오히려 그 이분법적인 항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작품해설 중)라고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김초엽의 소설에는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 경계를 향한 응시가 있고, 질문이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 때문에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할 생각도, 누군가의 기준에 의한 성공을 향해 질주할 생각도 않는다. 소설은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의 질문과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왜 어떤 기록은 기록되지 않는가, 왜 역사는 언제나 남성의 서사이고 성공의 롤모델 또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인가. 소수자에게 그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준에 따른) 성공의 역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도 그려내는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반드시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로서 가족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이다.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스펙트럼」에도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동안 왜 서사의 주인공은 남성이거나 여성이어도 젊은 여성인 소설이 주가 되었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할머니’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을 김초엽 소설에서 포착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 「스펙트럼」에서 다룬 ‘언어’에 관해 주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계 생명체들의 언어다. 문자 대신 색채로, 문서나 책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 그들의 언어. 그러니 풍경이 말이 되고 빛과 어둠이 말의 의미를 결정할 터였다.”([할머니 우주인 할매 시인], 《한겨레신문》)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눈앞의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이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 「스펙트럼」 중에서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스펙트럼에서 외계생명체인 ‘루이’와 주인공 ‘희진’이 첫 소통을 하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해 불가능성에 대한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본 적이 있던가. 루이는 희진에게 언제까지나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한 타자”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희진은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불가능을 알면서도 믿으려고 하며,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구에 돌아온 희진이 평생 수집했던 유리가 “보통의 감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보게 하는 도구”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능케 하는 외계 생명체와 다른 행성을 그릴 수 있는 SF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게 하는 또 하나의 유리일 것이다.“(《현대문학》 2018년 9월호)
김초엽의 소설은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애타게 묻는 누군가에게. 김초엽의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말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능성을 껴안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통해, 김초엽의 소설은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더라도(「스펙트럼」),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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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택 및 유의사항?
있음과 없음 사이에는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h*******0 | 2023.05.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SF 소설집이다. 나는 7개의 단편중 <관내분실>이 가장 인상 깊어, 이에 대해 감상을 써보려 한다.      인간의 죽음 후에도 삶은 계속될 수 있을까? 지금의 과학은 인간의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영원한 삶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종교는 인간이 각각의 사후세계 안에서 영원한 삶을 추구할;
리뷰제목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SF 소설집이다. 나는 7개의 단편중 <관내분실>이 가장 인상 깊어, 이에 대해 감상을 써보려 한다. 

 


 

인간의 죽음 후에도 삶은 계속될 수 있을까? 지금의 과학은 인간의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영원한 삶은 불가능하다고 말할 것이다. 종교는 인간이 각각의 사후세계 안에서 영원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문학은 각각의 텍스트 나름의 영원을 추구한다. 예컨대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에서 '담'은 죽은 '구'를 먹으며 자신 안에 영원히 살게 한다. ("나는 너를 먹을 거야. 너를 먹고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을 거야. 우리를 사람 취급 안 하던 괴물 같은 놈들이 모조리 늙어죽고 병들어 죽고 버림받아 죽고 그 주검이 산산이 흩어져 이 땅에서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도, 나는 살아 있을 거야") 김초엽 작가의 <관내분실>에서 엄마 김은하는 '마인드'의 관내'분실'로 인해 영원히 기억된다. 

 

 '영원하다'는 것은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지거나 시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초월하여 삶의 상태로 끝없이 이어지는 '마인드'는 영원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엄마는 마인드를 남기는 대신 분실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 이것은 앞서 말한 것과는 다른 형태의 영원을 바란 것이라 볼 수 있다. 있음의 상태에서 영원은 엄마에게 의미가 없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 채로, 그저 그 상태 그대로 존재하기만 할 뿐이니까. 

 

"여전히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감은 달라졌다. 타인의 죽음이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 이를테면 '그 사람이 지금 살아있었다면 뭐라고 말해주었을까?' '살아 있다면 이 이야기를 듣고 분명 기뻐해줄 텐데' 같은 질문의 답을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225p)  

 

 분실의 상태는 실로 애매모호하다. 아예 없음의 상태는 단념으로 이어지고, 있음의 상태는 답을 쥐여준다. 마인드의 분실로 인해 딸 지민은 단념을 할 수도, 답을 찾을 수도 없는 상태에 있었다. 지민은 이 모호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의 인덱스를 찾는다. 이 과정을 통해 지민은 엄마를 고유한 존재인 김은하로서 인식되게 된다. 엄마의 '과거'를 '지금'의 지민이 이해하게 되는 것. 엄마가 바랐던 영원은 분실의 상태에서만 가능했기에 분실을 선택했던 것은 아닐까. 있음과 없음 사이의 그 미묘한 상태는 시간을 초월해 이해하고 존재하게 하는, 그 영원을 가능하게 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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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곳에서의 괴로움은 일상이며 행복은 순간이지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이*주 | 2023.05.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융통합의 시대에 과학자의 소설은 이런걸까  과학적 근거를 알 수 없어도 너무나도 현실적이며 한없이 인간적인 SF소설이라 어렵지 않게 읽혔고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 이세상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류드밀라의행성은 스페인에서 봤던 어느 작가의 섬세한 이야기가 가득한 그림같다. 이렇게나 이상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류드밀라 행성의 존재가 희망이;
리뷰제목

융통합의 시대에 과학자의 소설은 이런걸까 

과학적 근거를 알 수 없어도 너무나도 현실적이며 한없이 인간적인 SF소설이라 어렵지 않게 읽혔고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 이세상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류드밀라의행성은 스페인에서 봤던 어느 작가의 섬세한 이야기가 가득한 그림같다.

이렇게나 이상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류드밀라 행성의 존재가 희망이 되어준다. 

 

릴리가 나를 폐기하지 않은 것은 내가 인간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가능성의 문제였다 .

어떤 존재에게 살아갈 권리가 부여되는 가를 결정하는 문제였다. 

 

이 모순된 문장속에, 그로인해 그려지는 미래의 모습 속에 

우리가 무슨 권리로 어떠한 존재에게 살아갈 권리를 부여할 수 있는가

인간이라는 존재만으로 살아갈 권리는 부여되는 것이 흔히 들어온 인권일텐데

 

분명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 시대가 아닌 다른 행성의 어떠한 미래를 이야기하는데 

그런데 무섭게도 쉽게 이해되고 공감이 갔다. 

좋은 것과 나쁜 것, 우월한 것과 열등한 것을 나누어 원하는 것을 취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나의 시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는 것 

SF소설속의 일만은 아니었다. 

 

난민들, 노숙자들을 비롯해 경제적, 사회적 소외계층 혹은 취약계층..

서울과 같은 도시와 지방으로 불려지는그 이외의 지역들. 

몇가지의 다른 이야기들은 내가 살아가는 삶과 꽤 닮아있고 분명 닿아있어서 

 

사실 많이 서글펐다. 

 

책표지를 훑어보지 않고 책을 한장 한장 읽어나가는 동안 사진을 찍어 남기고 싶을 정도의 문장이 있었다.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거야. 

책의 뒷표지에 적혀있을 만큼, 다른 사람들도 인상깊은 문장이었나보다 

사실 이곳에서의 괴로움은 일상이며 행복은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떠나기엔 아름다운 곳이지 라고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게 아닌가"

 

흥미롭게 읽었고 내 마음은 헛헛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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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만*디 | 2023.05.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슬렌포니아로 가는 우주선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되었을 때 남편과 아들들은 무엇하고 있었나.  우주 정거장을 혼자 수리할 수 있는 정도라면 우주선 운전법을 금방 배웠을 텐데, 왜 진작 직접 우주선을 운전하려 하지 않았나. 더 먼 우주를 갈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는데 승무원없이 우주선은 운행할 수 없나, 자동운전이나 원격운전이 안되나. 대안이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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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렌포니아로 가는 우주선이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되었을 때 남편과 아들들은 무엇하고 있었나. 

우주 정거장을 혼자 수리할 수 있는 정도라면 우주선 운전법을 금방 배웠을 텐데, 왜 진작 직접 우주선을 운전하려 하지 않았나.

더 먼 우주를 갈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는데 승무원없이 우주선은 운행할 수 없나, 자동운전이나 원격운전이 안되나.

대안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시도하지 않은 건, 어쩌면 그들이 영원히 떠났기 때문인가. 이미 떠났는데 혹시 다시 찾을까, 찾아올까하며 기다린 건가.

내가 사랑했던 이들이  정말로 나를 영원히 떠난 게 맞는지

(180쪽)

제목을 보고 명랑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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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588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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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태* | 2023.05.08
구매 평점5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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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정****6 | 2023.05.03
구매 평점4점
너무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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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 | 2023.03.26

이 상품의 특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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