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반만 맞아. 대추는 한 개였는데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잖아? 이때는 희소하다고 하지 않아. 반면 빨간 피망이나 피자 치즈는 대추보다 양이 많았지만 각 모둠이 원하는 양보다 부족했고. 이런 경우에 희소하다고 해. 희소성.”
“아, 그러니까 희소성은 ‘사람들이 원하는 양에 비해 부족한 정도’를 말하는 거군요?”
나 선생의 말에 재연이가 이어서 정리했다.
“재연이 말이 맞아. 희소하다는 건 절대적인 양이 적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양에 비해 부족한 걸 말해. 부족한 정도가 클수록 희소성이 큰 거야. 우리한테 돈과 시간, 여러 자원이 부족하지 않고 풍족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지. 이를 ‘자원의 희소성’이라고 해. 그래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많아. 이게 모든 경제 문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어!”
--- p.33 「제1장 선택의 경제학」 중에서
“우리 주변에서도 비용을 생각할 때 눈에 보이는 비용, 즉 내가 실제로 쓴 돈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거야. 그런데 우리가 여러 대안 중 하나를 선택했다면 포기한 게 있을 거잖아? 포기한 대안 중 가장 아쉬운 것의 가치도 포함시키는 게 경제적 비용 개념이야.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포함하는 경제적 비용을 ‘기회 비용’이라고 불러.”
“기회 비용? 기회를 포기했다는 의미에서 기회 비용인가?”
나 선생의 설명에 재연이는 우쭐해 했고, 규현이는 기회 비용이라는 단어에 관심을 보였다.
“치킨집을 선택함으로써 떡볶이집을 포기했잖아? 떡볶이집을 선택했다면 320만 원의 이윤이 생길 수 있었는데 치킨집을 운영해서 300만 원의 이윤이 발생했으니, 기회 비용은 320만 원인 셈이야. 그렇다면 경제적으로 따져 봤을 때 20만 원 손실인 셈이지. 치킨집 운영의 ‘경제적 이윤’은 -20만 원! 앞에서 ‘매출-운영 비용’의 300만 원은 ‘회계적 이윤’이고, 경제에서 더 의미 있게 보는 건 경제적 이윤이야.”
--- p.44 「제1장 선택의 경제학」 중에서
만약 여러 생산 요소가 한꺼번에 늘어난다면 어떨까요? 실험경제반의 종이비행기 공장에서는 1인용 책상에서 모두 작업해야 했지만 작업할 공간을 넓히고, 기계를 추가하고, 근로자도 늘린다면? 생산 규모가 커지면 일반적으로 종이비행기 한 대당 투입되는 생산 비용이 줄어듭니다. 비행기 열 대를 만들다가 100대를 만든다면 비용이 열 배 늘어나는 게 아니라 7~8배만 늘어날 수 있다는 거예요. 한 대만 있으면 여러 업무를 동시에 해낼 수 있는 장비도 있을 거고, 생산 규모가 커지면 분업도 세분화 되고, 기술력이나 노하우도 쌓이겠죠. 이런 걸 ‘규모의 경제’라고 합니다.
--- p.81 「[경제 개념 콕!] 선택의 순간, 이것만은 생각하자!」 중에서
“〈해리 포터〉 좋아하는 사람?”
나 선생의 말에 몇몇 친구들이 손을 들었다.
“〈해리 포터〉처럼 시리즈로 나오는 소설들은 신간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열성팬들이 있잖아. 열성팬들은 대부분 그 책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클 테니까 지불 의향 가격이 높아서 책 가격이 얼마이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 가능성이 커. 출판사에선 이걸 이용해서 6개월 정도는 신간을 하드커버로 만들어서 비싼 가격으로 팔고, 이후엔 소프트커버(페이퍼백)로 만들어서 가격을 낮춰 판매하곤 해.”
“열성팬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서라도 책을 빨리 사서 읽으려고 하고, 높은 가격만큼의 만족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조금 늦게 읽더라도 저렴하게 책을 사는 거군요? 그래서 출판사는 이익이 커지고요.”
--- p.102-103 「제2장 보이지 않는 손」 중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면 수요자든 공급자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어. 그런데 이 가게의 떡볶이 양념은 다른 가게들과는 달라! 그게 포인트야.”
“아, 품질이 다르면 손님을 더 끌 수 있으니까요?”
경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렇지. 만약 똑같은 품질의 상품을 생산하는 공급자가 무수히 많은데, 한 공급자가 균형 가격보다 더 높게 가격을 책정하면 수요자를 다 뺏기겠지? 하지만 떡볶이 가게처럼 자신만의 기술이나 노하우로 차별화할 수 있으면 가격에 조금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야.”
“와, 시장의 종류가 다양하네요.”
--- p.166-167 「제3장 시장의 종류와 경제 원리」 중에서
“선생님, 근데 아까 노벨상 수상자도 중고차 시장에서 속았다는 얘기 하시지 않았어요? 누구예요?”
조용히 친구들의 말을 듣고 있던 시현이가 물었다.
“조지 애커로프(George Akerlof)라는 경제학자야. 중고차를 사서 기분 좋게 집으로 오는데 그만 차가 고장 났다지 뭐야.”
“경제학자라면서 ‘선별’을 못 해냈네!”라고 말하는 창민이를 보며 나 선생이 말했다.
“좋은 차라는 중고차 주인의 말만 믿고 샀대. 근데 이런 자신의 경험을 연구해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어! ‘중고차 시장에서는 왜 좋은 차를 보기 힘든가? 왜 사람들은 나쁜 차를 선택하게 되는가?’를 고민하다가. 원인은 정보 비대칭이고 정보가 부족한 쪽에서 원치 않는 선택, 즉 역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이론적으로 밝혀냈지. 그 연구 제목이 ‘레몬 마켓’이었어.”
“사기를 당한 경험이 연구로 연결되고, 그걸로 노벨상을 받다니! 전화위복이로다!”
--- p.189-191 「제3장 시장의 종류와 경제 원리」 중에서
저축과 투자는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쓰입니다. 경제학에서 저축은 ‘소득-소비’로 정의해요. 소득에서 소비를 빼고 미래 소비를 위해 남긴 걸 저축이라고 하는 거죠.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투자는 ‘생산을 하기 위해 생산 요소를 구입하는 것’이에요. 기업이 생산 활동을 하기 위해 공장, 기계, 설비 등을 구입하는 것과 그를 위한 금융 거래가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나 이런 맥락에서는 우리가 평소 이야기하는 금융 거래의 대부분이 투자에 포함이 안 됩니다.
우리가 미래 소비를 위해 남긴 돈으로 ‘저축을 할까, 투자를 할까’라고 할 때는 저축과 투자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이때 저축은 원금이 보장되는 금융 거래를, 투자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위험성이 있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금융 거래를 말합니다.
--- p.261 「[경제 개념 콕!] 알쏭달쏭 금융 용어를 알아 두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