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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11월 07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68쪽 | 306g | 130*188*20mm |
| ISBN13 | 9791161111094 |
| ISBN10 | 1161111093 |
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J. L. 카 저 / 이경아 역
|
뮤진트리
|
2022년 1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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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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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신의 은혜가 찾아왔는지, 나는 첫 번째 아침, 그 아침의 첫 몇 분 동안 이 낯선 북부의 시골 마을이 내게는 다정한 곳이고, 내 인생의 고비를 잘 넘길 것이고, 잎사귀들이 처음으로 떨어질 때까지 활활 타오를 1920년의 여름이 생명의 계절이자 축복의 시간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 p.45
하지만 정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나는 이곳에서 이름 모를 화가와 마주 보고 있다. 암흑의 시대로부터 내 앞에 나타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게 보여주고 한 마디 한 마디 또렷하게 이렇게 말했다. “시간의 부패로부터 내 일부가 살아남는다면, 이 벽화가 되리라. 이 벽화는 나 자신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 p.72
그러나 으레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토요일에 크리켓 경기의 심판을 보고 일요일은 예배로 보내면서 필연적으로 나는 옥스갓비의 변화무쌍한 풍경 그 자체에 끌리게 되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밖’에서 경험하는 일은 꿈결 같았다. ‘진짜’는 그림이 아직 모습을 다시 드러내기 전의 고요한 교회에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둥둥 떠다녔다. 방금 말했듯이 꿈결처럼. 한동안은.
--- p.93
당시 나는 크나큰 만족감에 푹 빠져있었다. 그리하여 내가 처한 상황을 생각할 때면, 이 시간이 끝나지 않고, 아무도 가고 오지 않으며, 가을과 겨울은 항상 저 모퉁이 너머에서만 어슬렁거리고, 여름이 되어 무르익어가는 시간은 영원히 이어지고, (나보다 먼저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듯이) 그 무엇도 내 앞길이 가는 방향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즐겨 생각했다.
--- p.118
발판에 서서 위대한 작품을 마주 보며 그 작품의 창조자와 유대감을 느끼고, 암흑에 빠져있던 그 작품의 40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리는 마술 같은 작업을 총책임지는 일종의 기획자라는 으쓱한 기분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곳에는 이 날씨와 풍경, 울창한 숲, 길가의 무성한 풀과 야생화가 있었다. 화이트 호스 계곡에서 남쪽을 보아도 북쪽을 보아도 신비로운 시골의 경계라 할 야트막한 언덕이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비니가 있었다. 또 다른 지옥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아왔으며 이곳 옥스갓비에서는 삶이 쏟아져 들어와 손끝이 따끔거렸다. 이곳은 내게 생긴 일을 내게서 들은 것 이상으로는 알 길 없는 낯선 사람들의 세상이었다.
--- p.177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생명의 맥동이 거세게 뛰는 때가 있다. 생명이 약속으로 가득 차 있고 언덕을 향해 뻗은 길처럼 미래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향하는 때가 있다. 음, 그때 나는 젊었다….
--- p.187
내가 그곳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언제까지나 행복했을까? 아닐 것이다. 아닐 것 같다. 사람들은 떠나고, 늙고, 죽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놀라움이 펼쳐지리라는 긍정적인 믿음은 옅어진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우리는 행복이 눈앞을 날아갈 때 얼른 잡아야 한다.
--- p.192
자네는 한 번에 케이크 한 조각밖에 먹을 수 없어. 그걸 계속 우적거리고 있을 수는 없어. 안타깝지만, 원래 그런 거야!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자네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그 풍경이 더 좋을 수도 있어.”
--- p.221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창가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문의 말이 옳았다. 가을의 첫 숨결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방탕한 느낌, 너무 늦기 전에 원하고, 손에 넣고, 지키고 싶은 느낌이.
--- p.45
하지만 정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그 정도가 아니었다. 나는 이곳에서 이름 모를 화가와 마주 보고 있다. 암흑의 시대로부터 내 앞에 나타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게 보여주고 한 마디 한 마디 또렷하게 이렇게 말했다. “시간의 부패로부터 내 일부가 살아남는다면, 이 벽화가 되리라. 이 벽화는 나 자신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 p.72
그러나 으레 그러하듯이, 처음에는 토요일에 크리켓 경기의 심판을 보고 일요일은 예배로 보내면서 필연적으로 나는 옥스갓비의 변화무쌍한 풍경 그 자체에 끌리게 되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밖’에서 경험하는 일은 꿈결 같았다. ‘진짜’는 그림이 아직 모습을 다시 드러내기 전의 고요한 교회에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둥둥 떠다녔다. 방금 말했듯이 꿈결처럼. 한동안은.
--- p.93
당시 나는 크나큰 만족감에 푹 빠져있었다. 그리하여 내가 처한 상황을 생각할 때면, 이 시간이 끝나지 않고, 아무도 가고 오지 않으며, 가을과 겨울은 항상 저 모퉁이 너머에서만 어슬렁거리고, 여름이 되어 무르익어가는 시간은 영원히 이어지고, (나보다 먼저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듯이) 그 무엇도 내 앞길이 가는 방향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즐겨 생각했다.
--- p.118
발판에 서서 위대한 작품을 마주 보며 그 작품의 창조자와 유대감을 느끼고, 암흑에 빠져있던 그 작품의 400년이라는 시간을 되돌리는 마술 같은 작업을 총책임지는 일종의 기획자라는 으쓱한 기분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곳에는 이 날씨와 풍경, 울창한 숲, 길가의 무성한 풀과 야생화가 있었다. 화이트 호스 계곡에서 남쪽을 보아도 북쪽을 보아도 신비로운 시골의 경계라 할 야트막한 언덕이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비니가 있었다. 또 다른 지옥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구덩이에서 기어 나아왔으며 이곳 옥스갓비에서는 삶이 쏟아져 들어와 손끝이 따끔거렸다. 이곳은 내게 생긴 일을 내게서 들은 것 이상으로는 알 길 없는 낯선 사람들의 세상이었다.
--- p.177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고, 생명의 맥동이 거세게 뛰는 때가 있다. 생명이 약속으로 가득 차 있고 언덕을 향해 뻗은 길처럼 미래가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향하는 때가 있다. 음, 그때 나는 젊었다….
--- p.187
내가 그곳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언제까지나 행복했을까? 아닐 것이다. 아닐 것 같다. 사람들은 떠나고, 늙고, 죽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놀라움이 펼쳐지리라는 긍정적인 믿음은 옅어진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우리는 행복이 눈앞을 날아갈 때 얼른 잡아야 한다.
--- p.192
자네는 한 번에 케이크 한 조각밖에 먹을 수 없어. 그걸 계속 우적거리고 있을 수는 없어. 안타깝지만, 원래 그런 거야! 저 모퉁이를 돌아가면 또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자네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그 풍경이 더 좋을 수도 있어.”
--- p.221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창가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문의 말이 옳았다. 가을의 첫 숨결이 공기 중에 떠돌았다. 방탕한 느낌, 너무 늦기 전에 원하고, 손에 넣고, 지키고 싶은 느낌이.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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