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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홀

리뷰 총점9.7 리뷰 34건 | 판매지수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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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364g | 128*188*30mm
ISBN13 9791160409505
ISBN10 116040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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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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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로 한 번, 세로로 두 번 접힌 A4 용지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종이를 펼치자 세 글자가 나타났다. 블랙홀. 단정한 글씨체였다.”
--- p.8

“잘 봐래이.” 희영이 이마에서 손을 떼며 말했다. 그리고 신중하게 돌을 던졌다. 납작한 돌이 햇살을 자르며 물 위를 튀었다. 돌이 튈 때마다 희영이 큰 소리로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희영이 여덟이라고 외친 순간 바위에 부딪친 돌이 갑자기 공중으로 떠올랐다. 풍선처럼 둥둥! 그렇게 6초 정도 있다가 모래만큼 가늘게 부서지면서 바위 뒤로 빨려 들어갔다.
--- p.38

젊으니까 뭐라도 해보라는 말을 듣던 시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났다.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누구를 만나보라는 말을 듣던 시기도 빠르게 지났다. 다시 세상에 나가보자고 마음먹었을 땐 배려가 아니면 새로움을 제안받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 있었다. 작은 실패를 연거푸 했다. 그때마다 사람들과 인연을 끊고 숨었다. 기어코 찾아내는 사람은 엄마뿐이었다. 찾는 사람이 없으면 숨을 이유도 없다. 그렇다면 이젠 뭘 해야 하는 걸까?
--- p.52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것이 아는 건 결국 잃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순옥은 살아왔다. 버리거나 버려지는 것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 p.112

필성은 자신이 삶에 단단히 박음질 된 사람이란 걸 알았다. (…) 누구에게나 그럴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박음질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어떤 사람은 대롱대롱 매달린 기분으로 평생을 살기도 한다는 걸 몰랐다.
--- p.135

정식은 시동을 걸며 결정했다. 오늘처럼 볕이 좋은 가을이나 꽃 피는 봄에 죽으면 선산에 묻히고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 죽으면 화장하기로. 그렇게 암 환자가 내려야 할 결정 중 하나를 해치웠다.
--- p.163

“그런 일을 당하면 따져요, 따져. 살아보면 돈 몇 푼보다 그런 게 더 중요해. 따져야 할 때 따지는 거.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어쩔 수 없지 하면서 하나둘 넘기다 보면 그게 다 곪아서 병나요. 그러니까 억울한 일 당하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바락바락 따져요. 분이 풀릴 때까지 따져. 아직 살날이 많잖아. 그래야 살 수 있어.”
--- p.271

그러니까 산책은 도시의 습관이었다.
--- p.290

희영의 가방 안에는 망원경이 있었다. 다 큰 어른이 망원경을 가지고 다니는 건 좀 이상했지만, 그래도 그건 희영의 시선이 바깥에 있다는 증표였다. 뭔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자살할 확률은 낮다. 정말 위태로운 사람은 자기 안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 p.31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함부로 잃고, 섣불리 서러워하는 이들을 향한
섬세하고 다정한 위로와 회복의 손길


필희를 잃은 희영, 언니를 잃은 필성, 엄마의 임종을 마친 미정, 삶을 놓치려 했던 정식, 딸을 버리고 도망친 순옥, 일상의 안온이 무너진 찬영, 해고를 당한 혜윤…… 소설 속 인물은 모두 상실의 쳇바퀴 안에서 살아간다. 『미확인 홀』에서 이 지지부진한 상실은 다른 층위로 각별하게 이야기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것이 아닌 건 결국 잃게 마련이라고 생각하며 순옥은 살아왔다. 버리거나 버려지는 것 모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모든 걸 한순간에 잃는 것 같아도, 살아보면 어떤 걸 완전히 잃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고. 그러므로 완전히 잃지는 않을 기회 또한 여러 번 있다고. _본문에서

세 번째 장인 〈오백 원〉에서 사라진 필희와 필성의 엄마 순옥은 어린 두 딸을 버리고 은수리를 떠나 대구에 정착한다. 세월이 흐른 뒤 순옥은 친손녀 같은 이든이 수학여행비를 모으고 있다는 말에 자신의 슈퍼에서 아르바이트할 것을 제안하고, 어느 날 이든이 몰래 담배와 오백 원짜리들을 빼돌려 화단에 묻어두는 장면을 목격한다. 빠르게 찾아온 서러움과 배신감에 이든을 내치려던 순옥은 화단에 묻힌 동전들을 세어보고는 사춘기 소녀 이든의 행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마음먹는다. 너무 섣불리 판단하지 않기로, 함부로 잃지 않기로.

순옥을 비롯하여 이미 상실의 아픔이 한밑천인 소설 속 인물들은 이렇듯 중요한 무언가를 잃을 것 같은 기분을 “앞당겨 느낀 불안”으로, 버리고 버려질 것만 같은 상황을 “지레짐작”으로 감각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럼으로써 상실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리고 그들의 몸짓은 살아가며 잃게 되는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모든 게 과연 일순 잃게 된 것일까도 함께 골몰하도록 한다. 어쩌면 무언가를 잃게 될 것 같은 기우에 등 떠밀려 함부로 손을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너무 쉽게 서러워하지는 않았을까를 곱씹어 본다. 그러므로 더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 “어떤 것을 완전히 잃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있다”라는 순옥의 말이 얼마나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인지도.

“살아보니 이해 없이 그냥 받아들여지는 일도 있었다”
긴장감 있게 질주하는 작가만의 리얼리즘을 무기로
내면의 문제를 바깥에서 바라보는 이완의 기술


개인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삶은 단단하게 응축된 긴장 상태에 돌입한다. 잔뜩 부푼 공처럼 제멋대로인 인생에 걷어차이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굴러다닌다. 그러나 『미확인 홀』은 그 긴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 각 인물이 가진 아픔의 초점을 바깥으로 맞추며 조금씩 천천히 문제를 이완시킨다.

블랙홀이라는 편지를 받고부터 내면을 가득 채운 불안에 더는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없게 된 희영은 망원경을 들고 다니며 타인을 관찰하고 돌보기 시작한다. 〈죽은 자〉의 굴착기 기사 정식은 마음에 뚫린 우울의 구멍을 흙으로 메꾸는 상상을 반복하고, 대표의 치부를 목격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열 개의 파도〉의 혜윤은 “살아보면 돈 몇 푼보다 따져야 할 때 따지는 게 중요하다”라는 네일숍 직원의 충고를 실행해보기로 결심한다. 이혼한 뒤 고향 은수리로 내려온 〈미확인 홀〉의 은정은 홀로 된 노인들의 생사를 살피며 무미한 일상에 유의미한 과업을 부여한다.

“나는 거의 모든 걸 이해받으며 살았어. 내가 잘나거나 좋은 환경을 타고나서는 아니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살아서 그래. 이해받는 건 내 문제가 아니더라고, 상대의 문제지. 그러니까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어. 알아. 이해받지 못해도 뱉어내야 살 수 있는 말도 있단 거. 그래. 내 삶엔 행운이 따랐어. 반드시 이해받아야 하는 것들이 대부분 상대의 이해 범위 안에 있었거든.” _본문에서

“정말 위태로운 사람은 자기 안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이라는 은정의 말처럼 일상의 영점을 밖으로 조준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문제를 더 선명하게 바라본다. 아주 사사롭고 내밀한 아픔과 고독이 한데 모이고 섞이며 더 넓게 이완되고 치유되는 순간을 마주한다. 『불펜의 시간』에서부터 『미확인 홀』까지 김유원 작가의 소설을 읽다 보면, 이해 없이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아픔도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이내 “커다란 감동과 위로로” 바뀌어 우리 삶 한쪽에 자리 잡은 불분명한 공동(空洞)을 채워주리라는 것을 믿게 된다. 모든 이야기가 그간 노련한 감독으로서 카메라에 진정성 있게 담아온 우리 모습이라는 것을 알기에, 힘차게 도약할 작가의 내일을 더욱 고대해본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소설은 필희가 저수지 근처의 미확인 홀 속으로 사라진 이후의 이야기다. 그러나 서사는 그 사건을 추적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로를 거울처럼 비추는 인물들의 삶과 그들 각자가 내면에 품은 공동(空洞)으로 독자를 이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깊이를 알 수 없는 블랙홀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작가는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그 생의 진실을 커다란 감동과 위로로 바꿔놓는다.
- 김혜진 (소설가)

회원리뷰 (34건) 리뷰 총점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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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미확인 홀』오늘을 사는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블* | 2023.03.12 | 추천10 | 댓글0 리뷰제목
  저마다 가슴 한구석에 블랙홀 같은 마음 하나쯤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늪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곳. 우리 스스로 그 늪에 갇혀 침잠하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갇히기도 한다. 언젠가 싱크홀에 빨려 들어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공사 현장이면 위험표지판을 세워놓을 텐데 확인할 틈도 없이 발생한 일이었다. 만약, 돌을 던졌을 때 공중에서 부유하다;
리뷰제목

 

저마다 가슴 한구석에 블랙홀 같은 마음 하나쯤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늪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곳. 우리 스스로 그 늪에 갇혀 침잠하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갇히기도 한다. 언젠가 싱크홀에 빨려 들어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있었다. 공사 현장이면 위험표지판을 세워놓을 텐데 확인할 틈도 없이 발생한 일이었다. 만약, 돌을 던졌을 때 공중에서 부유하다가 빨려 들어간 것처럼 누군가가 사라졌다면 이건 블랙홀일까. 우주 너머로 사라진 친구가 있다면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괴롭지 않을까. 외롭지 않을까.

 

블랙홀 언저리에서 각자의 삶에 고달픈 사람들의 이야기다. 희영과 필희, 은정은 은수리의 삼총사다. 필희의 엄마와 은정의 아빠가 도망친 이후 세 사람에게도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비밀을 이야기할 때 주로 찾았던 저수지에서 의자처럼 생긴 바위 뒤로 필희가 사라졌을지도 몰랐다. 그 이후의 삶을 나타내는 소설이다.

 

50대의 나이가 된 희영과 엄마가 죽으면서 혼자가 된 미정, 수학 여행비가 필요하다는 이든에게 슈퍼에서 알바를 제안한 순옥, 사라진 언니 필희를 찾기 위해 미확인 홀을 찾아다니는 필성, 굴착기 기사 정식, 아파트 건너편을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아내를 둔 찬영의 삶은 이름처럼 빛나기만 할까. 인터넷 쇼핑몰을 하다가 사기를 당한 혜윤, 다시 은수리로 돌아온 은정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삶을 본다. 어쩌면 연작 단편 형식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각자의 이야기에서 외로운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저마다 마음 한구석에 숨겨둔 외로움의 불씨들이 하나씩 피어오른다.

 

아내가 낸 구멍을 등으로 막고 있다는 생각이 문제인 것 같아 온실을 지킨다는 상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봤지만, 되지 않았다. 따뜻한 바람이 들어오는 것으로 상상의 내용을 바꾸는 것도 되지 않았다. 찬영의 상상 속에선 늘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이나 데일 듯 뜨거운 바람만 불었다. 찬영은 안절부절 못하며 온실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209페이지)

 

찬영은 아내 희영이 마음속에 저수지를 품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엄마가 우울증이었던 이유로 아내 또한 그 늪에 갇히자 굳이 물어보지 않는다. 무관심으로 대하는 게 잘못이라는 건 아니다. 느끼기에 어쩐지 가족으로서 잘못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희영이 저녁마다 망원경을 들고 건너편 아파트 발코니를 쳐다보는 일.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는 걸. 그는 알지 못한다. 그저 아내의 시린 마음이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몰랐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찾는 사람이 희영이었다. 주변의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앞장서 해결하려고 했다. 오지랖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그것. 반면, 필성은 필희 언니가 블랙홀로 사라졌을 거라 여기고 미확인 홀을 찾는 공무원이 되었다. 필희 언니와 친구였던 희영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었던 것일까. ‘블랙홀이라는 메모를 건네 희영을 번민하게 만든다.

 

저마다 사연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살아가기는 하지만 삶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는 듯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순옥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마을에서 다른 여자의 남편과 달아났다. 몇 년 후, 그 남자는 다시 돌아갔지만 순옥이 낳은 아이와 함께 버림을 받았다. 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 연락처를 남겼지만, 볼 수 없었다. 중학생인 동네 소녀 이든이 수학 여행비를 마련한다며 노래방 알바를 시작했다가 잘리자 슈퍼에서 일하게 한다. 순옥은 버리고 온 딸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이든 또래였던 자기의 딸들에게 속죄하듯 했다. 더 이상 이든을 잃고 싶지 않았다.

 

미확인 홀은 희망을 잃은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겠다. 홀 경계에서 힘든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사람들. 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희망이 피어올랐다. 그게 우리가 바라는 삶일지도 모른다. 절망과 희망의 경계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한다.

 

 

#미확인홀 #김유원 #한겨레출판 ##책추천 #책리뷰 #도서리뷰 #북리뷰 #소설 #소설추천 #문학 #한국문학 #한국소설 #하니포터 #하니포터6#하니포터6_미확인홀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0 댓글 0
미확인 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꿈*******자 | 2023.08.06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우리네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미확인 홀 같은 깊은 심연에 매달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밝은 곳을 찾아 떠다니는 불나방 같은 인생을 사는 아닌지. 열심히 산다고 노력하지만, 더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태. 나는 어느 지점에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희영, 필희, 은정은 은수리의 동갑내기 삼총사다. 어느 날 희영은 필희와 마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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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아무도 알 수 없는 미확인 홀 같은 깊은 심연에 매달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밝은 곳을 찾아 떠다니는 불나방 같은 인생을 사는 아닌지. 열심히 산다고 노력하지만, 더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태. 나는 어느 지점에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희영, 필희, 은정은 은수리의 동갑내기 삼총사다. 어느 날 희영은 필희와 마을 저수지에 올라가고, 그곳에서 새까만 구멍 하나를 발견한다. 블랙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이는 구멍. 구멍을 유심히 쳐다보는 필희. 다음 날 필희가 사라진다. 이후 세월은 30여 년이 흐르고 어느 날 희영에게 A4용지에 블랙홀이라는 세 글자가 적힌 편지가 도착한다. 이후 희영은 불안해진다. 희영을 필두로 미정, 순옥, 필성, 정식, 찬영, 혜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언니를 잃은 필성, 딸을 버리고 은정 아버지와 도망친 순옥, 엄마의 임종을 마친 미정과 삶을 놓고 싶었던 정식, 평범한 일상의 편안함이 무너진 찬영과, 고용주의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어 해고당한 혜윤.

 

인생이 잘 짜여진,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인 사람. 감사할 줄 알고,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고, 숨 쉬는 것 자체가 행복인 사람.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재벌 2세나 3세 혹은 누가 봐도 잘생기고 예쁜, 세상 행복해 보이는 사람이 자살을 선택할 때 나는 의구심을 품는다. ()는 뭐가 아쉬워서 삶을 포기한 것일까 하는.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에 다양한 의심을 품는 모양이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는. 돈이 많아도 삶이 무료하고 재미없는 사람이 있고, 어떤 이는 돈이 없어 사는 게 고통이다. 사람마다 아프거나 힘든 지점이 다르다. 어떤 포인트에서 힘들고 아픈지가 달라 우리는 상대를 이해할 수 없을 때도 많다. 책표지의 어떤 사람은 삶에 대롱대롱 매달린 기분으로 평생을 살기도 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그렇게 내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순옥이다. 순옥은 자신의 딸 필희와 필성을 버리고 은정의 아버지와 도망가 대구에 정착한다. 필희는 사라졌다고 하고 필성은 자신에게 원망의 말을 해도 부정할 수 없다. 은정의 아버지와 행복할 줄 알았지만, 결국 은정의 아버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나이 든 순옥. 그녀는 친손녀 같은 이든이 수학여행비를 모은다는 말에 자신의 슈퍼에서 일하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든이 담배와 돈을 빼돌리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든을 예뻐한 만큼 순옥의 배신감은 크다. 그러면서도 사춘기 소녀의 행동이려니 이해하고 싶어진다.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판단하지 말기. 그런 순옥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 만약 순옥이 그때 은정 아버지와 도망치지 않았다면 현재의 인생과는 다른 삶을 살겠지? 순옥의 그 마음이 100% 이해가 되는 건 아니지만 이든을 바라보는 마음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보다 관대해지고 보다 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나이 먹을수록 옹졸해지고 잘 삐지고 서운함을 느낀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 하지만, 이 마음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잘 사는 것 같은 사람도 인생은 다 힘들다. 그 경중이 다름을 인정하고 가능하면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댓글 0
포토리뷰 미확인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e | 2023.04.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어느 날, 친한 친구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친구가 사라진 후, 주인공은 자신의 한 곳이 뻥 뚫린 것처럼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간다. 친구가 블랙홀로 빠진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던 그녀는 삶의 한 곳의 지지대가 없어진 것처럼 늘 위태롭게 살아간다. 이 책은 블랙홀이란 비유로 삶의 한 구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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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상실을 막아주기도 한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친구가 사라진 후, 주인공은 자신의 한 곳이 뻥 뚫린 것처럼 빈자리를 느끼며 살아간다. 친구가 블랙홀로 빠진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던 그녀는 삶의 한 곳의 지지대가 없어진 것처럼 늘 위태롭게 살아간다.


이 책은 블랙홀이란 비유로 삶의 한 구석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마음을 표현한 책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상실일수도, 자신을 찾지 못하는 우울함일 수도 있다. 그것을 친구와 둘이서 저수지의 빨려들어가는 미확인 홀을 보며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모른다.


자신 속으로 빠져드는 깊은 침잠을 역으로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구나 저마다의 블랙홀을 떠안고 살아가지만, 작가는 그것에서 희망을 발견하게끔 한다. 소설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금 당신도 다르지 않다고,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립성과 연결성을 함께 가지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끌어내간다. 삶의 한 결, 그것을 살아내는 우리네 모습이 녹아있는 것 같아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인상적인 이야기이다.


'가장 깊은 울음은 자신을 위해서만 나온다는 구절로 끝나던 시, 그렇게 단정하는 것에 반감을 느꼈지만 잊히진 않던 시' <책 속에서...>


'뭔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자살할 확률은 낮다. 정말 위태로운 사람은 자기 안에서 답을 찾으려는 사람이다.' <책 속에서...>



#도서협찬 #미확인홀 #김유원 #한겨레출판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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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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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좋은 책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혜*** | 2023.03.21
구매 평점5점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재미있게 잘 봤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i****3 | 2023.03.12
구매 평점5점
책에 등장인물 모두의 삶..이야기들, 어쩌면 모두가 가졌는지 모를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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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 2023.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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