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1년 07월 27일 |
---|---|
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78g | 145*210*21mm |
ISBN13 | 9788954681179 |
ISBN10 | 8954681174 |
출간일 | 2021년 07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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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4쪽 | 478g | 145*210*21mm |
ISBN13 | 9788954681179 |
ISBN10 | 8954681174 |
MD 한마디
증조할머니에게서 나로 이어지는 여성 4대의 삶을 담은 소설. 1930년대 황해도에서 백정의 딸로 태어나 모진 세월을 살아낸 증조할머니의 시간은 그를 닮은 나에게 전해져 새 숨을 얻고, 나의 오늘 또한 과거와의 조우를 통해 다시 쓰인다. 부드럽고도 힘있는 문장으로 그린 백 년의 이야기 -소설MD 박형욱
백 년의 시간을 감싸안으며 이어지는 사랑과 숨의 기록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첫 장편소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018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교보문고 주관) ‘독자들이 뽑은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예스24) 등 차세대 한국소설을 이끌 작가를 논할 때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선명히 떠오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던 최은영 작가는 2019년, 예정돼 있던 소설 작업을 중단한 채 한차례 숨을 고르며 멈춰 선다. 의욕적으로 소설 작업에 매진하던 작가가 가져야 했던 그 공백은 “다시 쓰는 사람의 세계로 초대받”(‘작가의 말’에서)기까지 보낸 시간이자 소설 속 인물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밝은 밤』은 그런 작가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꼬박 일 년 동안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한 작품을 공들여 다듬은 끝에 선보이는 첫 장편소설로, 「쇼코의 미소」 「한지와 영주」 「모래로 지은 집」 등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편소설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온 작가의 특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출간된 2016년의 한 인터뷰에서 장편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엄마나 할머니, 아주 옛날에 이 땅에 살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라고 말했던바, 『밝은 밤』은 작가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왔던 ‘증조모-할머니-엄마-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자연스럽게 백 년의 시간을 관통한다. 증조모에게서 시작되어 ‘나’에게로 이어지는 이야기와 ‘나’에게서 출발해 증조모로 향하며 쓰이는 이야기가 서로를 넘나들며 서서히 그 간격을 메워갈 때, 우리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건 서로를 살리고 살아내는 숨이 연쇄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이야기 자체가 가진 본연의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은은하며 강인한 존재감으로 서서히 주위를 밝게 감싸는 최은영의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도착했다. |
1부 _007 2부 _083 3부 _153 4부 _237 5부 _295 작가의 말 _339 |
소설이라는 장르가 본질상 사회적 배경을 품고 있는 것이므로 고려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 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 점 때문에 퍽 고달프다. 남의 나라 이야기를 읽을 때와는 달리 우리의 역사를 말해 놓고 있는 것이라 거리감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너무 가까운 친밀감이나 동질감은 예상 이상으로 나를 아프게 한다.
인류 역사상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으리라고 여기는데, 여자의 삶은 남자의 삶에 비해 더 고단했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겉보기만으로라도 남자와 동등해진 것이 최근의 모습이고, 실제로 따져 보면 이것마저 썩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기는 한데, 지금도 사정이 이러한데, 소설 속 상황으로 들어가 보면 딱하고 안쓰럽고 속상하고 기막히기 그지없다. 그 시절에, 그 어려운 시절에, 여자라서 더 힘들고 고통받는 삶을 이어야만 했을 것이니. 소설이지만, 지어낸 이야기라지만, 모조리 거짓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이 경우만큼은 소설의 허구성이 내게 아무런 효과를 만들어주지 못한다.
일제강점기(국권상실기) 시대, 백정의 자손, 한국 전쟁, 그리고는 딸, 아내, 엄마로 이어지는 여인의 처지. 또 이혼한 여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 등등. 앞으로도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런 사정을 품고 있는 글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니 계속 읽고 또 읽어야겠지만(먼저 작가 쪽에서 쓰고 또 써 주셔야 할 것이고), 읽는 마음이 늘 고단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기에, 이 고단함마저 기꺼이 받아들여야 할 몫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나는 슬프고 또 서글프다. 작가가 이 소설에 등장시킨 여성 인물들의 성격과 태도를 아무리 강하고 꿋꿋하게 묘사해 놓았다고 해도. 그게 또다른 숨김 과정임을 알기에.
그러니 밤이 밝을 수가 있나.
책을 구입할 때 작가를 보고 구입하는 편이다. 이전에 봤던 작가의 작품이 좋았던 기억이 있으면, 거의 고민하지 않는다. 밝은 밤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인상적으로 봐서, 장편 소설은 어떨까 궁금했다. 밝은 밤은 몇 세대를 아우르며 여자들의 인생을 말한다. 잔잔한듯 묵직한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 같다. 외롭고 따뜻하고 애절한 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을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