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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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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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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16g | 110*190*23mm
ISBN13 9791190885621
ISBN10 11908856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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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내가 되는 꿈』은 어른이 된 주인공이 과거와 마주하며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괴로움까지 빼곡히 꺼내어 깨끗이 씻어내 바로 보는 일, 그 가운데서 떠오르는 보편적인 삶의 순간, 생각과 감정이 어느 것 하나 누락 없이 작가의 주저하지 않는 문장들 속에 생생하게 살아있다. - 소설MD 박형욱

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무수히 많은 나와 나눌 이야기
박형욱 (kaeti@yes24.com)
“아무도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자칫하면 나조차 될 수 없다.” 책 속의 이 문장을 읽으면서 철렁했다. 두려워졌다. 그 자칫하는 사람이 지금의 나는 아닐까. 『내가 되는 꿈』은 내내 그렇게 ‘내가 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과거의 자신을, 관계들을 돌아보는 소설 속 인물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나 자신에게로 옮겨온다. 그와 함께 나 또한 열 살의, 열일곱의, 스물의 나와 다시 만나며 ‘나’에게 한발 더 간다.

주인공이 떠올리는 지난 일들은 아프다. 어린시절 텔레비전 속 다정한 가족의 모습은 ‘가족의 표준’을 제시하지만 현실의 엄마 아빠는 나를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고, 학교에서도 담임에게서 이상적인 스승의 모습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른인 그들도 자신을 잃은 걸까. 현실에 매몰되어 누구도 되지 못한 것일까. 지금은 어떤가. 주인공은 그때의 그들만큼 자라 어른이 되었지만 일도 연애도 가족과의 관계도 쉽지 않다. 그리고 그런 그를 깨우는 것은 십대의 자신이 쓴 편지다.

어른들은 말하지 않거나 실수로 잘못 말하고 일부러 다르게 말한다. 아이는 말 너머의 마음을, 진심을 읽는다. 그렇다면 어른과 아이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어른’이라는 것에 대단한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 않을까.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그저 일곱 살, 열다섯 살, 스물세 살, 서른여섯과 마흔여덟 살, 쉰아홉 살, 기타 등등의 나와 함께하며 그들의 존재를 통해 힘을 얻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내가 되는 것일 테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십대의 나에게도 전하고 싶다. 무수히 많은 나와 나누어 볼 책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빠는 ‘이건 내가 원한 삶이 아니야’라는 말을 자주 했다. 무척 억울하고 분하다는 표정으로. 아빠가 원하는 삶은 아빠의 머릿속에만 있다. 아빠는 삶이 알아서 그렇게 되어 주길 원한다. 아빠는 자기가 바로 삶이라는 생각을 못 하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예의 바르고 싹싹하고 정직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겨우 열네 살이다.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아빠도 아직 그런 사람이 못 된 것 같은데 어떻게 내게 그런 걸 바랄 수 있지? 나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면서 뜬금없이 제일 친한 친구는 누구고 그 애와 주로 무엇을 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니…….
--- p.54

이사를 결정하면서 엄마는 직장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빠가 부산으로 발령 났고 엄마는 경기도에 직장을 구했기 때문에 우리는 떨어져서 살아야 한다고. 엄마를 따라가든 아빠를 따라가든 나는 적극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할 것이므로 할머니와 이모와 삼촌이 있는, 나를 보살펴 줄 어른이 그나마 많은 외갓집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게 좋을 거라고. 엄마의 말 중에 거짓말은 없다. 하지만 진실도 없다. 나는 어른들이 말하지 않는 진실을 알고 있다.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 말이다.
--- p.56~57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내가 메었고 멜 교과서와 문제집의 무게를 생각하니 ‘단련’이나 ‘수련’ 같은 단어가 떠올랐다. 학생일 때 책가방을 메고 다니며 어깨와 근육을 단련하는 이유는…… 어른이 되어서는 어마어마한, 이를테면 지구 같은 돌멩이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지구 같은 돌멩이를 지고 다니면서도 어른들은 그 무게를 거의 실감 못 한다. 단련되었으니까. 그러다가 웅덩이나 구렁텅이에 발을 잘못 디디면 깨닫는 것이다. 아, 이거 엄청 무거웠잖아
--- p.74

해결될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고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하지 말자.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만 지금과 같은 나를 상상한 적도 없다. 과거가 아깝다. 살아갈 날보다 내가 분명히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 아까워. 겨우 이렇게 되려고 그렇게. 아무도 내가 될 수 없고 나도 남이 될 수 없다. 내가 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자칫하면 나조차 될 수 없다.
--- p.98~99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그런 거 없어. 화나면 화난다고 얘기하고.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얘기하고. 엄마는 그래? 응? 엄마는 할머니한테 다 말해? 그렇진 않지. 그럼 엄마는 나한테 다 말해? 엄마는 어른이잖아. 그게 무슨 상관이야. 엄마가 미안해서 그러지. 그럼 미안하다고 하면 되지. 미안해. 알았어. 이것 봐. 뭐가. 미안하다고 말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잖아. 그건,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이 달라져야지.
--- p.156~157

나 말고는 전부 화목한 집에서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남들 부모님은 싸우지도 않고, 텔레비전에서 숱하게 본 다정한 가족처럼, 아빠 엄마 아들 딸로 구성된 가족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 거라고. 나는 ‘가족의 표준’을 알았다. 어릴 때부터 책에서 봤고 학교에서 배웠다. 아빠는 양복을 입고 엄마는 앞치마를 두르고 반드시 남매인 자녀들은 부모님 말을 잘 듣고 모두들 온화하게 웃는 표정. 주변의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사는지 자세히 들어다본 적도 없으면서 나는 그런 가족이 정답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나를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정말 그렇게 사는 가족은 아주 희귀할지도 모른다. 다들 그렇게 살지는 않으면서 그렇게 사는 척하는지도.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지도 모르고 더 불행해지는 사람들.
--- p.20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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