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하누아에서 자랐어. 이 계곡의 바람은 누구보다 잘 알아!” 알리바바가 자기 자신과 글라이더를 독려하는 말을 뱉었다. 무스타파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수없이 설계도를 고치며 크고 작은 톱니바퀴를 깎고, 작은 나사 하나까지 모두 직접 조였다. 알리바바는 수직 상승기를 응용해 바람을 쏘며 균형을 잡았다. “가자!” 뿌리만 남은 날개도 바람을 맞이했다. 알리바바는 새처럼 창공을 날았다. --- p.49
두건이 사라진 자리에 커다란 눈과 앙증맞은 코, 살짝 벌어진 입술이 나타났다. 콧잔등과 뺨에는 참깨 모양 주근깨가 가득했다. 불어온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리며 햇볕에 그을린 이마 위로 기다란 흉터가 드러났다. “여자였어?” 알리바바가 믿어지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떴다. --- p.53
“주변을 둘러보세요. 꽃은 지천으로 널려 있답니다. 이 많은 꽃 중 제가 왕자를 택해야 할 이유가 뭐죠? 아니, 애초에 제가 꽃을 택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 p.76
“돈이나 권력 말고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뭘까요? 목숨을 걸고서라도 말이에요.” “글쎄다…… 신념?” “신념이요?” “신념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수 있지.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악랄한 짓이라도 기꺼이 할 수 있고말고.” --- p.121
“전쟁은 일으킨 쪽에도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겨요. 그것도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요. 무스타파가 그랬죠? 신념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수도 있다고요. 전쟁을 막을 수 있다면, 너도나도 고아로 자라지 않을 수 있다면, 사람들이 웃으며 전쟁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네, 목숨을 걸 가치가 있어요.” --- p.160
“알리바바는 커다란 8자 비행을 끝으로 시험 비행을 마치며 무사히 착륙했다. 그의 전신에서 분수처럼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알리바바는 몰랐겠지만 그는 이 순간 단지 한 번의 비행을 성공한 게 아니라 소년기를 지나 청년기로 가는 문턱을 넘고 있었다.” --- p.173
“당신을 사랑하게 될 것 같거든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비적들이 공격하자 이불 속에 숨던 내가, 당신에게 힘이 된 다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 용기가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