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 메마른 해바라기 불러보니 돌아보는 꽃 있네
약혼자에게 배신당한 여자가 미지의 버스를 타고 종점에 도착해서 본 풍경은... 2수 날선 가위여 꽃밭의 맨드라미 목을 자르리 자살한 소꿉친구를 밑도 끝도 없이 주구장천 추모하는 기묘한 가족의 집요한 악의. 3수 프리젠트 코트 머플러 테디 베어 무톤 부츠 어린 소년이 혼자 집을 보는 날 벨을 누른 생면부지 여자의 사연 4수 산산이 지는 것은 여물고자 함이니 복사꽃 사위의 바람 현장을 목격한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가슴 저린 조언 5수 외국서 찾아온 사위가 장인의 묘석을 닦네 외국인 사위의 장인이 된 그가 딸 부부의 앞날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란... 6수 구름에 달이 숨은 방금 전까지 인간이었다 모태솔로인 언니에게 마침내 생긴 남자친구, 한데 이 남자 어딘가 수상하다. 7수 창밖 베란다에 키운 여주 커튼 열매는 두 개 베란다에 무심코 심은 열매 여주가 한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까닭은. 8수 산을 내려가는 여행 역마다 꽃이 피어나네 집안에서 공공연하게 따돌림당하며 자란 둘째 딸은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유산 상속 모임에 참여했다가 뜻밖의 사연을 전해듣고 눈물을 흘리는데. 9수 어스름한 저녁 이끼 낀 묘석에 새끼도마뱀 뒷산에서 만난 새끼도마뱀 덕분에 밝혀진 유괴 사건의 전말 10수 장미꽃잎 지는 오전 두 시 누군가 떠나가네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친구에게 납치당해 폐허에 갇히게 된 여자가 만난 의외의 존재. 11수 푸르게 갠 겨울날 먼 길 떠나 만난 장송행렬 자상한 오빠를 떠나보내는 장송행렬에서 만나게 된 낯선 중학생이 들려준 애틋한 이야기 12수 올해도 같은 밥 같은 찬을 먹는 따뜻한 봄날 매년 방문하는 비밀 장소. 유채꽃 전망대에서 지켜보는 한 가족의 역사 |
저미야베 미유키
관심작가 알림신청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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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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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2012년 여름, 저는 『무서운 하이쿠』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마침 그 즈음 제 작업의 주축이 에도 괴담이어서 다양한 매체의 ‘공포’ 표현을 흥미롭게 살펴보는 중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그때까지 전혀 접해본 적 없는 17자 하이쿠 세계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착상한 것이 하이쿠를 제목으로 원고지 60~80매 전후의 단편소설을 써보자, 라는 아이디어였습니다. 하이쿠 한 수를 제목으로 삼는다는 것은 그 하이쿠를 감상하거나 해석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단편소설이 그 하이쿠 작자의 본의와 동떨어진 스토리를 담는 경우도 능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다, 오히려 나의 하이쿠가 어떤 단편소설이 되는지 궁금하다며 모두가 흔쾌히 허락해주므로 저는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번 제1권의 12개 작품으로는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 2권, 3권으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친근한 일생에서 매력적인 색채를 찾아내는 하이쿠의 마음으로 창작을 계속해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디 즐겨주시길. 일본 아마존 재팬 독자평 좋아하는 소설가지만 최근에는 조금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구나 싶어 감탄했다. 상상의 날개가 진짜배기다. @biometr*** 하이쿠를 바탕으로 자아낸 이야기의 다채로움에 압도당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광기에 싸인 사람들이 등장하는 ‘미유키 서스펜스 극장’ 같은 분위기의 12편이다. 상궤를 벗어난 행동에 휘말려서 등장인물이 위기에 빠지는 이야기가 많다. 여기 빠져들지 않을 리가! 엄청나게 이상한 사람의 광기보다도 평범하고 선량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표변하는 경우가 무서운 법이지. 오싹한 장면이 많은데도 끝 맛은 산뜻한 책이었다. @雪*** 미야베 씨는 어쩔 도리 없이 성격이 나쁜 사람이나, 마음을 싸하게 만드는 악의 있는 인간을 쓸 때 천하일품이다. @h***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현대물은 오랜만이었는데 이번 작품집은 즐겁게 읽었다. 더 천천히 읽으며 즐기고 싶었을 정도로, 들어 있는 대부분의 내용이 걸작이다. 다만 미야베 작가는 자신의 구절을 사용하는 게 시기상조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많은 팬들은 구절의 완성도(실례!)와 상관없이 미야베 작가가 창작한 하이쿠를 소재로 한 작품을 읽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다음 권에서는 꼭 자작 하이쿠로 승부해 주었으면 좋겠다. @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