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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뭐래

모래는 뭐래

창비시선-489이동
정끝별 | 창비 | 2023년 05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2,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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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200g | 125*200*20mm
ISBN13 9788936424893
ISBN10 893642489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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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어쩌다 얼굴을 잃었을까?
모래는 무얼 포기하고 모래가 되었을까?
모래는 몇천번의 실패로 모래를 완성했을까?
모래도 그러느라 색과 맛을 다 잊었을까?
모래는 산 걸까 죽은 걸까?
모래는 공간일까 시간일까?
그니까 모래는 뭘까?

쏟아지는 물음에 뿔뿔이 흩어지며

모래는 어디서 추락했을까?
모래는 무엇에 부서져 저리 닮았을까?
모래는 말보다 별보다 많을까?
모래도 제각각의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까?
모래는 어떻게 투명한 유리가 될까?
모래는 우주의 인질일까?
설마 모래가 너일까?

허구한 날의 주인공들처럼
---「모래는 뭐래?」중에서

소 눈이라든가
낙타 눈이라든가
검은 동자가 꽉 찬 눈을 보면
처진 눈의 내가 너무 눈을 굴리며 산 것 같다

남의 등에 올라타지 않고
남의 눈에 눈물 내지 않겠습니다

타조 목이라든가
기린 목이라든가
하염없이 기다란 목을 보면
목 짧은 내가 너무 많은 걸 삼키며 사는 것 같다

남의 살을 삼키지 않고
남의 밥을 빼앗지 않겠습니다

(…)

우리에 갇혀 있거나 우리에 실려 가거나
우리에 먹히거나 우리에 생매장당하는 더운 목숨들을 보면

우리가 너무 무서운 사람인 것 같다
---「동물을 위한 나라는 없다」중에서

우리는 같은 몸에서 나고 같은 무릎에 앉아 같은 젖을 빨았는데

(…)

언니야 우리는 같은 집에서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아버지와 오빠들과 살았는데
너는 언니라서 더 굵고 나는 동생이라서 조금 덜 굵고
남자들을 위해 씻고 닦고 빨고 삶고 낳고 먹이느라 엄마처럼 하얘지도록
너는 언니라서 더 꿇고 나는 동생이라서 조금 덜 꿇고

우리는 같은 가족으로 자라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남자들이 우리에게 어떤 손자국을 남기고 어떤 무릎을 요구했는지
남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서로의 어깨를 떠밀었는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서로에게 어떤 자물쇠를 채웠는지

(…)

그래 언니야 우리는 같은 엄마의 여자였고 서로의 엄마였어 그러니까 서로의 애기였고 서로의 얘기였어
---「언니야 우리는」중에서

노래 안에 사람이 있고 노래 밖에 사람이 있다
노래가 된 사람이 있고 노래를 사는 사람이 있다
노래를 빚는 사람이 있고 노래를 훔치는 사람이 있다
노래를 하는 사람이 있고 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내 젊어서 꿈은 앞쪽이었으나 사십년 시를 쓰다보니 앞뒤 분간이 어렵고 뒤쪽 또한 쉽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알겠다
---「시인은 누구?」중에서

오전의 조언과 오후의 호우 사이에 쌓이는

정교한 적요, 우직한 궁지에 몰린 염소의 소명으로
속도의 독소를 겨눈 감정이라는 장검

무한한 하문, 억새에게 어색하게 개성을 묻는
초록 골초의 분명한 명분이랄까

살벌한 발설, 고통의 옥토에서 응전하는 증언과
제어되지 않는 어제를 향한 사설의 설사

(…)

이견의 연기로 떠도는 집시의 시집 같은

이게 다 시라면, 이제 시는 다 다다 시야?
---「시다 시, 다 시다!」중에서

하나의 심장과
하나의 시선과
하나의 목소리만으로

평생 한 음을 켜는 연주자와
평생 한 색을 칠하는 화가와
평생 한 글자를 쓰는 시인이 있었다

한 음의 박동과
한 색의 눈빛과
한 글자의 비명에는

삼키고 삼킨 한 숨의 곡조와
지우고 지운 한폭의 그림과
줄이고 줄인 한편의 시가 있었다

지도에도 없는 허공 길을 가는
외줄 사랑

모든 게 담긴
단 하나의 형태에는
내용이 없다
---「저주받은 걸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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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의 시들은 자못 인간에 닿아 있다. ‘절절하다’는 의미가 없어질까, ‘파인다’라는 말이 사라질까 애가 끓고 잠을 못 이룬다. 그는 시를 조각하지 않는다. 별의 날로 친다. 정끝별의 시에서 풍기는 비린내를 좋아한다. 내 속에서 올라오는 소리와 통증이기도 하여서 그의 시에 내 얼굴을 여러번 포갠다. 이 시집은 진실을 향한 안간힘으로 발톱을 오므려 세우고 있다. 이 도저하고도 낭창낭창한 슬픔을 태워 질그릇을 구워내다니. 슬픔을 다듬는 냄새가 이리도 아름답게 낭자하다니. 시인에게 ‘슬픔의 해체사’라는 벼슬을 주고만 싶다. 어찌하여서 이 시집은, 누대에 걸쳐 승계된 풍경의 슬픔을 장엄히 지난 우리를 마침내 복종이라는 거대한 슬픔 안으로 입국하게 하는가. 이 시집을 덮고 나서도 슬픔을 끊어내지 못할 거라면 그때는 슬픔을 측정해야 한다. 정끝별은 이 시집으로 인류의 발굴 안 된 새 슬픔을 발굴해냈다. 시집 이상으로 쌓아올린 ‘시집’의 출현이다.
-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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