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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디지털 세대의 아날로그 양육자들

: 통제와 차단, 허용과 방치 사이에서 길을 잃은 디지털 시대 육아 탐구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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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746g | 145*225*27mm
ISBN13 9791168126589
ISBN10 116812658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장 예상

기억되는 과거와 상상되는 미래 사이
수용, 균형, 저항
변화하는 시대, 변화하는 가족
위험사회의 육아
이 책의 개요

2장 디지털 시대의 가정생활

하루의 시작
‘민주적인 가정’의 디지털 기술
하루의 일과
가치 협상
스크린 타임에 관한 문제
디지털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보기
하루의 끝
결론

3장 사회적 불평등

빈곤선 이하의 가정
엘리트 가족, 엘리트 기술
창조적인 삶
특권이 중요한 이유
결론

4장 디지털 가족의 긱 정체성

긱에 매료된 현대사회
긱의 학습활동
자녀의 ‘긱 활동’을 이해하는 방법
부모 블로거의 사례
긱 문화에서의 불평등
결론

5장 장애가 아닌 새로운 능력

장애의 정의
장애와 기술
연결된 현재, 불확실한 미래
교차하는 정체성
목소리와 지원의 딜레마
결론

6장 부모와 디지털 학습

부모의 역할 예상하기
블루벨─포용하는 노력
디지캠프─첨단기술
LYA─창조적 변형
커넥티드 러닝─부모의 자리는 어디인가?
결론

7장 미래를 상상하다

앞을 내다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기
미래 이야기
미래의 결과
디지털이 왜 그렇게 부각되는가?
디지털이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
부모에게 귀 기울이기─우리는 무엇을 알게 되었나?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

부록: 연구 방법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4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리나는 다른 부모들처럼 어렸을 때 놀거리를 직접 만들거나 밖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놀았던 순간을 들려줬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첨단기술과 관련된 일자리, 스물네 시간 감시, 개인 화면에 의해 고립된 사람들이 존재하는 SF 속 세계를 이야기했다. 리나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제가 자랄 때와 비교하면, 이전의 어떤 부모 세대도 다뤄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 같아요. (중략) 저는 접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란 마지막 세대예요.”
--- p.29

‘수용’, ‘균형’, ‘저항’이라는 유형은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깔끔한 분류라기보다는 실행, 가치관, 상상이 문화적으로 공유되는 집합체다. 우리는 부모들이 가족을 위한 균형을 찾을 때 어떨 때는 수용하고 어떨 때는 저항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부모들이 ‘내가 옳았을까?’, ‘효과가 있을까?’ 자문하듯, 각 유형은 고유의 불안감을 동반한다. 수용한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위치에 선다는 의미이고, 사회규범과 자원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준비가 되기 전에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 느껴질 수 있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구르는 통나무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적극적이고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다. 단순히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게 맞나?’,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지?’라고 끊임없이 자문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항한다는 것은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또는 다른 모든 사람이 하는 듯한 일을 안 하는 위험을 무릅씀으로써 불리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 육아의 실행이 앞서가는지, 뒤처지는지, 새로운 표준으로 보이는 것에 머무르는지 끊임없이 평가되는 한, 이 유형들은 부모를 서로에게서 고립시킬 수 있는 규범적 시선을 내재한다. 부모는 각자 자신의 접근법을 결정하기 전에 서로를 지켜보고 평가한다. 이것은 특히 디지털 기술과 관련해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전례가 거의 없어서 부모가 새롭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p.36

기회는 최대한 활용하고 위험은 최소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애쓰는 디지털 시대의 부모들을 돕기 위해 정책 입안자, 교육자, 의료 종사자는 물론 ‘육아 전문가’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만들어내는 육아에 대한 조언이 급증하고 있다. 부모들은 정말이지 육아라는 ‘신성한’ 과업에 대해 조언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주장하건대, 정부의 후원과 상업적 동기에서 비롯된 육아 조언과 ‘개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생활이라고 간주할 만한 영역에서 부모들을 지도하거나 비평가들의 표현대로 감시하고 감독함으로써, 위험사회에서 제도적이고 공동체적인 지원이 중단된 데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설계된 것이 틀림없다. 그 일부는 오늘날 아동기 문제의 추정 원인으로 몰아붙여 디지털 기술에 책임을 전가하고 그것을 ‘중독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도덕적 공황을 불러일으킨다. 일부는 고도로 규범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중산층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홍보하여 가족에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소문난 최신 기기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식으로 상업적 동기를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중적 비전에 혹할 만하지만, 이것은 부모들의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p.48~49

첫째, 가족 협상을 수행하는 데 유독 디지털 기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가 부모와 아이 세대를 너무 확실하게 구별 짓기 때문이다. 둘째, 그러한 협상이 절실하게 필요해진 이유가 단지 디지털 기술이 출현했기(이것이 가장 눈에 띄는 이유인 것은 사실이다) 때문만은 아니었다. 더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민주적 가정이 부상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전 세대의 전략(“엄마가 제일 잘 알지”, “아버지 퇴근하실 때까지 기다려라”, 그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그냥 시키는 대로 해”)은 더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한다. 오늘날에는 부모들에게 관계된 모두의 권리와 이해관계를 존중하면서 자녀들과 협상하고 귀를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부모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권위자뿐 아니라 멘토, 동무, 학습 파트너, 절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 pp.65~65

수전은 안타깝게도 자신의 육아 방식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집의 “여경”이라고 말했다. 정말로 그녀는 아이들의 기기 사용을 추가적으로 감시하고, 몇 가지 웹사이트를 더 차단하기 위해(경찰 탐지견의 이름을 딴) 케이나인(K9)이라는 또 다른 앱을 설치했었다. 아이의 디지털 활동을 단속한다는 이 비유는 우리가 면담을 하면서 몇 번이고 반복해 들었던 말로,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가정의 민주화를 확대시키고 가족들이 대체로 받아들여왔던, 장기적인 문화적 추세를 거스른다. ‘좋은 양육’을 ‘단속’으로 생각하는 것은(그리고 암묵적으로 아이를 범죄자로 생각하는 것은) ‘빅토리아 시대의’ 아버지라는 인물상으로 대표되는, 성별과 위계에 따른 가족 권력 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해 최근의 부모 세대가 기울인 노력을 훼손한다. 그것은 또한 서구 사회가 아이들을 아직 미완성된 인간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 권리가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을 과거로 되돌린다. 부모의(그리고 다른 어른의) 가치관은 간단히 강요될 수 없고 상호 협상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청소년기가 독립을 위한 변화의 과정이라면 그것은 부모의 변화도 요구한다. 부모는 드러나는 자녀의 ‘인간으로서의 특성’과 그것이 부모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에 적응하는 동안 자신의 기대와 실행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것은 디지털 기술이 야기하는 딜레마에서 매우 분명하게 나타난다.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 또는 서비스의 독립된 사용자가 될 수 있는 시기와 방법(예를 들어, 언제 아이가 휴대전화를 가져‘야 하는지’ 또는 열세 살이 정말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기에 ‘적절한’ 나이인지)에 대해 이분법적인 결정을 강요하는 것으로 보일 때가 많다.
--- pp.78~79

가난한 부모는 라루가 강조하는 것처럼 미래의 가능성보다 당장 필요한 것에 사로잡혀 있다. 여러 압력 중에서도 더 불안정한 직업, 더 큰 경제적 걱정이나 돌봄 책임 때문이다. 여기서 디지털 기술은 상상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접근 가능한 방법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부모와 아이에게도 혜택과 편의를 제공한다(예를 들어 레일라는 취업 상담소 웹사이트에서 일자리를 검색했고 서실리아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에릭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유튜브를 이용했다). 그러나 부유한 부모와 가난한 부모 모두 자녀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기술을 이용한다 해도 그렇게 하는 데 있어서 서로 매우 다른 위치에 있다. 그래서 부유한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아이들 모두 코딩 및 다른 형태의 기술 전문 지식을 배우지만 그 결과는 매우 다르다. 마크 티보와 숀 스콧-올손은 유진 아파우보다 더 수준 높은 디지털 스킬을 지니고 있었다. 더 진보된 형태의 창조를 하고 있었고(파이썬 코딩 같은 테크닉을 이용하고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었다) 부모의 격려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부모는 자신의 지식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녀가 이러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수업들을 찾았다. 반면에 유진은 더 ‘일반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것이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되었기 때문이고(실제로 스크래치는 영국에서 이미 컴퓨터 교육과정에 통합되었다) 따라서 보통의 이점만을 제공했다. 유진의 엄마는 대체로 아이의 관심사에 대해 지원했지만, 코딩 그 자체나 다른 기회들에 더 깊게 참여하도록 격려하거나 ‘뒷받침하기’에는 시간과 기술적 자원, 문화적 어휘가 부족했다.
--- pp.128~129

또 다른 부모들에게 기술은 이미 취약한 아이들에게 걱정스러운 위험 요소가 되었다(우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특수교육 요구와 장애가 있는 아동의 부모는 자신과 자녀에 대해 더 많은 온라인 피해를 신고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기술에 저항하거나 적어도 조심스럽게 다른 비디지털 활동과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LYA에서 우리는 로버트 코스타스를 면담했다. 우리가 디지털 앱 수업에서 만난, 자폐증이 있는 열다섯 살 제이크의 아빠였다. 로버트는 제이크가 아이패드에 “너무 중독되었을까 봐” 끊임없이 걱정했고, 이것은 전업주부인 아내 콘스턴스와의 험악한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로버트는 아내가 너무 관대하다고 느꼈다. “평화롭고 조용한 일상을 위해 아이패드를 일종의 베이비시터로 활용한 거예요. (중략) [하지만 이제] 우리는 소를 잃어버린 채 외양간을 고치려 애쓰고 있는 중이죠.” 제이크는 항상 잠자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로버트의 간청에 따라 부부는 이제 아이의 아이패드 사용 시간을 하루에 15분으로 줄임으로써 아이가 ‘스크린 타임’을 끊게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로버트는 기술이 제이크의 미래에 성공 비결이 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것은 제이크가 교육계와 국가의 지원이 중단되는(LYA의 특수교육 요구 담당 교육자 미아가 “절벽 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이에 가까워졌을 때 로버트의 마음을 짓누르는 걱정이었다.
--- p.198

“정부에서 코딩 학습을 장려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이미 그것에 빠져 있었어요. 저는 정말 코딩과 그런 종류의 모든 것들이 미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그것을 하는 게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기회와 연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두 엄마는 모두 열심히 자녀를 지원하려 했고 자신의 육아 철학을 이론화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루이사는 경쟁의 당위성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고, 레베카는 이와 대조적으로 자신을 “완전히 보헤미안”이라고 묘사했다). 두 사람은 또 자신이 쉽지 않은 일에 직면해 있다고 느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신의 얼마 안 되는 소득을 가지고 아이가 앞서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했다. 따라서 레베카는 “흥미로운 일”을 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의 미래를 희망하며 “배우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고, 불가능한 일은 없다”라는 철학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그냥 훌쩍 떠나 꿈을 좇을 수 없다”라고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오언에게 “네가 흥미가 있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에 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라고 말했다. 기술에 대해 레베카의 비전은 루이사에 비해 반유토피아적이었다. 그녀는 미래가 로봇들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이 점점 더 기술적으로 바뀔수록 “이런 많은 것에서 인간미를 잃는다”라고 우려했다. 이 상반된 감정(디지털 미래에 대한 유토피아적/반유토피아적 관점과 경쟁적/인본주의적 학습 철학)은 교육자들과의 면담에서도 거듭 언급되었다. 교육자들도 부모로서 이와 같은 걱정의 많은 부분을 공유했다. 하지만 디지털 미래에 대해서는 교육자가 부모보다 더 긍정적인 반면 부모들 스스로는 덜 긍정적인 경향이 있었다.
--- pp.258~259

부모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 중 다수는 부모 자신이 만든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가 해결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그러나 부모는 디지털 미디어가 자녀들의 삶으로 유입되는 것에 개인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중으로 부담을 느낀다. 즉 그렇게 위험한 기술을 가정으로 도입하는 것에 책임이 있지만 그럼에도 소중한 학습자원, 창의적인 기회, 귀중한 직장 스킬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부모가 이야기한 불만은 휴대전화에 푹 빠져 있거나 화면만 쳐다보거나 위층에서 게임에 몰두하며 부르는 소리를 흘려듣는 아이를 보는 것에 있었다. 손안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이러한 일상적 경험은 부모에게 자녀의 디지털 활동뿐 아니라 더 깊게는 부모의 현재와 미래를 관리하는 힘이 제한돼 있음을 드러내 보여준다.
--- pp.288~28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게임과 유튜브는 통제하지만
코딩과 온라인강의는 권장한다?!

‘해로운 중독’과 ‘교육적 활용’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방황하는 모든 양육자의 고민을 담은 책

“나도 요즘 디지털을 모르는데 어떻게 아이를 지도해야 하나요?”
디지털 세상에서 육아의 정답을 찾아 헤매는 양육자들에 대한 심층 탐구 보고서


2010년대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 부모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야 디지털의 발전사를 목격하고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법을 꾸준히 학습해온 것과는 딴판이다. 그래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인 부모를 비롯한 양육자들은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인 아이들을 기르고 가르쳐야 하는 요즘의 현실이 버겁고 혼란스럽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이야기들 역시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아이의 집중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니 일정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인공지능이 보편화될 미래에는 프로그래밍언어를 비롯한 IT 지식을 쌓아둬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조금이라도 빨리 코딩 교육을 해야 한다고 부추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종이 교과서와 대면 수업은 급속도로 태블릿PC와 온라인강의로 대체되었다. 아이들의 스크린 타임을 통제하라고 하지만 스크린 타임 없이는 공부도, 교육 활동도 불가능하다. 너무 많은 변화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양육자들은 아이들을 위해 시시각각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양육자들은 두렵기도 하고 희망차기도 한 디지털 세상에서 길을 잃은 채 갈팡질팡 헤매고 있다.

《디지털 세대의 아날로그 양육자들》은 그런 양육자들의 고민과 현실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정리하여 펼쳐낸 심층 탐구 보고서다. “부모들은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그들은 디지털 미디어 및 기술 이용의 잠재력과 골치 아픈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린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해 그토록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가? 그리고 우리는 디지털 육아에 대한 다른 많은 접근법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5쪽) 저자들은 다양한 가족을 방문하고 관찰하고 면담하면서 “디지털 기술 영역이 분투의 현장이 되었음을 깨달았다”(6쪽)라고 지적한다. 부모들은 기술 교육에 투자하면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도, 인공지능,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빠르게 많은 것을 습득하고 아이들에게 이로운 것과 해로운 것을 끊임없이 판단해야 하는 과제에 힘겨워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분야 세계적 권위자 소니아 리빙스턴 교수가 들여다본
영국 런던의 73개 가정과 2000명의 부모
디지털 세대를 기르는 양육자들이 처한 저마다의 다양한 현실과 고민과 딜레마


’디지털 미래를 위한 육아’ 연구를 수행하고 이 책으로 엮어낸 런던정치경제대학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학과 소니아 리빙스턴 교수는 어린이, 미디어, 인터넷에 관한 연구에 꾸준히 매진해왔다. 영국 정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유럽 의회, UN 아동권리위원회, OECD, 국제전기통신연합, 유니세프 등에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의 인터넷 안전과 권리에 관한 자문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고, 최근에는 영국의 디지털 미래 위원회, 유니세프와 함께하는 글로벌 키즈 온라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공동 연구자인 얼리샤 블럼-로스는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어린이가 온라인에서 더욱 안전하게 소통하고 창조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구글과 유튜브의 어린이 및 가족을 위한 공공정책 책임자를 거쳐 현재는 인터넷 방송 중계 서비스 트위치에서 글로벌 콘텐츠 정책 및 지원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디지털과 육아’ 연구의 최고 전문가인 두 저자는 이 책을 위한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런던에 거주하는 일흔세 가정을 대상으로 육아의 실행, 가치관, 상상을 탐구했다. 그리고 2017년 후반에 영국 전역에서 20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도 반영했다. 저자들은 18세 미만 부양 아동이 있는 가족을 모집하되, 사회경제적 지위, 가족 구성, 민족성, 자녀의 나이 등을 다양하게 구성하도록 노력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는 세계적 도시인 런던에서 다양한 인종의 부유층, 중산층, 빈곤층이 처한 저마다의 사회경제적 환경, 혼자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의 상황, ‘특수교육 요구’를 받는 아이를 돌봐야 하는 양육자의 어려움 등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이들이 겪는 딜레마는 한국의 부모들이 맞닥뜨리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축구 게임 〈피파〉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얼마나 게임을 하게 해줘야 하는지를 두고 엄마와 아빠가 다투는 일이 벌어진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중산층 엄마는 “디지털 기기들의 ‘쓰나미’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으며 일단은 딸의 인터넷 이용을 통제하고자 하지만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는 아이의 디지털 기기 접촉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음을 인정한다. 또 다른 엄마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폭력적인 현상에 걱정이 많았고 종이책 읽기나 자연에서의 활동을 권장하고 싶지만 IT 분야에서 돈을 잘 버는 주변 지인들을 보며 아이들이 뒤처질까 봐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러한 부모들의 경험을 토대로 저자들은 ‘디지털 육아’의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첫 번째는 ‘수용’이다. 이 유형에서 부모들은 자신이나 자녀를 위한 디지털 기술을 찾아낸다. 가정생활을 편하게 하거나 가치 있는 전문 기술 또는 일부 ‘미래형’ 정체성과 생활 방식을 가지게 하려는 목적이다. 두 번째는 ‘균형’이다. 이 유형에서 부모들은 디지털적인 실행 중 일부는 장려하고 다른 것들은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을 분산하려 한다. 세 번째는 ‘저항’이다. 이 유형에서 부모들은 막을 수 없을 것 같은 디지털 기술의 가정생활 침투를 적어도 일정 기간 동안 저지하고자 애쓴다.(33~34쪽) 이 유형들은 한 사람의 양육자 안에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두 가지 이상의 유형이 공존하고 충돌하기도 한다. 부모들은 제각각 양가감정을 느끼며 불안해하는 와중에 아이들의 미래를 놓칠 수 없다는 마음에 안간힘을 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런던의 가정들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을 읽어나가며 한국의 부모들을 비롯해 교육 관련된 고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섣부른 해결책과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디지털 세상에서 아이들을 양육해야 하는 가정과 학교, 사회 현장의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


최근 교육부는 2025년부터 시행될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교육계에 불어닥친 디지털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발 빠른 사교육업계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각종 프로그램 개발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강의 위주의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소외와 문해력 저하 현상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제기된다. 아이들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안에서 횡행하는 디지털 범죄도 우려를 자아낸다. 그저 변화와 실행, 단속과 처벌만 강조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처방일까? 이 책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잠시 멈춰 찬찬히 관찰하고 다층적, 다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이 이 책에 수록된 가족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그 이야기들은 기술에 대한 부모들의 희망과 두려움이 어떻게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을 형성하며 차이를 낳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면담했던 가족들의 목소리가 한국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한국 가족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촉구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7~8쪽,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또한 저자들은 디지털 세상에서 부딪히며 내려야 하는 모든 판단과 결정 과정에서 주된 양육자인 부모의 역할과 책임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현실에도 문제의식을 품는다. 부모들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디지털 광풍 한가운데에서 양육자 선배나 기관이나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고립되어 있는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호소한다. 이러한 부모들의 목소리를 낱낱이 전달함으로써 이 책은 교사, 정책 입안자, 언론인 등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부모와 아이가 처해 있는 딜레마와 어려움에 가슴 깊이 공감하기를, 현실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촉구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에는 디지털 기기나 콘텐츠 관련하여 어떤 방식으로 육아를 하면 좋은지 제시하는 내용이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이 책의 강점은 저자들이 원제의 제목과 부제에 선명히 드러낸 것처럼, 디지털 기기나 기술, 정보와 콘텐츠에 양육자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은지 정답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양육자들이 왜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지 보다 거시적인 이유를 찾아내고 사회적인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는 데 있다. (중략) 저자들이 섬세하게 펼쳐내는 디지털 세상 속 양육자 사례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힘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디지털 사회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양육자의 노력에 공감하고, 디지털 시대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사회 구성원인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실천을 위한 고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11쪽, ‘감수자의 말’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의 시기인 디지털 시대의 육아 딜레마를 다루는 최고의 책. 가정생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 기반해 불평등과 결핍을 면밀하게 살핀 이 책은 학계와 일반 독자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값진 자료다.
- 앤서니 기든스 (케임브리지대학교 킹스칼리지 교수)
저자들은 드물게 부모의 눈으로 디지털 환경을 바라보며 양극화된 논의와 만능 해결책 사이로 길을 낸다.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예상치 못한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양한 가족들의 일상생활과 교차하는지 깊이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 미즈코 이토 (커넥티드 러닝 랩 이사,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 교수)
이 책은 아이들의 디지털 기술 사용이 어떻게 부모가 가지는 우려와 희망을 반영하는지 풍부하고 섬세하게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을 균형적이고 성공적인 사람으로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자녀와 가족을 보살피고 있는 사람들, 특히 학자, 정책 입안자, 교육자,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부모들을 위한 필독서다.
- 에이미 조던 (럿거스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및 정보 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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