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영어 공부는 부모와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상호작용하는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영어 노래, 책, 영상 모두 그러한 경험을 위한 매개체다. 만약 아이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영어 공부를 아예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부모 역시 영어 교육을 하는 데 괴롭고 힘든 감정이 앞선다면 잠시 멈춰야 한다. 영어는 학습 대상 이전에 사고와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감정적, 정서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유대관계가 있는 대상과 상호작용할 때 언어를 가장 잘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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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습이 시작된 뒤에도 영어가 재미있고 즐거우며 유용한 언어라는 느낌을 아이가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학년부터 시작해도 인지와 언어 발달상 영어 학습이 늦은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수업 시간만으로는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교육 과정이 어떻게 바뀌어도 학교 영어 수업만으로 충분한 노출을 해주기에는 부족하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이를 앉혀놓고 부모가 선생님이 되어 영어를 가르치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학원이 좋은지 알아보기 전에 먼저 내 자녀를 이해해보자. 영어를 별로 접하지 않았더라도 독서 습관이 잘 잡혀 있고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아이라면 걱정하지 말자. 지금은 또래보다 잘하지만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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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영어 노출 루틴을 만들어보자. 하루하루 실천한 것을 계획표에 눈에 보이게 표시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영어 루틴 만들기 실천표는 초등 시기까지 계속 쓸 수 있다. 1칸을 10분 단위로 만든 표를 꽉 채우면 하루 3시간까지 영어 노출이 가능하다. 물론 이보다 적어도 괜찮다.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냉장고나 집 안 잘 보이는 곳에 계획표를 붙여놓고 수시로 들여다보자. 아침 기상 이후부터 등원, 등교 전까지(1시간), 오후 하원, 하교 이후 쉬거나 이동 시(1시간), 저녁 식사 전(30분), 잠자리 독서(30분)를 10분 단위(1칸)로 형광펜 색깔을 달리하여 표시한다. 형광펜 위에는 책이나 영상의 제목을 쓴다. 자세히 쓰고 싶다면 표의 공간을 아래로 늘리고, 일주일 단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아이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아침과 오후 듣기 시간에 독서를 추가할 수도 있다. 영상 노출을 원치 않는다면 영상 시간을 듣기와 독서로 채워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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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도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단, 아이가 한글을 해득했고, 독서 습관을 제대로 들였다는 가정 아래 말이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는 일상에서 먼저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알파벳 노래 또는 알파벳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나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주자. 파닉스는 알파벳 모양과 이름을 모두 식별할 수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1학년 1학기부터 아이의 루틴에 조금씩 영어를 끼워 넣자. 학교에 적응하는 시기이므로 부담 없이 즐겁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잠자리 독서, 기상 후 등교 전까지 지난밤 읽어준 책의 음원이나 영어 노래 듣기, 하교 후 자투리 시간에 영어 음원 듣기, 저녁 먹기 전 영어로만 영상 보기, 이 4가지 ‘기본 루틴’은 초등학교 시절 내내 이어나간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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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영어 시간은 혼자 공부하는 시간보다 게임, 역할극 같은 활동 비중이 크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규칙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활동 안에서 각자 수준에 맞게 영어를 사용하면서 의사소통과 협력의 기술을 익힐 수 있다. 학교 영어 시간의 가장 큰 의의는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 영어 평가는 교과서의 주요 단어와 문장을 듣고 이해할 수 있으면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집에서는 꼭 수업 시간에 나온 단어,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드는 복습을 해야 한다. 영어 교과서 내용이 쉽다고 해도 놓친 부분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영어 교과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집에서도 볼 수 있다. e학습터에는 교과서에 준하는 콘텐츠도 있고, EBSe에서는 학년별, 출판사별 모든 교과서 내용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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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년은 자기 주도적 공부 습관이 내재화되는 시기다. 지금까지의 학습 루틴을 아이 스스로 실천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부모가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맞는, 바람직한 공부 습관을 잡아주려고 애써온 것이다. 이제 부모는 옆에서 지켜보며 지지하고 믿어주고, 아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의 목표와 방향을 찾아야 한다. 고학년이 되면 모든 과목의 분량이 중학년 때보다 확연히 늘어난다. 그럼에도 아이가 영어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려면 공부하는 의미와 이유를 찾아야 한다. 평소 아이와 함께 독서하고 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부모라면, 이 시기 공부 스트레스나 사춘기로 인한 정서적, 심리적 변화에 대해서도 좀 더 편하게 서로 이야기할 수 있고 이 시기를 잘 넘길 가능성이 높다. 고학년은 교과서 단어와 지문 숙지하기, 영어 챕터북 읽기, 좋아하는 영어 영상 보기를 계속하되 시간을 현명하게 안배해야 한다. 거기에 어휘, 비문학 지문, 독해 교재, 문법, 쓰기, 말하기 등 더 세분화된 영역별로 맞는 자료를 가지고 실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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