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문장이다. 새로운 발상으로 새 시대를 이끈다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자 여러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 p.14, 「비발디와 카라바지오」중에서
끊임없는 갈망과 유토피아를 향한 자기실현의 욕구. 이것이 두 거장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아닐까. 그들이 살아 있다면 스티브 잡스가 했던 똑같은 말을 전하지 않았을까? “끊임없이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
--- p.38, 「헨델과 루벤스」중에서
자기 확신과 긍정의 힘으로 가득 찬 바흐의 음악과, 심오함과 사색으로 어우러진 렘브란트의 그림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을까? 지금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지, 또한 진실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들이 작품을 통해 물어보는 듯하다.
--- p.52, 「바흐와 렘브란트」중에서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이후 베토벤의 작품인 교향곡 〈영웅〉이나 피난 생활 이후 곡인 〈최후의 심판〉은 이전보다 깊어진 그들의 예술성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다. 결국 두 예술가에게 고뇌와 역경은 그들 예술세계를 더욱 심오하며 깊이 있게 만들어줬다.
--- p.90, 「베토벤과 미켈란젤로」중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 좋은 상품이 되어야만 하는 시대, 우리는 슈베르트와 프리드리히의 삶과 작품을 통해 그들이 추구해 온 가치를 다시 한번 성찰해 봐야 하지 않을까?
--- p.108, 「슈베르트와 프리드리히」중에서
우울증과 항우울제 중독을 앓고 있었던 로스코 역시 빨간피로 물든 것같은 유작을 남기고 자신의 작업실에서 삶을 비극적으로 마무리했다. 내면세계를 찾아 여행하던 그들의 삶에서 예술은 극복하고자 했고, 위로하고자 했던 자신이었을 것이다.
--- p.129, 「슈만과 로스코」중에서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두 예술가에게 예술이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어떤 수단과 목적이 아니라 자유롭고 본능적이며 감각적인 열정이 아니었을까?
--- p.169, 「베를리오즈와 들라크루아」중에서
쇼팽과 고흐는 각각 자신이 태어난 고향 폴란드와 네덜란드를 떠나 이방인의 삶을 살아갔다. 아버지가 프랑스인이고 어머니가 폴란드인이었던 쇼팽에게 이방인이라는 단어는 어쩌면 숙명과도 같았다.
--- p.176, 「쇼팽과 고흐」중에서
음악을 물질세계에 얽매이지 않은 최고의 예술로 생각한 바그너와, 이성과 규범으로부터 탈피해 내면을 바라본 블레이크. 그들은 ‘억압으로부터 자유’라는 낭만주의의 본질에 충실했다.
--- p.197, 「바그너와 블레이크」중에서
민족의 자주성과 해방을 위해 헌신한 그들은 독립된 체코의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마음 한쪽에 자리한 애국심은 작품을 통해 영원히 숨 쉰다.
--- p.225, 「드보르자크와 무하」중에서
예술지상주의를 꿈꿨던 두 명의 구스타프는 사랑과 간절함을 통해 자신들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말러가 정치적인 이유로 비엔나 악단의 감독직에서 내려오고 뉴욕필을 지휘하기 위해 떠나던 날, 기차역에는 클림트가 마중 나와 있었다.
--- p.250, 「두 명의 구스타프」중에서
어느 분야건 높은 수준에 다다르면 그건 ‘예술의 경지’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성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드러난다.
--- p.266, 「스트라빈스키와 샤갈」중에서
뉴턴과 다윈의 이론, 양자론에서도 유추와 연상은 본질에 다가가기 위한 사고 과정이라고 한다. 이런 유추를 통한 연상은 예술가에게도 창조를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하는 지적 과정이다.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는 이집트 벽화에서,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은 피보나치수열에서 따온 것이며, 칸딘스키는 음악에서 색채와 기하학적 모형을 연상했다.
--- p.282, 「쇤베르크와 칸딘스키」중에서
편견과 고정관념은 쉽게 잊을 수 없지만, 그것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나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일 때 우리의 삶은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소로우는 “편견을 버리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라고 했다. 예술가에게 통념과 선입견으로부터의 탈출은 상상력을 배가시켜 한 차원 높은 예술성을 선물해 준다.
--- p.307, 「거슈윈과 로트레크」중에서
그들이 공통적으로 표현하고자 하고 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결국 그 어떤 것에도 얽매지 않는 ‘순수한 자유로움’일 것이다.
--- p.331, 「케이지와 폴록」중에서
“땅이 척박할수록 포도나무는 뿌리를 더 깊게 내리고 그런 환경이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어낸다.” 파블로들의 예술세계가 깊고 넓으며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들을 둘러싼 시대적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다.
--- p.354, 「파블로, 파블로, 파블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