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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창비시선-507이동
박성우 | 창비 | 2024년 07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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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125*200*9mm
ISBN13 978893642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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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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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
나는 그대와 먼 길 함께 가지 않았을 것이네
내 그대에게 채워줄 게 없었을 것이므로
물 한모금 나눠 마시며 싱겁게 웃을 일도 없었을 것이네
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
---「빈틈」 전문

거실 소파에 누워
티브이를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눈을 뜨고 보니
티브이는 꺼져 있고
내 몸에는 이불이 덮여 있다

아내는 연수받으러 가고 없는데
누구지?

유정란을 휴지에 싸서 부화시키려다
깨뜨리고 말던 유치원생 딸애는 그새
중학생이 되었다,

잠깐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잠깐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전문

어머니 뒤를 따라 걷던 아들이
어머니 등에 대고 부채를 부치며 걷고 있었다
그 아들 뒤에서는 아버지가
아들 등에 대고 부채를 부치며 걷고 있었다
가히 굉장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나는
딸애와 아내에게 저걸 보라고 손짓했다

아내와 나는 굳이 딸애에게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엄마 아빠 잠깐만, 어때 시원하지?
---「굉장한 광장」중에서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늙은 개의 목줄을 잡고 걷던 어르신이
문득 걸음을 멈추는가 싶더니
남의 집 고구마밭으로 들어섰다
무슨 일이시지? 개를 세워두고
밭 안쪽으로 몇걸음 옮겼다 나온
어르신의 손에는 환삼덩굴이 들려 있었다
그냥 놔두면 무성한 가시 줄기를
거침없이 키워나갈 덩굴풀,

남의 집 밭고랑에 들어가
풀 한포기 뽑아 나오는 마음이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아침이었다
---「아침의 일」중에서

호박 줄기가 길 안쪽으로 성큼성큼 들어와 있다

느릿느릿 길을 밀고 나온 송앵순 할매가
호박 줄기 머리를 들어 길 바깥으로 놓아주고는

짱짱한 초가을 볕 앞세우고 깐닥깐닥 가던 길 간다
---「매우 중요한 참견」 전문

상강에 날아왔던 물오리들이 물결을 당겨 펴며 물그물을 쳤다

텃밭에서 몸집을 키우던 배추 두포기가 뿌랭이만 남기고 갔다

포플러 가지 끝에 올라 흔들흔들 울던 까치가 겅중겅중 뛰었다

고춧대 뽑아낸 자리로 들어가 기지개를 켜는 겨울초가 푸르렀다

무시래기 삶는다던 팽나무집 할머니가 마당가 화덕에 불을 넣고

물오리같이, 배추 뿌랭이같이, 까치 꽁지깃같이, 겨울초같이 서 있었다
---「입동」 전문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노모도 나도 제각기 방에 든다 불을 끄고 누워 잠을 청하는데 난데없이 글 읽는 소리 들려온다 곧 주무시겠지, 떠듬떠듬 또박또박 노모의 책 읽는 소리는 점점 또랑또랑해진다 엄니, 안 주무시고 뭐 허신다요? 물으려던 물음을 삼키고 엄마 어린이가 글 읽는 소리 오래오래 듣는다

쪼맨허게 읽었는디 드키더냐?
---「드키는 소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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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두고 싶은 순간들』에 담긴 박성우의 시들은 더 쉽고 편안하고 낮아졌다. 그 흔한 상징도 비유도 찾기 어렵다. 애써 새로움과 낯섦과 아름다움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사코 그런 것들을 피한다. 어떤 점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시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의 한 순간을 시로 만든다. 그것은 시적인 순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시인 순간이다. 말이 아니라 마음이고, 말을 넘어 마음과 마음으로 전하는 불립문자(不立文字)로서의 시다.
그의 시를 읽으면 절로 마음이 환해지고 미소가 떠오른다. 읽다보면 누군들 시를 못 쓰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시는 쓰거나 읽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도덕경』의 첫머리에 있는 문장을 흉내 내어 말하면, “시가시(詩可詩) 비상시(非常詩)”이다. 시라고 하는 순간 이미 시가 아니니, 내 마음이 곧 시인 것이다.
- 이창동 (각본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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